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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학도서 출판그룹 사이언스북스입니다. ^^


사이언스북스에서 제인 구달 신간, 희망의 씨앗』이 출간되었습니다.

얼마 전 방한으로 한국을 뜨겁게 한, '침팬치의 대모' 제인 구달의 신간으로

평소 제인 구달의 환경운동과 전작들을 읽어오신 분이나

자연과 생태계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희망의 씨앗』


우리는 꽃과 나무와 함께 희망을 심는다!



침팬지의 대모,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제인 구달이 만난

지구 식물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지혜의 메시지



‘침팬지들의 대모’로 널리 알려진 제인 구달(Jane Goodall)은 8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쉬지 않고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57년 전 아프리카에 찾아가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던 그녀는, 이제 전 세계의 동식물은 물론이고 그들과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모든 사람들과 교감하는 환경 운동의 전도사가 되었다. 그녀는 그러한 경험들을 모아 인간과 자연이 함께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식생활을 제시했던 『희망의 밥상(Harvest for Hope)』, 여러 이유로 멸종 위기에 놓인 전 세계의 다양한 동물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은 『희망의 자연(Hope for Animals and Their World)』을 저술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가 출간한 『희망의 씨앗(Seeds of Hope)』은 제인 구달이 어린 시절에 성장했던 영국 본머스의 외할머니 댁 정원에서 시작해 9.11 테러의 현장이었던 세계 무역 센터까지 지구 곳곳에서 보고 들은 다양한 식물들의 경이로운 세계를 담았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지구의 여러 식물들이 우리 인간의 삶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책 속의 식물들은 아마존의 열대 우림들처럼 다양한 개발 사업이나, 세계 곳곳의 희귀종 난초들처럼 인간들의 욕심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영국의 큐 왕립 식물원이나 제인 구달이 설립한 환경 보호 단체인 ‘뿌리와 새싹’이 보여 주듯이 인간과 지구가 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주역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단순한 보호와 애호의 대상으로서의 식물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사회 속에서 언제나 함께 살아 숨 쉬는 식물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세계적인 식물 연구가 마이클 폴란은 제인 구달이 동물들에게서 잠시 눈을 돌려 식물에 대한 책을 쓴 것은 “식물들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라면서 그동안 동물에 비해 인간이 공감하기 어려웠던 식물의 세계를 소개할 제인 구달에 대한 큰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제인 구달 박사는 이 책에서 우리와 뗄 수 없는 주식인 쌀과 간식인 초콜릿부터 특별한 선물로 전하는 난초들까지 다양한 식물들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소개하면서, 우리들 역시 그녀가 오래 전부터 몰입했던 식물의 흥미로운 세계에 빠져들도록 인도한다.



***



▶ 『희망의 씨앗』 서평단 모집 상세 내용



하나, 『희망의 씨앗』 서평단 모집 포스팅을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 간단하고 성실하게 적어서 스크랩 링크와 함께 댓글로 올려주시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 2014년 12월 15일(월)부터 12월 21일(일)까지 입니다.


셋, 추첨인원 10명입니다.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인원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넷, 서평단 발표일 2014년 12월 22일 월요일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12월 25일까지 개인정보를 비밀댓글로 적어야합니다.

12월 25일 이후까지 확인이 안되면 선정이 자동취소됩니다.


다섯, 서평기간12월 26일(금)부터 1월 9일(금)까지 15일간입니다.


