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바이블 - 작가라면 알아야 할 이야기 창작 완벽 가이드
대니얼 조슈아 루빈 지음, 이한이 옮김 / 블랙피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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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서비스나 넷플릿스·왓챠 같은 OTT가 인기 폭발이다굳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오늘날처럼 많은 스토리가 소비된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사람들은 모바일로 신문과 책을 읽고드라마와 영화를 본다또한 태블릿 PC로 유튜브나 웹툰을 보고게임을 즐기거나 팟캐스트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듯 최근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자신만의 콘텐츠가 있으면 어디서나 각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스토리를 멋지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핵심은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에 있다플롯과 캐릭터를 개성 있게 설정하고작품의 배경을 고민하고대화를 만들고자신이 하고자 하는 주제를 풀어내어 독자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이때 이 책의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저자 조슈아 루빈은 뉴욕주립대학교 퍼체이스 칼리지에서 극작 연구로 학사 학위를예일대학교에서 극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현재 작가지망생을 교육하고 컨설팅하는 글쓰기 스튜디오 스토리27’을 운영하고 있다.

 

책은 그녀가 소설영화연극·드라마게임노래 등에서 스토리텔링이 훌륭하다고 평


가받는 120여 편의 작품을 분석하고 필승의 창작 원칙 27가지를 제시한다자신이 설립한 스튜디어 이름도 여기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27가지의 원칙. 27은 3의 세제곱이다완벽한 형체를 상징한다저자는 27가지 원칙을 다시 3개 파트로 나눈다. 1부는 플롯의 기본 원칙’, 2부는 등장인물의 기본 원칙’ 그리고 3부는 배경대화주제의 기본 원칙이다.

 

각 원칙에 소개되는 작품의 면면은 목차를 참고하자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재미도 재미지만 이한이 번역 작가의 솜씨가 능준해서 읽는 맛이 훨씬 좋다. 27이라는 숫자에 깃든 마성처럼 책은 매혹적이다.

 

저자는 각 작품에서 배워야 할 원칙들을 짚어주고이와 관련한 연습문제와 보충수업까지 제시한다마치 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것처럼 밀도 있게 구성했다. ‘연습문제는 논리 파악이나 국어 공부에도 안성맞춤이다.

 

우선 자신의 호기심이 와 닿는 곳부터 펼쳐 읽어도 좋다건건이 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저자의 재치 넘치는 글쓰기 해법은 누구에게나 나도 한번?’ 하는 마음을 샘솟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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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 하고 싹 배우는 유튜브 & 영상 편집 - 큰 그림과 큰 글씨로 눈이 편하게! 쓱싹 시리즈 8
김혜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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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튜브 100퍼센트 활용하기와 같다.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검색하고, 다운로드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이 동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이 녹록지 않다. 동영상을 찍는 것이야 스마트폰으로 해도 되겠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편집하고 유튜브에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 대한 해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으로 유튜브 사용 및 채널 운영을 위한 기초를 쉽게 배울 수 있다.

 


프리미어 프로 같은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은 배우기도 어렵거니와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책은 전 과정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작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은이 김혜진 작가는 현재 티지정보기술원 책임강사이며 교재개발팀장이다. 그녀는 대전인재개발원을 비롯해서 여러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정보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책은 글자가 큼지막하고 그림 자료도 풍부해서 배우고 따라하기 쉽다. 어린이와 어르신 독자들까지 배려한 것이다.

