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닝구 아이가?


한참 지난 이야기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으니까 아마 5월 중순이었을 것 같다. 올해는 5월 초부터 더웠다. 그 무렵 교육청 주최 강연을 가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고, 증거로 5월 초부터 더워지는 바로 이 날씨와 장마가 사라지고 국지적으로 예상치 못한 곳에 단발적으로 쏟아지는 소나기(스콜)를 들었다. 두 가지 증거를 듣고 거의 대부분의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암튼 시기로 보면 분명 봄이어야 하건만,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었던 5월 어느 날 전국연합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간의 간담회가 있었다. 정부가 작년 연말에 크게 선언했으나, 실상 큰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재생에너지3020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의견을 내기 위한 만남이었다. 평소라면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애'처럼)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입고 다니지만, 그날처럼 외부 공식 일정이 있는 날엔 그래도 (흔히 가다마이라고 부르는) 정장을 입고 나간다. 다만 속에 와이셔츠를 입기는 너무 덥고 귀찮아서, 그냥 반팔 흰 면 티셔츠를 받쳐 입는 편이다. 그날도 흰 반팔 셔츠 위에 흐린 하늘색 정장 윗 옷을 입고 청바지를 입고 나갔다.


앞의 일정이 늦게 끝나서 간담회 시간에 늦어버렸고, 1분이라도 더 일찍 가려고 그 더운 날에 엄청난 거리를 뛰었고, 결국 간담회 장소에 도착했을 때, 내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래서 정장을 벗고, 그냥 면 티셔츠 차림으로 앉아있었다. 아마 셔츠가 땀에 젖어 있어서 내 몸이 비쳐보였을 수 있다. 난 더워서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셔츠는 얇은 면이었으므로 분명 그랬을 것이다. 간담회를 마치고 전국연합회 임직원 분들이 다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는데, 연세가 많으신 (최고 연장자이신) 이사장님 한 분이 나를 보고 한 마디 했다. "난닝구 아이가?" 그때까지도 하늘색 정장은 팔에 걸어두고 흰 면 티셔츠 차림이었는데, 이사장님은 손으로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 순간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오륙십대 임직원들이 대부분 웃었다. 


난 순간적으로 무척 당황해서 아무런 대꾸를 못했다. 대부분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 여성인 이들 사이에서 거의 가장 어린 편에 속한 (30대 여성이 한 명 있긴 했다.) 나는 좀 많이 부끄러웠다. 그때 50대 중반의 사무국장님 한 분이 "아유! 이사장님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난닝구 안 입어요! 요즘 누가 난닝구를 입어요?" 라고 말해줘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내 어깨를 짚었던 이사장님은 "아니 나는 옷이 좀 야한 것 같아서" 라고 말 꼬리를 흐렸다. 그때서야 땀에 젖은 옷 때문에 다 비쳤겠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찾아와 더 부끄러웠다.


나를 알더라도 여름에 나를 만나보지 못했던 분들이 여름에 날 만나면 다들 놀란다. 옷에 가려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몸이 좋네. 뭐 이런 반응이다. 키도 작고 체격도 작고, 근육의 크기도 크지 않지만, 근 선명도가 좋은 편이고, 승모근과 흉근이 발달한 편이라서 그런 반응을 자주 접한다.


다시 복근 만들기


작년에 큰 맘 먹고 실내철봉과 역기를 구매하고 운동을 좀 열심히 했다. 휴가를 가기 직전이었던 7월 말에 복근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몸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몸은 딱 가을까지만 유효했다. 가을 중반에 어깨를 다쳐 운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팔을 들어올릴 수 없어서 옷도 혼자 입고 벗기 어려웠는데, 어떻게 철봉에 매달리겠나? 어깨 통증은 나을 듯 낫지 않고 계속 이어졌고, 나는 계속 운동을 다시 하지 못했다. 그 동안 만들어놓은 복근이 뱃살에 덮히기 시작했다.


해마다 늦봄이나 초여름부터 여름 휴가 대비 단기 몸매 만들기에 돌입하곤 한다. 근데 올해는 여러 바쁜 일들로 많이 늦어졌다. 여름이 닥치고도 한참 후에야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이 이렇게 늦어진 이유는 바쁘다는 핑계 외에도 또 관절 통증에 시달릴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가끔 이유 없이 온몸의 관절이 번갈아가며 아플 때가 있다. 어깨와 팔굼치와 손목과 손가락 관절 그리고 골반과 무릎과 발목까지. 어떤 날엔 손가락, 어떤 날엔 손목, 또 어떤 날엔 어깨가, 어떤 날엔 무릎이, 또 다른 날엔 발목이 아팠다. 그래서 다시 철봉에 매달리기가 두려웠고, 역기를 들어올리기가 두려웠다.