마지막, 첨된 서평단 분들은 서평기간인 15일간 알라딘 개인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한 후, 『희망의 씨앗』 서평단 발표 포스팅 알라딘 개인 블로그 및 그 외 블로그나 외부 채널 등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최종 서평이 완료됩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서평 및 서평완료 댓글을 작성하지 않을 시,

다음 서평단 모집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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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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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데니스 루헤인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던가. 읽고 싶었던 『살인자들의 섬』을 아직까지도 읽지 못했었는데, 하며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이름을 내 블로그 검색창에 썼다. 그러고보니 있었다. 금주법이 시행되던때의 갱들의 이야기인 『리브 바이 나이트』라는 작품이었다. 술, 여자, 갱단의 이야기. 즉 남자들의 냄새가 자욱하게 밴 작품이었었다. 그래 읽은 적이 있었지. 지독히도 남성적인 소설이라고 느꼈었지. 이번에 읽은 데니스 루헤인의 『더 드롭』또한 남성적인 냄새가 짙게 밴 갱 영화같은 소설이었다. 표지에서부터 곧추세워진 총이 전면에 위치해 있었다.

 

 

며칠 전에 읽고 리뷰를 쓴 김탁환, 이원태의『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에서도 느낀 바지만, 선과 악이 존재할때, 내 스스로 선의 편에 있다고 느끼지만, 책 속에서, 혹은 영화에서 악과 악의 대립이 시작될때면 나나 다른 독자나 영화관객들은 악의 편에 서 있되 주인공의 입장에 서게 된다. 혹시라도 주인공이 죽을까봐, 혹은 더 못된 사람에게 당할까봐 숨죽이며 지켜보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주인공 또한 분명히 나쁜 사람인데도 말이다.

 

『더 드롭』에서의 밥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소설에서처럼 범죄자를 좇는 형사거나, 갱단에게 돈이 털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물론 드롭 바를 사촌 마브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밥에게 복면의 강도들이 돈을 털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됐다. 드롭 바를 운영하는 곳에서 여태 강도들이 없을리가 없었을테고, 과거에 한가락씩 했다는 밥과 마브가 손놓고 털리는 것을 보며 어이없게 털린다 싶었다. 드롭 바를 운영하지만 진짜 주인은 갱단의 우두머리 소유였고, 드롭 바에서 번 돈은 갱단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 와중에 돈까지 털렸으니 이제 마브와 밥은 죽을 위기에 처해졌다.

 

그 며칠 전 밥은 우연히 쓰레기통을 정리하다가 피가 묻은 채 쓰레기통 밑바닥에 있었던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쓰레기통 주인인 나디아에게 개에 대해서 묻고, 그녀의 도움을 받았다. 집으로 개를 데리고 가서 키우기 시작하고 산책을 하다가 개 주인 에릭을 우연히 만났다. 밥의 주변에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에릭이 무척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참이다.

 

 

 

한 때는 남자들의 영화인 갱 영화도 무척 챙겨보았었는데 반해 최근엔 이런 영화를 피하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너무 쉽게 죽이는 게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생각에 잠기게 되는 여운이 있는 영화가 더 좋아서이다. 물론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글이 더 좋은 이유, 최근에 내가 보는 영화와 비슷하다. 『더 드롭』은 톰 하디 주연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의 원작 소설이었고,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이다.

 

 

소설 속 밥을 보면서 사람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갱단에게 순순히 돈을 빼앗기는 걸 보며 그의 심성도 개을 주워온 것처럼 선한 심성을 가졌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소설 초반에 보였던 무력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아닌것처럼 숨기고 있었을 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성당이 없어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던 모습이 다는 아니라고. 사람은 여러가지 모습을 숨기고 있다. 우리도 보여지는 모습이 다가 아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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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누아르 - 범죄의 기원 무블 시리즈 1
김탁환.이원태 지음 / 민음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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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범죄라 하면 법을 어기고 저지른 잘못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내가 직접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의 현상을 우리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혹은 TV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보고 듣는다. 범죄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게 일반적인 우리에게 범죄를 다룬 영화나 책등은 늘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가령 범죄 영화를 보았을때,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때려죽여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지만, 만약 범죄자들이 주인공인 경우 우리는 범죄자의 편이 되어 다치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얼마전에 신문에서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있는 짧은 기사를 접했다. 배우 샤론 테이트를 죽인 희대의 살인마 찰슨 맨슨이 한 젊은 여자와 옥중 결혼식을 올린다는 기사였다. 사진을 보기만 해도 끔찍한 인물이었는데, 이런 인물에 열광하고 결혼까지 한다는 기사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간간히 일어나는 것도 같다. 범죄자가 희화화되어 옥중편지를 보내거나 한다는 기사를 접한 적도 있으니 뭐 할 말은 없다.

