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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나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4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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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되어 학교에 갈일이 있어 다른 엄마들을 볼때면 하나같이 정장을 차려 입고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청바지 차림으로 다녔던 엄마들이 학교에 가는 날이면 옷을 새로 장만하는 경우도 보았다. 위에 걸칠 자켓을 산다든가, 트렌치 코트를 산다던가 하고, 그 중에서 가장 놀랜 건 집에 있는 가방 중 가장 좋은 것을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다른 엄마들에게 기죽지 않으려는 것도 있겠고, 아이 담임 선생님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일 수도 있겠다. 아이가 어릴 경우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너희 엄마 이쁘시다' 라는 말을 듣게 하려고 일수도 있다. 왜냐면 아이들 스스로 늙은 엄마 보다는 젊은 엄마, 이왕이면 얼굴이 예뻐보이는 엄마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만약 부모가 장애인인 경우는 아예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는 게 무엇보다 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예민한 시기에, 자신이 내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인다면 그것처럼 창피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이옥수 작가님의 신작 『파라나』에서 백정호가 그렇다. 훤칠하게 잘생긴 열일곱 살의 백정호는 장애인 부모를 두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무도 아는 아이들이 없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장애인 부모를 둔 학생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동정어린 눈빛을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착한 정호'라는 말이다. 동네사람들은 장애인인 부모의 손을 꼭 잡고 다니는 그에게 모두 착한 정호 라는 말을 한다. 마음속에서는 불꽃이 활활 타오를 정도로 절대 착한 아이가 아니라는 속말을 한다. 그래서 그가 키우는 것도 독을 품고 있는 전갈이다.

 

그런 정호에게 일이 생겼다. 엄마와 아빠를 아는 아이들이 없는 학교로 진학했지만, 수업 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불려오셨다. 숨기고 싶었던 그의 부모를 아이들이 봐버렸다. 그리고 정호에게 효행상을 주겠다고 한다.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상을 거절하지만, 선생님은 겸손으로 알고 그대로 진행했다. 교문에 걸린 플래카드를 찢어버리려고 했으나 그것 또한 여의치 않았다.  

 

 

마음속에서는 불이 타오르는데 착한 아이라며 머리라도 쓰다듬어 줄때 아마 정호처럼 미칠것 같으리라.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착한 아이'라는 말, 부모에 의해 착한 아이가 되어버리고 만 정호는 그 타이틀이 너무도 싫었다. 정호가 원한건 그저 평범함이었던 것 같다. 자기를 왜 낳았느냐고 아버지에게 소리칠때도 평범한 부모를 원했던 게 아니었을까.   

 

정호가 자신의 부모 때문에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때 알게 된 친구 효은을 보자.

정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효은의 집에 가서 보고는 자신보다 더 나쁜 상황인걸 보고 놀랬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다들 고생하고 있는 모습, 쌀이 없어 라면을 끓여먹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릴 줄도 아는 정호였다. 정호에게 건네는 효은의 말에 점점 자신을 제대로 마주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이다.  

 

이제 정호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

자신의 베프와도, 부모에게도, 모든 이들에게도 떳떳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무심코 무거운 짐을 선사하는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며, 그 무거운 짐을 가득안고 살아가는 오늘의 청소년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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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청접대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2
아리카와 히로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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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을 다닐때 여행지에서 처음에 하는 일은 여행안내서가 되는 지도를 구하는 일이다.

예전에 비해 최근엔 여행지의 지도와 안내서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전체면에 그 지역의 지도를 그리고 각 부분마다 관광명소를 표시하고 있어 가까운 거리부터 관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또한 뒷 면에 보면 각각의 명소와 함께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어 그 이해를 돕는다. 또한 지방 특산물이며 음식도 언급되어 있어 찾아가 볼수 있게 한다.

 

여행할때 1박을 하게 되면 대부분 음식물을 준비해 가지만, 점심 정도는 그 지방의 특색있는 음식을 먹게 된다. 또한 여행 떠나기전에는 각시군청의 홈페이지를 이용해 그 지방의 관광지역을 훑어 보게 된다. 요즘은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그에 따라 각 시군청에서도 특색있는 축제를 기획해 지역을 알리고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제는 계절마다 유명한 축제 장소가 생길 정도다. 봄이 되면 광양의 매화마을과 벚꽃 축제 장소로 유명한 진해가 각광 받듯 말이다. 멀리까지 가지 못하게 되면 가까운 곳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이 모두의 지역 관광지를 알리기 위해 각 시군청의 관광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나  『스토리셀러』, 『사랑도감』의 작가 아리카와 히로는 자신의 고향 고치 현의 이야기인 『현청접대과』라는 작품을 썼다.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느낌의 책으로,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 속의 인물에 대해 스스럼없이 공감하게 되는 역량을 가진 작가다. 작가의 작품을 몇 작품 읽었던 느낌이 모두 그랬다.

