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이야기 2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어머니 이야기 2 리뷰

1권에 이어 2권은 저자의 어머니가 일제시대 말 내키지 않게 시집간 이야기, 북한 사회주의 정권 초기 이야기, 전쟁과 피난살이, 그리고 논산에서 오빠네와 재회하여 터를 잡게 된 이야기를 다룬다.

어지러웠던 시절이기기에 더더욱 어머니가 품은 이야기는 기구하기만 하고,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애는 아름답기만 하다. 어디서든 품이 넉넉한 사람들은 곁을 내주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힌다. 원산, 함흥, 거제, 통영, 논산 굽이마다 피도 안나눈 사람들의 도움 속에 밥을 먹고 사람을 찾고 길을 헤쳐가며 삶터를 일군다.

공멸을 꾀하는 그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새삼 인간이 왜 지구상을 뒤덮을 정도로 번성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장면들 장면들 때문이 아닐까. 아기가 굶주려하는 걸 외면하지 못하고 꽁치 반토막을 또 나눠주는 아저씨, 피난민을 외면하지 않고 애닯게 여기며 방을 내준 거제 사람,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써 총구 앞에서 죽게 생긴 타관 사람을 막아서는 사람들의 힘으로, 작자의 어머니와 그 피붙이들은 남한에서 기틀을 잡아간다. 사실 그 사건사건은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이지만 함께 꿰어 살펴보면 또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여길만큼 보편적 가치를 품고 있다. 그러하기에 우리 모두 깊은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리.

흥남 부두에서 피난선으로 징발된 상선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온 처가 할머님과 갖난 아이였다던 장인어른 모습이 겹쳐졌다. 할머님과 아마도 저 부두가에서 서로 마주쳤을지 모를 작가의 어머님의 이야기에 더욱 깊이 공명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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