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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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사흘에 걸쳐 읽었다. 틈틈이 시간이 나는 대로 읽었다. 사무실 책상, 차 안 그리고 거실 등 내가 숨쉬는 공간에서 함께 했다.

 

본문 글자도 내용도 선듯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머리에 잡념이 똬리를 틀고 있진 않았다. 나중에서야 책에 배인 낯선 톤과 날선 감각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리 읽었다. 점점 좋은 풍경이나 그리운 사람을 두고 흘리는 눈물 한 방울, 포장마차나 횟집에서 들이키는 소주 한 잔과 동화되어 갔다.

 

노래하는 가수 양양-본명이 양윤선이든가-의 아주 사소한 일상 이야기. 그녀는 생면부지의 청년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 통영의 어느 횟집에서 소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가수다.

 

그래서 그녀와 함께 떠나는 여정이 곧 노래가 되고 노래가 곧 우리 인생이 된다. 이탈리아 '친퀘테레'라는 마을을 여행하면서 콜드플레이의 <더 사이언티스트>를 듣고, 중국에서 고도 삼천 미터의 웅대한 산을 달리면서 에릭 틀랩톤의 <론리 스트레인저>를 듣는다.

 

무엇이든 좋아

자전거를 타면 바람을 구경하고

버스를 타면 간판을 구경하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을 구경하고

자동차를 타면 길목을 구경하고

기차를 타면 광활함을 구경하고

비행기를 타면 꿈을 구경하고

플랫폼에 앉으면 생각을 구경하고

걸으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구경한다.

참새가 날아가는 소리를 들어보았니?”

참새는 파르르르르, 하며 날아간단다. 날아가는 참새는 수도 없이 보았지만 그 소리를 온전히 들은 건, 어느 집 앞마당에 가만히 앉아 있던 그때가 처음이었어.

 

그러니까, 살아간다는 건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새소리를 하나쯤 더 알아간다는 거야. 새의 날갯짓, 꽃의 빛깔, 흙의 감촉, 물의 속삭임, 바람의 온도, 심지어는 언제나 한결 같이 놓여 있는 돌멩이의 표정 같은 것 말이야.

 

저 달 좀 봐!”

언제나 저런 달을 갑자기 보게 되어 있지.

그러면 퍼뜩 떠오르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밑도 끝도 없이 앞뒤 말 다 빼먹고 이렇게 말하게 되는 거야.

 

저 달 좀 봐!”

 

설명은 매우 구차할 뿐이지.

그래, 책에는 양양이 보고 느끼고 울고 웃었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사람의 이야길르 곰곰 들여다본다는 것은 얼마간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이 사람 이야기가 내게 득이 될 것인지 잠시계산해 보기 때문이리라. 그녀가 무작정 떠나서 좋고 무작정 만나서 기쁜 것처럼 나도 무작정 읽어서 흥겨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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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holic 2014-11-2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양양님 검색하다가 포스팅 발견했어요.
12월 7일 양양님 단독 콘서트가 있어서 포스팅에
살포시 댓글남겨봅니당
(혹시 광고라고 생각되시면 과감히 삭제해주셔도 되요 ㅜㅜ)
책이랑 같은 이름의 앨범 발매기념 콘서트입니다.
양양님 홈페이지에 공연소식 있어요 ^^
http://www.yangyangstory.com/

사랑지기 2014-11-26 21:08   좋아요 0 | URL
네 같이 공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