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아나스타시아 1
블라지미르 메그레 지음, 한병석 옮김 / 한글샘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을 열어 서로를 사랑해요
 [푸른책과 함께 살기 89] 블라지미르 메그레, 《아나스타시아》(한글샘,2007)



- 책이름 : 아나스타시아
- 글 : 블라지미르 메그레
- 옮긴이 : 한병석
- 펴낸곳 : 한글샘 (2007.10.20.)
- 책값 : 1만 원



 (1) 몸으로 느끼는 삶


 국민학교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학교에서는 ‘자연을 모르도록’ 가르쳤습니다. 자연을 굳이 알아야 하지 않는다고 가르쳤고, 자연을 ‘사람 쓸모에 맞게 고치거나 손보거나 바꾸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학교에서는 ‘하늘바라기’를 하며 논밭을 일구는 옛사람을 아주 바보스럽거나 어리석다고 여기도록 가르쳤습니다. 하늘을 보며 흙을 일구니 가뭄이나 큰물 때마다 엉망이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둑을 쌓고 못을 만들며 냇물을 돌려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고 푸닥거리 비슷하게 하는 일이란 엉터리요, 비가 오지 않을 때를 헤아려 못을 만들거나 댐을 쌓아야 한다고 가르쳤어요.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어린 나날과 푸른 나날을 보냈으니, 이렇게 가르치든 저렇게 가르치든 무엇이 맞거나 옳거나 그르거나 틀린가를 제대로 가누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하늘바라기’를 하며 논밭을 일구는 일이 바보스럽다 하는 오늘날이라 해서 가뭄이나 큰물 때문에 애먹는 일이 없냐 하면, 아니었어요. 외려 해마다 ‘가장 끔찍한 가뭄’이니 ‘가장 모진 큰물’이니 하는 말이 넘쳤습니다. 둑을 쌓으면 더 무서운 큰물이 도지고, 냇물을 건드리면 더 끔찍한 물벼락이 내렸습니다.

 게다가, 하늘바라기는 바보스럽다 하면서, 막상 장마가 오래 이어져 햇살이 드리우지 못하면 가을걷이가 걱정스럽다고들 말합니다. 제아무리 비닐집 농사를 많이 짓는다 하더라도, 이제 열매나무마저 비닐집에서 기르기도 한다지만, 흙과 바람과 물과 햇살이 없이 열매나 곡식이나 푸성귀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왜 하늘바라기를 나쁜 짓이라도 되는 듯 가르쳤는지는 모릅니다. 교과서는 왜 하늘바라기를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겼는지 모릅니다. 한자말로 하자면 ‘미개’하고 ‘무식’하며 ‘원시적’이라고들 한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다만, 나는 학교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하늘바라기를 좋아했습니다. 옛사람은 바람 내음을 맡으면서 날씨를 짚고, 구름 모양과 먼 하늘을 살피며 날씨를 읽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사람한테 먹는 건 문제가 아니야. 먹기는 숨쉬기처럼 의식하지 않고 해야 해. 그것 땜에 중요한 생각을 끊을 수는 없지. 그 일을 조물주는 다른 존재에게 맡겼어. 사람이 사람의 일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말이야 … 옷을 입고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사람의 몸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점점 더 약해졌기 때문이야. 나는 사람의 원래 능력을 잃지 않았고, 그래서 내겐 옷이 별로 필요없어.” … 조그만 자기 땅에 심으니까 식물을 한 포기 한 그루 다 알게 되고, 바로 그 식물들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거야. 덩치만 괴물같이 큰 쓸모없는 기계들이 돌아다니며 끝도 없이 인적이 드문 들판에 심은 식물은 안 돼.” … “세상의 모든 기계는 하나같이 다 폭발 에너지에 의존해 움직이지. 더 완전하며 자연스런 에너지의 근원이 있음을 모르고 그 원시적이고 덩치가 큰 걸 고집스럽게 이용하는 거야. 그걸 이용하다 보니 죽음의 결과가 초래되어도 사람은 멈추질 않아.” … “가장 해를 끼치는 것은 자동차들이야. 대도시에 너무 많아. 모든 차에서 냄새도 불쾌하고 몸에도 해로운 물질들이 나와. 그것은 흙이나 먼지의 입자들과 섞여 축축해져. 그게 가장 나쁜 거야. 자동차가 움직이면 이 젖은 먼지가 일어나고 그걸 사람이 들이마시게 돼. 그건 또 사방으로 퍼져서 풀에도 나무에도 앉아서 모든 것을 덮어 버려. 아주 나빠.” ..  (42, 43, 83, 120, 128쪽)


 고등학교를 마치고 고향 인천을 떠나 서울로 갔습니다. 대학교 앞 신문사지국에서 먹고자면서 지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고, 아침에는 신문을 읽으며, 낮에는 학교를 다니며 배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려는 사람은 저녁부터 이듬날 날씨를 걱정합니다. 비가 오느냐 안 오느냐, 비가 오면 얼마나 오느냐.

