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섭게 하는 것 중에 하나는 내가 틀렸다고 확신한 것들이 사실은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 이 세계가 끝나고 구원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도를 아십니까?˝묻는 사람들을 만나면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저들이 말하는 게 진짜 맞는 게 아닐까 싶어서 불안해진다. 나만 모르고 모두가 알고 있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닐까. 그걸 내가 따라가지 못한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