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구멍 양말



  아이들이 여름에는 맨발로 마당에서 놀고, 겨울에는 양말바람으로 마당에서 논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 양말이 아주 쉽게 구멍난다. 새로 장만해서 고작 서너 번 신은 양말조차 아주 빨리 구멍이 난다. 이 구멍을 보며 처음에는 ‘아이고 얘야, 또 구멍을 내니?’이지만, 이제 이런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그래, 얼마나 신나게 놀았니?’라는 말이 내 입밖으로 나오도록 한다. 그러고 나서, ‘자, 양말을 꿰매어 볼까?’ 하는 말을 내놓으면서 함께 ‘바느질 놀이’를 해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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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인형 안고 나들이



  나들이를 가는 길에 놀이순이가 잔나비를 품에 안는다. 잔나비 인형도 바깥 구경을 해 보아야 한다고, 우리 도서관도 보아야 하고, 들길도 보아야 하고, 억새도 보아야 하고, 하늘도 보아야 하고 …… 노래를 한다. 이 노래를 듣다 보니, 나도 어릴 적에 이 놀이순이처럼 내 장난감을 들고 나들이를 다니기를 즐겼다. 함께 바깥바람을 쐬면서 웃음꽃 피우는 하루를 누리려 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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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늘 앞장서면서



  산들보라는 늘 앞장서면서 우리를 부른다. 얼른 가자. 그래, 얼른 가자. 그런데, 어디를 갈까? 놀러. 그러면, 무엇을 하며 놀러? 버스 타고. 그럼, 어떤 버스를 타고? 이모네로. 그렇구나. 그렇지만, 오늘은 가기 어려운걸. 왜? 왜, 왜 그럴까? 그냥 가면 되잖아. 그러게. 그냥 가면 될 텐데.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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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는 동생한테 가르쳐 주지



  ‘햇볕이 내리쬔대서 더운 날씨가 아니란다. 겨울이거든. 이따가 해가 넘어가면 춥지. 그러니까 겉옷을 집에 놓고 나갈 수 없어.’ 이런 말을 큰아이한테 들려주면 큰아이는 겉옷을 머리에 척 얹는다. 손은 안 낀다. 이렇게 하면 덥지 않단다. 그리고 이런 옷차림을 동생한테 가르쳐 준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겉옷을 머리에 얹고서 달리기를 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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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가 잠든 군내버스



  읍내마실을 다녀오면 작은아이는 으레 잠든다. 잠든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고개가 폭 꺾이지 않도록 다스린다. 쉬잖고 뛰어노느라 지쳤지. 거침없이 달리면서 노래하느라 기운이 빠졌지. 이제 집에 닿으면 어느새 기운이 샘솟을 테지. 느긋하게 쉬면서 새로운 기운을 북돋우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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