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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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즘의 원조 사드 후작의 적자라고 불리는 이가 조르주 바타유라는 사실을 그의 작품 『눈 이야기』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조르주 바타유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접한 것 같은데, 정작 그의 작품을 읽은 적은 처음이다. 일단 '금기와 위반의 문학'이라는 문장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금기외 위반을 사랑하므로. 또한 에로티슴의 거장이라고 하니 얼마나 흥미 돋는 일인가. 이 작품은 그의 자전적 첫 소설이며, '로드 오슈'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에로티슴을 말하는 문제작이다.

 

영화 「스물」에서 가장 핫했던 게 김우빈이 말한 대사였다. '니 엉덩이에 내 OO OOO 싶어'라는 말이었다. 차마 여기에 적나라하게 쓰지는 못하겠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지만 영화속에서 솔직하게 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스물 즈음의 청춘들에게 있을만한 일들을 영화로 나타냈었는데 꽤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최근에는 솔직하게 말하는 작품들이 인기를 끈다. 저런 대사가 쓰였던 영화 「스물」이 15세 이상가였는데, 더한 작품도 문학이라는 이름을 쓰면 예술 작품이 되는게 일반적이다.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는 미셀 푸코 등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라고 한다. 이 작품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꽤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너무도 적나라하고 어떻게 보면 폭력적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었으니까.

 

 

열여섯 살의 소년에게 여자 친구는 성적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해변에 위치한 별장에서 소년과 시몬은 성에 탐닉하게 된다. 시몬은 주로 엉덩이를 사용하는데 그 처음이 우유가 담긴 접시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몬과 소년은 오르가슴을 느끼게 된다. 이들의 성적 유희는 별장에서부터 벼랑이 내려다 보이는 숲속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엉덩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혹은 시몬의 친구 마르셀이 보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극이 되었다. 

 

특히 시몬은 엉덩이에 탐닉하게 되는데, 우유가 담긴 접시에서부터, 변기안의 물, 그들의 몸안에서 나오는 오줌에 이르기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시몬은 엉덩이로 달걀을 깨는 신공을 보이기도 한다. 이 장면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그 상황을 그려보는데, 잘 상상이 되지 않아 혼자서 빙긋이 웃기도 했었다. 쾌락을 위해서 상대방에 보는 앞에서 오줌을 누는가 하면, 시몬이 특히 좋아했던 건 마르셀과 함께 하는 경우였다. 마르셀과 몇몇의 소년소녀들이 함께 모여 난교 파티를 하게 되는데, 마르셀은 매우 순진한 아이였고, 장롱 속에 숨어 극도의 오르가슴을 느낀후 충격을 받아서인지 정신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시몬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마르셀이 입원해 있던 병원을 찾아가기도 하는데, 끝내 마르셀은 목을 메고 말았다. 시몬과 소년은 에드먼드 경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는데, 스페인에서 투우 경기를 보는 장면은 투우 경기의 장면도 에로티슴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투우사의 깃발 아래의 빈 공간, 투우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죽은 황소의 그것을 구워서 먹는 것. 여기에서 황소의 그것은 달걀 모양과도 비슷했다. 시몬이 엉덩이로 달걀을 깨트리는 이유가 황소의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식이다. 또한 고해 신부실의 신부를 농락하고 그를 오르가슴으로 인도해 눈알을 파는 장면은 극한으로 치닫는 것 같았다.

 

 

목을 메 자살하는 사람들이 마지막 죽을 때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다. 작품 속에서 시몬, 에드먼드 경과 함께 신부의 목을 조르며 그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장면을 보고는 이들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달걀과 황소의 그것, 눈(안구)에 이르기까지 타원형의 물건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엇을까. 남자의 성기? 아니면 오르가슴의 어떤 한 부분? 정신 착란을 일으킬만큼 성에 탐닉하다보면 그들의 끝이란 과연 있을까. 그들에게 남은 건 죽음 뿐일까.

 

에로티슴은 영화와 문학계에서 늘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놓고 왈가왈부하게 되는데 그 작품이 미치는 영향과는 달리 작품으로만 보면 된다. 때로 금기의 문학 만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없다. 그를 이렇게까지 성에 대한 탐닉으로 이어졌던게 부모와의 관계때문은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며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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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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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1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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