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비에 취해 쓰는 시

한 떼의 구름에 꽁꽁 가두워 키운 너의 사랑은
한바탕 쏟아지면 사라질 환영의 비무리였다.

너를 사랑하기 위해 떠나보낸 친구들도 이제 곁에 없고
홀로 빈방 가득 채울 기세로 타오르던 촛불도
켜지 않은지 오래
이제는 지나가버린 무모한 사랑이
깊은 가을밤같은 고독의 시를 쓰게 하여도
빛나는 눈동자처럼 반짝이던
너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저 잊고프건만

비의 온도를 닮아 차갑기만 했던 너는
비와 함께 떨어지는 나뭇잎의 변명처럼 떠나고
비에 취해 우는 홑울음은
애증의 소리음으로 울려 퍼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잊고자
돌고 돌아가는 에움길 끝엔
널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찬
비보라만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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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21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진짜 비에 취하고픈 날씨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