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최종장 마리아주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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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주(mariage)'는 결혼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그리고 그 단어는 요리와 와인의 조합을 이야기할 때에도 쓰인다. 영어 '매리지(marriage)'와 철자도 거의 똑같다.

 

『신의 물방울』, 아기 타다시가 쓰고, 오키모토 슈가 그린 만화는 국내 2005년 11월 처음 소개된 이래 2014년 12월까지 무려 9년간 44권으로 완결되었다. 이 만화는 국내 와인 열풍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결국 12사도를 둘러싼 칸자키 시즈쿠와 토미네 잇세와의 대결은 6:6 무승부로 끝났다.

 

한편『신의 물방울』인기에 힘입어 2007년 11월 여성 소믈리에 이야기를 다룬『소믈리에르』가 나왔다.스위스 아동시설에서 일하던 이츠키 카나는 독지가 '존 스미스'의 요청으로 도쿄로 건너와 레스토랑 '에스푸아르(희망)'에서 일을 시작한다. 한때 천재로 불렸던 소믈리에 카타세 죠와 함께 와인이 곁들인 스토리를 잔잔하게 펼쳐보인다. 어딘가 키다리 아저씨와 스토리라인이 비슷하다. 이 만화는 2013년 11월 21권으로 종결되었다. 『소믈리에르』가 절판된 데 비해 『신의 물방울』은 아직도 그 인기가 여전하다.

 

 

『마리아주: 신의 물방울 최종장』은 『신의 물방울』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후 칸자키 시즈쿠가 와인과 어울리는 최상의 요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2018년 6월 시리즈가 국내에서 시작됐다.

 

시즈쿠는 우연히 서양식 선술집 '마마미야'에 들어갔다가 주인의 요리 솜씨에 반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한다. 가게 맞은 편에 들어선 프랜차이즈 '로마네야'는 마마미야를 인수하려고 혈안이다. 시즈쿠는 마마미야의 요리에 어울리는 최상의 와인을 손님에게 내놓으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정성을 기울인다. 마침내 마마미야가 승리, 거꾸로 로마네야를 인수해 2호점을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즈쿠는 '신의 물방울' 기사단에 불려간다. 그 자리에 토미네 잇세도 있엇다. 로베르 선생은 12사도가 무승부로 끝났기 때문에 칸자키 유타카(시즈쿠의 아버지)가 남긴 유언이 완성되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새로운 제안을 던진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지" 1권은 이렇게 끝나고, 2권부터 미션 대결이 시작된다.

 

 

이번 작품에도 와인들이 대거 소개된다. 단 와인과 궁합이 맞는 요리를 곁들여야 한다는 것이 장점? 단점? ^^

2018년 11월 현재 한글 번역본은 4권까지 나왔다. 일본에선 10월말 14권이 간행됐다.『마리아주』가 나올 때 아기 타다시와 오키모토 슈 콤비의 또 다른 작품 『괴도 르 뱅』도 출간됐다. 이 만화는 유명하거나 희귀한 와인을 훔쳐 오는 수수께끼의 괴도 집단 르 뱅에 관한 이야기다. 2권으로 종결되는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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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그린 법정 실화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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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품은 타인을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정체성을 되찾는 이야기다. 저자 알렉산드리아와 가해자 리키가 어릴 때 받은 학대의 이야기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그녀는 열두 살때까지도 침대에 오줌을 쌌다. 침대가 축축하게 젖으면 누구도 자신을 찾아오고 싶어 하지 않을 테니까. 할아버지는 자신을 무릎 위에 앉히고 입을 맞추고 몸을 만졌다. 쌍동이 오빠 앤디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이 글을 시작할 무렵 나는 비디오테이프에서 본 남자 때문에 내가 글을 쓰게 됐다고 생각했다. 리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서 나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나는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로렐라이 때문에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리처드가 모텔 방으로 가서 여동생과 포옹한 날, 리키가 수갑을 찬 채 끌려 나가던 그날 오후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로렐라이는 리키에 의해 살해된 제레미의 엄마였다. 그녀는 재판정에서 리키가 사형 선고를 받을 때 재판정에 가지 않았다. 대신 길 건너 모텔 방에 앉아서 기다렸다. 오빠 리처드가 그녀에게 재판 결과를 알려주었다. 다 끝났어. 10년 뒤 리키의 재판이 다시 열렸을 때 로렐라이는 배심원들에게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아이가 질렀을 단말마의 비명이 제 귀에 쟁쟁합니다만, 마찬가지로 저는, 리키 랭글리가 도와달라고 외치는 비명 또한 귀에 들립니다."

