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15 : 주목이 모인 건 기행



주목(注目) : 1.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핌. 또는 그 시선 2. 조심하고 경계하는 눈으로 살핌. 또는 그 시선 3. [군사] 구령자에게 시선을 모으라는 구령

기행(奇行) : 기이한 행동



“주목이 모이다”라는 일본말씨는 매우 얄궂습니다. 말이 아주 안 되지요. ‘주목 = 살펴보다 = 깊이 보다 = 눈길이 모이다’인 얼거리이니, “눈길이 모이다”로 옮길 노릇입니다. 유난하게 굴어서 여러 사람이 쳐다볼 수 있습니다. 뜬금없거나 엉뚱하기에 눈여겨보기도 합니다. ㅅㄴㄹ



아버지한테 주목이 모인 건 기행 탓만은 아니었다

→ 아버지가 유난한 탓에 눈길이 모이지는 않았다

→ 아버지가 뜬금없어서 눈여겨보지는 않았다

《AI의 유전자 4》(야마다 큐리/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9)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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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16 : 즉흥적 이루어지는 작곡 점 연주자 독창적 선율 만들어지는 과정



즉흥적(卽興的) :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감흥이나 기분에 따라 하는

작곡(作曲) : [음악] 음악 작품을 창작하는 일. 또는 시(詩)나 가사에 가락을 붙이는 일

연주(演奏) : 악기를 다루어 곡을 표현하거나 들려주는 일

독창적(獨創的) : 다른 것을 모방함이 없이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 내거나 생각해 내는. 또는 그런 것

선율(旋律) : [음악] 소리의 높낮이가 길이나 리듬과 어울려 나타나는 음의 흐름 = 가락

과정(過程) : 일이 되어 가는 경로



바로바로 가락을 빚습니다. 문득 노래를 지어요. 노래를 들려주는 사람들은 저마다 제가락을 찾습니다. 누구나 다르게 노랫가락을 펴요. 스스로 그리고 헤아리는 길을 걸으면서 가락을 타고 소리를 냅니다. ㅅㄴㄹ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곡이라는 점에서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선율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 문득 가락을 쓰기에 저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길이기도 하지만

→ 바로바로 노래를 지으니 다 다르게 펴기도 하지만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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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18 : 반찬 간소 것 직접 만들 거



반찬(飯饌) : 밥에 곁들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 ≒ 밥반찬·식찬·찬

간소(簡素) : 간략하고 소박함

직접(直接) : 1.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연결되는 관계 2.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쌀로 지은 밥을 먹으면서 둘레에 여러 가지를 곁들입니다. 똑같이 ‘밥’이되, 하나는 복판이요, 다른 여럿은 ‘곁들임’이라 ‘곁밥’이나 ‘곁거리’예요. 가볍게 두세 가지를 차립니다. 단출하거나 깔끔히 두세 가지를 놓습니다. 밥과 곁밥을 손수 짓습니다. 밥도 곁거리도 손수 합니다. ㅅㄴㄹ



반찬은 간소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건데 내가 직접 만들 거야

→ 곁밥은 단출하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손수 할래

→ 곁거리는 가볍게 두세 가지만 먹을 텐데 내가 지을래

《한국이 싫어서》(장강명, 민음사, 20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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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
안느 에르보스 지음,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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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3.25.

그림책시렁 1381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

 안 에르보

 양진희 옮김

 함께자람(교학사)

 2007.11.26.



  앵두나무에 맺는 꽃망울을 바라봅니다. 어느 꽃나무는 밤에 꽃잎을 접는데, 앵두나무는 밤에도 꽃잎을 안 접어요. 별빛이 밝은 밤에도 앵두나무 둘레는 하얗게 환합니다. 낮에는 햇빛을 받고 밤에는 별빛을 맞이하는 셈입니다. 밤낮으로 흰빛(햇빛 + 별빛)을 머금는 나무는 눈부시게 깨어나서 온누리를 보듬습니다.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는 “Et Trois Corneilles(작은까마귀 셋)”를 옮겼습니다. 작은까마귀 셋하고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길에 문득 나무가 깨어나더니, 어느새 숲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물결치는 삶을 천천히 들려줍니다. 모든 나무가 다르니 다 다른 나무마다 밑이야기가 다를 만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니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르게 태어나서 살아온 밑살림이 다를 만해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어떤 나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는지 돌아봅니다.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어떤 나무를 심고서 이야기를 짓는지 헤아립니다.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면서 이야기가 싹틉니다.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사이에 이야기가 퍼집니다. 잎을 틔우고 새가 내려앉으면서 이웃 이야기를 듣습니다. 싱그러이 맺은 열매를 사람들이 따가면서 이야기를 남깁니다. 숲을 품는 사람은 푸르게 이야기보따리입니다.