 

고치 현청의 관광부에 '접대과'가 발족되었다. 관광객을 '접대'하는 마음으로 관광을 부흥시킨다는 취지를 담은 과이다. 물론 그들의 직업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의 특성상 현재를 유지하는게 업무인 만큼 새로운 걸 창조해 내기는 힘들다. 새로운 기획안을 내놔도 윗선까지 가서 허락이 떨어지는 것 또한 힘든 일일수 있다. 이러한 와중에 현의 관광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획안을 내놓으라고 했다. 어찌보면 구태의연한 그들이 과연 고치 현의 관광 발전을 위해 기획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시행하고 있는 '관광홍보대사'를 도입하기로 한다.

우리나라 또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특정 지역의 관광홍보대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내가 홍보대사에게서 받은 느낌은 특별한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아마도 직접적으로 연계되어있는게 없을 수도 있다. 고치 현청의 접대과 직원들도 유명 스포츠 스타나 작가에게 관광홍보대사를 맡아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관광홍보대사 제도를 도입했으나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무료 쿠폰등을 만드는 데만도 몇개월이 걸릴 정도다. 접대과의 가장 젊은 직원인 가케미즈는 관광홍보대사로 선택된 요시카도 교스케라는 한 작가가 기획의 취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이에 요시카도와 가케미즈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접대과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바를 콕콕 찝어가며 고치 현의 관광 발전에 대해 안을 내놓는 걸 보며 가케미즈는 요시카도가 안내해 준 새로운 발상에 대해 깊이 연구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들에게는 관청의 구태의연한 생각보다는 새로운 민간 감각이 필요했다. 그래서 공무원이 아닌 사람으로서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여성 스태프를 구해보라는 말을 듣고 총무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키를 새로운 스태프로 들여 관광 발전에 도움을 받는다. 막힌 생각을 갖는 공무원보다는 민간 감각을 가진 외부인의 감각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지역의 축제 장을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그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을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에서는 그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해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따스한 시선이 내재되어 있었다. 아무리 험한 길이어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을 다니게 되며, 그 지역만의 고유한 느낌이 있는 지역이 좋다. 갈수록 발전된 도시보다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시골의 자연적인 모습에 우리는 안도하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 본 『현청접대과』는 역시나 자신이 나고 자랐던 곳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도 각 시군구청에서는 지역 홈페이지의 관광 안내를 자주 업데이트 할 것이며, 관광지역을 여행하는 이들의 안내서인 여행지도에 대해서도 꾸준히 추가될 것이다. 생각지 못했던 이들의 노고를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여행 안내도 보다 입소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책 속에서 나왔던 것처럼, 방문했던 곳에서의 주민의 사소한 친절이 그 지역으로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 책이다. 소소한 이야기 같지만 로맨스와 일, 그리고 고치 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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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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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신문에서 위안부였던 한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그 분들이 원한 건 '진정한 사과 한 마디' 였다고 했는데, 일본은 그 한 마디를 하지 않고 있다는 기사였다. 그렇다. 현재의 일본은 그들이 행했던 과거사를 왜곡하며 무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독도와 중국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분쟁이 그렇다. 그들은 한국과 중국의 영토를 일본의 영토라며 우기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영토 분쟁에서 한국과 중국이 대처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다. 

우리나라도 독도 분쟁 때문에 노력을 꽤 한다고 보는데, 중국은 일본제품 불매 운동 등 훨씬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이는 각 나라 국민의 특성 차이라고 보는데, 나 또한 일본의 그러한 행태에 대해 열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적극적으로 어떤 행동을 한다던가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한 나를 채찍질 하기라도 하는 듯, 김진명 작가의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으며 울분을 금할 수 없었다. 작가가 십삼년 전에 썼던 작품을 새로 썼다는 건 그만큼 할말이 많다는 것일테다. 또한 작가는 일본국민들에게 이 책을 꼭 읽히고 말겠다고 했다. 그만큼 작가의 의지가 강하는 뜻도 된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울분을 참을 수 없었는데, 많은 일본인들이 읽고 역사적 사실들을 알았으면 좋겠다. 책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일본의 마사코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다루면서 한국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중국의 난징대학살의 내용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황태자비를 납치한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을 빌려, 한국과 중국에게 큰 죄를 져놓고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려는 것을 바로잡으려 했다.

 

어느 날 공연을 보던 황태자비가 동창생들을 만나러 갔다가 납치되었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시청은 비상 검문을 실시하는 등 납치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황태자비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납치범 중 한 명이 중국에서 유학 온 펑더화이라는 게 밝혀졌다. 그후 납치범들로부터 전화 한통이 온다. 두 개의 문서를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황실은 황태자비의 안위가 걸렸는데도 문서의 존재조차 없다며 부인한다. 납치범을 추적할수록 한국의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중국의 난징대학살의 비밀이 드러나게 되는 이야기다.   

