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2.14.


시외버스로 보성으로 갔다가 광주를 거쳐 서울을 찾아가고는, 기차로 전주를 찾아가서 이틀을 지내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집 《너무 멀지 않게》를 읽는다. 전북 전주에는 ‘모악 출판사’가 있고, 이곳에서 내는 시집은 누리책방에서도 만날 수 있으나, 전주에 있는 마을책방 〈유월의서점〉 책시렁에 곱살하게 놓인다. 전주로 마실하는 길이었기에 일부러 전주 마을책방에서 ‘모악 시선집’ 한 권을 장만한다.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길손집에서 읽고, 순천으로 가는 기차에서 살짝, 순천에서 고흥으로 돌아오는 시외버스에서 또 살짝 읽는다. “너무 멀지 않게” 가는 길이나 흐르는 마음을 살랑살랑 노래하는 이야기룰 다룬 시집이로구나 싶다. 때로는 애틋하네 싶은 이야기를 읽고, 때로는 좀 아쉽네 싶은 이야기를 읽는다. 그러나 ‘집시랑물’을 만나면서 좋았다. 집시랑물이로구나, 전라도에서는. 집시랑은 기스락을 가리키고, 기스락은 처마 끝을 가리키네. ‘집시랑물’은 ‘기스락물’이면서 ‘처맛물’ 또는 ‘처마끝물’이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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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없어요 생각하는 분홍고래 12
아리아나 파피니 지음, 박수현 옮김 / 분홍고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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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다가 또 살짝 눈물을 지었다. 이제 나는 없다니! 하늘나라에서 산다는 숱한 짐승들이 땅나라에서 사는 우리 사람한테 짤막하게 글월을 띄운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하나란 얼마나 애틋한가. 앞으로 더는 숲동무가, 숲이웃이, 들벗이, 들지기가, 바다벗이, 바다님이 이 땅에서 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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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12.13.


서울 강남구 내방역 언저리에 있는 마을책방이자 찻집인 〈메종 인디아〉에 마실을 가서 만화책 《오늘은 홍차》를 만났다. 책이름이 “오늘은 홍차”라서 여러모로 반가웠다. 흔히들 일본 말씨로 ‘-의’를 넣어 “오늘의 홍차”처럼 쓰지만, 이 만화책은 즐겁고 씩씩하게 ‘-은’을 넣었다. 참 이쁘다. 이 만화책은 책이름만 이쁘지 않다. 그림결은 살짝 투박하지만, 이 살짝 투박한 그림결이 외려 멋스럽고, 때로는 맛스럽기도 하다. 이야기를 살리려 하고, 줄거리를 북돋우려 하며, 차 한 잔에 삶 한 조각을 가만히 맞대면서, 서울 한복판에서 조촐히 즐거운 몸짓을 찾아나서는 만화를 보여준다. 요즈음 한국 만화에서는 이야기가 없이 밋밋한 채 그림결만 꾸미려 하는 작품이 많이 보였는데, 이 만화는 이야기를 살리려고 마음을 쓴 대목이 돋보인다. 그린이하고 글쓴이 모두 앞으로 조금 더 가다듬으면서 즐겁게 삶맛을 누리는 길을 걷는다면 차맛도 이야기맛도 한껏 끌어낼 수 있겠구나 싶다. 전철을 타고 용산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또 용산 기차역에서 전주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마치 차를 마시듯이 즐거웠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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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12.12.


고흥에서 벌교로 갔고, 벌교에서 보성으로 갔으며, 보성에서 광주로 간 뒤, 광주에서 서울로 간다. 시외버스에서 참 오래 있는 하루이다. 이동안 조용히 하늘하고 구름을 바라보면서 겨울바람을 느끼기도 하고, 수첩을 꺼내어 글을 써 보기도 하며, 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잘 노는가 묻기도 한다. 그리고 ‘아나스타시아’ 꾸러미 8-2권인 《사랑의 의례》를 찬찬히 읽는다. 러시아 타이가숲에서 사는 아나스타시아 이야기꾸러미는 우리한테 어떤 삶을 보여주는가? 바로 ‘사랑으로 슬기롭게 짓는 생각으로 기쁨이 피어나는 보금자리를 숲으로 이루어 서로 노래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하루’를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1권부터 8-2권에 이르도록 참으로 아름다우며 훌륭하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사랑의 의례》는 옮김말이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줄거리로만 바라볼 적에 이 책은 젊은 가시버시한테 아름다운 길동무책이 될 만하고,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삶을 일깨우는 이쁜 길벗책이 될 만하지 싶다. 어느 모로 본다면 우리 옛마음에 다 흐르는 숨결을 다루는 책인데, 오늘날 사회에 길들면서 우리 스스로 잊고 만 오랜 아름다움을 이 《사랑의 의례》가 하나하나 짚는다고도 볼 만하지 싶다. 덜컹거리는 시외버스에서 아무 시끄러운 소리를 못 느끼면서 책에 사로잡혔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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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국가 -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는 어떻게 미국과 세계에 해를 끼치는가
데이비드 바인 지음, 유강은 옮김 / 갈마바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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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무기하고 군부대를 다른 나라에 두는 일은 평화일까? 다른 나라 전쟁무기하고 군부대를 제 나라에 받아들이는 몸짓은 민주일까? 지구별 곳곳에 엄청난 기지하고 전쟁무기를 거느리는 미국은 제 나라 사람들한테 아무런 평등도 평화도 복지도 민주도 교육도 안 펴는데, 한국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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