 


책은 다음과 같이 20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01 유튜브 알아보기

02 유튜브에 로그인하고 구석구석 살펴보기

03 동영상 시청 방법 알아보기

04 유튜브 영상 검색 방법 알아보기

05 저작권에 대해 알아보고 무료 이미지 및 음원 다운받기

06 무료 음악 다운로드 방법 알아보기

07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컴퓨터로 옮기기-안드로이드

08 유튜브 채널 아트 이미지 제작하기

09 유튜브 채널 만들어서 시작하기

10 PC에서 내 채널에 동영상 올리기

11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검색하기

12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설치 및 동영상 편집하기

13 곰믹스 동영상에 자막 및 음원 삽입하기

14 스마트폰 앱으로 동영상 제작하기

15 내 작업을 영상으로 녹화하기

16 내 컴퓨터에 유튜브 영상 저장하기

17 유튜브 스튜디오로 내 영상 관리하기

18 유튜브 스튜디오로 재생목록 만들고 편집하기

19 동영상 댓글 관리하기

20 유튜브 동영상 및 채널 공유하기

 

여기서 01~06장과 11장 그리고 16~19장 등 11개 챕터는 유튜브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찾고 저장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어 동영상을 찍고(7·14·15), 편집하고(12·13), 유튜브에 올리는(10·20) 법을 설명한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려면 채널을 만들고, 메인 화면을 구성해야 한다(8·9).

 


이때 활용되는 무료 프로그램이나 앱은 다음과 같다.


1. 곰믹스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자막·음원을 넣는다.

2. 미리캔버스 : 채널 아트 이미지를 쉽고 빠르게 제작한다.

3. 센드애니웨이(앱) :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컴퓨터로 옮긴다.

4. 오캠 : 컴퓨터로 작업하는 화면을 녹화하여 영상으로 저장한다.

5. 클립다운 : 컴퓨터에 유튜브 영상을 저장한다.

6. 키네마스터(앱) :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에 효과를 주거나 자막을 넣는다.



미리캔버스를 이용하면 저작권이 무료인 음원이나 영상을 활용하여 나만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유튜브 시청자가 영상을 검색하고 들어와 처음 접하는 채널 아트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법과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방법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곰믹스를 사용하면 음악과 재미있는 효과, 자막을 넣어 직접 영상을 제작해 볼 수 있다. ‘키네마스터 앱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영상 전환 효과 및 자막 삽입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렇듯 저자는 자신이 영상을 찍고 편집하거나 꾸미는 방법은 물론, 유튜브에 올린 영상과 방문자가 쓴 댓글을 관리하고, 영상을 블로그나 SNS에 공유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더욱이 챕터 별로 예제가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으로 유튜브와 영상 편집을 쓱 하고 싹 배우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올리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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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웨어 데이터 과학 : 공격 탐지 및 원인 규명
Joshua Saxe.Hillary Sanders 지음, 전인표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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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상에도 인질극이 벌어진다. 바로 랜섬웨어다. 랜섬웨어는 시스템 화면이나 파일을 암호화해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한다. 이때 복구를 위한 암호 해독키를 보내줄테니 거액의 돈을 내라고 요구한다. 이때 인질은 주로 데이터다.

 

은행을 생각해 보자. 중앙 서버에는 고객 정보와 예출금, 대출금과 이자 납부 현황 등이 방대하게 저장돼 있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해 보자. 홍길동 씨가 찾아와 예금을 내달라고 한다. 은행 측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돈을 내줄 수 없다. 은행은 잠시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악당들은 이 점을 노리는 것이다.

 

랜섬웨어를 비롯해서 악의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실행프로그램을 멀웨어(malware)’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멀웨어는 컴퓨터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하는 모든 악성 코드를 말한다. 여기서 ‘mal-’악성의’, ‘나쁜뜻을 지닌 접두어다. 가령 악성 종양은 ‘malignant tumor’라고 한다. 영화 말레피센트(Maleficent)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악녀 말레피센트를 주인공으로 했다.

 

멀웨어 배포 방식은 피싱이 대표적이다. 이메일이나 문자로 전송된 첨부 파일이나 URL을 클릭하면 악성 코드가 깔리는 방식이다. 광고 배너를 클릭하거나 감염된 USB를 통해서도 전파된다.



