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93. 2017.1.12. 뚝딱



  한 그릇 뚝딱 비우는 밥을 짓습니다. 먹는 사람이 있고, 짓는 사람이 있습니다. 키우는 사람과 다루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에 바람하고 해하고 흙하고 비가 어우러집니다. 무엇을 먹느냐 하면 이 모두를 먹어요. 짓고 거두고 심고 아끼고 보듬는 모든 숨결을 밥 한 그릇으로 먹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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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92. 2017.1.8. 고구마랑



  고구마 감자 당근 달걀을 함께 삶는다. 아이들한테 시계를 보여주며 한 시간 뒤에 끌 테니 시곗바늘을 잘 살피라고 이야기한다. 이동안 멸치볶음을 새로 한다. 잘 삶아 따끈따끈 김이 나는 고구마를 밥접시에 담고 새로 버무린 풀도 함께 담는다. 국도 따뜻하니 이 겨울에 즐거운 아침으로 삼아 보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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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꽃밥 먹자 291. 2017.1.7. 빨리 사라져



  달걀찜만 하는 뚝배기를 장만했다. 달걀찜을 할 적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거들기로 했다. 아직 아이들이 도맡아서 하지는 못하지만, 반찬 한 가지를 마련할 적에 아이들 손을 빌릴 수 있기만 해도 아주 홀가분하다. 작은아이는 달걀찜을 아주 빨리 먹어치우고, 큰아이는 야금야금 먹는다. 한 아이는 맛있으니 빨리 먹고, 한 아이는 맛있으니 아껴 먹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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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90. 2017.1.2. 그릇 



  집에 있는 아무 그릇이나 쓰면 된다는 생각을 꽤 오래 했다. 그릇을 새로 장만하는 데에 굳이 돈을 쓰지 말자고 참 오래 생각하며 살았다. 물려받거나 선물받은 그릇만으로도 얼마든지 지낼 만하니 그릇을 따질 까닭이 없을 수 있다. 살림을 장만하자면 제대로 갖출 것이 한두 가지일까 싶은데, 하나씩 고치자고 여기면서 밥상빛이 조금씩 바뀐다. 내가 쓸 조금 깊고 큰 그릇 하나를 장만했다. 속이 새파래서 퍽 마음에 들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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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89. 2017.1.1. 어느새 떡국



  새해 첫날이라서 떡국을 끓일 마음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떡국을 끓였다. 새해 첫날이라서 새 그릇을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새 그릇을 꺼내어 아이들 밥이랑 반찬을 담았다. 스텐 밥판은 수저 긁히는 소리가 새되어 웬만해서는 못 쓰는데, 마침 밥그릇하고 같은 밥판이 있어서 둘 마련했고, 드디어 처음으로 써 본다. 달력을 안 보고 살아도 몸은 날을 아는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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