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다 이야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19.10.16.)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10월 17일, 바로 이튿날, 순천 마을책집 〈책방 심다〉에서 이야기꽃을 폅니다. 19시 30분부터 이야기를 함께합니다. 이런 자리를 연다는 말을 하루 앞서까지 잊은 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날마다 쓰고 손질하는 사전을 생각하고, 새로 쓰는 수수께끼에 파묻히면서 그야말로 깜빡 잊은 셈입니다. 그렇다고 17일에 순천마실을 하는 일을 잊지 않았어요. 이런 이야기꽃을 알리는 일을 여태 잊었네 싶어, 고흥하고 순천 둘레에 계신 이웃님한테 바지런히 쪽글을 띄웠습니다. 느긋하면서 넉넉하고, 즐거우면서 아기자기한 저녁자리랑 이야기판이 되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심다 이야기판, 알림글”https://blog.naver.com/simdabooks/221674880290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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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바람 이는 숲을 거닐다 (2019.9.6.)

― 전남 순천 〈책방 심다〉

전남 순천시 역전2길 10

061-741-4792

https://www.instagram.com/simdabooks

https://www.facebook.com/thesimda



  참고서나 문제집이 아닌 책을 사러 처음 책집에 가던 때를 제대로 떠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아주 어릴 적에 형 심부름으로 만화책을 사러 마을에 있는 작은 책집을 다녀온 때는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이었을 수 있어요. 일곱 살 무렵에 형 심부름으로 만화책을 사던 일은 또렷이 떠오릅니다. 그때 그 책집이며, 책집으로 가려고 디딤길을 올라 2층 안쪽에 있는 골마루까지 걷던 일도 생생해요.


  중학생 무렵부터 시집하고 《태백산맥》을 사려고, 또 이때 갓 한국말로 옮기던 만화책 《드래곤볼》을 사려고 마을책집을 드나들었습니다. 이즈음에는 형 심부름으로 《하이틴》 같은 잡지를 샀고, 저는 《르네상스》하고 《아이큐점프》 같은 만화잡지를 샀습니다. 결이 다른 만화잡지 둘을 나란히 보았는데, 결이 달라도 줄거리나 이야기가 아름다우면 어느 만화이든 마음에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 헌책집에 깃든 책시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처음으로 깨달은 뒤부터 이레마다 이틀씩 보충수업·자울학습을 빼먹고 헌책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말 그대로 달려갔습니다. 저녁 다섯 시 넘어서 드디어 정규수업이 끝나면 이 핑계 저 토를 붙여서 뒷수업을 빼먹으려 했고, 핑계나 토가 안 먹히면 학원에 가는 동무들 물결에 슬며시 파묻혀서 얼른 달아났지요. 고등학교가 있던 인천 용현5동에서 인천 금창동 배다리 헌책방거리까지 한숨도 안 쉬고 달렸어요.


  두 가지가 아쉬웠어요. 첫째, 버스를 타고 가면 버스삯이 아쉽고, 걸어가든 버스를 타든 달릴 적보다 느리니(버스는 여기저기 돌아서 가느라), 책집에서 10분이라도 더 책을 읽고 싶어서 한숨을 안 쉬고 달렸습니다. 아낀 버스삯으로는 책값에 보태었고, 집으로 돌아갈 버스삯까지 탈탈 털어서 책 한 자락을 더 장만하려고 하다 보니, 인천 배다리에서 인천 연수동까지 두어 시간을 걸어서 돌아갔어요. 더구나 이렇게 걸어서 돌아가는 밤길에 거리등 불빛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책에 미친 사람이지만, 다르게 보면 날마다 매바심이 춤추는 입시지옥 수렁에서 빠져나와 숨쉴 구멍을 찾으려는 몸부림입니다. 어느 모로 보면 대학입시하고 얽힌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멀리한 길이지만, 다르게 보면 삶을 슬기로 일깨우는 책을 마주하면서, 어른다운 어른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찾으려던 길입니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는 마음껏 책집마실을 다녔습니다. 이제 더는 저한테 ‘참고서를 보라’느니 ‘문제집을 펴라’느니 하는 잔소리는 한 마디도 안 들을 만했거든요. 본고사까지 치른 고등학교에서는 그날부터 날마다 헌책집에 파묻혀 그 헌책집이 문을 닫을 밤까지 갖가지 책을 읽었어요. 가벼운 주머니로는 살 수 없는 책을 한국책이든 외국책이든 가리지 않았고, 오래된 책이든 새책이든 따지지 않았어요.


