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르완다. 나에게 르완다는 <호텔 르완다>로 인해 잔인하게 그럼에도 '휴머니즘'으로 각인되어 있는 나라로 기억된다. 테리 조지 감독, 돈 치들 주연의 이 영화. 솔직히 영화를 찾다가, 제목에서 확 '에로틱'한 느낌이 나 찾아보게 되었다. ㅋㅋ 그래도 명색이 지리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호텔 르완다'는 '르완다'라는 국가보다 '호텔'이라는 명사가 가지고 있는 장소적 성격에 눈이 간 것이다. 의외로 알게된 이 영화 의외로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후투족과 투치족의 잔인한 학살. 선진국들의 위선, 아프리카의 눈물.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그래도 나름 '열정'이라는 것이 많이 있었던 때여서 이 영화를 가지고 세계지리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두번 세번 보면서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아프리카의 '눈물'에 대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내 의도가 관철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나름 아이들이 길지 않은 2시간 동안 영화를 보고, 몇몇 여자아이들은 눈물을 글썽였던 기억이 난다.

포스터 

그 르완다의 여성의원 비율이 세계 1위라고 한다.  좀 의외다. 우리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뭐, 이 나라가 남녀간의 정치적 평등이 뛰어난 나라라기 보다, 여성의원 비율을 쿼터제로 의무화했기 때문이란다.  아무리 쿼터제라 하더라도 그럴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못할게 뭐 있나...

한겨레신문 2011.3.8  르완다, 여성의원 비율 1위…‘쿼터의 힘’  

의회연맹 조사, 43개국서 UN 목표치인 30% 달성
한국, 14.5%로 가봉과 80위…‘여성 지위’와 달라

2010년 말 현재 한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4.5%로 세계 평균치 19.1%에 못미치며 가봉과 함께 80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155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국제의회연맹(IPU)은 7일 이런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세계 평균 여성의원 비율은 2000년 13.1%에서 2005년 16.3%, 2010년 19.1%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였다”면서 ‘작지만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2010년 조사에서는 추가로 10개국 의회가 여성의원 비율 30%를 넘어서면서 유엔이 설정한 30% 목표를 달성한 국가가 43개국으로 늘어났다.

물론 여성의원 비율이 그 사회의 여성 지위를 온전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스웨덴 2위(45%)를 비롯해 아이슬란드·네덜란드·핀란드·노르웨이·벨기에가 5위에서 9위를 기록하는 등 여성의 평등권과 정치참여가 활발한 북유럽국가들은 예상대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르완다가 56.3%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남아공 3위, 모잠비크 10위, 앙골라 11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상위에 기록된 것은 이 지역 남성 중심 사회구조를 생각하면 ‘의외’다. 이는 정당 또는 국회 차원에서 여성의원 할당제를 도입한 때문이다. 르완다는 인종학살의 비극적 내전 이후 2000년대 새 헌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하원 80석 가운데 24석을 여성에게 부여하는 쿼터제를 도입한 이래 최근 몇년 새 여성의원 비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여성의원의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영국 53위, 프랑스 63위, 미국 72위, 일본 96위 등 선진국들이 하위권인 것도 여성의원 비율과 여성의 지위가 꼭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의회연맹은 현재 의회정치에서 여성의 참여를 늘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쿼터’라면서 그나마 이런 제도가 없는 각국 의회의 현실은 여전히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62개국은 여성의원 비율이 10% 미만이었으며,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국은 아예 여성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민주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는 북아프리카·중동 아랍국가들의 경우 여성의원의 비중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95년 4.3%에 불과했던 이 지역의 여성의원 비중은 2009년엔 9.5%로, 2010년엔 11.7%로 더디지만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쿼터’에 의해 가능했다고 의회연맹은 지적했다. 예컨대 바레인의 경우 선출직 여성의원은 1명이지만 쿼터로 인해 상원의 22.5%가 여성의원으로 채워졌다. 사회주의 국가나 사회주의를 경험한 국가들의 경우 쿠바가 43.2%로 4위로 가장 앞섰으나, 중국 55위, 북한 76위, 러시아 84위 등으로 어떤 경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ps : 르완다와 같은 몇몇 아프리카의 예외적인 경우처럼 여성의원 비율이 높다고 그 나라의 민주주의와 여성의 지위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여성의원 및 여성의 정치 참여가 낮은 나라들은 모두 비민주적이며 그 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경제력과 무관하게...우리나라만 봐도 그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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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6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다면서요..
저는 DVD도 사놨으면서 아직도 못 봤어요.
머랄까,, 스트레스도 받고 우울한 뉴스 천지니까 이런 영화는 자꾸 미루게 되더라구요.
보고 나면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받을텐데도...

금주에 꼭 보겠어요.

여성의 지위에 대해서 좀 복잡한 생각이 들어요.
여성 인권주의자 중에 일부는 무척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죠.
저는 화합과 타협의 사회로서, 좀 더 모든 것이 부드럽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저 자신 조차도 그게 어렵더라구요.... ㅠ

햇빛눈물 2011-03-16 11: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우리나라 조차도 흔히들 애기하는 '페미니스트'조차도 잘못된 아니 제가 보기에는 뭔가 이상한 과격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더군요. 과격한 페미니즘도, 군 가산점 부활과 같은 남녀를 다른 존재로 부각시키려는 부류들도 모두 제 맘에는 들지 않습니다. ㅠ.ㅠ

이쁜이 2012-08-1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쿠바같은 나라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여성의원비율이 높으며 1995년도에는 23%였다가 현재는 40%를 조금 웃돌정도로 높다더군요?

햇빛눈물 2012-08-17 11:19   좋아요 0 | URL
이쁜이님 반갑습니다. 우리들이 생각지 못한 나라들(?)에서 오히려 선진적인 시스템의 모습이 현실화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 합니다. 쿠바가 그 예일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