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니까

어느 출판사이든 이오덕 어른 책을 내고파하는 곳에서는 이오덕 어른 책을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요즈음 보기로는 이오덕 어른 책을 내도 좋을 만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참 적다. 그 까닭은, 이오덕 어른 책으로 “돈이 될” 수 있고, “팔릴 만”하고, “장사가 되기 때문”인 생각을 넘어서면서 책을 내려는 곳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이오덕 어른이 왜 그렇게 교육자란 한길을 살아오셨고, 교육자로 살면서 이녁 학교 아이들만 가르치려 하지 않았는지, 또 웬 글은 그렇게도 많이 쓰셨는지, 또 아이들한테 왜 그리도 ‘글쓰기’를 시키고 ‘그림그리기’를 시키셨는지, 나아가 그렇게 쓴 글과 그림을 왜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가장 알뜰한 사랑으로 여겨서 간직하셨는지를 헤아리는 출판사가 없어 보인다. 이 모두를 헤아릴 수 없는 출판사 사람들하고는 말이 되지 않더라. 말이 안 되니, 그런 사람들이 이오덕 어른 책을 내려고 품는 마음이 깨끗할 수 없겠지. 그분들은 스스로 깨끗하다고 말한다. 올바르다고 말한다. 이오덕 어른 뜻을 따르고 지키고 잇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오덕 어른 뜻 가운데 무엇을 따르고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이으려는지는 말하지 않네? ‘따른다·지킨다·잇는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따르고 지키고 이으려는지를 똑부러지게, 똑똑히, 낱낱이, 차근차근 말하거나 밝히면서 이곳 충주 무너미를 찾아오는 출판사 사람은 아직까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오덕 어른 책을 내자면 ‘이오덕’만 알아서는 안 된다. 어른하고 가장 오래고 살가운 동무인 ‘권정생’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권정생’만 알면 되는가? 아니다. 권정생 어른하고 가장 오랜 동무이자 가장 살가운 벗인 이웃사람, 바로 가난하고 힘없고 이름도 없지만 온삶을 이 땅에서 조촐하고 조용하게 살아온 흙지기랑 아이들을 헤아리는 마음이 있어야지. 이뿐 아니라, 두 어른이 끔찍하게도 아끼고 돌보고 사랑한 풀과 나무와 꽃과 새와 벌레와 하늘과 구름과 물과 해와 모든 목숨붙이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할 테고. 어느 한 가지만 있어서는 안 될 노릇이다. 모든 숨결이 차근차근 어우러지면서 한동아리로 엮여 나갈 수 있어야 비로소 이오덕 어른 책을 낼 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몸짓이자 마음인 출판사라면 구태여 이오덕 어른 책을 내지 않아도, “이오덕 어른 뜻을 따르고 지키고 이으며” 아름답고 살가운 책일을 한다고 볼 수 있지. 스스로 아름다우면 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 무너미에서 책마을이 돌아가는 모습을 아주 꼼꼼하게 살핀다. 이오덕 어른 책을 내고 싶어하는 출판사에서 낸 책 가운데 하나라도 흐트러지거나 어긋나거나 어이없거나 우리 삶터를 아름답게 가꾸는 길과는 다른, 비틀린 책을 한 자락이라도 낸 출판사하고는 이오덕 어른 책을 계약해서 내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여긴다. 좀 지나쳐 보이나? 지나쳐 보여도 좋다. 고갱이는 쉽다. “이오덕 책을 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우리 삶터를 알뜰하고 아름답게 가꾸면서, 이 땅을 제대로 돌보고 돌아볼 수 있느냐이다. 이러면서 어린이와 모든 목숨붙이를 사랑할 수 있는 책을 낼 수 있느냐이다. 이런 마음이 없이 책을 내는 출판사라면 모두 거짓말쟁이. 속임쟁이. 그저 책으로 돈만 벌려는 장사치일 뿐. 2004.6.17.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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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극

