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95. 대문 앞까지 (2015.11.3.)



  자전거가 달린다. 마을 한 바퀴를 빙 돌고서 대문 앞까지 이른다. 한 바퀴를 돌았으니 또 돌아 볼까. 세발자전거로는 대문 앞에서 다시 대문 앞까지 돌아오는 나들이를 한다. 앞으로 두발자전거가 되면 이웃마을까지 휘 돌아서 대문 앞으로 돌아오는 나들이를 할 만하겠지. 두 아이가 바라보면서 내딛는 자리가 천천히 넓어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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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1-07 10:12   좋아요 0 | URL
볼수록 정겹고 이쁩니다

숲노래 2015-11-07 10:4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노는 모습만으로도
언제나 아름답구나 싶어요
 

고흥집 94. 마루에서 놀다가 (2014.10.16.)



  마루에서 노는 아이들이 문득 마당을 내다봅니다. 마루는 살림집과 마당을 잇는 다리 구실을 합니다. 그래서 마루로 햇볕이 곱게 들어올 뿐 아니라 마당이 훤히 내다보여요. 마을고양이가 우리 집 마당을 가로지를 적마다 “저기 고양이야!” 하고 외치고, 바람이 불면서 나뭇가지가 노래한다든지 풀줄기가 누울 적마다 “바람이 불어!” 하고 외칩니다. 마당이 있고 마루가 있는 집이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하고 날마다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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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93. 마을 한 바퀴 (2015.10.21.)



  요즈음 들어 작은아이가 ‘마을 한 바퀴’ 놀이를 즐긴다. 아침 낮 저녁으로 세발자전거를 이끌고 마을 한 바퀴를 빙글빙글 돈다. 내리막에서는 신으로 버티면서 주루룩 멈추고, 오르막에서는 영차영차 다리힘을 돋운다. 헤헤, 대단한걸. 혼자서 얼마든지 어떻게든 무엇이나 잘 놀 수 있지. 너희가 스스로 나아가는 길이 늘 씩씩하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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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92. 마을고양이 쉼터 (2015.10.14.)



  마을고양이가 마당 한쪽에 눕는다. 빨래를 널어 그늘이 생기니 그곳에 느긋하게 눕는다. 빨래가 바람에 한들거리면서 빚는 그늘은 햇볕으로 알맞게 따뜻해진 마당에서도 마을고양이가 쉬기에 좋은 자리이다. 우리 집은 우리한테도 집이고 마을고양이한테도 제비한테도 여러 풀벌레한테도 사랑스러운 집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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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91. 평상 놀이터 (2015.6.9.)


  우리 집 평상은 아이들 놀이터입니다. 손님이 와서 앉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아이들한테 놀이터입니다. 어른은 때때로 평상에 누워서 낮잠을 잡니다. 어느 날에는 천막을 평상에 치고 조용히 밤잠을 이루기도 합니다. 나무가 그늘을 베풀고, 나무가 노래를 들려주며, 나무하고 싱그러운 숨결을 나누는 평상은 아주 사랑스러운 쉼터이자 놀이터입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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