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
신정순 지음 / 비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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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국은 꿈과 희망의 땅이었다. 그러다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세탁소나 수퍼마켓, 접시 닦는 일을 하며 지낸다는 이야기에 이민에 대한 생각들이 모두 우리의 판타지 였음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꿈꾸는 이민이었다가 그래도 내 나라가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달까.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제도와 정치는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기 때문일까. 필요에 의해 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삶이 모두다 행복하지는 않으리라.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화려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몇이라는 걸 우리는 이제 안다.

 

외국에서의 생활 중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간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언어적인 문제가 클 것이고, 경제적인 문제 혹은 이민 2세들은 인종간의 편견과 갈등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그곳의 생활을 청산하지 않는 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다른 면들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삶을 버리지 못하듯, 생활의 터전을 이루고 사는 삶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에서처럼 신정순의 소설들은 꿈을 향한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을 말하는 글이다. 현재는 아프고 상처투성이의 삶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소설에서 보여지는 이민자로서의 삶은 아파보였다. 미국인들보다는 오히려 같은 한국인에게서 상처받는 경우가 많았고, 꿈을 찾아 떠난 곳에서 제대로 된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총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영주권 때문에 아이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몇개월간 들어간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림랜드」와 멕시코계 남편인 산체스의 사고로 백만 달러의 보험금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여자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폭우」이란 소설이 있다. 쌍둥이 오빠의 모든 운을 빼앗았다는 것 때문에 엄마로부터 차별을 받다 엄마의 죽음앞에 마주해 화해하기 되는 이야기  「선택」, 한센병에 걸려 사라진, 친형 보다 가까운 형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그가 걸어왔던 삶의 자취와 신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는 신학생의 이야기  「살아나는 박제」 그리고 인디언 보호구역의 '태양의 눈'을 바라보며 아픈 마음을 치유하게 되었다는 한 남자를 가이드했던 이야기  「나바호의 노래」가 있다.

 

 

 

 

왜, 발목을 잡는 덫이란 게 있잖아요.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해지지 않는 그런 운명 같은 거요. 여기 온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운명의 덫에 걸려 여기 온 것 같아요. 안 그래요? (40페이지,  「드림랜드」 중에서)

 

 

 

다섯 편의 소설의 주인공 모두에게서 소설 속에서 나타난 그들에게서 아픔과 상처를 보았다. 하지만 아픔만 간직하고 있는 건 아니다. 감옥 안에서 백인 남편을 총으로 쏘아 죽인 한국인 여자를 만나 자신의 삶을 좀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겠다고 마음 먹고 '드림랜드'라 불리지만 언제 흑인들이 총을 들고 침입해 들어올지도 모른 곳에서 불안하지만 그 삶에 도전하는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두려움은 늘 우리 주변에 내재하는 것. 두려움을 이기고 새로운 삶에 대해 도전하다보면 자존감은 살아나기 마련이리라.

 

이미 가졌을 때 느끼는 기쁨보다 가지게 될 거라고 희망하고 있을 때 기쁨이 더 크잖아요. 제게 있어서 미국은 그러니까 ..... 희망, 그래도. 아직 가지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가지게 될 거라는 희망을 주는 곳이에요. (110~111페이지,  「선택」 중에서)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미래에 고요한 적막만 가득하다면 금새 삶을 포기해버릴지도 모른다. 현재는 힘들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에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희망마저 없다면 그 삶은 견디기 힘든 상처고 고통이다. 여전히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육성으로 듣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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