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36] 예전에 몰랐던



  예전에 몰랐으니 오늘 고마워

  예전에 알았어도 오늘 새로워

  몰라서 배우고 알면서 익히지



  어제까지 모른 채로 살았기에 오늘 배우며 알 수 있어요. 오늘 드디어 배웠기에 이를 삶으로 녹여서 하나하나 익힐 만해요. 어제까지 모르던 사람은 어제까지 바보였겠지요. 어제까지 모르다가 오늘 알아차린 사람은 무엇일까요? 오늘 처음으로 알아차리고서 이를 삶으로 녹여 익히는 사람은 모레에 무엇일까요? 모를 적에는 “아, 난 몰라. 그러니 알려줘. 가르쳐 줘도 좋아.” 하고 스스럼없이 물어봅니다. 모르는 마음을 숨기면 언제까지나 모르는 채로, 그렇지만 겉으로는 “모르지 않은 척”하는 탈을 쓰면서 스스로 가두고 말 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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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5] 문드러지다



  남았기에 땅한테 주고

  남으니 하늘한테 주고

  남겨서 너한테 주고



  쓰지 않거나 쓰지 못할 적에는 어느새 썩어서 문드러집니다. 이때에는 버릴 수밖에 없어요. 잘 쓰거나 다루면 썩거나 문드러지는 일이 없어요. 썩지도 문드러지지도 않을 적에 이웃하고 나눌 수 있습니다. 썩거나 문드러지면 그만 아무한테도 못 주는데, 이때에 아무한테 못 주니 외려 더 껴안으면서 스스로 더 썩이거나 문드러지기도 합니다. 이는 지식이나 돈도 매한가지예요. 싱그러이 살아서 춤추는 숨결일 적에 기꺼이 나눌 수 있습니다. 넉넉히 지어서 남김없이 나누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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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4] 버리기



  마음에 들기에 버리고

  마음이 가기에 내려놓고

  마음이 있기에 털어내고



  마음에 드는 것을 버리기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가 못 버리는 까닭은 마음에 들기 때문 아닐까요. 마음이 가기에 내려놓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못 내려놓는 까닭은 바로 마음이 가기 때문 아닐까요. 마음을 씻으려고 한다면, 우리 둘레를 새롭게 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부터 곱게 버리고, 마음이 있는 것부터 털어낼 일이지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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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3] 노릇



  우리가 어버이 노릇을 겪어 보기에

  비로소 아이를 슬기롭게 사랑하며

  나를 스스로 참다이 사랑할 수 있구나



  해보지 않으면 아직 몰라요. 해보면서 하나씩 알아요. 해보면서도 서툴고 틀리고 넘어지기도 해요. 그러나 서툴거나 틀리거나 넘어지면서 새삼스럽게 배워요. 서툴지 않거나 틀리지 않거나 넘어지지 않으면 하나도 배우지 못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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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석줄글

[시로 읽는 책 432] 어른이 읽는 책



  어른만 읽는 책보다는

  어른이 같이 읽는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책을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함께 읽는 책’인 줄 느끼는 이웃님이 차츰 늘어납니다. 그래도 아직 이렇게 생각하거나 느끼지 않는 분도 많지요. 앞으로 스무 해쯤 뒤에는 사뭇 다를 테고, 쉰 해쯤 뒤에는 아주 다르겠지요. 예전에는 ‘라틴말이나 한문을 아는 사람만 읽는 책’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래오래 흐르고서야 ‘라틴말이 아니거나 한문이 아닌 쉬운 글로 적어서 누구나 읽는 책’이 겨우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른만 읽는 책’이란 어쩌면 어른한테조차 굳이 안 읽어도 될 책은 아닐까요? ‘어른끼리 알아볼 책’이 아닌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면서 기쁘게 나누고 익힐 책’이 될 적에 누구보다 어른부터 신나게 읽을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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