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경험 - 김형경 독서 성장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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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언제나 모든 의식을 자기 내면에 두는 것이다. (33쪽)

평소에 늘 남의 이야기만 하고, 남의 시선만 의식하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던 삶에서 관점을 바꾸어,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기 시작해야 한다. (40쪽)

우리가 감정적으로 격하게 반응할 때 그것이 실로 무의식 혹은 내면 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자신을 돌보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69쪽)

객관적인 상황이 힘든지, 마음 깊은 곳에서 자기 삶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는지, 두 가지를 구분할 줄만 알아도 삶이 조금 수월해질 것이다. (101쪽)

우리는 내면을 보지 않기 위해 중독 물질에 매달리고, 내면을 회피하면서 타인과 상황을 탓하고, 내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화가 날 때마다 화를 낸다. (106쪽)

우리가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고통을 통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면에 테메노스가 없기 때문이다. 의식의 공간에 경험을 간직하지 못한 채 바로바로 외부로 표출하기 때문이다. (137쪽)

멜리니 클라인은 시기하는 사람의 심리적 해법으로 "자기가 가진 좋은 점들 알아차리기, 그 좋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기, 시기하는 대상으로부터 배우기"등을 제안한다. (170쪽)

젊은이들이 자립, 자율, 자유를 성취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그들 부모 역할이 지대해 보인다. 자식이 자립하려 하면 배은망덕이라며 뒷덜미 잡는 부모, 자식이 자율성을 연습하려 하면 말 안 듣고 제멋대로 군다고 여기는 부모가 있다. 자식이 자유를 향유하려 하면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느냐며 협박하는 부모도 있다. (180쪽)

유아기에는 부모의 사랑과 격려,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아이의 주체성을 기른다. 사춘기에 심리적으로 부모를 떠나면서 반항할 때도 부모의 보복하지 않는 인내가 자녀의 주체성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청년기에 애착 대상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도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용기를 지지해줄 때 그 경험에서 배우며 강한 자아를 만들어간다. 중년기 초입에 들어서면 주체적 삶을 위해 또 한 번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사회에서 스승이나 어른으로 모셨던 권력자와 헤어지면서 스스로 진정한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선택과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참자기, 주체적 삶, 자기 삶의 주인 되기 등의 언어로 표현되는 삶의 내용들이다. (215쪽)

심리학이 식민지 지배자들의 학문이어서 그런지, 식민지 피지배 경험이 공동체 구성원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글은 본 적이 없다. 국내 학자 누군가 그 분야를 연구해서 책으로 써줬으면 소망하기도 했다. 그런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우리의 집단 무의식이 된 듯한 모멸과 피해의 경험을 의식화하고, 그 감정들을 인정한 다음, 건강하게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온다면 누가 어디를 참배한다고 해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의 행동을 냉철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우리가 더욱 강한 나라가 되는 쪽으로 마음을 모아, 다시는 그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혜와 힘을 쌓으면 그만이다. (250쪽)

다만 그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한 가지만 기억해주었으면 싶다. 기성세대들은 여러분이 상상해본 적이 없는 가난과 전쟁과 폭력의 기억을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것을.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 문제가 당사자의 마음속에 현재처럼 생생하게 경험되고 있다는 것을. 자기 마음에 대해서조차 무지했던 이유는 고통스러운 내면을 차마 들여다볼 용기가 없어서 그랬다는 것을. 그들의 사과가 빈말처럼 들릴 때는 그들이 미안하다는 말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 할 정도로 마음이 약하다는 사실을. 황무지를 개간하듯 이 나라를 이끌어온 그들의 추진력이 비록 불안과 강박증이엇다고 해도, 그들에게도 틀림없이 배울 만한 지혜가 있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이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싶다. 그들이 젊은이들에게 주지 못한 배려, 관용, 안전한 환경 등을 그들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경험한 것만을 내면화시켜 자신의 일부로 만들 수 있으며, 내면에 있는 자질만을 타인에게 건네줄 수 있다는 것을. (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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