 

 

이런 것처럼 영화속에서나 소설속에서 범죄자가 주인공인 경우, 우리는 스스로 그 주인공이 되어 주인공의 이야기에 몰입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목숨을 단칼에 베어도 이 사람은 내가 쫒는 주인공보다 더 나쁜 사람이야,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원. 김탁환 작가의 신작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책 속의 주인공 나용주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그러했다. 작가 김탁환은 연출가 이원태와 함께 영화같은 소설, 소설같은 영화로 이야기를 만드는 '무블' 시리즈를 기획했고,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는 그 첫 번째 소설이다.

 

 

'검을 잡기 전엔 무엇을 하셨는지요?' 라는 질문으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현재는 조선 최고의 검계 중의 검계, 검계 중에서도 대두령이다. 사당패에서 탈을 쓰고 줄타기를 하던 자였다. 우연히 사당패의 꼭두쇠에게 검을 배우고, 그로 인해 마포 검계의 막내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다. 마포 검계의 검계로, 무예별감 소속으로 있다가 호암군의 호위무사로, 다시 마포 검계의 대두령이 되는 이야기이다.

 

 

 

 

검을 잡을때는 탈을 쓰고 줄타기를 하듯 유연하고도 거침이 없이 했고, 호암군의 호위 무사로 있을때 호암군의 생명을 구했다는 이유로 호암군에게서 벗이라는 말을 듣는다. 곧 왕이 될 세자의 이복 형제인 호암군은 어느 누구도 믿을 자가 없었다. 세자 쪽에 있는 사람들은 호암군을 견제했고, 세자의 병세가 완연해지자 그의 목숨까지 노리는 자들이 많았다. 자신의 목숨을 살린 나용주를 호암군은 벗으로서 믿고싶었던 것이다.

 

 

검계의 눈과 귀는 강나루나 저자거리에만 깔린 것이 아니다. 조정이나 왕실 깊숙한 곳까지 낮말과 밤말을 줍는 이들이 숨어들었다. 매수당한 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검계의 일원으로 신분을 바꾸고 잠입한 자도 있었다. (73페이지)

 

 

위 73페이지에 있는 글을 보자니 영화배우 현빈이 주연했던 영화 「역린」이 떠올랐다. 이산을 죽이기 위해 반대파들이 이산 주변 곳곳에 숨겨놓았고, 결국엔 이산을 죽이려고까지 했잖은가. 세자가 갑자기 병사하자 세자로 옹립되었고, 왕이 갑자기 죽자 새로운 왕이 된 호암군의 모습은 어쩌면 영조 이금과도 비슷했다. 노론의 힘으로 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금과 비슷하게 호암군 또한 무수리 출신의 어머니로 을론에게는 지지로, 갑론의 견제를 받으며 왕이 된 모습이 그러했다.

 

책의 제목답게 조선시대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범죄는 있어왔을 것이고, 저자는 범죄의 기원을 조선시대부터 잡았다. 칼을 쥔 자들이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는데도 버젓이 밀주를 하고, 술을 파는 이득을 챙기기 위해 다른 검계와도 싸웠다. 또한 권력있는 자들과 손을 잡아 더 큰 이득을 위해 나쁜 일을 도모하기도 했다. 요즘과 다를 바 없다.

