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제갈량 2
김달 지음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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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넘게 읽기까지 그린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를 찾기 어려웠다. 꾸역꾸역 ‘연재 채우기’를 했구나 싶다. 삼국지연의를 가시내 눈썰미하고 마음으로 그리겠다는 첫뜻은 틀림없이 좋으나, 그리고 그리다가 제풀에 지쳤지 싶다. 큰 줄거리를 따라서 처음부터 차분히 다시 그려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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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골에서 책읽기]를 여러 이름을 붙여

이모저모 써 보았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부터 쓴 글은

올 2017년 12월 27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맨 처음은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입니다.

서울 같은 도시 이웃님이

고흥에서 타는 시골버스를 '시내버스'로 잘못 알기 일쑤라

일부러 '고흥군내버스'인 '군내버스'라는 이름으로

뭔가 글 하나를 쓰고 싶었습니다.


다음으로 <밥하면서 읽은 책>이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이나

<마당에서 읽은 책>이나

<자전거 타며 읽은 책>이나

<빨래터에서 읽은 책>이나

<마실길에 읽은 책>처럼

시골에서 살며 삶을 복닥이다가 문득문득 읽는 책이

삶하고 어떻게 맞물리는가를 적어 보려 했습니다.


이제 이 걸음걸이를 마치고

새해에는 새 걸음을 내딛으려 해요.


새해에는 [오늘을 누린 책?]이나 [오늘 읽은 책?] 즈음으로

이름을 새롭게 붙여 보려고 합니다.


두 아이가 무럭무럭 크는 결에 맞추어

새해에는 뭔가 새로운 살림길을

닦아 보려고 합니다.


이제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도, 밥하면서 읽은 책도,

모두모두 잘 있으렴. 한 해 동안 고마웠어!


(숲노래/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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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자전거 타며 읽은 책 2017.12.27.


작은아이가 문득 묻는다. “아버지?” “응?” “요즘 왜 자전거 안 타?” “그러게. 요즘 왜 자전거를 안 탈까?” “음, 몰라.” “요새 바깥으로 볼일을 보러 자주 다녀서 그렇기도 할 테고, 바깥에 다녀오면 쉬려고 자전거를 못 타니까. 겨울이 되어 날이 추워서 덜 타기도 할 테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따뜻해지면, 자전거 타고 바닷가에 가자. 모래가 있는 바닷가로. 그리고 여름에는 딸기가 돋는 바닷가로 가자.” 지난 11월 끝자락부터 12월 끝자락 사이에 자전거를 한두 번 탄 듯하다. 이동안 우리 자전거하고 수레는 들고양이 차지가 된다. 겨울을 우리 집에서 나는 어미 고양이가 새끼 둘을 낳았고, 새끼 둘은 어미 곁에서 무럭무럭 잘 큰다. 자전거하고 수레는 고양이 세 마리한테 바람막이도 되고, 놀거리도 된다. 아이들은 방에서 마루에서 마당에서 평상에서, 또 들고양이한테 밥을 주고 나서, 이래저래 만화책을 편다.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앞서 아버지가 알뜰히 모은 《요츠바랑!》을 요즘 다시 재미나게 본다. 아버지는 이 만화책을 그야말로 아껴서 때 하나 안 타게 읽었으나, 아이들은 아이답게(?) 한 손에 감조각을 쥐고도 읽느라, 책이 자꾸 두툼해(?)진다. 제발 만화책이든 그림책이든 맨손으로 읽지 않으련? 아이들이 하도 읽어대서 한 벌을 더 장만하는 만화책이 있는데, 《요츠바랑!》도 한 벌을 더 장만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가만히 따지면 우리 아이들 놀이짓은 요츠바보다 개구지지 싶은데, 이 아이들은 만화책에서 아주 멋진 놀이동무를 찾았구나 싶다. 이제 겨울이 깊으면서 한 해가 저물려 한다. 새끼 들고양이들아, 우리 집에서 씩씩하게 커서 즐겁게 삶을 노래해 보렴. 나중에는 우리 아이들하고도 함께 놀아 보렴.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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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밥하면서 읽은 책 2017.12.26.


늘 밥을 지어서 차리지만 곁님한테서 곧잘 꾸중을 듣는다. 틀림없이 예전에 들은 꾸중인데 또 듣는다. 스스로 고쳐서 한결 나은 밥차림이 되려고 했으나, 어느새 잊거나 놓치곤 한다. 아무래도 뼛속까지 스미지 못했으니 때때로 엇나갈 수 있겠지. 또는 몸이 고단하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건너뛰기도 했을 테고. 그러나 이런 말이나 저런 말은 모두 핑계이지 싶다. 조금 더 마음이며 힘을 기울이면서 지을 수 있는 밥이니까. 큰아이 통장이 찍히지 않아 읍내 우체국에 여러 차례 마실을 했는데, 통장을 바꾸는 데에도 온갖 서류를 챙겨 오라고 한다. 참 웃기다. 통장을 다 찍어서 바꾸어야 할 적에는 그냥 바꿔 준다. 통장 뒤쪽 마그네틱이 갑자기 안 읽혀서 바꾸어야 할 적에는 온갖 서류가 있어야 한단다. 통장 여럿 가운데 딱 하나만 갑자기 안 읽히는데, 누구 탓일까. 앞뒤가 안 맞는 행정을 하면서 이를 고칠 생각은 안 하고서 그저 서류 타령만 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짓고서 자리에 눕는다. 《귀소본능》을 얼핏설핏 읽다가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세 시간 남짓 꿈에서 헤매고 읽어난 뒤에 더 읽는다. 아이들을 재우고서 잠이 안 오기에 깊은 밤에 조용히 더 읽어 본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짐승이나 벌레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들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어떤 몸짓’이 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우리는 슬기롭거나 참되거나 아름다운 집으로 돌아가려는 몸짓일까? 쳇바퀴질에 얽매인 채 쳇바퀴질을 쳇바퀴질로 못 느끼는 몸짓은 아닐까?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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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12.25.


미운 아이도 고운 아이도 가리지 않고 모두한테 선물을 준다는 산타라지. 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받는 하루일까. 어른들은 어떤 선물을 누릴 수 있는 하루일까. 아침부터 신나게 빨래를 해서 아이들하고 함께 넌다. 행주도 삶아서 넌다. 우리가 빨래를 너는 곁에서 새끼 들고양이가 밥을 먹는다. 갈마들면서 밥을 먹으니, 하나는 해바라기를 하면서 뒹굴며 놀고, 하나는 바지런히 먹네. 겨울볕을 느끼면서 사진책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를 읽어 본다. 폐광이라고 하는 터가 어떤 모습인가를 새삼스레 돌아본 이야기를 담는다. 더는 탄을 캐지 않는 곳이라 하더라도 끝없이 시커먼 물이, 시퍼런 물이, 싯누런 물이, 새하얀 물이 흐른단다. 우리가 어느 멧골에 구멍을 내어 탄을 캐내지 않았으면 흐르지 않았을 시커멓거나 시퍼렇거나 싯누렇거나 새하얀 물이 자꾸자꾸 흐른단다. 그래도 이런 물줄기 곁에서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란다. 마을하고 작은 시골집이 있으며, 눈이 소복히 내린다. 탄 아닌 석유를 뽑는 온누리 곳곳은 어떤 모습일까? 석탄하고 석유를 바탕으로 전기하고 자원을 쓰는 이 나라 삶터는 어떤 모습일까?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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