이제 창과 방패, 훔치는 자와 지키는 자의 싸움이 시작된다. 훔치는 자가 악성 코드를 뿌린다면 지키는 자는 데이터 과학 알고리즘으로 맞선다. 데이터 과학은 통계, 수학, 데이터 시각화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알고리즘 도구들을 말한다. 여기에는 머신러닝, 데이터 마이닝과 데이터 시각화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다.

 

데이터 과학이 사이버 보안에 관건이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보안은 데이터가 전부다. 보안 전문가들은 파일, 로그, 네트워크 패킷 등 아티팩트의 형태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이버 위협을 탐지한다. 즉 멀웨어를 사전에 탐지하고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

 

둘째, 인터넷 상의 사이버 공격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이버 보안의 데이터 과학이 중요해졌다. 멀웨어는 최근 2008년 약 100만 개에서 20121억 개로 늘어나더니 20187억 개 이상이 되었다.

 

셋째 데이터 과학은 근 10년간 보안 산업 분야에서 기술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AI, 자율주행, 드론 같은 분야에서 데이터 보안은 핵심이다.



책은 크게 12장으로 구성됐다.

 

1장 기본 정적 멀웨어 분석

멀웨어 파일들을 판별하고 이들이 컴퓨터에서 어떻게 악의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지 알아내기 위한 정적 분석 기법을 다룬다.

 

2장 기본 정적 분석을 넘어 - x86 디스어셈블리

x86 어셈블리 언어와 멀웨어의 디스어셈블 및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법에 대한 개요를 설명한다.

 

3장 동적 분석 개요

동적 분석에 대해 논의하면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섹션을 마무리하며, 통제된 횐경에서 멀웨어를 실행하여 행동양식을 학습한다.

 

4장 멀웨어 네트워크를 이용한 캠페인 공격 식별

멀웨어 프로그램이 호출하는 호스트 이름과 같은 공유 속성을 기반으로 멀웨어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5장 공유 코드 분석

멀웨어 샘플의 공유 코드 관계를 식별하고 시각화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6장 머신러닝 기반 멀웨어 탐지기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7장 멀웨어 탐지 시스템 평가

최선의 접근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통계 매소드들을 사용하여 머신러닝 시스템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8장 머신러닝 탐지기 만들기

머신러닝 시스템 구축에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 머신러닝 도구를 소개하고 사용법을 알아본다.

 

9장 멀웨어 트렌드 시각화

악성적인 공격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파이썬을 사용하여 멀웨어 위협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과 보안 데이터를 분석할 때 일상적인 워크플로우에 데이터 시각화를 통합하는 방법을 다룬다.

 

10장 딥러닝 기초

딥러닝의 기초가 되는 기본 개념을 다룬다.

 

11장 케라스를 활용한 신경망 멀웨어 탐지기 만들기

오픈 소스 툴을 사용하여 파이썬에 딥러닝 기반 멀웨어 탐지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12장 데이터 과학자 되기

데이터 과학자가 되기 위한 다양한 경로와 실무에 도움이 되는 소양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부록 편에서 책에 나온 데이터셋과 도구의 구현을 설명한다.


이 책은 멀웨어의 알고리즘을 분석하여 데이터 보안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다룬다. 멀웨어 데이터 과학을 이해한다면 네트워크 공격 탐지, 피싱 이메일 또는 의심스러운 해커 행동 등 여타 보안 영역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과학의 프로파일링이 아닐 수 없다.

책의 주 독자층은 컴퓨터 보안에 데이터 과학을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이나 거의 전문가 수준의 매니아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 독자들도 읽을 수는 있겠으나, 데이터 과학 보다는 보안과 메소드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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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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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후 8년 만에 새로운 화두, ‘공정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능력주의의 폭정: 과연 무엇이 공동선을 만드나?)’로 지난 9월 출간됐다.

 

현재 공정이라는 말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가 아닐 수 없다. 가령 기업은 공정 채용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고, 정치권에선 공정 경제관련 법안으로 떠들썩하다.

