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면

당신은 세상을 정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비딱하고 남루하고 어정쩡한 삶에게,

불행과 고통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이들에게

있는 힘껏 응답하는 미학자의 시적 에세이





마침내 상처에서 벗어난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승리와 화해, 

엔딩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은 나를 죽일 것처럼

가로막고 누르던 상처를 덧나게 하는 미적 반복의 행위를 통해 일어나고 

있을것이라 말하고 싶다. 그러므로 이 글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있는 그래도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만큼이나 약한 이들을 학대할 뿐 여전히 화해하거나 

사랑할 줄 모르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불구의 삶, 사랑의 말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양효실 지음

현실문화 펴냄





단언컨대 아이들은 미숙한 게 아니라 예민할 뿐이고, 어른들의 규범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외국인’일 뿐이다. 그들을 어떻게 우리와 함께 살아갈 동등한 타자로 간주할지는 결국 우리의 역량에 달렸다. (23쪽)

환상 없이 현실을 끌어안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서 ‘용기’는 주체적인 자아가 원래부터 갖고 있던 힘, 그러므로 그냥 발휘하기만 하면 되는 내적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여기서 용기는 그런 주체성이나 능력을 잃는 힘, 네게 함입되기 위해 내가 최소화되는 무력감을 뜻한다. 흔한 말로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의 생존법 같은 것이다. 이 용기는 더 잃을 게 없기에 어디든 가는 사람들의 긍정법을 가리킨다. (44쪽)

나는 시인을 기성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세계관이나 감정이 아닌, 낯설고 불행하고 슬픈 감정들을 보존하고 발굴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싶다. 시인은 단지 시를 잘 짓는 직업인이나 전문가를 뜻하지 않는다. 시인은 앞서 말한 노숙자, 미친 사람, 범죄자, 지금 죽어 가는 자의 상태를 언어화하려는 이들이다.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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