 

현재의 한.중.일은 역시 불편한 관계다.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도 그렇고, 과거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 없는 상태여서 더욱 그렇다. 어떻게 보면 김진명 작가는 일본에 대한 도전을 했다. 한국과 중국 동시 출간이 그의 의지를 분명히 해주고 있었다. 또한 십삼 년 전의 원작에 있었던 한국인 납치범 두 명 중 한 명을 중국인으로 개정해 난징대학살의 비밀을 이야기했다. 갈수록 일본이 우경화 되어 가는 것과 역사 왜곡, 영토 분쟁등을 중국과 합세하여 강력 대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가의 바램처럼, 많은 일본인들이 이 책을 읽고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정확하게 알았으면 싶다. 일본의 젊은 친구들이 더 읽어 보았으면 싶고, 자신들의 나라가 어떠한 일들을 했고,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았으면 싶다. 책 속에서 그들의 역사 교과서에 정신대라는 부분이 아예 들어있지 않을 정도로 숨기고 싶은 과거일 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 이게 힘든 일인가.

 

더불어 한국의 어린 친구들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본다.

수능시험에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 되었다. 이처럼 국사는 그 나라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다.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현실에서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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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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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관련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에 방영하는 드라마의 영향때문에 조선 개국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 역사 책 몇 권을 읽었다. 역사를 체계적으로 읽지 않고, 관심가는 부분을 부분적으로 읽다보니 체계적으로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최근에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로 학교를 옮기겠다, 학교에 역사 교과서를 바꿔달라고 문제 제기를 하는 등 한동안 시끄러웠다. 역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도 있겠지만, 역사 교과서 만큼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민음사에서는 전 16권으로 완간될 민음 한국사 시리즈를 펴 내기로 했다. 조선 건국기를 다룬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은 민음 한국사의 첫번째로 만든 작품이다.

 

현재 TV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정도전」의 영향으로 정도전에 관련된 책을 읽고, 조선 개국사에흥미를 갖고 있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 책에서도 이성계를 도와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정도전의 정치 혁명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인물 관계도를 보며 나름의 시각을 갖고 역사를 바라볼수도 있겠다 싶었다.

 

15세기의 조선 개국과정의 배경이나 정도전의 정치 사상과 훗날 태종이 된 이방원의 정치적 이상의 차이 등을 이해하기 쉽게 기술했다. 더불어 관련 사진 자료등과 함께 삽입해 더욱 이해하기 쉽게 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두 장의 지도를 교정하고 합쳐 만든 지도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반도가 실제보다 크게 그려져 있다. 책에서는 위 지도에서 표현한 조선의 크기는 그들이 생각했던 자기 나라의 '문화적 크기'를 짐작하게 해준다고 표현했다. 지도를 보면서 실제 이런 크기를 가졌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으리라 짐작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속의 왕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세종대왕이라고 한다.

세종이 백성을 위한 한글 창제 때문이다. 매년 한글날이 되면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데, 한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때문일 것이다. 한글로 인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게 많다. 한글의 위대함을,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한다. 세종의 뜻에 따라 집현전 학사들이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세종실록」에서도 '친제' 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나 또한 오래전에는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을 만들었고, 세종 대에 만들어 세종이 창제했다고 말했을 것이라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조선사의 15세기에서 조선을 건국했던 태조 이성계와 왕자의 난을 두 번이나 일으켰고, 일찍이 왕에서 물러나 세종에게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줬던 태종의 이야기는 알고 있는 사실이면서도 흥미로웠다. 또한 세종의 업적 또한 우리가 국사 시간에 배웠고, 그동안 TV 드라마로도 자주 방영이 되어, 복습하는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계유정난을 일으켜 세조가 된 수양대군은 또 어떤가. 드라마로, 또한 영화에서도 거론되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아래 그림은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의 꿈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다.

조선 회화사의 최고 걸작인 그림을 보며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안평대군을 떠올리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5세기에 활약한 국가들 및 15세기를 끌고 간 인물들, 처음 나온 물건들을 짧게 거론하며 15세기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한 나라를 세우고 왕조가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격랑이 함께 한다.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고려에서 더이상의 희망을 찾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나라에서 자신의 이상을 펼치고 싶었던 정도전이 이성계와 더불어 나라를 세운 것이 조선이었다. 조선은 500년을 이끌어 나갔다. 주변국의 상황과 함께 조선의 큰 업적들이 수록되어 있어 조선사를 이해하기 쉬웠다.  

 

역사서란 언제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역사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가장 먼저 나온 조선의 15세기를 시작으로 우리 한국사를 제대로 알아갔으면 싶다. 그래서 난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 역사서인데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 때문이다. 역사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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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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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오랜만에 이외수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물론 그의 감성 에세이는 몇 편 읽었지만, 그의 소설을 읽는 건 꽤 오랜만이었다.

