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 페미니스트가 말하는 남성, 남성성, 그리고 사랑
벨 훅스 지음, 이순영 옮김, 김고연주 / 책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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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법원 조직은 사기업에 비해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 초반에 남성에 대한 군가산점제가 폐지되면서 여성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에 합격했다. 최근 몇 년동안 남녀 비율은 거의 비슷해졌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도 장려하는 추세이고, 휴가와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남자공무원들의 육아휴직도 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5급 이상의 관리자 직군에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추세로 볼 때 15년에서 20년 정도 지나면 상당수 여성이 관리직군에 편입되면 조직문화가 또 변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시간만 지나면 양성평등은 저절로 이루어지는가? 가장 보수적인 조직은 결국 사회적인 분위기와 구성원의 의식변화에 영향을 받아 정책을 사후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남성인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가부장적 남성성'(미국의 '제국주의 백인우월주의 자본주의 가부장제'와는 조금 의미는 다르겠지만)을 버리고 '온전함(intergrity)'와 상호성과 성평등성을 고양하는데 답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듯,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이론이 아니다. '페미니스트 남성성'을 갖춘 남성성을 갖추면 성장과정부터 지금까지 남자들에게 금기시 되어 온 것들, 예를 들어 울음을 터뜨리거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대중 앞에서 표현하는 것 등을 비롯해 보다 적극적인 인간으로 재사회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들도 피해자 프레임이 아니라, 여성은 남성들(아버지, 남편, 아들, 친구)과 함께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므로 남성들의 감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기도 하며 이에 적극 동의한다.



두려움과 강압은 사랑과 공존할 수 없다. 분노 대신 사랑으로 망가진 관계의 울타리를 세우면 상실과 강박으로부터 우리 모두 온전함과 안전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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