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 45 | 46 | 47 | 4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겨울

 


마을에서 함께 사는
들고양이,

 

겨우내
보금자리를
우리 작은 집
마루 밑으로 삼았다.

 

곧 겨울나기 마치고
온 들판 포근한
꽃누리 봄을 맞이하면
보금자리를
어디로 옮기려나.

 


4345.2.26.해.ㅎㄲㅅㄱ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2-02-27 10: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어디로 옮기려나요.
꽃누리 봄.. 단어가 너무 이쁜걸요.

숲노래 2012-02-27 19:35   좋아요 0 | URL
숲으로 들어가서 살면 좋겠지요~

페크pek0501 2012-02-27 12:17   좋아요 0 | URL
밤에 홀로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보면 인간의 고독한 모습과 겹치곤 해요.
빨리 봄이 오기를...

숲노래 2012-02-27 19:35   좋아요 0 | URL
요새 발정기인지
우리 집 마당에서 자꾸 앵앵거리며 싸워요 ㅠ.ㅜ
 

 


그늘진 곳에서
태어나는

 

빛깔

곱다는데

 

햇빛 못 받더라도
햇볕 따숩게 쬐며
햇살 기쁘게 꿈꾸니까.

 


4345.2.25.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빨래기계 들이면
아침 낮 저녁
쉴새없이 빨래하던 내 손
느긋하게 쉰다.
하얗게 트거나
쩍쩍 갈라지는 일
줄어들겠지.

 

틀림없이
빨래 일거리 줄면서
집살림 더 살가이
보듬는 길 찾을 만하다.
나날이 무럭무럭 크는
두 아이 곱게 배울
좋은 살림빛 돌볼 짬 낸다.

 

저녁나절
아이들 씻긴 물로
기저귀랑 옷가지랑
빨래하며 생각한다.
기저귀며 옷가지며
손빨래하는 아버지
오늘날 얼마나 될까.

 

아니,
빨래는 안 해도 돼.
아이들 씻기고 입히며 먹이는
집안일 즐거이 웃으며 하는
아버지는 얼마나 있을까.
너무 바쁜 아버지들 아닌가.
너무 밖에서 노는 아버지들 아닌가.

 

아이들 씻기고 남은 물
언제나 너무 아까운 나머지
아이들 옷가지 빨래하는 데 쓴다.
빨래기계한테는
이불이랑 두꺼운 겉옷 맡기고
가벼운 옷가지랑 기저귀
이 물로 손빨래하면 될 테지.

 

씻은 물은
빨래하는 물이 된다.
빨래하는 물은
옷부터 빨고 걸레를 빨며
이 물은 다시
바닥을 닦는 데 쓴다.
물 한 방울 고맙다.

 

물잔에 따라 마시면서
밥을 안치면서
국을 끓이면서
낯을 씻으면서
이를 닦으면서
어디에서 흘러
어디로 가는가 생각한다.


4345.2.22.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빨래할 옷가지 쌓이면
맨 먼저
갓난쟁이 기저귀부터
다음으로
갓난쟁이 옷가지를
다음으로
첫째 아이 옷가지를
다음으로
아이 어머니 옷가지를
그러고 나서
힘이 남거나
물이 남거나
짬이 나거나
한갓지다면
비로소 내 옷가지를
복복 조물조물 비비며
빨래한다.

 


4345.2.21.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기와 어른

 


아기는
배고플 때 으앵
오줌 누고 으앵
졸리니 으앵
놀아 달라 으앵
아파서 으앵
힘들어서 으앵
답답해서 으앵
똥이 안 나와 으앵
언제나 으앵.

 

어른은
조잘조잘 떠들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텔레비전 보고
전화 걸고
늘어지게 자고
약을 먹고 밥을 먹고
언제나 제멋대로.

 


4345.2.20.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 43 | 44 | 45 | 46 | 47 | 4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