대한민국에서 참으로 이름난 ㅎ출판사 사장이 오늘 아침 했다는 말을 들었다. “좋은 책을 만들려고 했는데 뭐가 문제이냐?” 출판계약서도 없이, 책에 실린 글(두 사람이 주고받은 글월)을 쓴 분들이 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그저 ‘좋은 책을 만들려는 마음’에서 알리지도 않고 냈다는 그 사람. 뭐라고 해야 할까? 뭐라고 해야 좋을까? 출고를 멈추고 여태까지 판 책도 거둬들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칼에 짜르는 그 사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 책마을에 참으로 많다. 게다가 그런 분들이 모여 파주에 출판단지를 세웠지.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하지만 속으론 그런 이들이 얼마나 많나.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뿐인가. 교사는 또 어떠한가. 지식인, 학자, 교수, 기자는 어떠하고.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훌륭하다고 스스로 치켜세우면서 이름을 내세우는 그들, 바로 사기극 아닌가? 2003.11.12.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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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거의 안 울리던 집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웬 미친놈이 얼근한 목소리로 대뜸 막말을 한다. 누굴까? 내가 아는 텃마을 동무라면 이렇게 막말부터 하면서 전화하곤 한다면, 내가 아는 목소리가 아니다. 한동안 듣고 보니 이 녀석은 아무나 붙잡고 퍼붓는 분이로구나 싶다. 이분이 퍼붓는 막말에 한술을 얹어서 갖은 화살말을 쏜살같이 퍼붓는다. “○★☆♡♤” 이러니 어느새 전화가 툭 끊긴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가늘게 한숨을 고른다. 히유. 내가 군대에 가서 배운 하나라면 삽질이요, 다음은 막말질이요, 다음 하나는 주먹질이다. 천 삽을 뜨고서 허리를 펴는 길을 배웠고, 한국에서는 언제 어디에서나 대뜸 막말을 퍼부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길을 배웠고, 막말로 안 되면 쥐어패라는 길을 배웠다. 삽질은 군대를 떠난 뒤에도 쓸모가 있더라면, 막말질이나 주먹질은 그야말로 쓸데가 없을 뿐 아니라 싫다. 누구한테 막말질을 하고 싶지도, 누구를 주먹질하기도 싫다. 그토록 막말을 듣고 군대에서 지냈으면 되었고, 그토록 주먹질로 얻어맞으며 군대에서 살아남았으면 되었다. 이 두 가지는 부디 이 땅에서 안 써먹고 살기를 빌 뿐이다. 배워서 좋을 것이 없다고 여기는 두 가지를 군대에서 내내 길들면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만, 두 가지 가운데 막말질을 오늘 처음으로 써 보네. 막말전화를 한칼에 끊어냈으니 개운하지만 그리 개운하지 않다. 군대란 어떤 곳인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도록, 더구나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제 목숨까지 버리면서 해내야 하는 데이다. 이러니 군대에서는 막말질하고 주먹질을 길들일 뿐 아니라 가르친다. 계급이 올라가면 계급 낮은 사람한테 아무렇지 않게 막말질에 주먹질을 하라고 시킨다. 이렇게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내가 막말질에 주먹질로 피멍이 든다. 내가 나보다 계급이 낮은 이들한테 막말질이나 주먹질을 안 하면, 그 짓을 할 때까지 나를 두들겨패고 갖은 막말질을 퍼붓는다. 모르는 사람들은 군대가 평화를 지키는 노릇을 맡는다고 말하지만, 그런 분들한테 으레 한마디 여쭙는다. “소총 한 자루 쥐고 총알받이로 지내는 철책에 이등병으로 들어가서 몇 해를 살아 보시고도 ‘군대가 평화를 지킨다’는 말을 그대로 하실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군대란 곳이 갖은 막말질하고 주먹질로 사람을 종으로 부리는 데가 아닌가요?” 이렇게 물으면 백 사람이면 백 사람 모두 입을 다물더라. 이 나라에 군대가 버젓이 있거나 버틴다면, 이 나라에는 어떠한 평화도 민주도 평등도 뿌리내리거나 퍼질 수 없다고 온몸으로 사무치게 느낀다. 남·북녘 모두 애먼 젊은이를 군대에 밀어내는 참으로 불쌍한 나라. 남·북녘 모두 군대에서 쌈박질로 스스로 피멍이 들어 어디에서나 똑같이 쌈박질인 더없이 가엾은 나라. 이제 그만하자. 아까 사온 책을 읽자. 책으로 마음을 씻고, 막말질을 퍼붓느라 더러워진 내 입을 씻자. 2001.9.14.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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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2003.8.7.

‘네이버’하고 ‘오마이뉴스’에서 내 글하고 사진을 마치 저희한테 저작권이 있는듯이 몰래 가져다가 쓰고서 아무런 사과도 배상도 하지 않은 일을 겪었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한테 2000원을 글삯으로 주고는 이 글이 오롯이 오마이뉴스한테 저작권이 있다면서 네이버에 팔았다 하고, 네이버는 오마이뉴스하고 ‘정당한 구매계약으로 사들였다’고 밝히더라. 이레가 넘게 실랑이를 했다. 네이버는 ‘좋은 뜻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만 하고, 오마이뉴스는 ‘2차 저작권이 오마이뉴스에 있다’는 말만 할 뿐, 아무 대책도 대안도 없이 팔짱을 꼈을 뿐이다. 더욱이 이런 저작권침해를 올 첫머리부터 했다니, 거의 여덟 달이 되도록 감쪽같이 모르는 채 저작권침해를 두 회사가 나란히 한 셈이다. 이 일을 알아챈, 아니 이 일을 알려준 이웃님이 있어서 저작권법을 샅샅이 살폈고, 변호사한테도 물어보았다. 내용증명을 보내고서 열흘쯤 지나 네이버에서는 아무 배상도 사과도 없이 모든 창구를 닫은 채 그동안 몰래 쓰던 내 글을 지우기로 한 듯하다. 그들, 네이버하고 오마이뉴스 담당자하고 주고받은 글월을 남긴다. 두 회사가 똑같다.


