우리가 헤어지는 날 그림책이 참 좋아 44
정주희 지음 / 책읽는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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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어지는 날

책읽는곰

정주희

 


어느날 코코가 멀리 떠났어요

코코 하고 불러도 이제 돌아오지 않아요



나는 달님에게 빌고 또 빌었어요

코코를 다시 만나게 해 주세요....

하지만 달님은 구름 뒤로 숨어버렸어요




밤새 후드득후드득 빗소리가 들리더니

어제는 없던 싹이 돋아났어요


그리고 나는 코코를 다시 만났어요




달님이 내 소원을 들어줬어

나는 코코를 보고 또 보았어요




코코 배고프지? 우리 밥먹자

우리는 나란히 앉아 아침을 먹었어요

냠냠 짭짭

오도독오도독




코코 우리 이제 뭐할까?

코코는 마당으로 폴짝 내려서더니 나를 돌아보았어요

밖에 나가자고? 좋아

나는 얼른 코코를 따라나섰어요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얼룩 고양이를 만났어요

야옹

코코가 반가운 듯 소리를 냈어요

둘은 한참을 투닥투닥 장난쳤어요

코코, 친구가 있었네 만나서 반가워

나는 멀찍이서 눈만 깜빡깜빡 고양이 인사를 건넸어요

얼룩 고양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기지개를 켰어요

안녕 또보자~




사뿐사뿐 앞서가던 코코가 갑자기 몸을 낮췄어요

코코 왜그래?

코코는 조용히 하라는 듯 꼬리를 살랑 흔들었어요

나는 코코처럼 몸을 낮추고 풀숲을 들여다보았어요

산비둘기가 먹잇감이랑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어요

코코가 와락 달려들자 포르르 날아가 버렸어요




조금 더 올라가자 민들레 꽃밭이 나왔어요

코코가 가르릉가르릉 소리를 내요

노란 민들레가 좋은가 봐요

나도 코코를 따라 가르릉가르릉 소리를 내 봐요

나도 민들레가 좋아질 것 같아요




야옹,야옹

코코가 나뭇가지 저쪽에 올라서서 나를 불러요

코코 기다려 같이 가!

나는 조금 겁이 났지만 팔다리에 힘을 꽉 주고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갔어요




나무에 올라서니 우리 동네가 훤히 내려다 보였어요

코코가 늘 짚앞에 나와 맞아 주던 일이 떠올랐어요

코코 여기서 내가 오길 기다렸니?

코코는 나지막이 가르릉 거렸어요

진작 알았다면 손을 흔들어 줬을 텐데.....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어요

우리는 신나게 춤을 추며 집에 돌아왔어요



코코는 피곤한지 마루위에 웅크렸어요

나는 코코 등을 가만가만 쓰다듬었어요

따뜻하고 보들보들 했어요

가릉 가릉..

코코의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잠이 쏟아졌어요

 



휘이잉

서늘한 바람에 눈을 떠보니

코코가 마루 끝에 앉아 있었어요

코코, 또 어디 가는 거야?

코코는 조용히 나를 돌아보았어요

눈물이 나려했지만 꾹 참았어요

코코......





잘 가 코코.

나는 코코가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손을 크게 흔들었어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처음맞는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사랑하는 반려동물과의 이별..

와닿지도 않을거고 믿을 수 없을거에요

이게 진짜인지도 모를거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정말 슬플거에요


저 역시도 어릴때 처음으로 키웠던 개가 죽었을때 정말 마음이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슬프고 허전했어요


아이는 코코가 떠난 후 그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을거에요

그래서 다시 코코를 만났던것 같아요

코코와 예전처럼 실컷 재미있게 놀고

코코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것 같아요


코코가 조금씩 흐려지면서 그 모습이 점점 사라질때

저는 영화 인사이드아웃에서  빙봉이 사라질때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음이 너무 찡했죠


진짜 코코가 떠난거에요

이제 아이가 코코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하고

코코를 보내준거에요..

갑작스럽게 코코와의 이별을 맞이했을때 보다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것처럼 보였어요

그래도 그 슬픔은 한참동안 아이를 아프게할거에요..

하지만 코코에게 인사라도 건냈으니 아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했을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에 보면 코코와 함께 놀던 코코친구 얼룩 고양이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 나와요

코코 대신 코코친구 얼룩 고양이를 키우게 될거라는걸 짐작하게 되었죠

코코가 아마 그 친구를 아이에게 소개해준것 같아요.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는 말처럼, 코코와 헤어진 슬픔을

얼룩 고양이를 통해서 덜어줬으면 하는 코코의 바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죠

물론 얼룩 고양이가 코코가 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코코에게 못다해준 사랑을 얼룩 고양이에게 줄 순 있겠죠


이 책은 아이가 처음 맞는 이별에 관해서 너무 아름답게 표현된 그림책이였어요

준비 없이 맞이한 이별..

아이의 아픈 마음,  믿을 수 없는 그 마음을

아이 스스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해준 그런 그림책이였어요


아이와 읽고 괜히 뭉클해지고 긴 여운이 남았어요...


이별이라는 것이 슬픈일이긴 하지만

이별 뒤에 새로운 만남이 있다는것도 알려주었어요.


만남과 이별..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감정들이겠지만

이별이 있기에 만남이 더 소중하고

만남이 있기에 이별이 덜 가슴아프다는걸 언젠가 아이들도 알게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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