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1
안 에르보 지음,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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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림어린이 도서들은

제가 가끔 생각지도 못한 주제의 책들을 종종 볼 수가 있어요

이번에 읽게된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책은

어른들에게 공감받지 못할때 아이가 느끼는 상실감과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에요

어른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아이의 입장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본적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저 속상하겠다 이정도이지

그 아이가 느끼는 상실감 그리고 외로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말이죠


책 소개를 읽어보는순간 머리한대를 맞은 듯한 느낌..

평소에 엄마아빠에게 공감받지 못한 그 아이가 어떤 상실감을 느꼈으며

어떤 외로움속을 느꼈었는지 궁금해졌어요


 

 

 


브루는 슬퍼요

고양이가 사라졌거든요


브루가 카우보이 앞을 지나는데 아저씨가 물어요


"얼굴이 왜 그러냐?"

- 고양이가 사라졌어요

"아, 나보다 낫네, 나는 모자랑 열쇠 꾸러미랑 말이 다 사라졌다고!"


브루는 계속 가요

가던길에 까마귀 아주머니를 만나요

까마귀 아주머니는 겨우 그깟걸 가지고 난리니 하며

자신은 코가 깨진데다 발에는 자갈이 박혔다고 해요



브루가 슬퍼하며 더 멀리 가는데 누군가 울고 있어요

고작 고양이 때문에 우는거냐며

자신은 이제 고향도 없고 마을이 몽땅 물에 휩쓸려 갔다고 해요

브루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점점 움츠러드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요


브루는 무시무시한 식인귀도 만나요

식인귀는 사람을 잡아 먹는 귀신인데

고양이 따위가 뭐냐며 자신은 굶어 죽게 생겼다고 했어요

너무 배가 고프다고 위가 텅텅 비었다면서요


고양이 파는 아저씨는 브루에게 다른 고양이를 기르면 되지않냐고

자신에게는 고양이가 열마리나 있다며 충고해요


브루는 꼬부랑할머니도 만나죠

할머니는 브루에게 말을 걸었지만

브루가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잠이 들고 말았어요



브루는 계속 가요

팔이 잔뜩 달린 조각상을 만났는데

세상엔 훨씬 심각한 일들이 많다고 해요

여기선 굶주리고, 아프고, 못된 사람들한테 시달리고

저기선 공장들이 더러운 공기를 내뿜고

환경이 나빠져서 온몸은 근질근질

배 멀미에, 비행기 멀미에 머리는 어질어질

거기다 태풍에 가뭄에 홍수에

내가 팔이 아무리 많아도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면서요


브루는 생각했죠

정말 그래요 하면서요

그래도 고양이 생각에 브루는 아직도 슬펐어요


북극까지 가게된 브루

그런 브루에게 개 한마리가 다가워요

왜 그렇게 슬퍼하냐면서요

브루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죠

개는 다시 물었어요

브루는 고양이 때문에 슬프다고 했어요

고야잉가 사라졌다고요

길고양이라 길들여지진 않았지만

자신이 부르면 언제나 달려오곤했는데 사라졌다고요..


개는 말했어요

"응.. 그랬구나."


하지만 세상에는 훨씬 더 슬픈일들이 많아 하며 브루가 말했어요



개는 말했어요


"그거야 그렇겠지.

그래도 네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해줘

그럼 그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널리 퍼져 나갈 거야

다정한 너와 길들여지지 않은 고양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말이야."


브루는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어주며

사실 마음이 뜨끔했어요


아이가 진정 나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할때

나는 브루가 만난 사람들처럼

겨우 그런일, 왜 그런일로 화를 내는지 짜증을 내는지 하며

반문한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면서요...


브루가 지나친 인물들이 전부 저를 보는듯했어요

아이는 그저 자신이 속상한 이유를 이야기하고 싶었을뿐인데

이야기 조차 하지못하게 만들어버렸어요


그것보다 더 슬픈일이 많다고

아니면

그런걸로 힘드냐? 내가 더 힘들다..식의 대답으로...


브루는 그렇게 점점 자신이 슬픈 이야기를 할 수 없을만큼 되버려서

마지막에 개를 만났을땐 아무일도 아니라고 했어요

이야기해봤자

들어주지도 공감해주지도 않을테니까요

그동안 다들 그래왔으니까요


하지만 개는 달랐어요

그래도 이야기해봐 하면서 브루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죠

그 개가 브루의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줄순 없었어요

하지만 그랬구나, 슬펐겠구나 하면서 브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순간

브루는 조금씩 슬픈 마음을 개와 나눌수있었어요

진정한 공감이란 이야기를 들어주는것이구나..

그것도 그냥 들어주는것이 아니라

제대로 들어주는것이구나 하면서요


문득 제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때

친구중에 한명이 힘들다고 하면

야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어

그런 식의 대화법을 자주 접한것 같아서 익숙한것 같아요

저 또한 그렇게 이야기했던적이 있었던것 같았고요

그 친구는 그저 공감해주길 바랐을텐데

마자 너 요즘 정말 힘들겠다 이런 말을 듣길 바랐을텐데

아는척하면서 무슨 지식대회도 아닌데

다른사람들은 이렇대, 나는 더했어 이런식으로 대화를 나눴던게 반성이 되었네요

그런 대화법으로 살아와서

아이의 이야기를 들을때도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에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엄마 나만 숙제가 너무 많은것 같아요"


학원을 가지 않고 엄마표로 국영수를 가르치고 있다보니

저와 집에서 공부해야할 숙제가 있는데

제 딴엔 하루 딱 한시간을 쪼개어 국영수를 가르치고 있고

다른 학원은 가기싫다고 해서 아무 학원도 보내고 있지 않은데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정말 하루 한시간 3과목으로 따지면 15분,15분,30분 씩밖에 투자하지 않는거라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그렇게 이야기해서

많이 힘들어?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학원간다고 두세시간 학원에서 공부하고 무언가를 배워

그거에 비하면 너는 1시간만 하고 나머지 너가 원하는대로 놀고있잖아 라고 이야기 한적이있어요


그런데 이 책을보면서

내가 조금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난 후에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이가 속상했을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침대에서 다시한번 이야기 꺼내볼려고요..

그동안 숙제가 많아서 힘들었냐고

잘해왔다고 많은것 같지만 많은게 아니니 다시한번 힘내보자고..

그리고 빨리 끝내고 우리 재밌게 놀자고 이야기해야겠어요...

엄마의 공감이 필요했는데

엄마는 너무 사실적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은것 같네요...


공감이라는게 참 어려운것 같아요


너도 그런생각을 했구나 나도 그랬는데 라는게 공감인줄만 알았는데..

너 정말 힘들었겠다.. 이런말을 평소에도 많이 해본적이 없는것 같아서 부끄러웠네요

같은 생각 하는게 공감이 아니라

맞아 맞아 나도 그래 이런게 공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이야 말로 진정한 공감이라는걸..

아이의 그림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네요..


즐거운일 좋은일은 공감하면서

힘든일은 공감보다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한 저를 돌아보면서

아이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도

끝까지 잘 들어줘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아이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순간이

어떤 과정을 지나쳐온 결과인지

얼마나 슬픈지 느꼈기에... 절대 아이의 입에서 그런말이 나오지 않도록

아이가 언제나 이야기나눌수있는 그런 공감 잘해주는 따뜻한 엄마이고 싶었어요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세요..

공감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짚어볼수있는 시간이 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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