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책 - 작가 55인의 은밀한 독서 편력
패멀라 폴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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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책이 다 있담, 이제야 만나게 되다니~

읽고 있는 중이라서 꼼꼼한 리뷰는 못 쓸 것이다. (뭐 언제는 완독한 책의 리뷰를 꼼꼼하게 썼다고)

하필 이렇게 바쁜 시국에 내 눈에 들어 오다니 ( 눈앞에 산적한 탑처럼 쌓인 그것을 피해 도피처를 찾아 눈을 휘번덕거린게지), 하기는 비슷한 류의 책을 많이 갖고 있어서, -작가란 무엇인가, 작가의 집, 작가의 방과 같은 류-  봤어도 눈에 안 들어왔을 수도 있다. 저기서 나온 작가가 여기서 나올 것이고, 아마도 인터뷰이의 질문 의도 방식에 따라 답변이 달랐을수야 있겠지만 그 본질은 다르지 않을테니까.... 하고 보니, 옮긴이가 정혜윤이다. (아아아.... 그래서 내가 곁눈으로 책 표지를 보고 흘렸나보다. 전에....)  정혜윤 작가?피디? 아..님.. 에 대해서는 다소 복잡한 10년에 침대와 책 이런 책을 정말 좋아했던 내가 맞나... ) 이 작가는 그 피디님이 아니었다. 다른 정혜윤 번역자 님.

 

그런데 이 책은 작가들 본인의 독서 습관과 성향을 묻는 것이니까, 완전히 다르다거나 에두르지 않고, 독서라는 장르로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 주제라고 봐도 되겠다. 게다가 선정한 작가들도 이언 메큐언 같은 대작가 두엇만 중복되고, 나머지 인물들은 대다수가 모르겠거나 다른 분 서재에서 이름만 걸출하게 들어봤거나 한 사람들이다. 특히 안나와디의 아이들을 썼다는 캐서린 부나  빵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는 고요한 삶을 쓴 애너 퀸들런, 저주받은 사람들을 썼다는 조이스 캐럴 오츠 등은 인터뷰 내용만 보고 반해 버렸다. 세상엔 여성 위인이 적다지만 작가군에서는 꽤 되는 듯도 하다. 황금방울새를 썼다는 도나 타트 라는 작가도 좀 달라 보인다. 피하는 이야기 종류는요? 라는 질문에 저는 이 시대의 미국에 관한 리얼리즘 소설에는 관심이 없어요. 결혼, 자녀 양육, 도시 근교에 사는 이야기, 이혼, 뭐 그런 것들 말이지요. 왓.우.

도로시 파커의 작품을 읽으며 눈물날 정도로 웃었다는 작가도 있는데, 당최 검색이 안 된다. 도시 파커라는 작가는...( 내가 몰랐던 그러나 읽고 싶은 작가와 책의 목록이 엄청 불어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음)

 

 알랭 보통이 어릴 적에 독서보다는 레고를 취미로 갖는 비문학적인 소년이었다는 데에 실낱같은 희망을 느끼는 나라는 사람은 뭔가! ( 책과 안 친한 우리 둘째 아직은 안심을 해도 되는 건가요?)

목차를 보니, 재미 작가도 있다. 영원한 이방인의 그 이창래다. 우아! (뿌리는 토착 환경에서 내리지 않았기에, 그를 한국인이라 볼 수야 없겟지만ㅠ)

 

작가들에게 나가는 질문은 80프로가 고정 질문이고, 작가군(역사 계열이냐, 추리 계열이거나 과학 에세이를 쓰는 (동물학자) 부류냐, 나라의 정치적 상황이 특수하냐) 에 따라 특별한 질문이 나간다. 고정 질문 중에 우문 같았던 질문 " 웃게 하는 책이 더 좋으세요, 울게 하는 책이 더 좋으세요? 교훈적인 책과 낯선 곳으로 데려가주는 책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시나요?  " 대부분의 작가가 현답을 하는데, 그 대답을 듣고 보니, 그 질문이 우문(웃음과 눈물과 감동과 교훈은 대개 좋은 책 한 권에 다 들어 있으므로)만 은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또한 실망스럽거나, 과대평가되었거나, 신통치 않은, 좋아해야 마땅하지만 당신에게는 그렇지 안았던 책이 있냐는 물음에 열이면 둘 정도의 작가만 이 질문에 대답하고, 대부분 요리조리 취권을 부리듯 작가는 언급하지 않고 질문의 핵심에는 충실하게 답변하는 묘술을 발휘해 피해감. 그러나 대답했던 이들 중에 한낮의 우울을 쓴 앤드류 솔로몬이 있었는데 올리버 색스 (다행인지, 뭔지 그이는 2년전 고인이 되었네)를 이야기했다. 그가 아주 유려하게 글을 쓰지만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는  살짝 무대 감독 같은 허세가 있다는 것이다. "이봐요,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멈추고 이것 좀 보라고요!" 하는 논조가 깔려 있다고 한다. 그런 관음증적인 정서없이도 의료 행위의 엄격함을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아 그럴 것도 같지만, 그런 지점들 때문에 뭇독자들은 올리버색스를 읽는지도. 무엇보다 두 작가 모두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공통점 아닌 공통점.  

 

또하나 발견한 작가들의 공통점 '종이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자책도 보편적으로 많이 본다는 사실. 이게 나는 왜 놀라울까?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앤 라모트(작동 설명서, 글쓰기 수업 등 국내 번역 안 된 책이 대다수인 듯) : 오후에는 가능한 한 오랜 시간 책을 읽으며 보내는 걸 좋아합니다. 현실이 그 추한 머리를 들이밀 때까지는 말이지요. 낮 시간에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책을 읽는데, 이때는 주로 논픽션이나 <뉴요커>를 읽어요. 그리고 열한시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서 한 시간가량 책을 읽다가 자는데, 그때는 주로 소설을 읽지요. ...한 번에 여러 종류의 글을 읽는 건 말하자면 즐거운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과 같아요.

 

 

 

지금까지 독자에게 받은 편지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가 있다면요? 어떤 이유로 그 편지가 특별한가요?

한 이탈리아 독자가 자기가 아내를 만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는 편지를 보내온 적이 있어요. 아내가 버스에서 제 책 중 하나를 읽고 있었는데, 자신이 이제 막 다 읽은 책이더랍니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서로 만나기 시작했죠. 지금은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셋이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그들 부모의 책에 대한 사랑 덕분이었을지 궁금해지더군요. 3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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