2003.7.29. [최종규] 엔매거진 기사 저작권 관련 문의입니다

안녕하세요. 검색을 하다가 문득 이상한 것을 느껴서 문의를 드리고자 편지를 띄웁니다. 귀사가 있는 네이버(엔에이치엔) 가운데 ‘엔매거진’을 보니 다른 여러 매체에서도 기사를 받는 듯합니다. 그 가운데 오마이뉴스 기사도 퍽 많이 있으며, 엔매거진은 다른 인터넷 검색 포털 사이트와는 달리, 원래 기사에 딸린 많은 사진자료를 함께 쓰면서 ‘속보 기사 정리’가 아니라 ‘자료성 기사 정리’를 하면서 운영을 하고 계십니다. 어떤 방식으로 오마이뉴스에서 기사를 받아서 엔매거진에 등록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엔매거진에 등록된 여러 가지 자료를 살피면 이는 기사를 제공한 협찬 오마이뉴스뿐 아니라 그 기사를 쓴 본인에게도 통보와 함께 댓가를 치러 주셔야 할 줄 압니다. 다른 일반 기사물과 달리, 정착성을 지닌 자료 게시물일 때에는 원 저작자에게 동의를 받거나, 사후 통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군요. 저로선 제가 쓴 기사와 제가 찍은 사진과 사라질 뻔한 자료를 스캐너로 긁어서 만든 파일이 널리 퍼지는 일을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며 반갑고 즐거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널리 퍼뜨려서 나눈다는 일에서, 서로 지켜야 할 저작권 문제는 지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손이 덜덜 떨리는군요. 이 떨림은 반가움의 떨림이 아니라, 어떻게 기사 쓴 사람과 연락처가 뚜렷이 있음에도, 단지 시의성 기사가 아닌 두고두고 쓰는 기사에서, 글과 사진 저작 권리를 찾아주려 하지 않고, 이렇게 쓸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빠른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빠른 답변이 없을 때는 조치를 해야겠지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사 속 사진이 아닐 경우, 제가 찍은 모든 헌책방 사진을 쓸 때는 저에게 저작료를 물어야 합니다. 상업성을 지니지 않은 개인 홈페이지에서 퍼서 쓰는 경우는 허용을 하지만, 상업성을 목적으로 지니고 있는 포털 사이트에 있는 매거진 정보 자료로 쓰는 여러 글, 사진 들은 분명히 그에 알맞는 저작료를 지불해 주셔야 할 것을 밝힙니다. 


2003.7.30. [네이버] n매거진 담당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n매거진 담당자입니다. 먼저 메일 확인이 늦어 하루가 지나서야 답장을 보내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먼저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듯 하여, 그 점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네이버와 정식 계약하에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전송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오마이뉴스 편집부에 연락하셔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규 님의 기사가 올라온 네이버 n매거진은 네이버 뉴스의 기사들을 갈무리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사실, 네이버 뉴스의 컨텐츠들은 일일 단위로 입력되어 데이터베이스를 거치지 않고 사라지므로, 사실 좋은 질의 기사들을 다시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점은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점을 보완하고자 n매거진이라는 서비스를 작년 11월부터 운영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n매거진은 독자들에게 양질의 기사를 한자리에 갈무리해서 제공하는 목적의 네이버 뉴스의 한 섹션입니다. 저작권 문제에 있어서는, 이미 네이버 뉴스와 오마이뉴스와는 일정의 조건으로 계약하에 있으므로 저희가 별도로 최종규 님에게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문제는 오마이뉴스 측과 얘기를 나누셔야 할 듯 합니다. 물론, 사후에 최종규 님께 메일 한 통이라도 보냈어야 했는데, 이 점을 놓친 것은 저의 불찰입니다. 사실 최종규 님의 글과 사진을 굉장히 좋아하고 있는 독자로서 오마이뉴스에서도 그렇고 네이버 뉴스에서도 그렇고 님의 기사가 묻히는 걸 막고자 부러 헌책방 관련 기사들을 모아놓았던 게 사실입니다. 아무리 인터넷이 속도가 지배하는 곳이라지만, 이런 글들이 묻히는 게 정말 안타깝거든요. 만약, 최종규 님께서 앞으로의 기사 사용이 정 문제가 될 듯하다면 오마이 측과 먼저 얘기해보시고, 의견이 종합된다면 님의 기사들은 앞으로 싣지 않도록 하겟습니다. 더불어 원하신다면 이미 올라온 기사들도 내려야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일이 없길 바랍니다. 별도의 연락을 안드리고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한 점은 거듭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물론, 오마이뉴스 이외의 공간에 올라간 기사들을 쓰려면, 먼저 최종규 님이나 그 기사가 입력된 사이트와 협의를 거쳐야겠지요. 당연합니다. 그에 따른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것도 당연하구요. 하지만, 저희는 아직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님의 기사만을 소스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될 듯 합니다. 그럼, 더운 날 여름감기 조심하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과 사진 부탁드립니다. ps. 사실, 활동을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싸이월드 커뮤니티에도 가입하고, 종종 달려드는 쪽지에도 감동하고 있습니다. 저도 헌책방을 굉장히 좋아해서 주말마다 틈나면 헌책방 들을 돌아다니기도 한답니다. 최종규 님의 기사가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인천에서 10대를 보낸 덕분에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정말, 아득허니 남아 있는 공간입니다. 아벨서점 아주머님과도 잘은 모르지만, 토요일마다 쭈그려 앉아 책을 읽던 고등학교 시절 내내 인사를 주고받거나 엽차도 얻어마시거나 하던 인연이었구요^^. 아, 그리고 제가 아직 못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상수동(홍대 후문)의 〈오거서〉라는 헌책방을 아시는지요? 아주 조그만 책방이지만 좋은 책들이 가득합니다. 할아버님 인상도 좋으시고~ 음.. 왠지 이 서점에 대한 얘기는 기사 중에서 못 본 듯해서 슬쩍 아는 체 해봅니다. ^^; 아, 하지만 염치없군요. 언제나, 좋은 날들 되세요. 미진하거나 다른 문제가 있으면 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2003.7.29. [최종규] 기사와 사진 저작권 문제