 

제레미의 엄마는 리키를 살리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알렉산드리아는 할아버지가 자신과 여동생을 5년간 성추행한 사실을 떠올렸다. 로렐라이는 왜 그런 걸까?  "나는 이해하고 싶었다. 이해해야만 했다."

렉산드리아는 리키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도 어릴 때 받은 아동 학대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가 제레미를 죽이게 된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이 책은 리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법정 증거와 알렉산드리아가 찾은 자료를 소설 형식으로 써내려간 세미 픽션이다.

 

저자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레즈네비치(Alexandria Marzano-Lesnevich)

 

리키 아버지 알시드는 어느 날 운전 중에 교각 받침대를 들이받았다. 앞 유리가 깨지면서 아들 오스카의 목이 잘렸고, 막내 딸 비키가 죽었다. 딸 셋은 살아남았다. 엄마 베시는 밖으로 튕겨나가 골반이 박살났다. 베시는 향후 30년 동안 오른쪽 다리만 서른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다리를 절단했다. 사고 후 베시는 발목부터 가슴 팎 위까지 석고를 한 채 누워 있어야 했다. 그사이 거짓말 같이 아이가 생겨 제왕절개로 분만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리키였다.

리키는 오스카의 미소와 목소리를 타고 났다. 알시드와 베시는 억누를 수 없는 슬픔과 분노에 빠져 흐느낄 때가 많았다. 리키는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꾸었다.

 

아버지가 남자아이의 머리를 안고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 리키처럼 갈색 머리에 리키처럼 짙은 눈동자, 목이 잘린 주변으로 동그렇게 피가 흘러 있었다. 리키는 알았다. 남자 아이가 자기처럼 다섯 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남자 아이는 고개를 돌리더니 갈색 눈을 뜨고서 리키를 빤히 쳐다보고 웃었다.   

 

어느 날 오후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리키는 엄마에게 그 남자아이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엄마는 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형 이야기를 해 주었다. 리키는 죽은 형이 자기 옆구리를 찌르는 기사와 같은 존재여서 자기는 형을 없애고 싶어했다. 그리고 아홉 살이나 열살 때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추행하기 시작했다.

루스 이모를 찾아간 리키는 자살을 시도한다. 다행히 낌새를 알아챈 이모가 발견했다. "나는 어린 남자애를 좋아해요." 그가 말했다. "안 그러려고 무척 애를 써도 그래요, 성적으로요."

리키는 아버지와 외삼촌에게 맞으면서 자랐다. 리키는 아버지는 포기해도 외삼촌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회복지사가 리키에게 누가 양육했냐고 물었을 때, 그는 외삼촌과 외숙모라고 답했다.

 

원제는 「The Fact of a Body」. 어릴 때 받은 성추행으로 몸에 새겨진 아픈 기억들. 언뜻 토르디스 엘바와 톰 스트레인저가 함께 쓴 『용서의 나라』 느낌도 난다. 타인을, 그것도 남자 아이를 학대한 가해자를 온전히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알렉산드리아는 평온한 감정의 톤을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잔잔하게 묘사한다. 가해자 리키에 대해 배심원과 법정은 사형을 선고했지만, 과연 리키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이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한편 알렉산드리아의 성 마르자노-레즈네비치(Marzano-Lesnevich)는 어머니의 성에서 딴 것이다. 표지에 있는 성에 '-'가 있어야 한다. '마르자노'가 중간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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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문학 

나는 왜 특정 브랜드에 끌리는가? 
감각 자극을 통해 잠재력을 깨워라! 
무의식의 욕망을 창의력으로 바꾸는 ‘취향의 인문학’ 


“소비에 앞서 정체성을, 과시에 앞서 나다움을!”

