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고양이



한 남자가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고양이 하나 주세요



그런 건 없습니다




담뱃값 있어요
담뱃갑 없어요




남자는 손가락으로 나이값을 세었다
하나 둘 셋 스물




갑갑하네
갑질이네





흰 굴뚝은 연기를 내뿜고
남자는 피식 웃었다
꼬랑지만 남은 몸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쌍팔년도 호돌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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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에 관하여

사람을 만나서 사랑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일까, 사랑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일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오래된 물음과 유사한 듯 하지만 내 생각은 전자나 후자나 본질은 같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눈이 내리는 풍경을 보고 나타샤를 떠올리는게 논리적 순서에 맞겠다. 백석은 그러나 내가 나타샤를 사랑했기 때문에 오늘밤도 이렇게 눈이 푹푹 나리고
당나귀도 응앙응앙 울 것이라고 시침을 뗀다. 

"사랑이 하고 싶어서 나 만난거 아냐?"
"아냐 너 아니었음 독신으로 살려구 했어."

앞으로는 사랑이 일어나서 너를 만났다고 당당하게 말해도 되지 않을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일어남' 과 '사람을 만남'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병렬적인 사건의 발생이다.

짧은 글을 지어 보았다.

‪#‎순서‬

-순서-

사람을 만났다
사랑을 만났다

닭을 보았다
달걀을 보았다

비가 내렸다
슬펐다

눈이 내렸다
기뻤다

떠났다
가난했다

울었다
웃었다

양산을 썼다
우산을 썼다

남자와 여자
배와 항구

하늘과

밀고
당김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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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화해




뭍이 파도를 보내면 섬은 

안다





떠는 손





섬이 바람을 보내면 뭍은

안다




 

부은 눈  





사내들은 섬으로

처녀들은 뭍으로





뭍을

섬을





여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여름으로 




겨울을

여름을





서쪽은 동쪽으로

동쪽은 서쪽으로 





동쪽을

서쪽을





안다 

안는다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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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신청!

좋!아!요!


#대화신청



갑돌이 : "국가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네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가만 있으면

돈이 나오냐, 노력을 해!!"






계순이 :  "넌 태어나기를 3루에서 태어났는데 자기는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갑돌이 : "메모는 기억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이래. 좋은 말을 해주면 

좀 적어라!!" 






계순이 : "가장 중요한 결정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 모르냐? 

나는 안하기로 했다."





갑돌이: "그렇게 꾸물거리다간 아무것도 못해. 열심히 노력을 하라구! 네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뿐이야."






계순이 :"우기에는 모기도 많단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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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복어


독을 삼켰다

독은 낯을 가려 삼켜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과 삼키고 얼굴이 퍼런 사람을 줄 세우고

죽기 살기 틈을 따라 흐르고 퍼졌다






시장바닥에서 복어를 손질하는 과부에게 추파를 던지는 

건달은 복어 속의 독을 따질 뿐 아낙의 독을 보지 못했다

과부는 몇 해 배가 불러 독을 낳았다







과부는 독을 뿜어 냈다

독은 흩어져 씨앗이 되고 독은 독을 먹고 자랐다

과부는 졸지 않으려 밤새 동네를 싸돌아다녔지만

해독을 모르는 복어의 눈만 반짝거렸던 기억이 난다






기억은 꽹과리에 징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밤을 새워 돌길을 싸돌아다니다 과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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