이곳 네이버에 있는 ‘엔매거진’에 보니 오마이뉴스에서 제공한 기사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엔매거진은 인터넷 웹진 잡지 비슷한 형식으로 여러 분야를 나누어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다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와는 달리 ‘검색하면 뜨는 정보’가 아니라, 처음부터 ‘기사를 가지고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군요. 오마이뉴스에서 이곳, 네이버의 엔매거진에 기사를 정식으로 저작권료를 받고 기사를 제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네이버에서 그냥 오마이뉴스 기사를 가지고 가서 자신들의 상업 목적에 따라서 쓰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저작권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여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주고받는 것과 네이버의 엔매거진은 다르다고 봅니다. 네이버의 엔매거진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쓴 원 저작자가 권리를 행사해서 그곳에 실은 기사와 사진은 그에 걸맞는 저작 댓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마이뉴스 쪽에서 이와 관련한 답변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쓴 기사가 좋아서 다른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웹잡지에 정보 자료로 평생 등록되어 쓰이는 일은 반갑고 영광스럽지만,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며 그에 따른 기사료를 댓가로 받듯, 다른 매체에 이 기사를 사진과 함께 쓴다면, 그곳에서도 정당한 댓가를 원 저작자에게 주어야 하는 게 아닌지요? 야후, 다음, 엠파스…… 이런저런 곳에서 뉴스로 제 기사가 ‘오마이뉴스 제공’으로 실리는 모습을 보면, 쑥스러우면서도 반가웠는데, 이번에 본 네이버의 엔매거진은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네이버 엔매거진에서 제 기사를 35건쯤 썼는데, 그곳에서 원저작자인 저와 오마이뉴스 쪽에 정당한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게 아닌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2003.7.31. [최종규] 네이버 엔매거진과 어떻게 계약하셨는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틀이 되도록 오마이뉴스 쪽 답변이 없군요.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려서 얼마만한 원고료를 받았다면 그 원고료로 공동 저작권을 갖게 되어 오마이뉴스에서도 이 기사를 가지고 다른 매체에 제공할 수 있다는 윤리강령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으로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렸기에 그 기사가 가공되어 다른 매체에 중복으로 실릴 수도 있겠고요. 다른 매체에 실은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올리는 분들도 많지만, 저 개인으로는 원고료를 받고 쓰는 글로는 다른 매체에 실은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는 올리지 않아 버릇하고, 기사가 아깝다고 생각할 때는 다른 매체에 실었던 글을 새롭게 고쳐써서 올리곤 합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올리는 기사에는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네이버 엔매거진’ 기사를 보고 기분이 무척 나빴던 건, 그건 오마이뉴스 기사 제공을 넘어서, 시민기자 한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글+사진 콘텐츠를 오마이뉴스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을 한 뒤 그곳에서 거의 무단으로 쓴다는 것 때문입니다. 저도 달마다 쥐꼬리만한 월급(참고로 제 월급은 135만 원으로, 경력 5년차 사무직치고 꽤나 낮은 수준이지요)을 받고 사는 처지이기도 해서, 틈틈이 쓰는 글로 부업을 하여 책 사 볼 돈을 겨우 대곤 합니다. 그런 처지이기도 하지만, 무척 기분이 나쁜 대목은 애써 찍은 사진까지 그곳에서 ‘공동저작권’을 갖고 있는 저에게 그곳에서 사전허락이나 사후통보를 받지 않고, 그리고 제게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고, 공으로 제가 만든 컨텐츠를 헐값에 가져갈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 네이버 엔매거진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콘텐츠의 저작권을 따질 때는 글은 글대로, 사진은 사진대로 해야 합니다. 네이버 엔매거진과 계약을 맺어서 오마이뉴스 기사를 제공한다고 할 때에도 이 대목을 명확히 해서 제대로 해야 할 줄 압니다. 네이버와 오마이뉴스라는 ‘두 기업’ 사이에 맺은 계약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그냥 기업이 아니라 시민기자 한 사람 두 사람 백 사람 만 사람……이 모여서 함께 만드는 기업이라면,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 글, 사진을 다른 매체에 제공하는 일을 시민기자에게 알리는 일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시민기자가 자신이 쓴 글을 다른 매체에도 보냈다면, 그 사실을 기사 끝에 붙여서 밝혀야 하듯, 오마이뉴스도, 오마이뉴스를 다른 매체에 제공한다면, 그 사실을 알리는 절차를 공식으로 밟아야 할 줄 압니다. 오마이뉴스 경제 사정이 100% 좋은 것이 아니라지만, 오마이뉴스 사정뿐 아니라, 시민기자들도 취재를 해서 기사를 올려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취재에 들어가는 돈, 숙식비, 여비, 그리고 저 같은 시민기자는 수많은 책을 사서 봐야 하는 데 들어가고, 사진을 찍어서 인화하고 현상하고 스캐너 돌리고, 그런 돈과 품, 시간 들을 헤아린다면 애써 만든 기사 하나가 이렇게 쓰이고, 다른 매체에서 저 개인에게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오마이뉴스 기사라는 까닭 하나만으로 마음 놓고 가져가서 ‘저장된 콘텐츠로 네이버 상업 목적에 쓰는’ 이런 현실을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인터넷 매체에 기사를 쓴다고 해도, 네이버 엔매거진에 실린 기사를 따지자면, 적어도 원고지 1장에 1만 원을 치고, 사진 한 장에 5만 원을 쳐도 지금까지 그곳에서 쓴 제 기사 36꼭지는 엄청난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공으로 가로채서 쓴 수탈입니다. 저는 정당한 노동 댓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서도 제가 한 노동 댓가를 받아야겠지요. 오마이뉴스에서는 부디 꼼꼼한 답변을 해 주시기 바라며, 네이버 엔매거진에 침탈당한 제 권리를 복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로 머리가 아파서 기사 쓰기가 무척 어렵군요.