 신문을 돌리는 사람들은 신문에 실리는 ‘이듬날 날씨 이야기’를 읽고, 텔레비전에서 흐르는 ‘날씨 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날씨는 믿지 않습니다. 신문을 돌리는 일꾼이면서 정작 신문 날씨 이야기는 믿지 않아요.

 지국장님부터 하늘을 살폈습니다. 구름 두께와 크기와 모양을 돌아봅니다. 바람이 어디에서 어디로 부는가를 헤아리고, 바람에 물기가 어느 만큼 묻었는가를 느낍니다. 새벽에 일어나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서울 시내 밤하늘에 별이 보이겠느냐만, 밤하늘 구름을 어림합니다. 먼 하늘 끝을 바라봅니다. 신문·방송 날씨 이야기에는 비가 없다 하더라도, 또는 10%나 20%라는 숫자로 나오더라도, 신문을 돌리는 일꾼으로서는 빗방울이 하나라도 듣는다면 신문이 젖습니다. 비가 오는 소식은 5%나 90%로 따질 수 없습니다. 비가 100% 온다 하더라도 신문을 돌리는 동안에는 비가 안 올 수 있고, 사람들이 신문을 꺼내어 읽을 때까지 비가 멎을 수 있어요. 비가 10%나 30%라 하지만, 막상 신문을 돌릴 때에는 비가 퍼부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문을 돌리는 일꾼은 신문과 방송 이야기를 믿지 않고 듣지 않습니다. 오직 몸으로 살피고 몸으로 알아차리며 몸으로 느낄 뿐입니다.


.. “사람은 모든 걸 조절할 수 있어. 원래 창조 때부터 모든 걸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졌어.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 빛줄기란 사람 누구에게서나 있는 지식, 인상, 직감, 영혼의 느낌이고, 결국은 꿈과 비슷한 것이므로 사람의 의지로 조정이 가능해 … 사람은 자신을 조절하는 자연적인 능력을 대부분 잃었어. 그래서 지구상의 사람 거의 모두가 꿈을 피곤에 지친 뇌의 부산물이라 생각해 버리는 거지.” … “빛으로 따뜻하게 했다고? 그럼 내 빛은 차가워?” “당신은 그냥 호기심으로 봤지, 감정은 쏟아넣지 않았어.” … “무슨 조건인데?” “반드시 마음이 깨끗해야 해. 빛의 힘은 깨끗한 마음에 달려 있거든.” … “어느 누구도 당신 몸을 대신할 순 없어. 몸이 주치의고 하느님이 직접 당신한테만 내린 거니까. 당신이 건강히 살도록 몸이 설명해 주는 거야.” ..  (52, 54, 55, 90쪽)


 오늘날 한국에서 흙을 일구는 사람들은 흙바닥을 흙바닥으로 두지 않습니다. 흙바닥에 비닐을 길고 넓게 깝니다. 두 달이든 석 달이든 푸성귀를 심어 거두는 동안 흙바닥은 비닐바닥이 됩니다. 비닐바닥이 되면 구멍을 뚫은 자리에서만 푸성귀가 자라고, 다른 데에서는 다른 풀이 고개를 내밀지 못합니다. 해를 받지 못하고 비를 받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풀을 베느라 품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 나라에 풀약이 들어온 뒤부터, 소금밭을 돌보는 일꾼들은 이 풀약을 썼다고 합니다. 먼 옛날에는 소금밭에서 자라는 풀을 모두 손으로 뜯거나 베었을 테지만, 풀약이 생긴 뒤부터 소금밭에서는 으레 풀약을 써서 풀을 죽인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손이 너무 많이 갈 뿐 아니라, 몹시 힘들답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자력발전소가 터져서 방사능에 더럽혀지는 일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이제는 방사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이 수그러들었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아주 바쁘거든요. 사람들 눈길을 끌거나 마음을 사로잡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주 많거든요. 사람들은 모두 돈을 더 벌어 돈을 더 써야 하는 굴레 같은 삶에 매였거든요.