어느 날 친구와 밥을 먹고 나왔는데, 친구가 내 배를 보더니 너도 이제 나이 먹으니까 별 수 없구나 라고 한 마디 했다.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서 바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친구의 말 덕분에 깨달음이 있었다. 난 이제 더이상 젊지 않다. 관절 통증이 두렵다면 젊을 때처럼 스트레칭 없이 운동하면 안 된다. 운동 전과 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줘야 조금이라도 관절 통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집에 있던 스트레칭 책을 다시 찾아 꺼내고, 알라딘에서 스트레칭 책을 또 하나 샀다.


그런데 습관은 어쩔수 없나보다. 아니 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자꾸 아주 기본적인 스트레칭만 끝내고 철봉에 매달려 있는 내 모습을 본다.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 스트레칭을 익히고, 습관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봐야겠다.


아, 그리고 올해도 여름 휴가를 앞 둔 지금 작년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봐줄만하게 복근을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속을 비우고 거울 앞에 서면 복근이 선명하지만, 밥을 먹고 나면 또 배가 나온다. 하루 한 번 아침에만 유효한 복근이라니!


무릎 부상


바빠서 이 글을 쓰다 저장하고 또 쓰다 저장해두고 있었는데, 글을 쓰던 중이었던 엊그제 운동하다가 무릎을 다쳤다. 유연성이 크게 떨어져서 그런지 역기를 들어올리는 동작에서 자꾸 자세가 잘 나오지 않았다. 사전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하긴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건지, 스내치를 하는 와중에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자꾸 무릎이 아팠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역기를 들어올리는 중에 무릎에 큰 통증이 왔다. 본능적으로 인대 손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부상은 몇 달짜리일까? 작년 어깨 부상은 적어도 7개월은 갔는데. 아니 근데 하필 여름 휴가를 바로 앞두고 무릎 부상이라니. 이 무릎으로 어떻게 애들을 데리고 재밌게 놀 수 있단 말인가? 작은 아이는 나 없이 물 속에서 노는 것이 불안한데 어쩌나?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하기도 무척 힘들었다. 당장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편 상태로 일어나는 일 자체가 힘들었고, 씻고 옷을 입을 때에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엄청난 고통이었다. 제일 아플 때가 계단을 내려갈 때와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다. 우리 집은 2층이고, 우리 사무실은 3층이고, 우리 집은 달동네 꼭대기라서 버스정류장까지 엄청 가파르고 긴 내리막길을 걸어야 한다. 절뚝절뚝 거리며 걷는 꼴이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우습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우연히 동네 의료생협에서 활동하는 운동처방사를 만났다. 그 분께 무릎 부상에 대해 말했더니, 초기에는 얼음찜질을 계속하고, 시간이 좀 지난 후에는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평소 운동 중에 어깨나 무릎이 아픈 경우가 많다고 했더니, 무릎을 잘 다치는 사람은 다리 근육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했다. 대퇴부 근육은 많은데, 뒤쪽 햄스트링쪽 근육이 약하거나, 바깥쪽 근육에 비해 안쪽 내전근쪽이 부실하면 그런 경향이 크다고 했다. 그 분의 시선이 내 허벅지로 향했다.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대번에 파악했을 것이다. 딱 그 분의 설명이 정확하게 내 상황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인한 운동 처방 상담 때문이었지만, 젊은 여성의 시선이 내 허벅지로 향하니 조금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 분은 다리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법 몇 가지를 알려줬다. 당분간 스내치를 비롯해 무릎에 부담주는 운동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아마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살인적인 더위


이사한 집은 거의 달동네라 부를만한 곳의 꼭대기라서 창 밖으로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멋지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서 좋다. 조금 떨어진 곳의 건물 옥상에서 보면 어쩌면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이사 후 약 3달이 지나도록 그 건물 옥상에 사람이 있는 걸 본 적은 없다. 그렇게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는 창문이 있어서 바람이 잘 들어올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이상하게 이 집엔 바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집 뒤편 창문은 그렇게 멋진 전망을 가졌지만, 골목길과 접한 앞쪽은 바로 골목 저쪽 건물과 가까워 창문을 열기 어렵다. 게다가 앞 베란다라고 좁게 만들어놓은 공간이 매우 실용적이지 못해서 그 공간을 쓰지 못하고 있고, 그 쪽 창문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양쪽이 통해야 집이 좀 시원할텐데, 그렇지 못하니 이 더위에 집은 그야말로 찜통이 되었다. 한 낮의 온도는 32도, 습도는 67%가 넘었다.