 

우리는 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와 질 들뢰즈에 따르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잠재력은 감각이 자극받을 때 능력으로 현실화된다. 현대 사회에서 브랜드는 감각을 자극하는 ‘메시지’다. 특정 브랜드가 대체 어떤 지점에서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지 살피다 보면, 나의 무의식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게 된다. 결국 브랜드 취향은 나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창의력을 깨우는 하나의 키워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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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국어 입말 패턴 - 한 마디를 해도 중국인처럼 진짜 중국어
문광일 지음 / 시사중국어사(시사에듀케이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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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방학 때부터 중국어 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다(학교에서는 독일어를 배웠다). 지금도 취미 삼아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서든 취미로 하든 좋은 강사와 교재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막바로 통하는 생생한 중국어는 만나기 어렵다.

 

국 사람들은 우리가 중국어를 아무리 오래 공부했어도 말 한마디에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챈다. 김당 작가가 쓴 공작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우리 정보요원이 대만 시찰단에 섞여 중국 정보당국을 방문했다가 금방 발각됐다. 중국식 뉘앙스가 어눌해서 의심을 받던 차에 식사 때 수저를 사용하면서 들통났다. 중국인들은 주로 공기를 들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데 우리 요원만 수저로 떠먹었던 것이다.

책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스텝1은 중국인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알고 보면 너무 쉬운 10개의 패턴이 나온다. 스텝2는 대화가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현지인처럼 사용할 수 있는 30개의 패턴이 소개된다. 스텝3은 중국인의 대화에 반드시 등장하는 20개의 어법을 설명한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STEP 1 입말 패턴 10

- 1 我看…… 내가 볼 때 / 내 생각에

- 2 你说…… 네가 생각하기에 / 네가 볼 때

- 3 我估计…… 내 예상에는 / 내 추측에는

- 4 我跟你说(我告诉你)…… 잘 들어 봐

- 5 你知道吗그런데 말이야 / 그거 알아?

- 6 ……行吗~할 수 있니?

- 7 ……好不好~거든?

- 8 你这个人呢…… 너는 말이야

- 9 ……~잖아!

- 10 ……~하면 되잖아! / ~해 버려!

 

STEP 2 입말 패턴 Upgrade 30

- 1 那我就…… 그럼 난.

- 2 你们这儿…… 여기는 / 이곳은

- 3 你怎么能…… 너는 어떻게 ~할 수 있어?

- 4 你真是个…… 넌 정말 ~이다

- 5 一点儿都不…… 조금도 ~하지 않다

- 6 到时候…… 그때가 되어서 / 그때가 되면

- 7 怎么这么…… 어떻게 이렇게

- 8 实在是…… 정말로 ~이다

- 9 必须得…… 반드시 ~해야 한다

- 10 的名字叫~의 이름은 ~라고 해

- 11 本来想…… 원래 ~하고 싶었다

- 12 本来就应该…… 당연히 ~해야 한다

- 13 又不是…… ~도 아니잖아

- 14 我就在外面…… 나는 밖에서

- 15 我还是觉得…… 그래도 내 생각에는

- 16 我还得…… 나는 그래도() ~해야 한다

- 17 没什么好……~할 것 하나도 없다

- 18 对我来说…… 내 입장에서 말하면

- 19 你的意思是…… (그러니까) 네 말은

- 20 无论怎么样…… 어쨌든 / 무슨 일이 있어도

- 21 ……不就得了吗~하면 되는 거 아니야?

- 22 哪儿来的…… 어디서 온(생긴) /

- 23 是不是有点儿…… 약간 ~하지 않아?