2003.7.29. [오마이뉴스] 네이버 N매거진 문제에 관한 답변입니다

1.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내용을 검토한 결과 N매거진은 뉴스카테고리의 하부 메뉴로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2. 이를 토대로 계약서 상의 문제점을 찾아 보았습니다 [계약내용] ① 네이버의 서비스 권리 - 오마이뉴스가 제공한 컨텐츠를 www.naver.com에서 유선으로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 네이버는 계약 종료일까지 제공받은 컨텐츠를 DB로 저장할 수 있다 - 서비스 방식 : 1) 리스트 방식 뉴스 서비스 2) 뉴스 검색 서비스 3) 분류별로 제공되는 뉴스 서비스 4) 기타 다른 방식의 경우에는 협의하여 결정한다 ② 금지사항 - 컨텐츠를 재편집할 수 없다. 단, 서비스내에서 인용하여 사용할 수는 있다 - 네이버의 서비스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3. 다른 뉴스사이트 컨텐츠 담당자에게 문의 결과 : N매거진은 뉴스카테고리 안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부분이며 이를 봤을 때 이 카테고리에서 서비스를 구성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http://news.naver.com/nmagazine/) 

4.네이버컨텐츠 담당자와 통화 : 계약서상의 4)의 항목을 가지고 항의 전화를 하였으며 담당자는 N매거진은 네이버에 제공되어진 수많은 기사 중 오랫동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를 선별하여 보여지는 서비스이며 또한 뉴스의 하부 카테고리라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이 문제를 가지고 현재로서는 저작권의 문제를 공식화하기에는 어려우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문제점을 발견할 시에는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2003.7.29. [최종규] 답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는 기존 신문과 달리 시민기자가 중심이 되는 인터넷신문이기 때문에 일반 기자가 신문에 싣는 기사와는 다른 차원에서 다가가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일은 저 개인뿐 아니라 다른 시민기자 또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1-2’ 항에 있는 “네이버는 계약 종료일까지 제공받은 컨텐츠를 DB로 저장할 수 있다”가 무척 문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컨텐츠로 저장’이라는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컨텐츠’로 저장할 때는 이는 기사로서가 아니라 ‘상업 목적에 따른 가공편집물로서 서비스 되는 또 다른 문화상품’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기사로서 오마이뉴스가 네이버에 제공한다면 일반 시민기자 차원에서 그다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컨텐츠’ 차원에서 다가간다면, 이때는 오마이뉴스와 시민기자 개인에게 공동으로 ‘컨텐츠 저작료’를 네이버 쪽에서 물어야 합당하다고 봅니다. 제가 미디어다음이나 야휴 같은 데에 있는 것은 문제 삼지 않은 까닭은 다른 곳들은 ‘시의성 기사’로만 처리하고 ‘디비에 저장해 놓고 있’더라도 그것을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서비스 상품 항목 분류’에 따라 ‘가공 문화상품’으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하는 ‘엔매거진’은 엄연히 ‘게시물 제작 저작권자’와 ‘게시물을 받아서 올린 매체 저작권자’ 둘 모두에게 저작료를 물면서 자기들의 ‘상업 이익 목적을 내는 컨텐츠 사업’을 해야 바람직하고 합당하다고 봅니다. 오마이뉴스 쪽에서는 이 대목을 좀더 살펴주셔서, 네이버 엔매거진이 지금 벌이고 있는 ‘자사 문화상품 컨텐츠’로 재활용하면서 ‘오마이뉴스 기사 게재물의 저작 사용’에 따른 네이버의 댓가 부담을 정당히 요구해야 하리라 보고, 저를 비롯한 다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게시물을 쓴 사용료와, 사용 후 사후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과, 게약서 상에서 제대로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 넘어가고 있는 ‘원 저작자 권리’를 다시 명시해서 써야 하리라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은 작은 문제이지만, 앞으로는 좀 큰 문제로 커질 수도 있고, 이런 계약서 상의 편법으로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수많은 알짜 기사들이 ‘저작료 안 지불하’는 ‘거저먹기’로 다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상업 이익 목적에 따른 문화상품 컨텐츠’로 악용되리라 봅니다. 그럼.


