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11] 도서관



  아름답게 피어날 씨앗

  새롭게 자랄 노랫마디

  손을 거치면서 크는 책



  도서관이라는 곳은 아름답게 피어날 씨앗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책을 건사하지 싶습니다. 틀에 박힌 삶길이 아닌 저마다 새롭게 자랄 노랫마디가 흐르는 꿈을 밝히는 책을 품지 싶습니다. 뭇사람 손을 거치면서 차근차근 자라는 책을 보듬고요. 도서관은 크게 짓거나 사서자격증으로 다스려야 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은 숲을 사랑하는 씨앗을 마음에 품고서 노래하는 사람이 돌보는 쉼터이자 만남터이자 이야기터입니다. 2018.8.2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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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0] 1학년



  다섯 해째 1학년

  오늘도 어제도 첫걸음

  모레에는 두걸음 가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저는 스스로 1학년이라 여깁니다. 올 2018년을 슬기로이 짓는 살림으로 누린다면 2019년에는 2학년이라 이름을 붙일 만하리라 여깁니다만, 굳이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스스로 할 일을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레 하고 싶습니다. 가만 보면 우리는 으레 나이에 맞추어 학년 숫자나 학교 이름을 높이며 살아왔지 싶어요. 나이가 많대서 일을 잘하거나 슬기롭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 나이가 아닌 마음을 볼 노릇이요, 살림을 살필 일이며, 사랑을 헤아릴 길이지 싶어요. 2018.7.1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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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09] 시골살림



  해 바람 흙을 먹으며

  풀노래를 들으니

  온몸은 물이 되어요



  몸을 입고 살아가는 오늘, 이 몸이 물로 이루어진 줄 곧잘 잊습니다. 이러다가 바람을 마시면서 바람춤을 추며 문득 이 몸은 바람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고 느낍니다. 땡볕에 땀을 흠뻑 쏟으면서 이 몸에서 빠져나간 물만큼 새로 물을 채워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밥으로 삼는 열매나 과일도 물이 아닐까요? 나물 한 젓가락도 물일 테고요. 물을 먹으면서 물이 되고, 바람을 마시면서 바람이 되니, 우리는 모두 다른 몸을 입었지만 바탕은 같은 숨결이지 싶어요. 2018.7.1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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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08] 만화책



  학습만화는 만화책 아니야

  만화책인 척하는 거짓부렁

  만화책이라면 삶을 노래해



  저는 박시백 님이 빚은 《조선왕조실록》조차 안 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만화인 척하는 학습지이거든요. 겉보기로 만화로구나 싶어도 만화가 아닌 학습지는 모두 거짓부렁이라고 여깁니다. 만화가 만화다우려면, 아니 만화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삶을 노래할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웃음으로 노래하든 눈물로 노래하든, 삶을 노래할 적에 비로소 만화책입니다. 학습지라는 모습을 숨기려고 하는 ‘학습만화’는 몽땅 거짓부렁입니다. 거짓부렁을 펴면 아무것도 못 배우지요. 2018.7.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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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07] 틀



  틀에 맞추면 틀을 보고

  삶을 가꾸면 삶을 보고

  길을 걸으면 길을 보고



  아이를 틀에 가두며 지내면 입시지옥 한복판에 있어도 그곳이 틀에 박힌 입시지옥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틀을 짜 놓으니 똑같은 모습으로 찍어내기 좋습니다만, 어느새 이 틀에서 조금도 못 벗어나기 마련이에요. 아이하고 살림을 지으면서 삶을 가꾸는 하루라면 늘 새로운 하루이면서 노래하며 누리는 나날입니다. 틀이 없다면 늘 모두 스스로 새로 지어야 하는데, 틀이 없기에 홀가분하게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틀을 짜서 손품을 줄이고 싶다면 이 길을 갈 텐데, 품을 줄이기 때문에 생각이 마음껏 자라거나 샘솟지는 않아요. 2018.6.22.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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