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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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발굴단


         본 코너에서는 제가 읽은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들을 기록합니다.

왜 선정했는지 뭐가 좋았는지에 관한 제 의견이나 코멘트를 따로 덧붙이지 않고,

단순하게 기록에만 집중합니다. 제가 추려낸 부분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세 가지 적과 맞서게 되지. 첫 번째는 그 시도와 정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두 번째는 똑같이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 이들은 자네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자네를 때려눕힐 때를 엿보고 있다가 순식간에 자네 아이디어를 베껴 버린다네. 세 번째는 아무것도 하지는 않으면서 일체의 변화와 독창적인 시도에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다수의 사람들이지. 세 번째 부류가 수적으로 가장 우세하고, 또 가장 악착같이 달려들어 자네의 프로젝트를 방해할 걸세.

pp.50-51





나는 지금 두려움과 미신,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획득한 당신들의 기득권 보호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 세대에도 그랬다는 단 한 가지 핑계를 대며 비효율적이고 해로운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행동양식을 반복하는 당신들의 전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지금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명하다는 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언제나 무기력한 합의 속에 갇혀 있는 다수의 뜻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p.116


이런 시련들을 기회라고 생각합시다.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착착 풀리리라고 생각했소?

p.122




보수 반동적인 자들이지. 순식간에 우리가 그들의 새로운 증오의 대상이 된 거요. 대중들한테는 항상 누군가 증오할 대상을 만들어 줘야 하는 법이지.

p.145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인간형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소. 성공하는 인간과 실패하는 인간.

p.145

질투심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추동력 중 하나가 아닙니까. p.161



불만에 찬 물고기들 말이오. 물속에서 사는 게 편치 않았던 물고기들. 편안함을 느낀다면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생길 이유가 전혀 없겠지. 고통만이 우리를 일깨우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대하게 만들지요. p.175


"나는 우리가 고통 없이도 진화할 수 있다고 믿어요."

자베트가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소.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진보는 항상 고통 속에서만 가능했소.……

일종의 습성인 셈이지."

"습성은 바꿀 수 있어요."

"그럴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pp.175-176



우주선 내에서의 일은 <누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발적 의사를 존중하여 분배되었다. 가장 고된 일들을 분배하는 데 있어서는 아드리앵이 약간 다른 방식을 도입하였다. <힘든 일일수록 노동 시간이 줄어든다>는 법칙이었다. 힘든 일을 택한 사람은 하루에 몇 시간만 일을 하면 되었다. p.214



다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을걸. 페스트, 콜레라, 세계 대전, 노예 제도가 있었던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은 최악의 시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모든 세대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고 다음 세대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 어쩌면 결국 상황은 언제나 똑같을지 몰라. 단지 우리 시대는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끔찍하게 생각되는 거지. 그러니까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어. p. 220


"그럼 도대체 당신이 생각하는 용기라는 건 뭐지?"

"남아서 투쟁하는 것."

"이길 가능성이 있을 때 투쟁하는 거야. 지구에 남아 있었더라면 우리는 시련을 겪으며 자멸하는 인류의 모습을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거야."

이브가 입 벽을 깨물었다.

" 끝까지 노력해 보지 않은 건지도 몰라." p.220





실수를 저질러 놓고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게 진실을 확보해 놓고도 흔들리는 것보다 낫지. 회의를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누구도 귀 기울여 듣지 않거든.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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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메이커 2018-01-13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의로 시작된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인간이라면 지니고 태어나는 동물적 본능에 의해 좌절되기 마련,
그러나 그 좌절의 극한은 다시 새로운 문명의 싹이 되나니...해체와 창조를 반복하는
인간의 역사는 과연 진보하는 것인가.. 인간의 의지는 본능을 결코 꺾을 수 없는 것일까?

2018-01-14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4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지 오웰 컬렉션입니다.

펭귄 클래식의 카탈로니아 찬가, 동물농장, 1984는 원서로 가지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영어문장은 쉽고 단순하며 명쾌하기로 유명합니다.

영어 공부를 재밌게 하기에도 좋습니다.


























스탈린 그림이 박힌 을유문화사의 1984년과 

민음사의 카탈로니아 찬가

한겨레 출판의 나는 왜 쓰는가는 번역본입니다.









조지 오웰 평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박홍규 선생의 

'수정의 야인 조지 오웰'은 

표지가 아주 멋집니다. 

내용도 쉽고 체계적으로 

오웰의 삶과 사상을 잘 정리해두었습니다.







이렇게 한 곳에 모아놓고 찍으니 정말 뿌듯합니다.

역시 제 독서는 장서에서 비롯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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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13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데이비드 브룩스가 조지 오웰을 영어로 쓰는 아름다운 작가라고 칭찬했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

프리즘메이커 2018-01-13 14:03   좋아요 0 | URL
영어를 일부러 어렵게 쓰는 지식인들의 속물근성을 맹렬하게 비판하더라고요! 정말 보통사람을 위한다면 쉽게써야한다는 오웰의 지론이 정말 큰 공감을 주었습니다 ㅎㅎ
 






오늘은 여사님의 51번째 생일이다.
오늘 부천은 영하 12도를 기록했다.
그녀는 겨울에 태어난 섬마을의 딸이다.

양력보다는 음력이 좋다고 했다.
그래야 나이를 조금 늦게 먹을 수 있기에.
그러나 셋이 한데 모일 기회가 얼마 남지않았다는
어떤 시급한 강박이 해와 달을 바꿨다.