2003.7.31. [최종규] 엔매거진 담당자님한테

엔매거진 담당자로서, 제가 쓰는 글과 사진을 좋아하신다면, 제가 그런 글과 사진을 앞으로도 꾸준히 쓰고 찍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일을 바라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건이 되지 않는 가운데, 아무런 저작 댓가 없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면서 살기는 어려우니까요. 제가 쓴 글과 찍은 사진이 지닌 가치를 생각하신다면, 엔매거진 담당자로서 제게 연락을 해서 제게 허락을 받으시고, 저에게 댓가를 지불하시는 게 자연스러운 도리라고 봅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 하나 쓴다고 해서 이천 원∼만 원을 받는데, 오마이뉴스와 계약을 맺어서 그곳에 실린 기사들을 이러한 매체에 컨텐츠로 쓴다면, 저는 고작 이천 원∼만 원이란 값으로 여러 매체에 노예처럼 부려먹히는 일밖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제가 쓴 글과 찍은 사진 자료를 널리 나누는 일이 좋다고 한들, 그러한 기초 컨텐츠를 만든 사람은 쫄쫄 굶으면서, 그 컨텐츠를 써먹는 곳에서는 좋은 자료를 갖추는 생색을 다 내고, 좋은 정보 창고 구실을 한다면, 완전히 주객이 전도, 앞뒤가 뒤바뀐 일이 아닌지요? 어제 편지를 받고, 오마이뉴스가 답변하는 글을 보니, 도저히 무서워서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군요. 그저 몇천 원 받고 글을 써 주는 컨텐츠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그런 데에는 글을 안 쓰고, 제대로 원고료를 주는 잡지(잡지는 제가 쓴 글을 2차 사용을 하지 않으니, 그곳에서 그 잡지사 사장 맘대로 제 글을 컨텐츠로 팔아먹는 짓을 않습니다)에만 글을 쓰는 일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저는 차라리 제 기사가 묻혀서 없어져 버리는 걸 바라겠습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무런 댓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부려먹히는 일을 누가 좋아서 하겠습니까? 이 일은 엔네비어 담당자님이 저한테 답변하셨듯이 “정 문제가 될 듯”한 일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노동의 댓가와 저작권이 훼손된 일일 뿐 아니라, 자존심까지 구겨져 버린 아주 기분이 나쁜 사건입니다. 네이버 엔매거진에 앞으로도 제 글과 사진을 실으시겠다면 그에 걸맞는 컨텐츠 저작료를 제게 물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오마이뉴스에서도 제가 쓴 기사를 만나기 어려울 겁니다. 세상 무서워서 글을 쓸 수 없으니까요. 그럼. 