그의 통찰력과 위트가 살아있는 글이었다. 소설이 이토록 간결하고도 느낌을 주는 글이라니. 역시 이외수 답다. 그의 트위터에서도 느끼는 바지만,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는 글, 그 만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글이었다.

 

제목을 보시라. 『완전변태』란다. 나는 이 제목의 '완전변태'가 변태적인 사람을 지칭하는 그 변태인줄 알았다. 마음속에 야한 것만이 가득찬 것인지, 내가 느끼는 바는 그랬다. 뭔가 유머스러운 풍자가 섞여 있겠구나.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 '변태'가 아니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태된다는 그 변태였다.

 

사람의 시선이란게 이토록 다르다는게 놀랍다.

물론 일반인과 작가의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책을 읽을수록 책 속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그 감정 때문에 아, 이래서 작가구나. 연륜이 있는 작가의 글이 이토록 맛깔스럽구나, 하고 느꼈다.

 

소설집은 모두 열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태어났을때부터 너는 검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는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가 있다. 노점상을 하는 부모는 그 설움을 견디기 위해 아들에게 무조건 검사가 되라고 했다. 몇 년동안 고시 공부를 해 사법고시에 합격한 날 한 노인을 만나 들은 이야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법관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깨닫는 이야기이다.

 

「청맹과니의 섬」에서는 서울 출신의 교사가 시골에서 유배되다시피 근무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교사는 시골이 싫었다. 어쩔수 없이 시골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주인집 막내아들을 따라 갔던 곳에서 본 수많은 다람쥐, 그리고 자신의 결혼으로 인해 만난 특출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자신 때문에 죽은 남자에 대한 것 때문에 시골을 떠나버렸고, 나중에야, 다른 사람으로 인해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여자의 이야기였다.

 

 

 

꿈 꾸는 자에게 무슨 죄가 있는가 (77페이지)

 

무슨 일 때문에 교도소에 들어간 한 작가의 이야기인 「완전변태(完全變態)」는 이 작품의 표제작이기도 하다. 교도소의 시간은 암갈색이다. 감방마다 시간의 시체들이 유기되어 있다. 죄수들은 자신의 시간들이 죽어서 썩고 있다는 사실을 감옥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냥 깨닫는 게 아니라 절실하게 깨닫는다. (79페이지, 「완전변태(完全變態)」중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나는 꿈을 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있다. 꿈을 꾸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잡혀온 사내, 교도소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새로운 탈피를 준비중이었다.  

 

한때 오래전에 이외수 작가가 대마초 때문에 구속되었었다는 걸 신문 기사로 접했었다. 작가는 그때의 경험을 살렸던 것일까. 작가에게 생기는 모든 일들, 즉 작은 경험들까지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물 또한 허투루 보지 않는 작가들의 습성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을 명석을 찾아 돌아다니는 탐석광(探石狂)의 이야기를 다룬 「해우석(解優石)」, 한 아이가 한 청년에게 일방적으로 매맞고 있는 장소에서의 군중심리를 다룬 「새순」도 있고, 빛깔에 대해서만은 아주 특별한 시감각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이야기「명장(名匠)」, 「파로호」에서는 낚시터에서 외눈박이 노인에게 떡밥 만드는 법을 배우는 한 기자의 이야기가 있다.  예술은 인간의 영혼을 썩지 않게 만드는 최상의 방부제다 라고 시작하는 작품 「유배자」는 무명화가의 이야기를 다루었고, 자신이 재림 예수라고 말한 「흉터」도 만날 수 있었다.

 

마지막 작품 「대지주」를 읽으면서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어하는 쪽으로 믿는다는 것을 느낀 작품이었다. 사기결혼정보업체에서 선보는 직원으로 근무했던 한 여자가 있었다. 몇 년을 일하고 쓰임새가 빠질때쯤 자신이 차려 사기를 치다가  어느 순간 자기도 이제 한 재산을 챙겨보자는 속셈으로 특수작물을 한다는 남자를 만난 여자의 이야기였다.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나이가 들면, 누군가가 어떤 말을 했을때,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말을 했다. 자기식대로 해석하여 말을 한 사람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아들었느냐며 꼭 확인을 해야한다는 우스개소리를 했었다. 「대지주」속 여주인공이 그랬다. 한탕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그에게 다가갔지만, 자기식대로 해석한 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는데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외수 작가의 모든 작품들은 우리의 허를 찔렀다.

때론 유쾌하게 느껴졌고,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쳐진 작품은 우리를 뜨끔하게도 만들었다. 왜 이제야 소설집을 냈는가. 이외수 작가 특유의 감성을 만날 수 있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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