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와 매 제우미디어 게임 원작 시리즈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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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거기에 게임까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할 소설이다. 환타지 소설을 특별히 찾아읽는 편이 아니고 게임에도 거의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읽었으니 말이다.

요즘 게임은 완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갖추고 있는 게 일반적이라서 게임 산업 분야에서 스토리 작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르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전민희 작가의 이 소설 <전나무와 매> 역시 한 게임회사에서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의 배경으로 선택하여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마치 어릴때 할머니께서 잠자리에서 "옛날에 옛날에" 하고 들려주실때의 그런  느낌으로 시작한다고 하고 싶은데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스케일은 물론 비교가 안된다. 마을 대신 부족이나 나라, 한 세대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 무기, 전쟁, 포로, 노예, 복수 등등 성인 버전의 옛날 이야기라고 비유해도 될까?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관심을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막 비가 그친 밤, 커피와 물 담배, 민트 차와 과자를 파는 기온의 카페에 누더기나 다름없는 망토를 뒤집어 쓴 여자가 들어왔다.

이 여자는 누구? 왜?

마치 미친 여자 같은 차림이지만 아름답고, 비록 누더기가 되어 있을망정 고급의 천, 귀족 문신, 더구나 팔에 아기를 안고 있는 이 여자. 배경 묘사로 길게 시작하는 다른 소설들과는 시작부터 달라서 읽는 사람의 궁금증을 더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여인은 에페리움 왕국의 로안드로스왕의 후궁 에렉티나. 그녀가 안고 있는 아기는 그녀의 아들 진 (본명은 폴리티모스)이다.

다른 한편의 이야기 속에는 키프로사라는 여자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실편백나무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는 이름, 키프로사는 전나무의 성의 늙은 영주 로지아의 손녀이다. 하나 밖에 없는 손녀이건만 어떤 이유로 로지아는 키프로사를 홀대한다. 키프로사가 열심히 돌보고 있는 매는 나중에 키프로사의 과업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렇게 암시하는데서 끝난다.

진과 키프로사의 이야기가 이 책에서는 이렇게 따로따로 진행되지만 후편에 해당하는 다른 책 <상속자들>에서는 이들이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이미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민희 작가의 책을 이제서, 처음으로 읽어보았지만 환타지 소설의 매력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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