 

책에서 샌델 교수는 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노력한 대로 받는다는 능력주의 이상이 허구라고, ‘공정함은 곧 정의라는 통념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그러고 보면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비되는 것처럼 이미 사람들은 스타트 선상에서부터 각자 다른 조건에서 시작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이나 교육을 많이 받은 집안에서 자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계층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갖기 마련이다. 이는 곧 부의 세습이요, 자본의 대물림이다.

 

여기서 우리는 능력주의적 경쟁에서 비롯된 불평등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봉착한다. ‘그렇다라고 답변한다면 당신은 능력주의 옹호론자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지점에서 경주를 시작하느냐 그리고 훈련, 교육, 영양 등등 똑같이 접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코로나19 시대 강남 엄마들은 신이 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선행 학습과 고액 과외를 맘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다 보니 학력 격차도 점점 심해지는 모양이다.

 

샌델 교수는 특유의 문답과 예시로 독자들을 논리의 향연으로 이끄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신간 역시 그가 펼치는 논리 전개는 스스로 생각하기, 스스로 실천하기에 이르는 소크라테스식 해법이 주된 방식이다. 이제 교수와 함께 능력주의와 관련한 철학과 윤리 문제를 살펴보기도 하자.

 

책은 20193월 미국에서 터진 대형 입시 스캔들로 시작한다.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은 자녀를 명문대에 넣기 위해 입시 부정에 가담했다. 윌리엄 싱어라는 브로커는 학부모들에게 거액을 건네받아 SAT 답안지를 조작하거나 가짜 체육특기생을 만들어냈다. 그는 무려 8년간 250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지난 11월 한국에서도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에게 입시 컨설팅 명목으로 거액을 받고 고교 성적증명서 등 서류를 조작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 스캔들은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분노는 단지 특권층 부모들이 불법적 수단으로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켰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누가 앞서가고 있으며, 그것이 왜 허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만들어냈다. 샌델 교수가 이번 책에 착안하게 된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노력과 재능 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미국인의 믿음은 더 이상 사실과 맞지 않는다. 기회 균등에 대한 담론이 과거와 같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라 볼 수 있다. (중략)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을 돕는 방안으로는 무마될 수 없다. 사다리 자체가 점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51

 

지만 현실은 어떤가? 샌델 교수는 1980년부터 하버드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쳐오면서 해가 지남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이 바뀌는 것은 없는지 살펴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에 따르면 199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현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성공은 자신의 덕이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따라 얻은 것이라는 신념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 자체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능력주의는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주는 가혹한 현실이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에 따르면 능력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견 불일치는 공정성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성공과 실패 또는 승리와 패배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도, 그리고 자신보다 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승리자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도 문제다.

 

저자는 오늘날 민주사회의 정치 담론 중심에 있는 자유시장 자유주의복지국가 자유주의를 비교 분석한다. 이에 따르면 두 사상 모두 성공관에 있어 능력주의와 구별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능력을 정의의 기반으로 삼는 일에 반대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적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경제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부 노력에 반대하면서 자유시장이 각자에게 걸맞은 보상을 해준다고 보았다. 또한 소득이나 부의 재분배를 반대하기 위하여 시장은 능력에 대한 보상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와 반대로 롤스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며 계층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완전히 보상해 주는 체제라 해도 정의로운 사회로 부르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재능의 차이는 계층의 차이 만큼이나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우연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부자는 돈을 벌 만한 자격이 있어서 번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해 재분배를 옹호했다하이에크와 롤스 모두 경제적 보상이 개인의 자격에 근거하면 안 된다고 봤다. 이처럼 두 사람은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것을 가져야 한다는 능력주의 신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샌델 교수의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능력주의자들이 초래하기 쉬운 오만과 굴욕에 벗어나 공동선을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을 주된 비판 대상으로 삼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좌파 엘리트들의 능력주의적 태도와 기술관료적 통치가 세계화에서 낙오된 패자들을 제대로 품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능력주의의 폭정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 원한 것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통한 분배적 정의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존중인데 그것을 미처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파고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이 제시하는 대안은 일의 존엄성회복이다.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교수가 전제하는 것은 시장의 성과는 각자가 공동선에 기여한 것의 참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논리를 뒤엎는 것이다. 시장의 낙인에서 벗어나 우리가 공동선에 진정으로 가치 있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의 일환이다.

