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 우리 주변에 널린 자연의 신호와 단서들을 알아보는 법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1
트리스탄 굴리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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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트리스탄 굴리(Tristan Gooley)20년 경력의 영국출신 베테랑 탐험가다. 그는 5개 대륙에서 탐험대를 이끌었으며, 유럽·아프리카·아시아 지역의 산을 여러 차레 등반했다. 작은 배로 바다를 건너기도 하고, 소형 항공기를 몰고 아프리카와 북극을 돌아보기도 했다. 혼자서 하늘과 뱃길로 대서양을 횡단한 기록을 유일하게 갖고 있다.

 

굴리는 알랭 드 보통이 운영하는 인생 학교에서 자연과 연결되는 법으로 강의도 한다. 그에 따르면 자연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고유의 연결망 속에서 조망할 수 있다. 그는 오랜 시간동안 탐사와 산책으로 알아낸 수백 가지의 자연 현상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집필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은 저자의 만만치 않은 내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특별한 장비나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 자연이 주는 신호와 단서를 포착하여 가야 할 방향을 알아내고, 이정표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추측한다.

 

가령 나무뿌리의 곡선이 나침반 역할을 하거나, 바위의 색깔이 야간 산책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을 알려준다. 귀뚜라미는 13에서 1초에 한 번 정도 울지만 온도가 높아지면 더 빨리 운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동네 주변이나 그보다 조금 떨어진 곳을 산책할 때 활용하는 기초 정보를 설명한다. , 나무, ·식물, 이끼와 버섯, 바위와 야생화, 하늘, , 해와 달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 어디서나 세심하게 관찰하면 흥미진진한 지식을 가득 쌓을 수 있다.

 

두 번째, 보르네오 제도 깊은 곳에서 자연 속의 단서만 의존해서 살아가는 다약(Dayak) 족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약 족은 보르네오에 살고 있는 200여 부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다약 족의 남다른 지혜와 우림 생활 이야기는 낯설기도 하지만 그만큼 호기심을 자아낸다.

 

저자 트리스탄 굴리(Tristan Gooley)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자연의 개념 중 하나는 1751년 린네가 처음 제안한 꽃시계. 하루 동안 봉우리를 열었다가 오므리는 꽃의 모양을 보고 시간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발아래, 별이 빛나는 하늘 위에는 그보다 더 특이한 것들이 많이 있다.

 

가령 페르세우스자리에 있는 별 알골은 이틀 반마다 정확히 네 시간 반씩 밝기가 굉장히 어두워진다. 버뮤다 파이어웜은 해안 근처의 진흙 아래 살다가 여름에 한 달에 한 번씩 빠져나와 빛의 쇼를 펼친다. 보름달 사흘 후, 해가 지고 57분 뒤에 생물발광을 일으킨다. 시간상으로 이들이 해와 달, 그리고 조수의 리듬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듯 저자는 날씨 예측, 흔적 추적, 자연·해변과 도심 산책 등 수십 가지 분야에서 자연의 단서와 신호를 알아보고, 그것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거나 추론하는 기술을 들려준다. 그는 물에도 단서가 있다고 말한다. 강과 바다에서 단서를 추측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도 집필한 바 있다.

 

한편 부록에는 산책자에게 더없이 유용한 팁이 두 가지 소개돼 있다. 하나는 도구 없이 간단하게 거리, 높이와 각도를 재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별이나 달을 이용하여 남쪽을 찾는 법이다.

 

독자가 이 책을 벗 삼아 길을 나선다면 자연과 세상을 보는 눈이 훨씬 더 즐거워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김지원 씨가 맡은 번역도 수려하다. 저자의 노하우가 깃든 한 단어, 한 문장도 놓칠세라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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