 

 

김탁환 작가의 글 답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영화적인 스토리에 재미있게 읽혔다. 스토리가 흥미롭고,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쉼없이, 아주 즐겁게 읽었다. 결국 선과 악은 종이 한 장의 차이 정도라는 것을 보여주었달까. 무언가 좀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선이라 자부하는데 악을 지지하는 이중적인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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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집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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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때면 여행을 계획한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때부터 가까운 곳이라도 자주 다녀왔기에 잠시동안의 여행은 일상이 되었다. 전에는 아이들과 많이 다녔다면, 최근엔 바쁜 아이들을 빼고 부부끼리만 다녀오는 여행이 잦아졌다. 단 둘이 가는 여행은 심심하기에 여동생네 부부와 혹은 친구네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여행이 훨씬 즐겁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

 

 

여행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산책을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시간이 좋다.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된다. 닫았던 마음을 활짝 열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대에 차있다. 나는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고, 상대방은 이야기 할 준비가 되어있다.

 

여행은 귀한 시간이다. 여행을 함께 한 사람들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여행기간내내 불편함을 느낀다. 어딘가를 갈때도 마음이 맞지 않고, 하물며 여행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은데 음악을 계속 틀어놓는다거나 하면 함께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그러면 다음 여행을 약속하기에 발걸음을 한 발짝 뒤로 뺄지도 모른다. 가족이 함께 여행해도 불편함을 있을수도 있는데, 가족이 아닌 사람과 여행한다는 건 서로에게 조심스러운 일이다. 해야 할 말도 한 번 더 생각해야 하고, 예의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서로를 배려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타인과의 여행에서 챙겨야 할 점이다.

 

 

마크 해던의 『빨간 집』은 어떻게 보면 동화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인터넷 서점에 '빨간 집'이라고 검색해보면 '빨간'을 치면서 부터, 빨간 머리 앤부터 뜨는 것이 이 책은 동화책처럼 읽히겠다 생각했다. 동화같은 빨간 집에서 일어나는 추리소설이려나,,, 나름대로 상상력을 펼쳤다. 막상 읽어보니 두 가족의 8일간의 여행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았다.

 

 

 

 

치매를 앓았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안젤라와 리처드 남매는 자주 왕래하지 않아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리처드는 재혼한 루이자와 루이자의 딸 멜리사와도 친해질 겸 누나인 안젤라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88마일의 기차여행후 도착한 빨간집에서 8일간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남동생과 누나의 가족이 모였지만, 모두들 어색하다. 치매를 앓았던 어머니를 보살폈던 안젤라는 병원비만 주고 어머니를 간호하지 않았던 리처드에 대해 못내 서운했다. 안젤라의 남편 도미니크는 아내와의 결혼 생활이 지겨워 아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열여덟 살 큰아들 알렉스는 사촌간이 되는 멜리사를 훔쳐보고, 데이지는 종교에 빠져 종교 외의 것들은 인정하려들지 않고, 막내 벤지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과연 이들 여덟 명의 가족들이 빨간집에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함께 사는 아이들이 떠나간 뒤 훗날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때 자신의 모습이 늘 혼자라면 이것은 다른 가족, 이를테면 남편과는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일까. 함께 살고 있지만,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 사이, 미래의 삶에서 배우자는 없는 삶을 상상한다는 것. 나이 들수록 부부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데, 이런 부부들을 보면 조금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불협화음을 이루는 여덟 가족들이 한 공간에서 지내는 일이 쉽지 않다. 남매는 지나간 기억들, 아픈 기억들을 꺼냈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품고 있었던 고민들을 이야기하며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갔다. 때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행동도, 특별한 공간에서는 이해할 일도 생긴다. 대화를 나무며 그동안 마음을 왜 꼭 닫고 있었는지,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질문을 삼켰는지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마음을 터놓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출발할때는 어색한 사이였지만,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조금씩 꺼낸뒤에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나.

