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58] FAQ MORE

 ‘FAQ’가 무슨 뜻을 가리키는가를 알아보려고 누리집 찾기창에 넣으면, “frequently asked question”을 줄인 영어로, “자주 묻는 질문”이라고 풀이합니다. 으레 이렇게들 이야기하고, 어느 곳에서는 “자주 묻는 질문”이라는 말마디를 게시판 이름으로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質問’이란 “묻는 말”입니다. 묻는 말을 가리키는 한자말 ‘질문’ 앞에 ‘묻는’을 넣으면 겹말입니다. 영어를 고스란히 옮기다가 겹말을 쓰는 셈이라 할는지 모르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또렷하게 깨닫지 않으니 이런 번역에 이런 영어를 아무렇지 않게 쓴다고 해야지 싶습니다. 우리 말로는 “자주 묻는 말”이나 “자주 묻는 이야기”나 “궁금한 이야기”입니다. “묻고 알려주기”는 말 그대로 누군가 물었을 때에 누군가 알려주는 자리요, “궁금한 이야기”는 누가 묻기 앞서 궁금해 하리라 여기는 이야기를 먼저 밝히는 자리입니다. 영어를 쓴대서 글이 더 짧아지지 않을 뿐 아니라, 그닥 멋있지 않습니다. 우리 말로 짤막하게 “궁금해요”라든지 “궁금이”라든지 “궁금궁금”이라든지 “궁금”처럼 적어 놓으면 됩니다. 또는 “알쏭달쏭”이나 “알쏭알쏭” 이나 “알쏭” 같은 말을 써 보아도 돼요. (4344.3.28.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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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7] HOME, BACK, TOP

 오늘날 ‘HOME’, ‘BACK’, ‘TOP’ 세 가지 영어를 못 알아들을 어린이나 푸름이나 젊은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이든 어른 가운데에는 이 손쉽다 할 만한 영어를 모를 분이 있겠지요. 컴퓨터이니 인터넷이니 낯익지 않은 어른한테도 이 손쉬운 영어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고요. 그러나, 인터넷에 마련하는 집인 누리집을 만드는 사람은 모두 젊은 사람이며, 누리집을 만드는 사람은 영어를 웬만큼 할 줄 알며, 한글보다 알파벳으로 꾸미는 누리집이 한결 어여쁘거나 멋스럽다고 여깁니다. 누리집을 꾸미는 일을 ‘꾸민다’ 하지 않고 ‘디자인한다’ 하고 말합니다. 우리 말 “처음으로, 뒤로, 위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누리집에 이 같은 우리 말 세 마디를 찬찬히 적어 넣는 모습은 찾아보기 몹시 어렵습니다. (4344.3.28.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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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6] 어린이 청소년 코너

 요사이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나 ‘어린이’라 말하지 않는 어른이 꽤나 많습니다. 으레 ‘키즈’나 ‘주니어’라 말합니다. 때로는 ‘영’이라고도 말할 테지요. 어린이책이든 푸름이책이든 내놓는 출판사를 살피면 ‘무슨무슨 키즈’라든지 ‘무슨무슨 주니어’라 이름을 붙이는 곳이 제법 있습니다. ‘차일드 어쩌고’를 붙이는 곳도 있어요. 왜 어린이한테 어린이라 말하지 못할까요. 왜 푸름이한테 푸름이라 말하지 않을까요. 그나마,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조차 ‘코너’라든지 ‘섹션’이라든지 하는 말을 뒤에 달랑달랑 답니다. 그냥 ‘어린이책·청소년책’이라고만 해도 될 텐데요. ‘어린이·청소년 마당’이라 하든지요. (4344.3.2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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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5] BookDaily

 날마다 책을 읽으며 살아갑니다. 날마다 종이로 된 책을 몇 권씩 읽고, 날마다 사람 책을 여러 권씩 읽습니다. 종이로 된 책도 책이고, 사람들 누구나 책이며, 우리 멧골집 텃밭이든 멧길이든 풀과 나무이든 한결같이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저로서는 ‘날마다책읽기’나 ‘날마다책’이나 ‘늘책’으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날마다 책이야기를 몇 꼭지씩 쓰면서 생각합니다. 대단한 글이나 대단할 글이란 없고, 살가이 나눌 글이나 따스히 나눌 글만 있다고 느낍니다. 나 스스로 대단하다 싶은 글을 쓸 수도 없을 뿐더러, 쓰려고 생각할 일 또한 없으며, 나 스스로 내가 되읽을 때에 살갑거나 따스하다 싶은 글이 되도록 힘을 써야 즐거우리라 느낍니다. 저처럼 날마다 책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꾸리는 누리신문으로 ‘BookDaily’가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를 다루는 누리신문으로 ‘Ohmynews’가 있듯이, 이곳은 ‘BookDaily’입니다. 그러나 ‘Ohmynews’라 하더라도 여느 때에는 누리신문 이름을 한글로 ‘오마이뉴스’라 적습니다. 여느 기사에 알파벳으로 이름을 쓰면 사람들이 잘 못 읽거나 걸리적거리기 때문입니다. 대문에는 큼지막한 알파벳을 씁니다. ‘북데일리’도 여느 때에는 한글로 누리신문 이름을 씁니다. 그리고 대문에는 커다란 알파벳을 씁니다. 누리신문 이름부터 영어이기 때문에 ‘북 밴’이라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BookDaily’라는 이름 밑에 “매일매일 재미있는 책뉴스”가 적습니다. 뜻밖에 ‘북뉴스’라 적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 조금이나마 생각을 깨우쳤다면 ‘책소식’이라 했겠지만, 또 ‘책행사’라는 게시판 이름을 볼 때면 ‘책뉴스’ 아닌 ‘책소식’이어야 했을 텐데, 누리신문 틀을 짜면서 알맞거나 바른 이름을 도무지 못 느끼는구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엠리치’ 같은 게시판(또는 다른 방) 이름이란 무엇을 나타낼까요. ‘아이엠리치’란 무엇일까요. 차라리 알파벳으로 적든지, 옳고 바른 우리 말로 옮겨적든지 해야지요. (4344.3.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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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54] 포인트 라이팅, 비즈니스 라이팅

 글을 쓰는 사람은 오로지 한문을 배워 한문을 쓰던 지난날입니다. 이 흐름이 오래도록 이어졌기 때문에 글을 쓴다 할 때에 ‘글쓰기’라 하지 않고 ‘작문(作文)’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 말마디는 뜻있는 분들이 오래도록 애쓴 끝에 ‘글쓰기’로 갈음하여 자리잡을 수 있었고, 이제는 대학입시 논술을 가르치는 학원조차 ‘글쓰기 학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책과 글쓰기를 지식으로 말하는 이들은 ‘작문’이라는 중국말이나 ‘글쓰기’라는 한국말이 아닌 ‘라이팅(writing)’이라는 영어를 씁니다. ‘포인트 라이팅’이란 무엇이고, ‘비즈니스 라이팅’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 일이 될까요. 우리는 우리 말로 생각하며 좋은 뜻을 나눌 수는 없는 겨레인가요. (4344.3.1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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