요즘은 그녀의 지나온 삶보다,
그녀가 포기해왔을 많은 나날들에 연민이 생긴다. 
그녀는 내가 살아온 날만큼이나 나를 지켜봤으나,
나는 이제 절반이 조금 넘게 그녀를 보았을 뿐이다. 
우리 사이에 있는 그 공백의 시간만큼이나,
우리는 서로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가족이라는 것은 원래 그렇다.
이해받지 못한다고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이따금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면 그뿐이다.
이해하지 못하기에 우리는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니까.

모카 케이크와 피자를 좋아하는 오십대 초입의 여성.
오래간만에 만개한 그 함박웃음을 눈에 담아두고 글로 기록하기로 한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아들이.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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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12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

프리즘메이커 2018-01-12 17:31   좋아요 0 | URL
cyrus님 감사드립니다 ㅎㅎ
 
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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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발굴단


         본 코너에서는 제가 읽은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들을 기록합니다.

왜 선정했는지 뭐가 좋았는지에 관한 제 의견이나 코멘트를 따로 덧붙이지 않고,

단순하게 기록에만 집중합니다. 제가 추려낸 부분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쇼코의 미소>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 p24

 

어디로 떠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그렇게 박혀버린 삶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의 맨얼굴을 들여다보는 일은 유쾌하지 않았다. p.28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야기는 내 안에서부터 흐르지 않았고 그래서 작위적이었다. p.33

 

. 그것은 허영심, 공명심, 인정욕구, 복수심 같은 더러운 마음들을 뒤집어쓴 얼룩덜룩한 허울에 불과했다. p.34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걸 사내답지 않다고 여기며 깔보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가끔씩 그런 통제에도 불구하고 비어져나왔던 사랑의 흔적들이 있었다. p.47

 

엄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껍데기만 보고 단죄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치솟을 무렵, 나는 그 사람들 편에 서서 엄마를 바라보지 않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p.48

 

할아버지는 늘 내게 먼저 돌아가신 아빠에 대해서 좋은 말들을 했다. 아주 번듯하게 잘생겨서 사위라고 데리고 다니면 면이 섰다는 이야기, 타고난 이야기꾼이어서 밥상머리에서 늘 웃었다는 이야기, 천성이 다정해서 엄마나 할아버지의 생일을 잊지 않고 작은 선물들을 줬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이었다. pp.52-53

 

 


<씬짜오, 씬짜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투이의 유치한 말과 행동이 속깊은 애들이 쓰는 속임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 것이다. pp.85-86

 

그저, 가끔 말을 들어주는 친구라도 될 일이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곁을 줄 일이었다. 그녀가 내 엄마여서가 아니라 오래 외로웠던 사람이었기에. 이제 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생의 행복과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p.92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속에서 이는 감정을 자제하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는 이모의 얼굴에서 엄마는 이상한 쓸쓸함을 봤다. 막막하고 두렵지만 행복한, 무언가를 간절히 희망하면서도 주저하는 얼굴.

pp.100-101

가죽지갑 하나에도 어쩔 줄 몰라하던 그 어린 여자애를 보면서 엄마는 그에에게 왜 고작 이런 것 하나에 그토록 당황하고 행복해했는지 묻는다. 너는 더 좋은 것들을 누렸어야 했다고, 그럴 자격이 있었다고. pp.102-103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주 조금씩 멀어져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후자다. p.115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의외로 생의 초반에 나타났다. p.115

 

 


<한지와 영주>

 

그는 보복하고 질투하며 분노하는 신은 없다고 생각했고 신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랑뿐이라고 믿었다. 전쟁에서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어떤 짓들을 저질렀는지 알았으면서도 그는 신의 사랑을 믿었다. p.126

 

이십대는 어느 때보다 치열해야 할 시기였고, 여기서 치열함이란 죽기 살기로 빠른 시간 내에 안전한 경력을 쌓는 것을 의미했다. p.128

 

 

 

<먼 곳에서 온 노래>

 

이거 놓으세요.” 미진 선배가 기자 선배의 손을 뿌리쳤다. “학번이 벼슬입니까? 해마다 나타나서 제일 어리고 만만한 여자애 붙잡고서 주정하는 인간도 제 선배입니까? 신경석씨, 민주주의 사랑한다고 하셨어요? 이 작은 집단에서도 자기보다 약한 사람 위에 서야 후련한 사람이 무슨 민주주의 운운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은 차라리 독재가 편할 거야. 인간이 평등하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잖아요, 솔직히. 씨발, 이 더러운 꼴을 꼭 쟤한테까지 보여야 합니까? 전 이제 그러기 싫어요, 싫습니다.” pp.198-199

 

 

 

<미카엘라>

 

여자는 미카엘라가 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생각의 끝에는 나 때문인가라는 일말의 죄책감이 깃들어 있었다. 하긴, 자신은 미카엘라에 대면 너무 처지는 엄마였다. p.221

 

어쩌라는 건가. 아빠, 지금 이 집안을 빈곤 속으로 떨어뜨리는 주범은 세상도 자본도 아니고 아빠 자신이다. () 엄마가 엄마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해서 아빠 같은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거라고. 이건 사랑도 뭣도 아니라 일방적인 착취라고 말이다. p.225

 

여자는 옆에서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노인을 바라봤다. 이 노인은 얼마나 여러 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렸을까. 여자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그런 존경심을 느꼈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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