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해방


 조국의 해방을 염원하였다 → 홀로서는 나라를 바랐다

 약소민족의 해방에 기여한 공로로 → 작은겨레 날갯짓을 도운 보람으로

 사상의 해방을 확립시키지 않으면 → 넋을 풀어놓지 않으면


  ‘해방(解放)’은 “1.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 2. [역사] 1945년 8월 15일에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의 강점에서 벗어난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해방’ 같은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해방’을 손봅니다. 한자말 ‘해방’은 여러모로 손볼 수 있으니, ‘가두지 않다·안 가두다·가슴펴다·묶지 않다·안 묶다’나 ‘날갯짓·나래짓·날개펴다·나래펴다·어깨펴다’나 ‘너른마당·너른뜰·너른뜨락·너른터·너른판’으로 손봅니다. ‘넘나들다·녹다·녹이다·놓다·놓아주다’나 ‘열다·열리다·열어젖히다’나 ‘트다·트이다·틔우다’로 손보고, ‘풀다·풀리다·풀려내다·풀어내다·풀어놓다·풀어주다’나 ‘가볍다·호젓하다·홀가분하다·후련하다’로 손봅니다. ‘다독이다·다독꽃·다독빛·달래다·달램꽃’이나 ‘마당·한마당·한마루·한잔치·한꽃터·한뜰·한뜨락’으로 손볼 만하고, ‘해돋이·해뜸·아침맞이·열린터’나 ‘벗다·벗기다·벗어나다·보내다·헤어나다’나 ‘빗장열기·빗장풀기·빼내다·적시다’로 손볼 수 있어요. ‘혼넋·혼얼·홀넋·홀얼·혼자서다·홀로서다’나 ‘살림너울·살림물결·살림바다’나 ‘삶너울·삶물결·삶바다·삶꽃너울·삶꽃바다’로 손보고, ‘스스로·스스로길·스스로가다·스스로서다’나 ‘저절로길·저절로가다’나 ‘건지다·꺼내다·끄집어내다·펴다·펼치다’로 손봅니다. ‘시원하다·앓던 이가 빠지다·어깨가 가볍다·짐을 벗다’나 ‘알다·알아내다·알아차리다’로 손볼 수 있고, ‘온빛·초·촛불·촛불물결·촛불너울·촛불모임·촛불바다’로 손보며, ‘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로 손봅니다. ‘나가다·나오다·들고일어서다·떨치다’나 ‘들너울·들물결·너울·물결·물결치다·바다’나 ‘박차다·물리치다·이기다·딛고서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ㅅㄴㄹ



사진은 세계를 보는 안목을 높여 주고 정신의 해방감을 준다

→ 빛꽃은 온누리를 보는 눈을 높여 주고 마음을 달래 준다

→ 빛그림은 둘레를 보는 눈길을 높여 주고 마음을 풀어 준다

《나의 아름다운 창》(신현림, 창작과비평사, 1998) 6쪽


정치적 해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영혼의 해방을 되새기고

→ 나라가 풀리기만을 바라는 사람한텐 넋풀이를 되새기고

→ 사슬을 벗기만을 바라는 사람한텐 마음풀이를 되새기고

→ 나라가 홀로서기를 바라는 사람한테는 넋부터 되새기고

→ 나라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한테는 마음을 바꾸라 되새기고

《비급 좌파》(김규항, 야간비행, 2001) 187쪽


식민지 해방은 곧 책의 해방이었다고 했다

→ 재갈에서 풀리니 곧 책도 풀렸다고 했다

→ 고삐가 풀리니 곧 책도 풀려났다고 했다

《서점의 시대》(강성호, 나무연필, 2023)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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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8.

