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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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댓글부대, 은행나무


1. 잘 알려진 2012년 대선당시 국정원에 의한 여론조작 의혹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설. 표현의 자유라는 가면을 쓴 세력과 그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하부조직과 대중들의 관계를 실감나게 그렸다. 특히 기자의 녹취록 형식으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나가기 때문에 디테일과 현장감이 돋보였다.



개인적인 관심을 끈 부분은 ‘찻탓캇’이라는 취재원이 ‘사실과 진실’에 관해 말한 부분.



- 찻탓캇: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희가 나름대로 사전조사를 했어요. 저희가 올린 글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실존인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슷한 사연이 있는 사람은 여러 명 있었어요. 나인쓰레드픽처스가 그전에 영화를 찍고 제대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영화스태프들 처우가 열악한 것도 사실이고요. 삼궁은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이라고. 36쪽



고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떠올랐다. 수형자 중에 일제시대와 6.25. 같은 굵직한 사건을 겪은 노인은 신입이 들어올 때마다 자기의 스토리를 각색하여 들려준다. 같은 방 식구들은 반복해서 그 얘기를 들었기에 거의 외울 정도다. 노인의 스토리는 회가 거듭할수록 변형되고 가공되었다. 신영복 선생은 실제 그 노인이 겪은 일들이 ‘사실’이라면 가공된 기억은 ‘진실’이 아닐까, 생각했다. ‘소망과 반성이 있는 진실’이 그 노인의 삶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소설이 ‘사실’보다는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누가 무슨 죄로 처벌받았고 지금도 유사한 사건들(댓글조작, 가짜뉴스 등)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과 사태를 해석할 수 있는 눈으로 사실을 발굴하고 진실에 접근하고 다다르는 일이 소설을 비롯한 예술의 목적 중 하나다.



* 메모




“요즘 정치 하는 친구들은 그걸 몰라. 경제가 사회 분위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야. 사회 분위기가 경제를 결정하는 거야. 집단의 힘, 군중의 마음!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품게 되면, 주변이 다 잿더미고 쓰레기산이어도 상관없어. 인간은 강한 거야. (···)” 147쪽



‘- 목차 -



제1장 선전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시간 민중의 맥박 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맥박이 뛰는지 듣는 것이다.
제2장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제3장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제4장 피에 굶주리고 복수에 목마른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한없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제5장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낙관적 전망을 심어줘야 한다
제6장 선전은 창조와 생산적 상상력에 관련된 문제이다.
제7장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제8장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제9장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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