2003.7.31. [최종규] 부탁합니다. 기사에 모든 마음을 쏟을 수 있게 해 주십시요 

이런 글을 쓰기 참 거북합니다. 이런 글을 쓰면 오마이뉴스에 찍혀서 기사쓰기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겠나 하는 걱정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불평불만 없이 기사쓰기만 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래도 아무리 생각하고 따져 보아도 문제라고 느끼는 일이라면 말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다른 시민기자들이 ‘연재기사 신청’을 해도 바로바로 답변을 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등록을 하는 걸 보면, 제가 예전에 스스로 연재기사를 중단했다고 하지만, 너무 지나친 게 아니냐 싶을 때가 있습니다. [헌책방 나들이] 연재기사 신청한 지도 퍽 지났는데, 답변해 주신다 해 놓고 아직도 이렇다 저렇다 답변이 없는 것도, 저보고 군소리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언제부터 다른 인터넷포털사이트와 기사 협약을 맺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미처 못 보고 지나친 건지, 아니면 시민기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오마이뉴스 쪽에서 그냥 한 건지 모르겠군요.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어떤 정책 방향을 잡을 때 시민기자와 관련된 일이나 기사와 관련된 일은 의견을 묻고 이끌어 왔음을 생각한다면, 기사 저작권과 관련된 이런 일을 시민기자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협약을 맺었다는 건 쉬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가 올린 기사를 ‘2차 사용’한다는 테두리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2차 사용’을 악용해서 시민기자가 애써 올린 기사가 몇몇 인터넷포탈사이트에서 원 저작자인 시민기자에게 정당한 노동 댓가인 컨텐츠 저작료를 물지 않고, 오마이뉴스와 뭉뚱그린 계약을 맺고 빼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영광입니다. 네이버 엔매거진 담당자가 제게 보내준 편지를 보니 최종규 기자라는 사람이 쓴 기사가 좋아서, 그냥 묻히는 게 아깝다며, 일부러 제가 쓴 기사를 한자리에 모아놓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곳에서 이렇게까지 제가 쓴 기사를 모아놓고, 그것을 네이버를 쓰는 사람들에게 서비스 제공을 했다면, 그건 오마이뉴스에서 ‘기사 2차 사용’을 한 한도를 훨씬 넘어서고, 원 저작자인 시민기자 저, 본인에게도 저작권 침해를 한 일입니다. 제가 청탁을 받아서 글을 써 줄 때는, 보통 원고지 한 장에 1만 원, 사진 한 장에 5만 원을 받습니다. 인터넷 매체에 글과 사진을 보낼 적에도 엇비슷하고요. 그렇다면, 제가 네이버 엔매거진에 그동안 기사 36꼭지를 보냈다면 얼마쯤 들었을까요. 저는 헌책방 이야기나 책소개를 좀 길게 쓰는 편입니다. 대충 평균 셈을 해 보니, 제가 쓰는 책·헌책방 기사는 길이가 원고지로 치면 20∼25장, 때로는 50장도 훌쩍 넘습니다. 적게 줄잡아도 기사 하나마다 글 원고료는 20∼25만 원인 셈이고, 사진 사용료는 평균 4∼5장이라 쳐도 그것도 20∼25만 원입니다. 그러나 36건 가운데에는 헌책방 사진을 안 쓴 책소개 기사도 있고, 외려 사진을 많이 쓴 기사도 있지요. 아무튼, 이를 따져서 셈한다면, 네이버 엔매거진은 제가 일반 잡지나 인터넷매체에 글과 사진을 보내서 받았을 컨텐츠 저작권료를, (20만 * 36 글) + (20만 + 15 사진) = 720 + 300 = 1020만 원을 주지 않고서 도용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계산을 하니 많아 보이지만, 네이버 엔매거진에서는 올초부터 이렇게 해왔다고 하니, 게다가 이를 반 해가 넘도록 한마디로도 알리지 않았으니, 그때그때 상황을 따지면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고, 그곳에서 그동안 네이버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에게 이 자료를 컨텐츠로 제공하고 얻었을 유형무형의 수익을 생각한다면, 저로서는 정당히 그곳에게서 받았어야 할 컨텐츠 저작권료입니다. 물론, 기사 하나하나 사진 장수와 원고지 장수를 따져 보아야 하므로, 총 컨텐츠 저작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에게 여태껏 한 번도 알리지 않고 기사를 도용해 온 사실과 앞으로도 도용해서 썼을 혐의까지 해서 정신적인 피해를 감안하면 이보다 더 큰 피해보상을 네이버 쪽에 요구해야 할 줄 압니다. 오마이뉴스라는 회사에서 보기에는 이런 일이야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기자인 저로서는, 제가 쓰는 헌책방 기사는, 한 꼭지당 들어가는 순 취재경비가 2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물론, 사진장비 값과 제 인건비를 뺀 값만 그쯤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쓴 헌책방 기사에 따른 컨텐츠 저작권료를 그만큼 받는 일은 정당하다고 보고, 이미 2001년에 한국방송공사에서 제 사진을 방송에서 한 장면을 내보낼 적에도 장당 10만 원씩 저작권료를 물었습니다. 그때 방송사에서는 여섯 장을 써서 60만 원을 치렀지요. 그런데 방송이나 잡지에서는 시의성이라 한 번 쓰고 맙니다. 그런데 네이버 엔매거진은 한 번 올리고 마는 게 아니라, 언제라도 쉽게 찾아서 볼 수 있고, 앞으로도 반영구적으로 기사와 사진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컨텐츠 저작권료를 청구해야 할 줄 압니다. 제가 뭐 떼부자도 아니기에, 오마이뉴스에 기사 하나 올려서, 기사료 만 원이나 이천 원을 받고, 그렇게 올린 기사가 여기저기에 아무런 저작 댓가도 받지 못하고 사진과 함께 쓰이는 일을 팔짱 끼고 구경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지만, 자선사업가도 아닌 까닭에, 어렵게 만든 컨텐츠 저작물을 아무런 노동 댓가도 받지 못하고 그냥 줄 수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부디,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는 시민기자가 저작권 침해를 받지 않도록 배려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로 이어갈 수 있도록 저작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네이버 엔매거진에서는 “오마이뉴스에 가서 알아보라”는 식으로 반응을 하고 오마이뉴스도 “기사 2차 사용 편집FAQ”가 있다는 말로 발뺌을 하니 저로서는 난감합니다. 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지, 아무런 노동 댓가도 받지 못하고 글과 사진을 생산하는 ‘컨텐츠 노예’는 아닙니다. 여기까지 쓰면서도, 이런 글을 올리면 짤리지 않나 걱정스럽고, 앞으로 올리는 기사가 어떻게 처리될는지도 참 두렵습니다. 어쨌든. 저는 앞으로도 좋은 책과 헌책방과 우리 말 이야기를 쓰는 시민기자로 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루어낸 컨텐츠 저작물이 제대로 노동 댓가를 받지 못하고, 저도 모르는 가운데, 다른 매체에서 몰래 쓰는 일이 일어나는 일은 겪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발이지, 오마이뉴스에 기사 쓰는 일에 제 온마음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이만.


