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디디며 헛짚으며 (정양) 모악 펴냄, 2016.4.4. 8000원



  전라북도에 터를 둔 조그마한 문학 출판사가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곳은 전북에서 나고 자란 시인하고 소설가 여러분이 뜻과 돈과 힘을 모았다고 한다. 첫 시집으로 《헛디디며 헛짚으며》를 선보이는데, 가벼운 종이에 홀가분한 이야기가 흐르는 시집이 퍽 조촐하면서 이쁘다. 조촐하며 이쁜 고장을 조촐하며 이쁜 마음으로 아끼는 손길로 적바림했구나 싶은 노래가 흐른다. 꼭 전라도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수수하거나 투박한 아름다움을 베푸는 시집이 반갑다. 경상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강원도에서도 제주도에서도 경기도에서도, 그야말로 자그맣고 예쁜 출판사가 하나둘 태어나서 그 고장에 터를 잡으면서 살림을 따사로이 짓는 목소리와 숨결을 그러모을 수 있으면 참으로 멋지며 신나는 이야기잔치가 되리라 느낀다. 2016.5.2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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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디디며 헛짚으며
정양 지음 / 모악 / 2016년 4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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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5-2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진 않았지만 전라도 어딘가에 모악산이 있다고 들었어요. 출판사 이름이 모악이군요.

숲노래 2016-05-24 09:25   좋아요 0 | URL
저도 가 보지 않았는데요,
전주에 있다고 하는 듯해요.
그래서인지, 이 출판사도 전주에 있답니다 ^^
 

파리의 열두 풍경 (조홍식) 책과함께 펴냄, 2016.4.20. 16800원



  파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열두 가지 모습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파리의 열두 풍경》을 읽어 본다. 프랑스에서 파리라고 하는 곳은 섣불리 ‘때려부수어서 다시 짓는 일’은 잘 안 한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새로 짓는 일은 있지만, 아무렇게나 부수면서 여느 사람 터전을 밀어내는 짓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이나 부산처럼 커다란 도시뿐 아니라 조그마한 시골에서도 이 모습 저 모습 수없이 바뀌기 일쑤이다. 아주 쉽게 때려부수고, 아주 가볍게 무너뜨리며, 아주 대수롭지 않게 밀어내곤 한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이렇게 모든 것을 부수거나 무너뜨리거나 밀어내기를 바라기 때문에, 온갖 건설정책만 생기는지 모른다. 우리 스스로 ‘삶터’를 두고두고 가꾸면서 오래도록 돌보는 길을 걷지 않으니 재개발 정책만 쏟아질는지 모른다. 도시로만 몰려들고, 더 큰 도시로만 찾아가면서 살려 하기에, 프랑스 같은 문화나 파리 같은 모습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생기지 못한다고 여길 만하다. 훌륭한 지도자 한두 사람이 나타나야 할 노릇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슬기로운 마음이 되어 우리 보금자리와 삶터와 마을을 사랑하며 오래오래 뿌리를 내리려는 몸짓이 될 때에, 비로소 “열두 가지 서울” 모습이라든지 “무지개 빛깔 같은 한국” 이야기를 새롭게 지을 만하리라 생각해 본다. 2016.5.2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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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열두 풍경- 루브르에서 루이뷔통까지, 조홍식 교수의 파리 이야기
조홍식 지음 / 책과함께 / 2016년 4월
19,800원 → 17,820원(10%할인) / 마일리지 9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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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말 (소야 키요시·하야시 아키코) 한림출판사 펴냄, 2004.8.30.



  사랑을 받아 태어난 아이가 ‘유리 말’을 갖고 함께 놀려다가 그만 다리를 부러뜨렸다는데, 부러진 다리를 고치려고 유리나라로 찾아가서 헤엄을 치고 하늘을 날다가 유리 눈물을 줍고 불꽃하고 맞서서 유리 아기를 지키다가 다시 어머니랑 아버지가 있는 보금자리로 돌아온다는 줄거리를 담은 《유리 말》은 꿈속 이야기일까, 아니면 삶에서 참말 몸소 겪은 이야기일까? 어느 모로 본다면 꿈속에서 본 이야기라 할 수 있을 테지만, 꿈이 삶이요, 삶이 꿈일는지 모른다. 우리 몸하고 마음은 꿈과 삶 사이에서 가장 깊고 따스한 사랑을 찾아서 흐를는지 모른다. 《유리 말》 이야기를 아이하고 곰곰이 읽어 본다. 2016.5.8.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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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말
소야 키요시 지음, 하야시 아키코 그림, 정성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8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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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물드는 눈 2 (우니타 유미) 애니북스 펴냄, 2016.4.29.



  너하고 나는 어떤 말을 쓰는 사이일까? 우니타 유미 님이 두 권으로 짧게 마무리를 지은 《푸르게 물드는 눈》 둘째 권을 읽는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일본 아가씨’하고 ‘중국 사내’는 서로 마음으로 아끼면서 사귀는 사이가 된다. 일본말이 서툰 중국 사내이지만, 말이 서툴어도 마음으로 아낄 수 있기에 두 사람은 사랑을 짓는 길을 걷는다. 일본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일본 사내도 많지만, 정작 마음으로 아끼는 길을 헤아리거나 살피거나 느끼지 않으니 일본 아가씨는 ‘같은 일본말’을 쓰는 사내들하고 마음으로 새로운 꿈을 짓지 못한다. 참으로 마땅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똑같지 않겠는가. 우리는 서로서로 ‘어떤 한국말’을 쓰는 사이일까? 우리는 참으로 ‘같은 한국말’을 쓰는 한국사람이거나 이웃이나 동무라고 할 만할까? 오늘 우니타 유미 님 트위터(https://twitter.com/unita_y)가 있는 줄 알았다. 일본말로 된 트위터를 한참 읽어 보았다. 2016.5.3.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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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물드는 눈 2- 완결
우니타 유미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4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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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푸르게 물드는 눈 1~2 - 전2권
우니타 유미 지음, 김재인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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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 (라파엘 로젠) 반니 펴냄, 2016.3.29.



  나는 ‘수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학교에서는 오로지 ‘공식 외우기’까지 해서 시험문제만 잘 풀라고 닦달을 했기 때문이다. 숫자와 기호를 빌어서 생각을 북돋우거나 넓히는 ‘셈’을 가르치거나 배울 틈을 모조리 짓밟으니까 ‘학교 수학’이란 그야말로 짜증스럽기까지 하다고 느낀다. 교사도 지식인도 학자도 ‘수학’이라는 말을 써야 대단한 줄 잘못 알지만, ‘셈’이라고 하는 한국말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먼저 “숫자를 세다”를 뜻하고, 다음으로 “생각을 하다”를 뜻한다. 그러니까, 숫자를 빌어서 생각을 하는 일이 바로 ‘셈’인 셈이다. 이 대목을 슬기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가 할 일이란 ‘학교 수학’이 아니라 ‘삶을 셈하는 기쁨’이 될 만하겠지. 서양 학자가 쓴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을 읽는 내내 ‘한국 학교 수학’이 얼마나 엉터리요, 한국 수학자도 이만 한 책을 아직 못 쓰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쓸쓸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제도권 입시교육 틀에 맞추어서 쳇바퀴처럼 구르는 한국 사회에서 ‘생각을 새롭게 짓는 셈’을 살피기란 얼마나 어려운 노릇인가. 2016.4.2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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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라파엘 로젠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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