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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1.


《전나무의 특별한 생일》

 옥사나 불라 글·그림/엄혜숙 옮김, 봄볕, 2020.12.21.



‘고을지기 뽑기(지자체장 선거)’를 하는 날이다. 낮밥 무렵에 자전거로 찾아간다. 뽑기를 하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 읍내 저자마실을 한다. 고흥버스나루는 이제부터 18시면 일꾼이 없단다. 재미있다. 바깥에서 고흥을 찾아오는 사람한테 얼굴이라 할 고흥버스나루는 지저분하고 엉성하고 좁을 뿐 아니라, 담배내음이 자욱하다. 예전부터 군청에서 목돈을 들여 버스나루를 옮기려 했으나 ‘고흥군내버스’에다가 버스나루를 거머쥔 이가 손사래치면서 틀어졌다지. 곰곰이 보면 여태 모든 고흥군수에다가 벼슬꾼(공무원·군의원)이 일삯·뒷돈만 챙기고서 팔짱을 낀 탓이다. 고을지기뿐 아니라 벼슬꾼을 통째로 물갈이할 수는 없는가? 고흥·보성·곡성은 나라에서 손꼽을 만큼 밑바닥(청렴도 제로)인데, 순천시 그늘(통합 순천시)로 들어가야지 싶다. 세 곳은 군수를 치우고 벼슬꾼을 확 줄여야 한다. 《전나무의 특별한 생일》은 우크라이나 그림책이다. 우크라이나 숲살이를 보여준다. 요즈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짓밟느라 숲이며 들이며 마을도 안타깝게 무너지는데, 미친싸움꾼은 어떻게 걷어내야 슬기로울까. 어린이책을 옮기는 분은 으레 ‘뇌조’라고만 하는데, ‘들꿩’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뇌조’란 이름은 너무 안 어울린다.


ㅅㄴㄹ

#OksanaBula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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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31.


《봄 선물이 와요》

 도요후쿠 마키코 글/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21.1.20.



자전거 앞뒤 바람이를 고친다. 앞바퀴는 바람이를 갈지 않고 구멍을 때운다. 뒷바퀴는 닳고 헐어서 통째로 간다. 이제 두 다리를 새롭게 찾았으니 들길을 달려 볼까. 먼저 우체국에 간다. 책짐을 부치려는데 쌈지가 안 보인다. 어라, 집에 놓고 왔네. 어쩔 길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서 챙긴다. 다시 우체국에 들러 나래삯(우편요금)을 치르고서 녹동으로 달린다. 땡볕에 자전거를 달리면 즐겁다. 땀이 날 듯하면 바람이 씻어 주고, 오르막에 이은 내리막에서 등판이 시원하다. 내달리는 맛으로 올라가고, 들바람을 쐬다가 바닷바람을 누린다. 〈더바구니〉에 닿는다. 미리 여쭌 책을 받는다. 다릿심이 새로 오를 즈음 집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60킬로미터 즈음 가볍게 달린 셈. 《봄 선물이 와요》는 바로 〈더바구니〉에서 만난 그림책이다. 봄빛이 영그는 숲살림을 부드럽고 아기자기하게 담았다. 숲에서 여러 짐승이 서로 동무로 어울리면서 함께 숲내음을 맡고 숲노래를 즐기는 하루를 들려준다. 이웃나라에서 낸 이 그림책하고 우리나라 그림책이 다른 대목을 사람들이 읽어내기를 빈다. 우리나라는 아직 ‘숲 비슷한 수목원으로 구경하러 가는 서울손님 눈길’이라면, 이웃나라는 ‘가만히 숲에 깃들어 살림하는 숲아이 마음’으로 빚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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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30.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

 이설야 글, 창비, 2022.5.27.