ㅅㄴㄹ


#EtTroisCorneilles #AnneHerbauts

작은까마귀 셋


+


《나무와 숲이 생겨난 이야기》(안 에르보/양진희 옮김, 교학사, 2007)


움푹 패인 산꼭대기가 U자 모양을 하고 있었어요

→ 멧꼭대기가 움푹해요

→ 멧꼭대기가 파인 모습이에요

2쪽


하늘 높이 떠 있는 별들은 반짝거리며 웃었어요

→ 하늘 높이 뜬 별은 반짝거리며 웃어요

4쪽


나무 세 그루가 자라나서 삼림을 이루었어요

→ 나무 세 그루가 자라나서 숲을 이루었어요

29쪽


나무들에는 수많은 말과 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어요

→ 나무한테는 숱한 말과 이야기가 깃들었어요

→ 나무한테는 온갖 말과 이야기가 깃들었어요

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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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소복소복 수북수북 (2023.12.9.)

― 대구 〈합동북〉



  한 해 동안 한 걸음씩 디디면 열두걸음입니다. 열두걸음은 작아 보이지만, 열 해를 모으면, 또 스무 해나 서른 해를 모으면 제법 많습니다. 쉰 해나 여든 해를 모으면 꽤 많아요. 한 달에 한 낱말씩 추슬러도 하루하루 새롭게 익히니, 환하게 펼 줄 아는 낱말이 늘어납니다. 서두르려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가멸차고 푸집니다. 서두르거나 한꺼번에 잔뜩 먹어치우려 하기에 배앓이를 하거나 쓰러집니다.


  첫 술에 배가 안 부르겠지만, 두 술에 석 술을 이으니 배부릅니다. 첫 발짝으로는 아주 더디겠으나, 둘셋넷에 열을 잇고 모아서 그곳에 닿아요. 소복소복 내리는 눈이 온누리를 하얗게 덮습니다. 수북수북 여미는 살림이 넉넉히 감쌉니다.


  처음부터 열매를 바라면서 나무를 심지 않습니다. 곁에 나무가 있어 즐거우니 심어요. 처음부터 씨앗을 바라면서 새를 부르지 않습니다. 노래를 들려주는 새가 문득 똥을 뽀직 누더니 이곳에서 싹이 트면서 어린나무가 천천히 자랍니다.


  손길을 모아 보금자리입니다. 마음길을 모아 마을입니다. 손길과 마음길을 담아낸다면 고을에 이어 나라를 이룰 테지요. 우두머리가 이끌어야 하지 않습니다. 조그마니 가꾸는 손길을 사랑하는 일꾼이면 누구나 이슬받이일 만합니다.


  부산에서 이야기판을 편 이튿날 대구로 건너옵니다. 대구 이웃님을 만나서 〈합동북〉에 찾아갑니다. 2004년 겨울에 마지막으로 마실했으니 스무 해 만입니다. 대구마실을 곧잘 하면서도 경북대 뒤켠에 있는 이곳으로는 좀처럼 못 왔습니다.


  예나 이제나 책굴이되, 예전에 돌아본 〈합동서점〉은 개미굴이었고, 오늘 둘러보는 〈합동북〉은 오솔굴입니다. 작은이는 작은길에서 작은책을 살핍니다.


  흔히 “책더미에서 어떻게 찾아요?” 하고 묻는데, 저는 책집에서 “책을 안 찾”습니다. 어느 책집에서든 “그 책집이 어느 책을 품었는지 돌아볼 뿐”입니다. “책집마다 어떻게 다르게 책을 품었는지 느끼면, 어느새 한 짐 그득그득 책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마음으로 다가가면 책시렁이 읽을거리를 내어줍니다.


  길들지 않은 아이는 “뭘 하며 놀아야 해?” 하고 묻지 않습니다. 숲을 품은 아이는 스스로 소꿉을 놀아요. 우리 눈이 ‘이름책(이름나거나 잘 팔리는 책)’에 얽매인다면, 커다란 새책집에서든 작은 헌책집에서든 아무 책도 못 알아봅니다. 우리 눈을 틔워서 어느 책이건 만나려고 할 적에는, 책집마다 책시렁이 소근소근 말을 걸어요. “이 책을 보겠니? 요 책도 들춰 봐?” 하면서 알려줘요.


  숲에 서면 풀꽃나무가 길잡이입니다. 책집에 서면 모든 책이 길동무입니다. 아이 곁에 서면 둘이 나란히 빛지기입니다. 마음을 쓰기에 사랑씨앗을 글로 옮깁니다.


