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숲노래 (2015.10.22.)



  책상맡에 늘 올려놓으면서 바라볼 그림을 새로 그린다. ‘숲노래’를 간추려 적는 ‘ㅅㄴㄹ’를 보여주는 무늬를 하나씩 넣는다. 삶을 받치는 세 기둥을 모아서 세모를 이루고, 세모에 해님을 넣으며, 해님 한복판에 별이 드리우도록 하고, 별 안쪽에 온누리를 깨우는 씨앗 같은 빨간 눈을 넣는다. 삶을 받치는 기둥인 세모가 춤을 출 적에 노래가 흐르고, 풀꽃이 핀다. 이 모두는 파란 구름을 하나 하늘을 훨훨 날면서 꽃눈을 베푼다. 이리하여 사랑스러운 나비가 바람을 타고 날면서 따사로운 숨결이 흐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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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2015.8.24.)



  앞으로 선보일 새로운 이야기책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아름다울까 하고 여러 해 생각한 끝에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이 떠올랐다. ‘바로쓰기’나 ‘살려쓰기’에서 새롭게 거듭나자는 생각을 하다 보니 ‘새롭게’라는 말을 고스란히 넣고, 아직 나부터 한국말을 제대로 살려내어 쓰지는 못하나, 앞으로 누구나 말을 살려서 넋을 살리고 삶을 살리는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꿈꾸면서 ‘ㅅㅅㅇ(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이라는 이름을 빚는다. ‘ㅅㅅㅇ’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에서 닿소리만 딴 이름하고도 같고, “숲에서 사랑한 우리말”이라든지 “숲 사랑 어린이”라든지 여러모로 재미나게 이어진다. 크게 넣은 ‘ㅅ’은 바탕이 “숲”이지만, 같은 ‘ㅅ’으로 첫머리를 여는 “삶·사랑·사람”도 한동아리로 묶는다. 그래서 큰 ㅅ 속에 여러 무늬를 넣어 본다. 물결치는 이야기가 고이 흐르기를 꿈꾸며 천천히 그림을 그리면서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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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숲으로 되어라 (2013.7.26.)



  2015년 7월 26일에 강원도 영월에서 동강사진축제 워크샵 마지막 강의를 함께 맡아서 이야기했다. 내가 말할 때를 기다리면서 그림을 하나 그려 보았다. 내가 사람들한테 들려줄 ‘사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고 한 마디로 간추려 보았다. 바로 “숲으로 되어라”이다. 스스로 숲이 되는 사진을 찍으면 되고, 스스로 숲이 되어 사진을 읽으면 된다. 숲처럼 사진을 찍고, 숲으로서 사진을 읽으면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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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이 바람을 사랑해 (2013.8.5.)



  한여름을 밝히는 숨결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저절로 바람이 떠오르고, “나는 ‘이 바람을 사랑해’”라는 말이 그림으로 나온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바람을 사랑하지. 봄에도 가을에도 이 바람을 사랑하고. 바람이 흘러 언제나 숨을 쉬고, 바람이 불기에 언제나 하늘을 우러르며 별빛을 가슴에 담으면서 삶을 짓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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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숲에서 태어난 나비 (2013.7.13.)



  《이오덕 일기》가 지난 2013년에 나왔을 적에 여러모로 홀가분하면서 기뻤다. 이 책이 나오도록 하려고 흘린 땀방울이 비로소 꽃으로 피어났기 때문이다. 그무렵 서울에서 책잔치를 했고, 책잔치 자리에 가서 글하고 그림을 하나씩 남겼다. 바람 같은 넋이 되어 노래하는 새 한 마리가 되겠다고 하던 분이 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 주리라 느꼈기 때문이다. “숲에서 태어난 / 마음으로 / 풀씨 심어 / 나비들 춤추는 / 꽃밭.” 나비 한 마리는 ‘사랑(ㅅㄹ)’이고, 다른 나비 한 마리는 ‘꿈(ㄲ)’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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