2003.8.7. (덧말 :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오마이뉴스는 오마이뉴스대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갔다. 비록 글을 내렸어도 법원에 따져야겠다고 여겼으나, 둘레에서 모두 소송을 걸지 말라 해서 소송을 걸지 않았다. 소송을 걸면 천만 원 넘는 배상을 받아내겠지만, 그 네이버하고 오마이뉴스가 내가 죽는 날까지 잡아먹으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제발 그만두라 하더라. 아마 이 일을 네이버 다른 관계자도, 오마이뉴스 직원이나 시민기자도 거의 모르리라. 비공개 누리글월로 주고받은 자국이니까. 그때 전화로도 몇 마디 통화하기는 했으나, 제대로 기록으로 남기고자 전화로는 말하지 말자고 했다. 누리글월로 그쪽 뜻을 밝혀 달라 했으며, 두 곳 모두 내 물음에 더는 덧글을 보내지도 남기지도 않았다)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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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마스터

참여연대에서 만든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 이곳에서는 헌 물건을 버리지 말고 널리 쓰는 운동을 펼친다. 숱한 자원봉사자들이 헌 물건을 매만지고 손보아 깔끔한 가게에 놓는다. 이렇게 놓은 헌 물건은 퍽 싼값에 살 수 있다. 이름난 사람부터 여느 사람까지 집에서 쓰다가 내버려두거나 오랫동안 내버려둔 물건을 가지고 온다. 어떤 이는 뜻이 있어서 좋은 물건을 들고 오기도 하고. 어쨌든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헌 물건을 잔뜩 다루다 보니 헌책도 다룬다. 그런데 이 헌책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다른 물건과 다른 일이 일어난다. 우리 삶터는 책 읽는 사회가 아니고 책을 느끼는 사회가 아닌 터라 ‘아름다운 가게’에서 제대로 헌책을 다루고 보고 느끼며 팔고 사는 눈과 생각과 머리가 없는 것. 책이라면 다 책은 아니다. 책 모습을 띄고 있으나 책답지 못한 책이 많으며, 얼추 보기에는 걸레 같은 책이지만, 그 어느 책보다 애틋하고 소알찬 책도 많다. 그러나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라든지, ‘아름다운 가게’를 꾸리는 간부들은 헌책집 살림을 잘 모르기 마련이고, 한 달에 한 걸음이라도 제대로 헌책집에 가서 헌책을 뒤지고 찾으며 책을 누리지 않는다고 느낀다. 자원봉사자나 간부 가운데 이만큼이라도 헌책을 느끼고 찾으면서 책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이 헌책 매장을 꾸리는 일이 어렵지 않겠지. 어제 낮 ‘아름다운 가게’ 일을 맡은 간부가 전화를 걸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말하며 나더러 “헌책방 마스터”가 되어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어느 자리에서 윤xx, 송xx에게 추천을 받았단다. 그런데 나는 다른 일을,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는 사람이다. “헌책방 마스터”라면 거기에 푹 빠져서 매달려야 할 노릇이겠지. 가만가만 듣다가 묻는다. “전업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맞단다. 그래서 나는 도움은 줄 수 있지만 전업은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구나 그곳에서 헌책방 마스터가 있어야 할 곳은 파주라고 한다. 파주출판단지에 꽤 넓게 헌책을 다루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쉽지 않은 일이라 한다. 조금 더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헌책을 팔아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그런데 파주출판단지라면 그곳 헌책 독자는 ‘고급’ 독자라 할 수 있다. 책 짓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책 짓는 이들이기에 좀더 책을 알고 사랑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나라 책마을을 헤아려 보면, 책 한 권을 제 돈 주고 제대로 사서 읽는 이를 찾기가 어려운 터. 책마을 사람들조차 술 마시고 옷 사 입고, 자동차 굴리고 영화 보고 차 마시는 데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지만, 참 좋은 책 한 권을 제값 다 주고 사는 데에는 참으로 깍쟁이요 구두쇠인데, 그런 깍쟁이와 구두쇠가 참말로 없다. 더구나 책 짓는 이들은 스스로 책을 짓는 길에 도움이 되는 책 아니면 잘 안 보는 사람이라, 여느 사람보다 책을 더 모르고, 더 속좁게 책을 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인 줄 헤아린다면 파주출판단지에 열 ‘아름다운 가게’ 헌책칸은 무척 아슬하거나 어려울 수 있을 테고, 외려 남다르게 해볼 만한 자리이기도 하다. 어쨌든. 내게 한 달에 천만 원을 준다 한들, 일억 원을 준다 한들 그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도움이야 줄 수 있겠지. 그리고 헌책 하나를, 헌책집 한 곳을 보는 눈을 배우고 생각하고자 한다면, 나 같은 사람한테 묻기보다는 헌책집에 몸소 가 보면 된다. 헌책집 열 곳만 몸소 가 보고 말씀을 여쭙고, 책을 사 보고 그러면 이레 만에 웬만큼 느낄 수 있고, 한 달만 되어도 꽤 넓게 알 수 있다. 다만 속 깊이까지는 모르리라. 다만, 이분들이 적어도 그쯤은 해야 나 같은 사람하고 말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하고 무슨 말이 되겠나. 그건 그렇고. 이름이 그게 뭔가? “헌책방 마스터”라니? 그 “마스터”라는 어줍잖고 엉성한 말은 집어치우기 바란다.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할 줄 몰라 “마스터”인가? 한국사람이라면 한국사람답게 이름을 붙이기 바란다. 가게이름은 ‘아름다운 가게’로 하면서 “마스터”가 무엇인가? “마스터”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면 가게이름도 ‘뷰티풀 샵’이라고 해라. 2004.3.19.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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