 

일의 존엄성을 회복함으로써 우리는 능력의 시대가 풀어버린 사회적 연대의 끈을 다시 매도록 해야 한다.” - 343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 바람직한 공정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샌델 교수는 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태도로 연대하며, 일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곳이든 일정 능력은 필요로 하는 법. 다만 능력을 극대화되어야 할 이상으로 보기보다 일정 관문을 넘을 수 있는 조건으로만 보는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어떤 기준을 정해놓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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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 무로이 야스오가 알려주는 그리다
무로이 야스오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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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애니메이터 무로이 야스오(室井康雄) 씨는 20192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영진닷컴)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저자는 일본 중앙대학 졸업 후 스튜디오 지브리에 입사했다. 퇴사 후 나루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등의 작품을 거쳐, 전뇌 코일의 여러 회에 참가했다. 현재 애니메이션 학원을 설립하여 원생을 지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돼 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번 신간은 저자가 20년간의 그림 인생을 바탕으로 입문자부터 취미생활, 나아가 프로 지망생까지 두루 참고하기 좋은 그림 그리는 방법을 담았다.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아닐지는 재능과 센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 하면 충분히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은 기술입니다. 그림에 대해 가진 많은 사람이 오해를 푸는 것도 이 책의 목적입니다.” - 머리말에서

 

 

책은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연습 방법과 관찰력을 키우는 방법, 창작 의욕을 유지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유용한 팁이 마련돼 있다. 마지막에는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이 6장으로 구성됐다.

1장 그리는 일이 좋아진다
2장 더 잘 그려보자
3장 모작/데생
4장 다양한 방법과 성장법
5장 프로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
6장 그리는 법을 삶의 방식에 활용한다

저자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잘 살펴야 꾸준히 그려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흉내내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찾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거나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것은 긴 항해와 같습니다. 때로는 칭찬받고, 때로는 무시당하고, 무엇이 나의 그림인지조차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면, 평생 창작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항(길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장소)’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잃었다면 초기 충동으로 돌아가세요.” - 18

 

책은 이처럼 그림 그리는 기법에 대한 팁 말고도 그림 그리는 자세와 도전 정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렇지 않은가, 무엇을 하든 강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철학이 중요하다.   

 

 

내 생각에 그림 그리는 일은 글 쓰는 것과 많이 닮았다. 가령 “‘주관만이 아니라 객관성을 가지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76)거나,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릴 수 있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보면서 그려야 한다”(100)는 대목 등이 그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그림에 관심을 두는지 여부를 떠나서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염두에 두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안겨준다.

 

본문은 왼쪽 면에 설명이 나오고, 오른쪽 면에 그림 그리는 노하우가 사례로 소개된다. 사례 그림의 난이도는 조금 높아서 입문 과정을 익히고 난 다음 보면 더 좋겠다. 저자가 운영하는 애니매이션 학원을 위한 교재로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작년 이 책을 준비할 때 학원에서 배출한 애니메이터는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즐거운 인생을 보내려면 우선 해야 할 일은 즐겁게 사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삶의 자세를 가능한 범위에서 모방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키우는 방법도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동경하는 영웅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과 실제 인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제가 그려도 될까요?’가 아니라 나는 그리는 일이 좋다!’, ‘인생이 즐겁다!!’하고 당당화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 맺음말에서

 

한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김재훈 번역 작가가 우리말로 옮겨 읽기에 더 없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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