오늘말. 족족


잘못을 일삼는 사람은 자꾸 말썽을 일으킨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냥그냥 넘어가다가 굳은 몸짓이겠지요. 언제나 사랑이라는 마음을 펴기에 환하고 아름답습니다. 툭하면 미워하고 싫어하고 등돌리면서 아무 때나 왈칵 성을 내니, 그토록 사납고 고약합니다. 무엇을 하든 바로 오늘부터 바꿀 수 있어요. 배어든 모습이라지만, 오래 물들어서 너무 단단하다는 버릇이라지만, 누구나 사랑이라는 씨앗 한 톨을 속으로 품는다면, 바로 이때부터 빛줄기가 따스히 뿌리를 내려요. 이루 헤아릴 길 없이 골칫거리였다지만, 하는 족족 각다귀 같았다지만, 노상 으르렁거렸다지만, 천천히 내리면서 수북수북 덮는 눈송이처럼 부드럽게 달래 봐요. 보나 마나 다시 닦달할는지 몰라요. 마땅히 쳇바퀴일 수 있어요. 그러나 그러려니 바라보기도 하고, 그대로 넘기기도 하면서, 오늘부터 포근빛이 배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는 한결같이 푸르게 노래하기를 바라요. 오롯이 하늘빛으로 어울리기를 바라면서, 다시금 사랑씨를 심어 봅니다. 마뜩하지 않다고 여기면 늘 이 마음일 테지만, 바리바리 얹은 짐을 내려놓고서 마주한다면 어느새 꽃송이가 우리 마음부터 피어날 만합니다.


ㅅㄴㄹ


일삼다·자주·잦다·자꾸·족족·흔히·굳다·굳어지다·그냥·그냥그냥·그냥저냥·그대로·그러려니·그렇게·그토록·그야·걸핏하면·제꺽하면·꼬박·꼬박꼬박·노·노상·늘·골·언제나·언제라도·한결같다·으레·오롯이·툭하면·마땅하다·마뜩하다·무엇을 하든·아무 때나·하는 일마다·이제나 저제나·보나 마나·앉으나 서나·자나 깨나·바리·바리바리·배다·배어들다·버릇·뻔질나다·뻔하다·뿌리내리다·셀 길 없다·헤아릴 길 없다·수두룩하다·수북하다·숱하다·심심하면·잔뜩 ← 관용(慣用), 관용적(慣用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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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8.

오늘말. 물살몽돌


어쩌다 깨져서 바닷가에 흩어진 조각이 있습니다. 처음 깨져서 떨어진 조각을 문득 밟다가는 다치거나 피가 납니다. 깨져서 퍼진 조각이 오래오래 물살과 해와 바람을 맞이하면 어느새 몽글몽글 닳고 부드럽습니다. 물살로 몽그란 돌이 태어나는 셈이니 ‘물살몽돌’입니다. 바다에서 남달리 마주하는 ‘바다조약돌’이라 여길 만합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지만, 비바람이 찾아들기에 들숲바다가 맑고 밝으면서 아름답습니다. 비하고 바람이 없으면 숲들바다는 메마르거나 매캐할 테지요. 그냥 내리는 비는 없습니다. 마침 알맞게 내리는 비입니다. 얼결에 맞이하는 바람은 없습니다. 갑자기 오는 듯해도, 늘 우리를 와락 안으면서 휙휙 이끄는 바람입니다. 즐거이 밥을 차리는 맞잡이로 하루를 여미어 봐요. 혼자 먹든 여럿이 나누든, 맛바치로 솜씨를 내어요. 호젓이 앉은 밥자리에서, 두런두런 앉은 밥마당에서, 기쁘게 이야기하면서 오늘을 누립니다. 휘파람 같구나 싶은 노래를 베푸는 새가 곁에 내려앉으면, 손가락으로 딸깍 하고 가락을 맞춰 볼까요. 딱새 수컷이 딱딱 노래하듯, 손딱딱이로 함께 노래하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갑자기·더럭·덜컥·벌떡·그냥·문득·마침·뜬금없이·뜻밖·생각밖·몰록·모르는 새·어쩌다·얼결에·얼떨결에·화다닥·후다닥·와락·확·휙 ← 창졸, 창졸간


비나리꽃·기림꽃·올림꽃·드림꽃·바침꽃·꽃 ← 조화(弔花)


술지기·술집지기·술맛지기·맛지기·맛님·맛잡이·맛바치 ← 바텐더


바다몽돌·바다조약돌·물결몽돌·물결조약돌·물살몽돌·물살조약돌 ← 씨글래서, 비치글래서, 글래스비치


손가락딱·손가락질·손딱딱이·손딸깍이·딱딱거리다·딱딱대다·딱딱이·딸까닥·딸깍·딸깍이·딸깍질·또각이·또각질 ← 핑거스냅(finger snap)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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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8.