실비가 뿌리고서 걷힌다. 살짝 가뭄을 적시듯이 덮는다. 봄비가 유난히 적어 봄열매는 하나같이 알이 작다. 서울(도시)에서는 비가 적은 줄 느낄까. 비가 안 내려 슈룹(우산)을 안 챙겨도 된다고 여길까. 옛날에는 비가 올 적에 비를 안 가린 줄 잊었을까. 비는 들이며 논밭도 적시지만, 우리 몸도 적신다. 바다에 몸을 담그거나 빗물로 씻을 적에 몸이 말끔하게 빛난다. 풀꽃나무는 가뭄을 탓하는 일이 없다. 숲은 언제나 이슬방울로 촉촉하다. 사람이 파헤친 곳만 가뭄에 고단하다. 사람이 땅을 자꾸 파헤치고 망가뜨리기에 비바람해가 흔들린다고 느낀다. 저녁나절에 작은아이하고 우리 책숲을 다녀오다가 꿩을 만난다. 꿩은 “나 좀 봐. 나 여기에 있어. 너희 곁에 늘 있어.” 하고 알려주는 듯싶다.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를 읽는다. 글님이 펴려는 사랑이 물씬 흐른다. 낱말 하나마다 스스로 사랑하려는 손끝이 만난다. 다만, ‘도착’이란 한자말보다는 ‘닿다’나 ‘다다르다’나 ‘오다’나 ‘이르다’나 ‘가다’라는 우리말을 쓴다면, 말결이 가없이 깊으며 너를 만하다고 느낀다. 우리 노래는 ‘우리 삶말’로 담아내기에 사랑으로 핀다. 한자말이나 영어를 써야 멋진 문학예술이 된다는 허울을 벗으면 누구나 아름노래를 부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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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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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9.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우리 속담》

 국립생태원 엮음·김영곤 외 그림, 국립생태원, 2016.11.15.



누구라고 글로 밝혀 놓을 수 없으나 대뜸 손전화로 “‘사전투표’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손전화라서 이 얘기는 잘 담아 놓았으나 선관위에 보낼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두었다. 가뜩이나 고흥에서 ‘귀여움’ 받으니 ‘귀염거리’를 늘리지 말자. 몇 해 앞서 ‘선거참관인’을 해본 적 있는데, 고흥처럼 작은시골에서는 “누가 뭘 했는지 안 했는지” 매우 쉽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대목이 쉽게 퍼진다. 북녘에 ‘5호감시제’가 있었다면 남녘에도 ‘간첩신고’처럼 집집이 서로 들여다보며 수군수군한다. 바보같은 짓은 떨치고, 석류꽃을 어루만진다. “넌 어쩜 이렇게 야무지면서 새빨갛게 빛날 수 있니? 너한테 ‘붉돌’이란 이름을 새로 지어 보아도 될까?” 우리 집 뒤꼍은 어느덧 숲으로 간다. 바람을 쐰다. 구름이 끼는 하늘을 마신다.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우리 속담》을 읽었는데 어쩐지 많이 아쉽다. ‘국립생태원’이라서 ‘생태 돋보기’란 이름을 쓸 테지만, ‘나라숲돌봄이’처럼 어린이 곁으로 다가서는 이름을 지을 생각은 언제쯤 해보려나. 감투를 쓰면 다들 한자말이나 영어로 이름을 붙이려 한다. 네 살 아이 눈으로 마을을 보고, 말글을 보고, 숲을 보고, 사람을 보는 어진 어른이 태어나기를 빌어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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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8.


《꽃서점 1일차입니다》

 권희진 글, 행성B, 2021.4.28.



밤에는 서늘하고 낮은 후끈하다. 밤낮으로 바람결이 벌어진다. 다만 우리 집에서만 이렇게 느끼는 셈일 수 있다. 바깥일을 보러 늦은저녁이나 밤에 걷노라면 다른 고장에서는 이런 바람결은 아니니까. 시골에서도 그렇다. 모든 시골이 밤낮이 다르지는 않다. 풀꽃나무가 뜸한 데는 밤에도 덥다. 돌나물꽃을 본다. 앵두알을 바라본다. 지는 꽃찔레(장미)를 쓰다듬는다. 그동안 고맙고 반가웠어. 네 꽃내음은 참 대단하더구나. 별빛을 만진다. 하늘로 손을 뻗어 조물딱조물딱한다. 《꽃서점 1일차입니다》를 읽었다. 올 2월에 부산마실을 하며 〈동주책방〉에서 샀는데, 책더미 어디에 파묻혔는지 두 달 동안 헤매다가 비로소 찾아내어 읽었다. 갈수록 ‘우리 집 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시 사는 일이 늘어난다. 꽃서껀 책서껀 있으니 꽃책집이리라. 서울 양천 〈꽃 피는 책〉도 꽃책집이다. 꽃집하고 책집을 더하는 살림은 빛날 만하다고 느낀다. 문득 생각한다. 꽃을 다루는 곳은 ‘꽃집’인데, 책을 다루는 곳을 ‘책집’이라 하는 분이 드물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예부터 ‘가게’를 ‘집’이란 낱말로 함께 가리켰다. 그만큼 ‘마을가게’란 뜻이고, ‘찻집·떡집·옷집’처럼, 책도 이제는 마을 품으로 아이들 곁으로 ‘내려와’야지 싶은데.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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