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60 : 냄비 것 준비



커다란 냄비 (뚜껑이 잘 닫히는 것으로 준비)

→ 커다란 솥 (뚜껑이 잘 닫혀야 한다)

→ 커다란 단지 (뚜껑이 잘 닫혀야 함)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 3쪽



‘냄비’는 일본말입니다. ‘なべ’라는 일본말이 소리가 조금 바뀌어 스몄을 뿐입니다. 우리는 예부터 ‘솥’으로 크고작은 살림을 가리켰고, 이웃나라 살림이 들어올 적에 ‘단지’라는 낱말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아궁이에서 불을 지펴도 솥이고, 돼지코에 꽂아서 써도 ‘솥’입니다. ‘준비’도 일본말입니다. ‘챙기다·차리다’나 ‘갖추다·마련’으로도 풀고, 아예 털기도 하고, ‘하다’로도 풉니다. ㅅㄴㄹ



냄비(なべ) : 음식을 끓이거나 삶는 데 쓰는 용구의 하나. 보통 솥보다는 운두가 낮고 뚜껑과 손잡이가 있다 ≒ 남와

なべ(鍋) : 1. 냄비 2. ‘鍋料理’의 준말, 냄비 요리(= 鍋物) 3. 하녀를 일컫는 말. (= おなべ)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じゅんび(準備) :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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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61 : 절대 무리 것



절대로 무리하지 말 것

→ 너무 힘쓰지 말자

→ 억지로 하지 말자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 6쪽



무늬는 한글이되 일본말인 ‘절대’하고 ‘무리’입니다. 적잖은 분들은 이 일본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지만, 이제는 말끔히 털어내기를 바랍니다. 다만 억지로 털어내려고 하면 오히려 힘듭니다. 우리가 어떤 말씨로 이 삶과 살림을 그렸는지 가만히 헤아리면서 다독이면 어느새 털어냅니다. 말끝을 “(무엇)할 것”으로 맺는 결도 일본말씨예요. 우리말씨로는 ‘마시오’나 ‘말자’나 ‘맙시다’처럼 맺습니다. ㅅㄴㄹ



절대(絶對) : 1.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함 2. 비교되거나 맞설 만한 것이 없음 3. 어떤 대상과 비교하지 아니하고 그 자체만으로 존재함 4. [철학] = 절대자 5. = 절대로

ぜったい(絶對) : 1. 절대 2. 비교·대립의 대상이 없는 것 3.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제한이 없는 것 4. 절대자 5. 결코 6. 단연코, 반드시, 꼭

무리(無理) :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거나 정도에서 지나치게 벗어남

むり(無理) : 1. 무리 2. 도리가 아님, 이유가 없음 3. 억지, 강제 4. 곤란 5. 무릅쓰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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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62 : 가지고 있는 중 편안


가지고 있는 잠옷 중, 가장 편안한 옷을 입는다

→ 가장 헐렁한 잠옷을 입는다

→ 가장 느슨한 잠옷을 입는다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 20쪽



“가지고 있는”하고 “잠옷 중 편안한 옷을 입는다”는 옮김말씨이면서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씨를 잊으면 군더더기를 자꾸 붙이느라 늘어집니다. 입기에 가장 나은 잠옷이라면, 가장 헐렁하거나 느슨하겠지요. ㅅㄴㄹ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편안(便安) : 편하고 걱정 없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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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다듬기
이상교 지음, 밤코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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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18.

그림책시렁 1390


《멸치 다듬기》

 이상교 글

 밤코 그림

 문학동네

 2024.2.28.



  어릴 적에 어머니 곁에서 멸치를 다듬는 일은 안 싫었습니다. 비록 ‘국물멸치’는 못 먹을 뿐 아니라, 멸치로 우린 국물은 몸에 안 받기도 했지만, 하루 내내 숱한 집안일로 바쁘면서 고단한 어머니 손을 거들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릴 적이나 나이가 들어서나, 우리 아버지는 집안일을 하나도 안 합니다. 한밤에 집에 술손님을 데려오면,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는, 어머니하고 둘이서 곁밥으로 땅콩하고 멸치를 손질해서 올려야 했고, 내내 술심부름을 했습니다. 이제 잔멸치는 살짝 먹기는 하지만 그리 쳐다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멸치 다듬기》는 아이랑 아버지가 집일을 조금 거드는 듯한 줄거리를 들려주는 듯싶습니다. 이런 얼거리는 안 나쁩니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살림길을 헤아려 본다면, ‘멸치 다듬기’는 ‘딸과 어머니’가 하고, ‘밥짓기·빨래하기·쓸고닦기’는 ‘아들과 아버지’가 하는 얼거리로 글그림을 여미면 훨씬 즐겁고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예전에는 어머니 혼자 ‘멸치 다듬기’에 집일을 도맡아야 했다면, 요새는 집일을 안 하는 이가 그나마 멸치라도 다듬거든요. 시늉이 아닌 온몸으로 바꾸는 길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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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제조법 - 미니북(112*155mm) 백희나 그림책
백희나 지음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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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18.

