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 옆마을
우리 옆마을에
미사일이 들어선다면
핵발전소가 선다면
쇠가시울타리를 두른다면
화학공장을 세운다면
비좁은 닭우리 크게 짠다면
고속도로가 지나간다면
골프장을 닦는다면
군부대가 들어온다면
아파트로 빼곡하다면
우리 마을이 살 만할까.
또는
우리 마을이 저렇게 된다면
옆마을은 살 만할까.
2017.4.30.해.ㅅㄴㄹ
한글노래 삶노래 . 새마을
집집마다 텃밭을 두고
집집이 마당이 있고
온 집에 나무를 심어 돌보고
뭇 집에 아이들이 뛰놀고
이 집 저 집 제비를 반기고
어느 집이든 노래하는 살림일 적에
우리 마을은
새롭게 깨어나는
산뜻하며 싱그러운
살가운 터전 되어요.
한글노래 삶노래 . ㅅ
손을 탈 적에도
손을 안 탈 적에도
나무는 한결같이 나무
손길이 머물 적에도
손길이 안 머물 적에도
숲은 언제나 숲
사랑으로 짓는 집
살뜰히 짓는 웃음
소담스레 짓는 밥
상냥히 짓는 사랑
스스로 짓는 옷
새롭게 짓는 얘기
슬기롭게 짓는 꿈
산들바람 새삼스레 스미는
새벽녘에 살며시 일어서서
서로 손을 잡고서
사이좋게 어깨동무
2017.5.11.ㅅㄴㄹ
한글노래 삶노래 . 밥짓기
“오늘은 무슨 밥?”
― 무슨 밥 먹을까?
“음, 국수? 카레? 짜장면?”
― 음, 아침을 먹자.
“에, 아침?”
― 그래, 좀 도와주련?
“알았어.”
― 먼저 부엌 창문 열고
무 감자 당근 갖다 줄래?
엊저녁에 불린 쌀은
아버지가 뚝배기에 부을 테니
쌀그릇에 새 쌀 담아서
쌀뜨물은 따로 통에 부어 줘.
“네, 할게요!”
― 마늘을 주렴
국에 마늘을 다져 넣자.
앞밭에서 파를 둘 끊어 주고.
“둘 끊으면 돼? 뭘로?”
― 응, 작은 칼 들고 가렴.
이제 밥상을 행주로 훔치고
반찬그릇 꺼내렴.
아버지는 설거지 마무리할게.
너희 밥 국은 손수 떠 볼까?
“알았어. 난 꽃그릇에 먹을래.”
2017.3.15.물.ㅅㄴㄹ
한글노래 삶노래 . 마을숲
도롱뇽 개구리 구렁이
모두 우리 이웃입니다
소쩍새 꾀꼬리 뻐꾸기
모두 우리 동무예요
나리 달래 머루
모두 우리 아이입니다
잣 솔 오리 밤 느티
모두 우리 어버이예요
돌멩이랑 바위도
시냇물이랑 샘도
송사리랑 가재랑 다슬기도
서로 사랑 어린 숲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