ㅅㄴㄹ


《Living American English Series 1 Basic Conversation》(William L.Clark/장인철 옮김, 평화출판사, 1964.8.첫/1969.12.10.중판)

《Living American English Series 5 Etiquette》(William L.Clark/장인철 옮김, 평화출판사, 1964.8.첫/1969.12.10.중판)

《Living American English Series 7 English at Work》(William L.Clark/장인철 옮김, 평화출판사, 1964.8.첫/1969.12.10.중판)

《敎育 社會學理論과 硏究方法論》(한준상, 문음사, 1985.9.20.첫/1987.9.20.재판)

《A학점 리포오트 작성법》(대학신서 편집회의, 새론기획, 1980.9.1.)

《연극이란 무엇인가》(질 지라르 외/윤학노 옮김, 고려원, 1988.3.5.)

《노동운동 6호》(정기평 엮음,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1990.4.7.)

《노동운동 10호》(정기평 엮음,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1990.8.6.)

《노동운동 35호》(박승호 엮음, 승리, 1995.1.1.)

《열린글 34 여성사회학》(女性社會學硏究會/박영숙 옮김, 한울, 1985.10.5.첫/1988.7.30.재판)

《부산 사투리 사전》(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삼아, 2003.7.1.)

《광야에 외치는 소리》(김재준, 삼민사, 1983.3.31.)

《英語敎授法의 理論과 實踐》(김태환·김태한, 한신문화사, 1978.10.10.)

《乙酉文庫 8 小波隨筆選》(방정환, 을유문화사, 1969.3.1.첫/1970.8.15.재판)

《乙酉文庫 134 獄中日記》(루이제 린저/곽복록 옮김, 을유문화사, 1974.2.28.)

《三星美術文庫 70 헤겔에서 하이데거로》(아르투르 휩셔/김려수 옮김, 삼성미술문화재단, 1975.8.20.)

- 진중문고

《얼음을 깨는 사람들》(곽의진, 고려원, 1990.2.25.)

《수학의 토픽스》(김용국, 전파과학사, 1984.7.10.첫/1987.4.5.3벌)

《수학의 영웅들》(김용운, 전파과학사, 1984.7.10.첫/1987.4.5.3벌)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박노자, 한겨레출판, 2009.6.22.첫/2009.9.15.4벌)

《4월의 문화 인물 최무선》(최무선장군 추모 기념사업회·영천시, 마당, 1995.6.22.)

《깨어나십시오!》(앤소니 드 멜로/김상준 옮김, 분도출판사, 1993.첫/1994.재쇄)

《성경퀴즈》(최 삼우열, 삼일서적, 1983.12.5.)

《노동의 의미》(淸水正德/편집부 옮김, 한마당, 1983.10.20.)

- 고대 앞 집현

《解註 新約聖書》(黑崎幸吉, 明和書院, 1930.12.10.첫/1953.3.28.10벌)

《아기의 집 꿈동산 : 아기 영어 27 외래어》(계창훈, 꿈동산, 1994.3.20.)

《팝 속에 흐르는 詩》(김영준 엮음, 아름출판사, 1991.3.25.)

《템플 그랜딘》(사이 몽고메리/공경희 옮김, 작은길, 2012.9.25.)

《철학은 내 친구》(위기철, 청년사, 1991.6.20.첫/1993.7.5.7벌)

《교육과 사회구조》(J.카라벨·A.H.할제이 엮음/강순원 옮김, 한울, 1983.9.25.)

《月刊 朝鮮 319호》(이상철·조갑제 엮음, 월간조선사, 2006.10.1.)

《月刊 朝鮮 320호》(이상철·조갑제 엮음, 월간조선사, 2006.11.1.)

《統率力, 사람을 움직이다》(D.카아네기/송길섭 옮김, 동양사, 1975.5.25.)

《マルテの手記》(リルケ/望月市惠 옮김, 岩波書店, 1946.1.20.첫/1992.4.15.48벌)

《靑年英文學叢書 第三篇 三人姬》(Washington Irving/菅野德助·奈倉次郞 옮김, 三省堂書店, 1906.12.5.첫/1916.6.25.10벌)

《저무는 山에 꽃불 놓다》(최학, 중앙일보·동양방송, 1980.11.1.)

- 여성중앙 1980년 12월호 별책부록

《사막의 순례자》(테오도르 모노/안인성 옮김, 현암사, 2003.2.10.)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함민복 글·윤태규 그림, 문학동네, 2019.4.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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