- 24 又不是不知道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 25 要学会……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26 我有点儿好奇…… 나 궁금한 게 있는데

- 27 别再跟…… 다시는 ~에게 ~하지 마라 / 이제 그만해라

- 28 也不迟…… ~해도 늦지 않다

- 29 这就等于…… 이건 ~라는 뜻이다

- 30 可倒好 오히려 / 정반대로

 

STEP 3 스킬 어법 20

- 1 대명사 怎么

- 2 부사

- 3 부사

- 4 대명사 我们咱们人家

- 5 认为VS以为合适VS适合不一定VS说不定

- 6 이합동사(离合动词)

- 7 동량사 & 차용 동량사

- 8 조사

- 9 조사

- 10 전치사

- 11 전치사

- 12 특수구문

- 13 특수구문

- 14 특수구문没有 겸어문

- 15 특수구문비교문

- 16 특수구문……강조구문

- 17 접속사 只要只有无论

- 18 보어결과보어(结果补语)

- 19 보어방향보어(趋向补语)

- 20 보어가능보어(可能补语)

 

우리가 교재에서 배운 중국어는 비록 문법상 오류는 없을지라도 현지인들이 배운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어 일상 회화 역시 쉽고 간결한 회화체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령 정말이야?”의 경우 真的吗?”(zhēndema)를 쓰면 한국인 티가 팍팍 나는 표현이란다. 대신 真的假的?”(zhēndejiǎde)를 더 많이 사용한다. 네이버 중국어사전에서 정말?”을 찾아보면 真的吗?”가 주로 나오니, “真的假的?”라는 표현이 얼마나 생생한지 잘 알 수 있겠다. 더욱 단호하게 사실 여부를 묻고 싶다면 确定吗”(quèdìngma)를 사용한다.

저자 문광일 교수는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에서 외국인 교수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대외경제무역대에는 조카가 다니고 있어 내게 친숙한 곳이다. 중국이 G2로 올라오면서 세계 각지에서 유학생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기숙사를 제공한다. 졸업생들은 매킨지나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유수 컨설팅업체에 진출한다.

 

 

 

 

책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베이징에 유학 중이며 현지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혜선, 혜선에게 첫눈에 반해 혜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샤오캉, 혜선과 샤오캉의 절친이자 두 사람의 큐피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나나. 세 사람은 좌충우돌 청춘 이야기를 통해 실생활 회화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저자는 베이징 현지에서 전 세계 중국어 학습자에게 10여년 강의한 노하우를 그대로 수록했다. 특히 충격코너를 통해 어색한 표현들을 고치면서 진짜 중국어 말하기에 도움을 주는 회화와 어법을 알려준다.

각 패턴에 삽입된 QR코드를 찍으면 저자가 강의하는 유튜브 동영상(13분 내외)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어 좋다. 한 꼭지가 끝나면 자동으로 이어지니 매번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된다.

 

저자 직강 유튜브 동영상의 한 장면

 

책에는 중국 현지에서 자주 쓰는 간결하고 생생한 표현들이 한아름이다. 나는 好不好?”(~거든?) 같은 표현이 좋았다. 원래 해석은 좋아, 안 좋아?”이지만 됐거든~?”이라는 토라진 어감으로 쓰인다. 가령 用不着你帮忙, 我自己也何以好不好?”(네 도움 필요 없어. 나도 혼자 할 수 있거든?)하는 표현은 새로웠다. 중국어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잘 활용해야 하는 이합동사(离合动词)에 대한 설명에는 밑줄 쫙~. 말미에 책에 나오는 주요 표현을 복습할 수 있도록 별지로 묶어 놨다. 이 부분만 떼서 갖고 다니며 공부해도 좋겠다.

이 책에는 중국어 입문자들이 보기에 어려운 단어와 표현이 많다. 적어도 초급 과정을 마스터한 다음 볼 것을 권해 드린다.

