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궁금해? - 익숙한 듯 낯선 이웃
채희영 지음, 김왕주 그림 / 자연과생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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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숲책 읽기 154


《참새가 궁금해》

 채희영 글·사진

 김왕주 그림

 자연과생태

 2019.8.16.



참새 학명은 ‘산 참새’, 영명은 ‘숲 참새’라는 뜻입니다. (16쪽)


어른 참새는 식물 씨앗을 주로 먹으며, 특히 곡류를 좋아합니다. 물론 동물성 먹이도 먹습니다. 나비목(40%)을 가장 많이 먹으며, 이어서 딱정벌레목과 집게벌레목, 메뚜기목(각각 15%)을 비슷하게 먹고, 그 다음으로 잠자리목(5%), 기타(10%)로 조사되었습니다. (48쪽)


번식기에 암컷은 수컷 노랫소리를 듣고서 짝을 고르기 때문에 암컷 선택을 받으려면 수컷은 여러 소리로 노래할 줄 알아야 합니다. (61쪽)


우리나라에서 참새가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질 좋은 먹이를 구하고, 둥지를 안정적으로 틀 수 있는 환경이 감소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80쪽)


참새가 줄면 참새 먹잇감인 진딧물이 늘어납니다. 진딧물은 식물 잎 등에 붙어 영양분을 빨아먹기 때문에 진딧물이 많아지면 시들어 죽는 식물도 그만큼 늘어날 거예요. (81쪽)



  한가을에 접어들어 들판이 누렇습니다. 이 누런 들판 가을볕을 듬뿍 머금으면서 나락이 익는 냄새를 퍼뜨립니다. 일찍 심은 들은 일찍 베겠지만, 나중 심은 들은 가을볕을 더 머금으면서 벨 날을 기다려요. 벼베기를 마친 나락은 시골길 한켠에 길게 펼칩니다. 논자락에서는 볕을 먹고 익는다면, 길자락에서는 볕을 담으면서 곱게 마르지요. 볕으로 곱게 마른 나락은 다음 한 해를 살뜰히 이을 먹을거리로 건사할 수 있습니다.


  가을날 벼베기철이 되면 참새가 낟알을 쪼느라 부산한 모습을 곧잘 봅니다. 또 벼베기를 마친 빈들에 내려앉은 참새떼를 어렵잖이 만날 수 있습니다. 자, 이때에 문득 생각해 볼 만해요. 나락이 잘 여물어 날로 먹을 만한 때는 한가을입니다. 그렇다면 한가을에 이르기까지 참새 같은 새는 무엇을 먹으며 살림을 이을까요?


  《참새가 궁금해》(채희영, 자연과생태, 2019)는 매우 단출합니다. 몸무게가 20그램이 될락 말락 하다는 참새라는데, 이 단출한 숲책은 96쪽이에요. 조그마한 참새를 이야기하는 가벼운 숲살림 꾸러미입니다. 그러나 아흔여섯 쪽에 걸쳐 참새 한살이를 비롯해 참새하고 얽힌 우리 살림살이를 잘 펼쳐 놓습니다. 마치 가을볕을 머금는 가을나락 같다고 할 만합니다.


  가을이 깊어 나락을 벨 즈음 낟알을 찾는다는 참새라지만, 이때까지 참새 먹이는 나비에 나방에 애벌레에 풀벌레라지요. 잠자리랑 거미도 많이 잡아서 먹고요. 아마 파리랑 모기도 꽤 많이 잡아채어 먹지 않을까요?


  어느 모로 본다면 가을에 벼를 벤 빈들에서 이삭을 쪼려는 참새를 귀엽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봄여름 내내 애썼고, 첫가을에도 힘쓴 참새더러 조그맣게 누리라고 내미는 우수리가 될 수 있어요. 겨울에도 눈밭 한켠에 모이그릇을 놓고서 참새가 겨울나기를 잘 하라며 아낄 수 있습니다. 참새를 비롯한 마을 텃새는 마을 논밭에서 애벌레랑 나비 나방을 알맞게 줄이는 큰몫을 맡거든요.


  예전에 적잖은 나라에서 ‘참새가 많아 곡식을 쪼니 싫다’고 여겨 참새잡이를 일삼은 적 있다는데, 이렇게 참새잡이를 일삼아 ‘참새가 사라진 마을’이 된 뒤에는 벌레가 엄청나게 끓어대어 아예 흙짓기가 무너졌다지요. 논밭뿐 아니라 아무까지 온통 벌레한테 잡아먹혔다고 해요. 이리하여 부랴부랴 다른 고장이나 나라에서 참새를 얼른 데려와서 풀어놓았다 하고, 참새가 돌아온 마을은 ‘벌레 들끓어 흙짓기가 망가지는 일’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논밭에는 애벌레도 나비도 어느 만큼 같이 살아야 아름다운 셈입니다. 갖가지 숨결이 고루 어우러지기에 아름드리숲이 되고, 이 아름드리숲에서 사람도 아름답게 살아갈 만하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참새 한 마리는 대단한 이웃이에요. 사람들 곁에 머물며 한 해 내내 노래를 베풀고, 꾸준히 벌레잡이를 하는 멋진 동무이기도 합니다. 노래벗이요 벌레잡이인 참새를 조금 더 상냥히 바라보면 좋겠어요. 단출한 이야기책 《참새가 궁금해》를 곁에 놓으면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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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3.


《내 이름은 푸른점》

 쁘띠삐에 글·그림, 노란돼지, 2019.2.22.