알몸으로 생활하기


하루종일 집에 있는 주말이면 아침부터 몇 번이나 샤워를 하고 선풍기 앞을 떠나지 않아도 덥다. 아니 딱 선풍기 바람이 닿는 곳만 견딜만하고, 다른 곳은 덥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는 것도 덥고 귀찮아서 아예 아무것도 입지 않고 생활한다. 평소 밤에 집에 들어오면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속옷까지 다 땀에 젖는다. 셔츠를 벗어보면 땀에 완전히 젖어있다. 옷을 다 벗어던지고, 바로 씻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고 운동을 시작한다. 알몸으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고, 레그레이즈와 딥스를 연결동작으로 한다. 이 동작은 약 1년 넘게 실내 철봉에 매달려 놀다가 발견했는데, 내 기준으로 전체적인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은 좋은 연결동작이다. 그리고 다시 잠시 스트레칭을 해주고, 이번엔 역기를 든다. 어떤 날엔 스내치를, 어떤 날엔 데드리프트를 주로 하고, 가끔 클린 앤 저크를 한다. 여기까지 하고 하체 운동으로 에어스퀏이나 런지를 하는 날이 많고, 하체운동을 건너뛰고 마무리 운동으로 케틀벨 스윙을 하기도 한다. 어떤 날엔 역기 데드리프트를 생략하고 케틀벨 데드리프트를 하기도 한다. 


가장 하고 싶은 운동은 타바타 버피테스트인데, 집이 2층이고 주로 운동하는 시간이 밤이라 점프를 할 수 없어서 불가능하다. 이사하기 전 반지하 집에서는 새벽에도 버피테스트 뿐 아니라 서전트 점프도 가능했는데, 이런 점은 아쉽다. 타바타 인터벌 운동은 최근엔 별로 시도해보지 않았는데, 휴가가 코 앞으로 다가온 이번 주엔 다양한 운동을 타바타 인터벌 방식으로 해볼 생각이다.


암튼 이렇게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량 운동을 한 후에야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서 맥주와 가벼운 안주를 꺼내와 먹고 잠든다. 그 동안에도 계속 옷은 입지 않는다. 아침에 깨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 출근 준비를 할 때에야 비로소 속옷을 입는다. 혼자 있는 날에만 가능한 일이고, 아이들이 오는 날엔 당연히 옷을 입고 지낸다. 그나마 혼자 있는 날에 이렇게 벗고 살 수 있으니, 이 살인적인 더위를 에어콘 없이 보낼 수 있는 듯 하다.


사실 지난 일요일 아침에 깨니 애들 엄마가 그 집에 에어컨 놓을 공간이 있으면, 주문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아마도 우리집에 있을 동안 더위로 힘들어 할 아이들을 위해서 보냈으리라. 잠시 갈등했다. 정말 덥기 때문에 에어컨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환경운동가로서, 에너지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에어컨을 단 이후의 전기요금에 대한 생각도 들고, 또 한 편으로 앞 베란다 쪽 벽면에 에어컨을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이유도 있다. 또 내 의지와 관계없이 오래지 않아 이사를 나가야 할텐데, 그때 에어컨 설치비가 추가로 드는 것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암튼 여러가지 생각이 한번에 들면서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게다가 함께 더위를 견뎌야 할 애들 생각도 안 할 수가 없다.


에어컨과 기후변화


에어컨의 유혹을 떨칠 수 있었던 건, 두 대의 선풍기 덕분이다. 앞에서 선풍기가 닿는 곳만 시원하고 다른 부위는 덥다고 했지만, 양쪽에서 두 대의 선풍기를 교차로 틀어놓으면 훨씬 더 견딜만하다. 아이들이 오는 날엔 당연히 그렇게 해서 세명이 함께 더위를 식힌다. 모르겠다. 날이 더 더워지면 후회할 지 모르지만, 일단 아직은 에어컨 없이 버텨보고 싶다. 애들이 오는 날엔 제일 더운 한 낮에 집이 아닌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가도 될 일이다.


단순히 내가 에너지 활동가라서 에어컨을 안 쓰겠다는 아니다. 나도 더울 때는 되도록 온도를 많이 낮추지 않고 에어컨을 켤 수 밖에 없다. 에어컨이 있다면 말이다. 근데 에어컨은 기본적으로 내가 시원하기 위해 세상을 더 뜨겁게 만드는 이기적인 물건이다. 이 더위에 에어컨 실외기가 몰려있는 건물 뒤편을 지나가야 할 일이 있다면 이해할 것이다.