 

한 사람의 시점으로만 되어 있는 글은 상대방의 마음이 몹시 궁금한 법인데, 마크 해던은 이 책에서 모두 각자의 시점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썼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상대방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달까. 위기속에 있는 가족들, 그럼에도 여행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었을 거라 생각되며, 이들 두 가족의 모습이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도 닮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여동생네와 겨울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조금씩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적응하는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저 좋은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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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맨과 우렁각시
송여희 지음 / 청어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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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송여희 작가의 『십년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풋풋함에서 우러나오는 로맨스를 기대했었다. 어렸을 때의 친구가 커서 자기들도 모르게 사랑하고 있었음을 나중에야 느끼는 그 풋풋한 로맨스를 즐기는 터다. 어렸을 때 만난 사람들은 서로에게 첫사랑일테고, 오랜시간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처음 책의 제목만 보고서는 셔터맨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약국 셔터를 닫는 사람? 아니면 한약방 셔터를 열고 내리는 사람? 이런 식으로 상상을 했다. 우렁각시라 하면 아무도 모르게 각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건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내심 궁금했다.

 

 

일단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의 첫 느낌은 『은행나무에 걸린 장자』를 떠올리게 했다. 아흔아홉 칸의 고택, 종갓집의 손자가 주인공이니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아 내심 두근거렸다. 『은행나무에 걸린 장자』에서 남자 주인공 임위는 얼마나 진중했던가. 한문학자이니 더욱 그러했겠지만. 『셔터맨과 우렁각시』에서의 남자 주인공 김휴는 임위와 비교할 바가 못된다. 어릴때부터 장난끼 많은 건 둘째치고라도 여자주인공 향목을 못살게 굴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갔으면 공부나 열심히 하고 돌아오지,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 그것도 스무 살도 안된 나이에 돌아왔다. 어릴때부터 백향목을 위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외국에서 돌아와서도 껄렁거리는 동네 친구들과 허송세월을 보내는 주인공 되시겠다.

 

무슨 남자 주인공이 이래? 라는 심정이었다. 멋진 구석도 없는 것 같고, 배움도 짧고, 하고 다니는 품새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고. 한약방을 하신 할아버지 김습의 손자라는 점 하나가 그나마 좀 봐준달까. 여자주인공 향목은 김습 할아버지가 탐낼만한 손자며느리였으며 향목이 가진 재능이 휴에 비해 아까웠다. 향목을 휴에게 주기 싫은 심정이었다.

 

 

 

 

 

이 책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로맨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 소년과 소녀의 성장담이라고 해야 더 맞겠다. 누군가 좋아하게 되면 느끼는 설렘, 두근거림들이 약했다. 대신 이 소설은 조그맣고 막힌 시골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다루었다. 물론 향목이 태어날때부터 김습 어르신의 베품을 받았다고 하지만, 자기 능력이 출중한데도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어렸을적의 빚을 갚겠다고 제사때마다 일해주는 사람들은 드물것이다. 그런 모습이 답답했지만, 오랜시간동안 조그만 시골에서 살아왔다면 이런 일들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현재는 이런 일들이 드물 것이기에 향목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향목이처럼 공부도 잘하고 한의대에 합격한 재원이 집에서 아이나 기른다고 생각하니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로맨스 소설에 비해 책이 좀 심심하다고 느꼈다. 내가 소년 소녀의 성장담이라고 한 이유와 같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이 작가의 할머니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조금 각색하여 소설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약간은 답답하고 소신껏 말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향목이 우리보다 더 옛날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린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이십 대 중반쯤 다시 만났으면 이 소설의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더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김습 어르신의 욕심은 알겠지만, 휴와 향목이 결혼을 너무 빨리 해버렸단 말이지. 김습 할아버지는 욕심도 많으시지. 어디 휴를 향목이에게 대셨을까. 물론 철없던 휴가 점점 마음을 다잡고 오로지 향목만을 바라보았던 것은 마음에 들었다. 어린 신랑 신부의 행동들에 아흔아홉 칸 집이 들썩들썩했겠다. 로맨스 면에서 약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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