나의 경우 독학하면 특히 사성 발음이 어려운데, MP3나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발음도 교정할 수 있어 좋았다. 중국 현지에서 잘 쓰는 표현법을 익히다 보니 중국인과 만나 얼른 써먹고 싶어진다. 이 책으로 반복 연습해서 중국 현지에서 바로 터질 수 있는 중국어 회화를 배워 보자!

 

*바로가기 : MP3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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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 사용 설명서
황해수 지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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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해수 씨는 27세의 청년이다. 철도공무원 아버지, 행정공무원 작은아버지, 소방공무원 삼촌을 두고 어려서부터 공무원의 안정된 삶을 지켜보며 자랐다.

그는 부모의 기대에 못 이겨 취업을 목표로 무작정 입학했던 대학교는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4개월 만에 나왔다. 스티브 잡스도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대학교를 중도에서 그만두지 않았던가.

저자는 ‘진짜 나’를 알기 위해 ‘획일화된 정답’에 길들여진 현실을 박차고 나왔다. 그가 택한 방법은 두 가지다. ‘새로운 일’과 ‘여행’이다. 두 가지 공통점은 매뉴얼이 없는 낯선 곳에서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삶에는 수많은 매뉴얼이 있다. 하지만 매뉴얼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 더 많이 맞닥뜨리게 된다. 매뉴얼에 나오지 않는 것에서 진정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24쪽)

 

그는 스펙을 쌓아 대학을 나오고 취직을 하는 대신 오직 ‘알바’라는 한 우물만 파며 10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살았다.

첫 알바는 17세 때 친구의 권유로 알게된 고깃집에서 서빙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탓에 손님대하는 일이 서툴러 2주일 만에 잘렸다. 그 다음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그릴 일을 맡았다. 다행히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아 훨씬 수월했다. 이렇게 해서 저자는 약 10년간 27가지의 알바를 해왔다.

이 책은 저자가 알바를 하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뭘 해야 하지?’에 대한 저자의 깨달음을 전해준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저자는 공장 건설현장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이성복 시인의 시 「그날」의 마지막 문장을 인용한다. 당시 다른 업체의 창고에서 사다리를 훔쳐와 우리 업체의 물건으로 만든 일이 있었다. 이렇듯 불법과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죄책감은커녕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난 그가 인용한 이성복 시인의 「그날」 전문(全文)을 찾아 읽었다. 시를 읽고 나서야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체득할 수 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일곱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시에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驛前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날 아버지는 未收金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愛人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 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 占 치는 노인과 便桶의
다정함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市內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 「그날」 이성복 시인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한 아파트단지에서 단열시공 알바를 할 때였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공정에서 작업을 생략하거나 대충 마무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자고 말한다. "일의 성과와 완성도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달라진다. 업체의 인지도, 가격, 장비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

 

혹자는 20대 후반까지 알바를 전전하는 그에게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입장은 당당하다.

 

“난 땀 흘리며 당당하게 일해 왔고, 남의 시선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남들 보기엔 초라한 인생일지 몰라도, 누구보다 나에게 떳떳하기 때문에 자랑스럽다.

정답만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는 ‘무모한 도전’을 한 끝에, 이제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아가는 중이다. 대체 나는 누구인지,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조금이라고 쓸모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잘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부지런히 꿈을 꾸면서 실행하는 중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가 알바를 통해 배운 세상은 어떠했을까? “세상은 교과서로 배운 것처럼 원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아직까지도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앞섰다.”  그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한수도 있다. “청년들에게 왜 땀을 흘리는 노동을 싫어하냐고 비판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노동자들을 대했는지를 생각해봐라.”

 

알바라는 비정규직은 한국 자본주의에서 최하위 층위에 위치한 노동 형태다. 새 정부가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이유도 알바 비정규직을 비롯해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겠다.

‘진짜 나’를 알기 위해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 하는 저자의 모습은 내게 깊은 울림을 던져주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체험한 세상살이에 대한 깊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일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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