  이제 전남 고흥이란 시골에 살며 책집마실을 달포에 한 걸음을 하기에도 빠듯합니다. 어디이든 다 먼 탓입니다. 그래도 고흥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순천에 마을책집도 헌책집도 있어서 반가이 찾아갑니다. 시외버스에서 내린 다음 시내버스를 갈아타고서 천천히 거닐어 〈책방 심다〉에 이릅니다. 여러 해째 이곳을 찾아가는데, 〈책방 심다〉를 찾아갈 적마다 ‘심다’란 이름을 혀에 얹으면서 즐거워요. 아마 이곳 ‘심다’를 찾아가는 이웃님도 매한가지일 테지요.


  우리는 무엇을 심을까요? 책을 읽는 두 손으로 무엇을 심을까요? 책을 읽고서 우리 마음에 무엇을 심을까요? 책으로 배운 슬기를 몸으로 풀어놓아 새롭게 익히는 길에 어떠한 사랑을 어느 곳에 심을까요?


  우리들 사랑심기는 얼마나 고울 만한가를 헤아리면서 《이파브르의 탐구생활》(이파람, 열매하나, 2019)을 집어듭니다. 서울 아닌 시골이라는 터전이 우리 마음자락에 어떠한 품인가를 지켜본(탐구) 이야기(생활)를 글로 조곤조곤 풀어냅니다.


  저는 대학교를 그만둔 몸입니다만, 그만두기 앞서, 또 그만두고서도 몇 달 즈음 대학 구내서점에서 일꾼으로 지냈습니다. 책집 일꾼으로 지내던 삶은 아주 뜻깊은 나날이었어요. 새책집에서 일을 하니 날마다 드나드는 책을 마음껏 살필 만합니다. 책꽂이로 옮기면서, 보기 좋게 자리를 잡으면서, 책을 사는 분들한테 책싸개를 씌워 주면서, 힐끗힐끗 넘겨읽는 몇 쪽이 달콤했어요. 책손이 뜸할 적에는 흐트러진 책꽂이를 갈무리한다면서 슬쩍슬쩍 여러 쪽을 넘기고 제자리에 두기를 되풀이했지요. 이런 나날을 되새기면서 《전국 책방 여행기》(석류, 동아시아, 2019)를 손에 쥡니다. 글쓴이는 책집 일꾼을 그만두고서 나라 곳곳에 있는 책집을 찾아가서 만나보기를 했다는군요.


  다만, 이 책을 쓰신 분이 너무 만나보기에 매였지 싶습니다. 꼭 어느 고장 어느 책집지기를 만나서 이야기를 묻지 않아도 되거든요. 사뿐사뿐 찾아가서 조용히 책을 읽고 사서 나오는 손님 몸짓이 된다면, 저절로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왜냐하면 어느 책집에 가든 그 책집 책꽂이만 보아도 책집지기 마음을 환하게 읽을 수 있거든요. 책꽂이하고 갖춤새가 바로 책집지기 마음이요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시골에서 살기에 책집마실이 뜸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만, 시골에서 살며 종이책을 덜 읽거나 안 읽어도 넉넉하다고 느껴요. 그도 그럴 까닭이, 인천이나 서울에서 사는 동안 날마다 숱한 책집을 찾아다니고 밤늦도록 그곳에 머물며 ‘책집 = 서울(도시)을 밝히는 푸른 숲터’로 느꼈거든요.


  바람 이는 숲을 거닐려고 책집마실, 또는 책숲마실을 다닙니다. 바람이 는 숲을 거니는 마음을 누리려고 종이책을 손에 쥐어 살짝 펼칩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종이에 붓으로 글을 새삼스레 그려 넣으며 새로운 책이 태어나는 길을 걷습니다. 우리는 책숲(책방)에서 바람으로 만납니다. 서로서로 바람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사전을 쓰는 사람.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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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10-1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방심다라니 서점 이름이 참 예쁘네요.순천의 헌책방하면 형설서점이 기억나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라 지금도 있는지 궁금하네요.그리고 숲노래님이 서울에 계실적에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자전거로 헌책방 마실을 오신것을 본 기억이 나네요^^

숲노래 2019-10-17 18:36   좋아요 0 | URL
형설서점은 튼튼히 잘 있답니다.
요새는 낙안 쪽 폐교로 옮겨서 더 멋지게 꾸미시지요.

오늘 <책방 심다>에서 이야기꽃을 펴느라
일찌감치 와서 책을 보고
동시를 쓰고
사전 원고도 한창 추스릅니다 ^^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4.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

 이상수 글, 철수와영희, 2019.10.3.



