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 문학동네시인선 100 기념 티저 시집 문학동네 시인선 100
황유원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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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고독사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전담부서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무연사(고독사의 한 종류로 시신을 인수할 사람조차 없는 죽음) 방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를 겸하고 있다.



고독사와 외로움이 부재와 결핍의 문제라면 시인들은 이 고독과 외로움을 자양분으로 시를 쓴다. 바꿔 말하면 시인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기다리는 '기다림' 장관이다. '기다림'은 부재와 결핍의 기다림이다. 내면을 고독과 외로움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책을 읽고, 여행을 가고, 사람을 만난다.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고비용 저효율의 작업만을 골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나도 기다린다. 직업인으로서, 가장으로서, 자식으로서, 친구로서 나아가 이 이 우주를 이루는 작은 사물로서의 존재를 잊고 나의 존재 자체가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그 순간 한 줄 쓸 수 있다. 그 한 줄이 그리움으로, 기쁨으로, 슬픔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기다림은 매번 실패할 수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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