오늘말. 엄마말


수수하게 쓰는 말이란, 수더분하게 쓰는 말이면서, 숲을 품는 말입니다. 쉽게 쓰는 말이란, 수월하게 가다듬고 풀어낼 줄 안다는 뜻이면서, 서로 부드럽게 잇는다는 뜻입니다. 늘 쓰는 말이라면 뿌리말입니다. 스스로 깃들어 밑동을 이루는 곳에서 쓰는 말이요, 엄마한테서 물려받고 아빠한테서 이어받은 말이에요. 온누리 모든 말은 처음에는 시골말이자 숲말이고, 사랑말이면서 살림말입니다. 이 대목을 읽는다면, 쌈지만 채우는 돈길로는 말빛을 못 살리는 줄 알 테지요. 이 대목을 안 읽는다면, 아무리 주머니가 두둑하더라도 글빛이 못 사는 줄 모를 테고요. 얼거리가 탄탄하더라도 알맹이가 없으면 덧없습니다. 글짜임이 대단하더라도 이야기를 담지 않을 적에는 부질없습니다. 살림살이를 가꾸는 자리에서 돌고돌기에 즐거운 돈이요, 살림하고는 먼 곳에서 움켜쥐거나 거머쥐기만 한다면, 밑천도 밑돈도 아닌 돈줄과 돈힘으로 윽박지르는 셈입니다. 우리 삶을 이루는 말과 마음을 살펴봐요. 우리는 사람으로서 어떤 말을 마음에 담는지 생각해요. 나란히 어깨동무하면서 숲을 노래할 줄 아는 말을 혀에 얹으면 어느새 별이 빛다발처럼 반짝반짝 깨어납니다.


ㅅㄴㄹ


돈·돈붙이·돈주머니·돈줄·돈힘·밑돈·밑천·쌈지·주머니·살림·살림살이·살림붙이·꽃·별·빛·큰별·큰빛·빛꽃·빛다발·빛보따리·빛꾸러미·사람·큰사람 ← 재산(財産)


글짜임·글얼개·글얼거리·글틀·글월틀·틀·틀거리·얼개·얼거리·짜임·짜임새 ← 문형(文型)


말·밑말·바탕말·뿌리말·사람말·수수말·쉬운말·투박말·늘말·노상말·여느말·나란말·숲노래·어머니말·엄마말·삶말·살림말·숲말·사랑말·시골말 ← 자연언어, 자연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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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60 : 냄비 것 준비



커다란 냄비 (뚜껑이 잘 닫히는 것으로 준비)

→ 커다란 솥 (뚜껑이 잘 닫혀야 한다)

→ 커다란 단지 (뚜껑이 잘 닫혀야 함)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 3쪽



‘냄비’는 일본말입니다. ‘なべ’라는 일본말이 소리가 조금 바뀌어 스몄을 뿐입니다. 우리는 예부터 ‘솥’으로 크고작은 살림을 가리켰고, 이웃나라 살림이 들어올 적에 ‘단지’라는 낱말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아궁이에서 불을 지펴도 솥이고, 돼지코에 꽂아서 써도 ‘솥’입니다. ‘준비’도 일본말입니다. ‘챙기다·차리다’나 ‘갖추다·마련’으로도 풀고, 아예 털기도 하고, ‘하다’로도 풉니다. ㅅㄴㄹ



냄비(なべ) : 음식을 끓이거나 삶는 데 쓰는 용구의 하나. 보통 솥보다는 운두가 낮고 뚜껑과 손잡이가 있다 ≒ 남와

なべ(鍋) : 1. 냄비 2. ‘鍋料理’의 준말, 냄비 요리(= 鍋物) 3. 하녀를 일컫는 말. (= おなべ)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じゅんび(準備) :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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