오늘날 어린이나 푸름이는 학교에서 생물학을 어느 만큼 가까이 사귈 만할까? 시험공부나 교과목 아닌 ‘삶을 읽는 길’로 얼마나 찬찬히 들여다볼 만할까? 학교에서 가르치는 생물학은 으레 ‘진화론’ 하나뿐이다. 이러면서 ‘창조론’을 아주 짓이기다시피 밟곤 한다. 굳이 그래야 할까? 진화론이 올바르거나 알맞다면 그렇게까지 창조론을 짓밟지 않아도 될 텐데? 더구나 지구별 눈높이로는 은하계도 우주도 못 읽는다. 사람몸을 이루는 씨톨 하나조차 제대로 풀어내자면 까마득한데 사람 스스로 얼마나 거듭났다(진화)고 할 만할까? 사람 눈높이에서 참거짓을 가린다는 잣대부터 글러먹은 노릇이지 싶다. 잠자리는 아주 가벼운 몸으로 하늘을 나는데, 물속에서 살 적에는 그렇게 헤엄을 잘 쳤다. 사람이 잠자리를 잡아서 몸을 뜯거나 씨톨을 살핀다고 한들, 잠자리한테 어떻게 날개가 돋아나고 하늘을 가볍게 나는지를 풀어낼 길이 없다. 게다가 잠자리끼리 어떻게 말을 나누고 생각을 주고받는지는 도무지 짚어낼 길이 없겠지.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가 이러한 대목을 조금 더 짚으면 좋겠지만, 살짝 아쉽기는 하더라도 이만큼 생물학을 삶과 별과 앞길이라는 틀에서 바라보는 책이 하나 나왔으니 반갑게 맞이해서 한달음에 읽어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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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19.10.15.


《사계》

 변홍철 글, 한티재, 2019.3.25.



요새는 수수께끼 노래꽃을 아이들하고뿐 아니라 곁님하고도 나누는데, 마실길에 이 수수께끼 노래꽃을 어른 이웃들한테 건네면 몹시 반긴다. 처음에는 아주 수수하게 수수께끼 노래꽃을 썼다. 우리 집 두 아이가 수수께끼 놀이를 하기에 “이쁜 아이들아, 조금 더 재미나게 생각을 여는 수수께끼를 해볼까?” 하면서 ‘고래’를 고래 눈으로 바라보는 수수께끼를 썼고, 이제 128꼭지에 이르는데 ‘빚·빛’하고 ‘딸·아들’ 이야기까지 쓴다. 참 그렇다. 시로 쓸 글감은 수두룩하다. 대단한 글감이 아닌 ‘나·너’라든지 ‘어머니·아버지’라든지 ‘집·옷·밥’이라든지 ‘사랑·마음’ 같은 낱말을 놓고서 쓰면 된다. 이런 수수한 말로 동시나 어른시를 쓰면 우리 글밭이며 삶밭이 확 달라지겠지. 《사계》라는 시집을 읽는데 매우 아쉬웠다. 이른바 문장기교를 너무 부리고, 한자말로 자꾸 멋부리려 한다. 이런 글재주나 글멋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그저 삶을 노래하면 되지 않을까? 어른끼리만 마주하는 삶노래가 아닌, 어린이랑 어깨동무하고 숲이며 꽃하고 어깨동무하는 삶노래를 부르면 저절로 시가 되지 않을까? 굳이 ‘사계’라 안 해도 좋다. ‘철’일 뿐이다. 봄을, 여름을, 가을을, 겨울을, 어린이 눈으로 노래하면 모두 시가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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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잠자리놀이 : 으레 틈이 없어서 이런 놀이를 하기 어렵다고 여기지만, 서울 한복판에서도 마음으로 잠자리라든지 새를 부르면 어느새 곁으로 찾아와서 어깨에 내려앉는다든지 손바닥에 앉힐 수 있다. 다만 ‘놀이’로만 불러야지, ‘시험’을 한다든지 ‘자랑’을 한다든지 하려는 생각이 아주 터럭만큼이라도 있으면 이 아이들은 찾아오지 않는다. 손바닥에 잠자리나 나비나 벌이나 풀벌레나 새를 앉히는 놀이란 무엇일까. 마치 흙물이 가라앉듯 몸이며 마음을 고요하게 두면, 어느새 어느 아이라도 우리 머리에 어깨에 팔에 손가락에, 때로는 마당에 가만히 엎드린 발가락에 내려앉는다. 이때에 마음으로 이야기를 한다. “오늘은 무엇을 보았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니?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니?” 2019.9.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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