사실 에어컨을 켜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가 올라가고, 그럼 기후변화는 더 빨리 심해지고, 그럼 우리는 그만큼 더 더워진다. 이건 명백한 악순환이다. 가장 더웠던 지난 화요일이었던가 그날부터 우리나라 전력 공급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아마 7% 대였던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도 매일 전력거래소에 들어가서 전력 사용량과 공급예비율을 살피기 시작했다.


봄과 가을에는 설비예비율은 60~70%가 넘는다. 그 말은 우리나라 전체 발전소 중에 70%가 놀고 있다는 뜻이다. 공급예비율은 발전 설비 중 고장났거나 점검중인 것들을 제외하고 당장 가동할 수 있는 설비 용량 중에 남아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봄 가을에는 대개 30~40%가 넘는다. 즉 우리나라 발전소 10개 중에 6개 정도는 1년의 거의 대부분(4분의 1 이상)을 가동하지 않다가 더운 여름에만 반짝 돌린다는 뜻이다. 즉 폭염 시기를 대비해 불필요한 발전소를 자꾸 지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다른 방법이 있나? 당연히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력 피크를 낮춰서 예비율이 모자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몇 번 돌리지도 못하는 비싼 발전소를 자꾸 늘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많은 언론에서 올해 더위가 기록을 깰 거라고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진기록이 많이 나올 듯 하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록적으로 많이 나올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제 에너지 복지의 개념으로 폭염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에어컨 보급에 대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지구는 뜨거워 질 것이고, 에어컨 없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지만, 아니 벌써 지난 주 내내 열대야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주말 낮에는 땀을 줄줄 흘리고 지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애들엄마의 에어컨 권유를 거부한 걸 후회했지만, 어쨌든 이번 여름은 일단 버텨보련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여러번 썼다 말다 했던 글이라 글의 순서가 맞지 않는데, 그걸 다 손볼 시간은 없다. 내일 아침이면 아이들을 만나 휴가를 떠난다. 부디 망가진 무릎이 조금이라도 낫기를 바라며, 무릎에 아이스팩을 대고 누워야겠다. 이번 휴가는 과연 어떤 시간이 될까? 평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면, 지금은 걱정이 80% 이상이고, 기대는 별로 없다. 뭐, 어차피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괜히 걱정하느라 시간 낭비 말고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자. 아이들과 함께 또 일 년을 버틸 수 있는 재밌는 추억들을 많이 만들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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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7-29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은빛 2018-07-29 16:41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늘 고맙습니다!

라로 2018-07-29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감은빛님!! 무릎부상이라니요. ㅠㅠ 제가 더 나이가 많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과 멀어지고 부상이 잦은 것 같아요. 남의 얘기가 아니네요. ㅠㅠ 빨리 회복하시길 바라고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휴가 잘 보내고 오세요 ~~^^

감은빛 2018-07-29 16: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라로님.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나이 들면서 점점 유연성이 떨어지는 걸 느껴요. 제가 더이상 젊지 않다는 걸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나봐요.

페크pek0501 2018-08-0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여름이 힘든 건 다 마찬가지인가 봐요. 오늘은 덜 더워 다행입니다.
무릎 부상, 회복되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허리 통증으로 최근 물리치료를 받은 몸이라
운동할 때마다 조심한답니다. 허리 강화 운동을 해야 하는지 허리를 될 수 있으면 안 건드리고
운동을 해야 하는지 헷갈린답니다.

요즘 중요한 건 건강과 운동이다, 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므로 각자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몸입니다.

감은빛 2018-08-08 22:14   좋아요 0 | URL
확실히 입추가 지나니 조금, 아주 조금 낫긴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방안 온도는 32도 밑으로 내려갈 생각을 않고,
선풍기 두 대를 교차해 놓아도 잠시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목덜미에 땀이 줄줄 흘러요.

허리 통증이 있으시다니, 어여 나으셔야 할텐데요.
어떤 종류의 통증이냐에 따라 운동법이 다르겠지만,
어쨌든 허리를 강화하는 운동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무릎은 예상보다는 빨리 나아가고 있어요.
저는 훨씬 더 오래 갈 줄 알았는데,
벌써 살짝 무릎을 굽힐 수 있는 상태가 되었어요.
길어도 일주일에서 10일 전후로 훨씬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페크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