그림책시렁 1389


《알사탕 제조법》

 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3.21.



  어린이는 무엇이든 다 합니다. 그저 한 가지를 못 합니다. 가리거나 끊거나 감추거나 숨기지 않는 마음으로 스스럼없이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어린이는 못 할 일이란 없습니다만, 둘레 어른이 자꾸 막거나 나무라거나 다그치면 도무지 못 합니다. 어린이한테는 섣불리 가르치지 않아야 할 노릇입니다. 무엇이나 스스로 배우고 살펴서 사랑하려고 태어나는 어린이입니다. 먼저 활짝 웃으면서 춤짓으로 배우려고 하기 앞서는, 그저 같이 놀고 뛰고 달리면서 어울리면 됩니다. 달콤알을 몸꽃으로 빚는다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알사탕 제조법》입니다. 그림님이 앞서 선보인 그림책하고 맞물리는 조그마한 꾸러미로구나 싶은데, 어린이한테 보여줄 그림책이라면 ‘어린이가 읽고 새길 말’부터 좀 다스려야지 싶습니다. 달콤알이라면 ‘빚다’라는 낱말로 가리킵니다. 가루하고 물을 섞어서 뭉치는 길은 ‘빚다’요, 새롭게 이루거나 낳는 길은 ‘짓다’요, 하늘빛으로 하나된 마음으로 가는 길은 ‘하다’입니다. 어린이는 무엇이든 다 할 줄 아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몸꽃(요가)입니다. 어린이한테 가르치려 들지 말고, 어린이한테서 배우기를 바라요. 길들거나 물든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는 말끔히 털어내면서, 마음을 빚고 꿈을 짓고 사랑을 하는 길을 바라보기를 빕니다.


ㅅㄴㄹ


《알사탕 제조법》(백희나, 스토리보울, 2024)


간절한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해주는 신비한 알사탕이다

→ 애타는 마음을 듣는 놀라운 달콤알이다

→ 마음소리를 깊이 듣는 대단한 달달알이다

2쪽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만들 수 있으며

→ 마음이 깨끗해야 빚을 수 있으며

→ 마음이 깨끗하면 여밀 수 있으며

2쪽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알사탕의 효능을 느낄 수 있다

→ 마음이 깨끗하면 달콤알빛을 느낄 수 있다

2쪽


커다란 냄비 (뚜껑이 잘 닫히는 것으로 준비)

→ 커다란 솥 (뚜껑이 잘 닫혀야 한다)

→ 커다란 단지 (뚜껑이 잘 닫혀야 함)

3쪽


빨대, 쟁반

→ 빨대, 그릇

→ 빨대, 접시

3쪽


조용한 밤이 오길 기다린다

→ 밤이 조용하길 기다린다

4쪽


다음의 동작을 한다

→ 다음처럼 한다

→ 다음 몸짓을 한다

6쪽


절대로 무리하지 말 것

→ 너무 힘쓰지 말자

→ 억지로 하지 말자

6쪽


두루미 자세

→ 두루미 몸짓

→ 두루미처럼

→ 두루미춤

8쪽


가지고 있는 잠옷 중, 가장 편안한 옷을 입는다

→ 가장 헐렁한 잠옷을 입는다

→ 가장 느슨한 잠옷을 입는다

20쪽


옷 태그는 다 제거하는 편이 좋다

→ 옷꼬리는 다 떼낸다

→ 옷에서 뒷붙이는 다 뗀다

20쪽


알록달록한 알사탕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 알록달록한 달콤알이 다 된다

→ 알록달록 달달알을 다 빚는다

46쪽


맑은 마음으로 만든 알사탕이 맑은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 마음이 맑게 빚은 달콤알은 소리가 맑다

→ 마음이 맑으면서 빚은 달달알은 소리가 맑다

46쪽


알사탕 제조에 실패한 어린이는 67세가 되었을 때 다시 시도해 보기 바란다

→ 달콤알을 못 빚은 어린이는 예순일곱 살에 다시 해보기 바란다

46쪽


단, 이 책에 실린 요가 동작을 매일매일 수련해야 한다

→ 다만, 이 책에 실은 한몸짓을 날마다 갈닦아야 한다

→ 그리고, 이 책에 실은 몸꽃을 늘 가다듬어야 한다

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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