우리는 서로 사랑이란 숨결이 되면 마음을 저절로 읽고 느끼며 알 수 있다. 우리가 왜 서로 마음을 못 읽거나 못 느끼거나 모를까? 사랑이라는 숨결이 안 되기 때문이요, 누구는 좋고 누구는 싫고 누구는 우리 쪽이고 누구는 나쁜 놈이고 하면서 금을 긋고 담을 치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울타리도 담도 없지만 ‘좋고 싫음’에는 울타리도 담도 있을 뿐 아니라, 시샘이나 미움까지 있다. 오롯이 사랑이라면 겉모습이나 겉치레를 모두 걷어치운다. 참다이 사랑이라면 속마음하고 속꿈을 맞아들인다. 밥 한 그릇을 마주할 적에도 사랑일 수 있어야 한다. 이 사랑이 아니라면 풀밥만 먹더라도 ‘풀을 괴롭히는 몸짓’이 된다.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를 따질 일이 아니다. 어떤 마음인가를 보아야 한다. 풀도 똑같이 목숨인걸. 풀도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이 있는 목숨’인 줄 안다면, 고기를 안 먹고 풀만 먹는대서 ‘좋은 쪽’이 될 수 없다. 그림책 《내 이름은 푸른점》은 돼지라는 이름으로 가리키는 아이를 ‘이웃’으로 삼는지 ‘고기’로 여기는지를 잘 잡아채어 부드러이 들려준다. 생각해 보자. ‘돼지벗’인가 ‘돼지고기’인가? 무엇을 볼 생각인가? 어떤 마음이 되려 하는가? 돼지가 왜 ‘멱 따는 소리’를 내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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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 2017년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이란 책을 쓴 적 있다. 이 책에 붙인 이름 “살림 짓는 즐거움”이 무엇인가 하면 “성평등으로 가는 즐거움”이요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즐거움”이란 뜻. 굳이 딱딱한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고 싶지는 않았기에 “살림 짓는”이란 말을 살며시 넣었다. 그렇지 않은가? 이름이란 우리가 사랑으로 살아가며 붙일 적에 싱그러이 살아나잖은가? “아기 똥기저귀를 손빨래하는 아저씨”라 해도 넉넉히 ‘페미니즘’을 나타낼 만하다. “가시내는 바지, 사내는 치마 누리는 즐거움”이라 해도 재미나게 ‘페미니즘’을 드러낼 만하다. 틀을 깨면 새말이 깨어난다. 틀을 그대로 품으면 새말이 깨어나지 않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죽은말’만 감돌아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왜, 김국환 아저씨도 노래하지 않았는가, “우리도 접시를 깨자” 하고. 깨야 깨어난다. 깨지 않고서 깨달을 수 없다. 깨뜨리기에 비로소 깨친다. 참사랑을 가리는 모든 낡은 말씨를 와장창 깨부수고 아름답게 피어날 사랑으로 새말을 짓자. 2019.10.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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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페미니즘 : 내가 쓰는 사전에 ‘페미니즘’이란 낱말을 어떻게 풀이해서 실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실마리가 매우 쉽게 나온다. 이 영어를 쓰네 마네 하고 가를 까닭은 없다. 길을 보여주면 된다. 새로운 길을 즐겁게 나아가며 스스로 꽃이 되는 생각을 북돋울 말씨를 보여주면 넉넉하다. 2019.10.14. ㅅㄴㄹ


[숲노래 사전] 페미니즘 → 어깨동무. 어깨사랑. 어깨살림. 참사랑. 참살림. 꽃사랑. 꽃살림. 함께 일하기. 함께 애쓰기. 같이 놀기. 같이 힘내기. 서로 손잡기. 곱게 하나되기. 즐겁게 하나되기. 마음동무. 사랑동무. 살림. 같이 짓는 살림. 같이 짓는 삶. 다같이 가꾸는 삶. 다함께 가꾸는 살림. 서로 아끼는 하루. 서로서로 돌보는 길. 서로사랑. 참다운 사랑. 사랑. 페미니즘이란, 가시내랑 사내가 참다이 살림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을 나타내기에, 이 결 그대로 ‘참사랑’이나 ‘참살림’ 같은 말로 담아낼 수 있다. (femi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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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꽃사랑 : ‘페미니즘’이 영어라서 거북하다는 분은 으레 ‘성평등’이나 ‘남녀평등·여남평등’이나 ‘여성주의’ 같은 한자말로 풀어서 쓴다. 그렇지만 영어라서 거북하면 한국말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페미니즘이 나아가는 길을 헤아리면 뜻밖에 한결 쉬우면서 무척 곱게 우리 꿈을 나타낼 말을 찾을 만하지 않을까? 가시내도 사내도 곱게 꽃이 되어 살림을 가꾸자는 뜻으로 ‘꽃살림’이나 ‘꽃사랑’ 같은 말을 그려 볼 수 있다. 꽃에 그다지 빗대고 싶지 않다면 ‘참·참되다·참되다·참하다’를 생각할 만하다. 페미니즘이란, 가시내랑 사내가 참다이 살림을 사랑하는 슬기로운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을 나타내지 싶다. 그러니 이 결 그대로 ‘참사랑’이나 ‘참살림’ 같은 말로 담아내어도 좋다. ‘웰빙 = 참살림’이 될 수도 있는데, ‘페미니즘 = 참살림’이 될 수도 있다. 2019.10.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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