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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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엔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부터 번호표를 빼고 기다리는 식당이 있다. 추어탕을 하는 집인데, 이 식당의 특성은 만약 3~4명의 손님이 왔을 때 그 테이블용 밥을 직접 압력밥솥에 해서 김이 풀풀나는 밥을 퍼 주고, 눌은 밥은 누룽지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물론 추어탕 국물은 시골에서 엄마들이 해준 것처럼 진한 맛이다. 그 식당은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나갈 때마다 식당 바깥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나의 견해를 밝히자면, 국물은 무척 진하지만 나랑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말만 건넬 뿐이다.

 

추어탕을 하는 그 집은 사람들이 어떤 맛을 원하는지 제대로 깨우치고 그걸 담아낸 집이다. 물론 그 식당 사장님이 처가의 추어탕 노하우를 배워왔다는 걸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추어탕이 맛있게 하는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지 제대로 짚었다는 게 답이다.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김유진의 『장사는 전략이다』의 다음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전략을 앞세운 장사에 대해서 논했다면 이 책은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가게의 특성을 알리는데 있어 짧은 문장 보다는 긴 문장이 더 효과적이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가게로 들어와서 구매에까지 이르게 되는가를 말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커피 전문점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고, 최근에 관심이 가는 가게는 브런치 카페다. 간단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브런치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인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 그 곳의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분위기가 먼저고 맛은 두 번째라는 것. 아마 남자들은 여자들의 요구에 의해 방문하는 것인지 남성들보다 여성들의 수가 많은 건 그 때문인 것 같다.

 

그곳의 식당 메뉴를 보면 저자의 말처럼 음식 이름이 상세하게 적혀져 있다. 예를 들면 쇠고기와 어떤 소스와 열대 과일 등을 곁들인 스테이크 라든지, 과일과 리코타 치즈가 들어 있는 샐러드 식이다.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자세히 알 수 있고 그에 따른 맛을 예감하게 만든다.

 

저자는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 맛보다 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맛은 그냥 미味가 아닌 향미香味'라고 말이다.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건 대부분 후각이 판단한다고 말이다.  

 

 

 

위의 사진을 보라. 세탁소에서 옷을 맡기고 찾아갈 때 씌워주는 1회용 비닐과 철 지난 옷을 보관할 때 쓰는 비닐 커버다.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 집안에 있는 비닐 커버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진이 찍힌 장소는 식당이다.  물론 삼겹살을 파는 식당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삼겹살을 먹고나면 외투나 머리카락에 삼겹살 냄새가 밴다. 그래서 삼겹살을 먹으러 갈 때는 냄새가 배지 않게 외투를 둥글게 말아서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집은 삼겹살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이걸 제공하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깔끔하지 않는가. 손님들이 마음놓고 삼겹살을 먹는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물론 이 건은 저자가 직접 삼겹살 집에 가서 옷 보관할 때의 문제점을 보고 하나의 팁을 주었다. 이러한 세세한 점까지 업주들에게 조언을 해주니 장사하는 사람들이 신이라 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에서 인기있는 커피 판매점이 스타벅스다. 진한 커피를 좋아해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동네엔 아직 없어 제대로 그 맛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서 히트 친 이유가 아주 작은 거에 관심을 기울였던 게 아닌가 싶다. 회원 제도를 도입해 텀블러를 가져온 사람에게는 음료에서 300원을 할인해 주거나 별 쿠폰을 줘 다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벚꽃피는 봄이면 계절에 맞는 굿즈를 판매해 사람들의 호기심과 구매욕구를 일으킨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스타벅스를 긴장하게 하는 업체가 생겼으니 커피계의 애플, 블루보틀이다. 이곳은 핸드드립을 내세웠다. 나 또한 핸드드립을 해주는 곳이라면 꼭 한 번 찾아가 마셔보곤 하는데, 이 곳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커피를 건네주고 마무리 할 때까지 등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것이 블루보틀의 특색이다. 우리나라에 직영점을 내는 곳이 생긴다고 하니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우린 음식을 통해 추억을 먹는다. 그런데 생활환경이 바뀌다 보니 생선을 굽는 게 만만치 않아졌다. 두 번만 구웠다가는 반상회에서 요주의 인물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다들 눈치 보며 먹거나 아예 집밥에서 제외시켜버린다. (196페이지)

 

 

저는 이 문장을 통해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음식을 파는 집들이 불황에 강하다고 표현한다. 나 같은 경우는 아직 집에서 생선을 굽지만, 한 겨울에 생선을 구울라치면 냄새때문에 몹시 곤란하긴 하다. 이런 사람들을 의식해 주변에 생선을 구워주는 집이 생겼는데 굉장히 인기라고 한다. 친구도 퇴근하면서 구워갔는데 꽤 먹을만 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음식점의 풍경을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어서 메모해놨다. 지나가며 설명만 들었던 곳인데 그 맛이 궁금해졌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분명 이유가 있다. 주말 이른 점심을 먹으러 친구와 함께 갔던 식당은 고기 맛은 좋았으나 식당의 집기가 꽤 오래 되고 불편한 감이 없잖았으나 식당으로 이어진 온실 때문에 무척 기분이 좋아 다음에 가족과 함께 오고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필요하다.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그 집의 분위기에 따라서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되기도 한다는 거다.

 

결국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장사가 잘 되기도 하고 망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 책이었다. 장사를 하고 계신 분들 혹은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보면 더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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