 방사능 비가 내려 소금밭이 더러워지기 앞서, 이 나라 소금밭은 아주 오래오래 풀약 기운이 배거나 찌들었습니다. 소금이란 그냥 소금이 아닌 풀약, 그러니까 한자말로는 제초제에 찌든 소금입니다. 더구나, 소금밭에서 얻은 소금이 아니라 공장에서 화학방정식으로 만든 화학소금을 훨씬 많이 먹습니다. 모든 화학식품, 그러니까 가공식품은 소금밭 소금이 아닌 공장 소금인 염화나트륨을 씁니다. 소금밭에서 거두는 소금으로는 가공식품을 만들 수 없어요.


.. “나? 내가 줄 수 있는 게 뭐냐고? 천상의 부드러움을 한 방울 줄게. 평화를 줄게. 당신은 밝은 눈의 천재가 될 거야. 난 당신의 형상이야 … 난 좋은 일, 밝은 일만을 원했고, 지금도 그래. 난 당신이 깨끗해졌으면 좋겠어.” … “사람한테는 최대의 자유-밝음과 어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어. 사람한텐 영혼이 부여되었어. 보이는 모든 것이 사람한테 굴복해. 사람은 또 하느님을 사랑하든지 말든지 선택할 자유의지가 있어. 본인의 의지 외엔 그 누구도 무엇도 사람을 조정할 수 없어. 하느님은 자신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사람의 사랑을 원해. 하느님은 자유 인간의 사랑, 완전하고 자기를 닮은 사람의 사랑을 원하는 거야.” ..  (178, 179, 189∼190쪽)


 학교에서는 자연을 마음껏 부려먹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러면서 이 나라 대한민국은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가르쳤습니다. 한편, 서양은 자연을 마구 개발하는 역사요, 동양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역사라고 가르쳤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집 바깥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뛰놀기 바쁜 철없는 나였지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야기는 어딘가 말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사회와 역사와 자연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서로 두동진다고 느꼈습니다.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자연이 아름답다면 자연이 자연답도록 그대로 두거나 사랑해야 할 노릇이요,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가 사랑스럽거나 좋은 나라라 한다면, 자연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아야 할 노릇입니다. 더구나, 자연을 마구 파헤치면서 살았다는 서양은 외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되살리거나 돌보려는 쪽으로 바뀌는 흐름이었습니다.

 돌이키면, 사람들은 수도물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우물물이나 냇물이나 샘물로 넉넉합니다. 저마다 알맞게 살아가면 우물물과 냇물과 샘물로 즐거울 수 있습니다. 가게에서 먹는샘물을 사다 먹는다든지 정수기를 쓸 까닭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돈을 더 바라면서 자꾸 도시로 몰리고, 도시에서 자연이 모두 뿌리뽑히면서 숲도 나무도 풀도 꽃도 논밭도 사라지고 나니까, 어쩔 수 없이 수도물을 써야 합니다. 그저 죽지 않게 수도물을 놓을 뿐이지, 수도물이 좋기 때문에 놓지 않습니다. 살아숨쉬는 물이 아닌 수도물입니다. 화학처리를 하는 수도물입니다. 밥이 밥다웁도록 건사할 수 없는 도시이고, 물이 물답게 살아숨쉴 수 없는 도시입니다. 도시에서 살아가며 ‘자연보호’나 ‘자연사랑’조차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뿐이요, 이러한 도시에서는 4대강사업뿐 아니라 숱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자꾸 낼 뿐입니다.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일은 드물고, 누구나 자가용을 장만해서 좁디좁은 길에서 배기가스 끝없이 뿜으며 복닥여야 할 뿐입니다.


 (2) 《아나스타시아》 읽기


 이야기책 《아나스타시아》(한글샘,2007)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러시아사람 ‘블라지미르 메그레’ 님이 ‘아나스타시아’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적바림한 책으로, 한글판은 모두 여섯 권이라고 합니다. 《아나스타시아》는 “아나스타시아 이야기 여섯 권” 가운데 첫째 권입니다.


.. “아나스타시아, 당신 짐승이야?” 나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나왔다. “왜 내가 짐승이지? 내 침대(풀숲)가 당신 것과 달라서? 차가 없어서? 여러 가지 도구가 없어서?” … “친구들이 모여 비로 상 차려서 먹고 마시고 담배 피는 게 최고 중요한 일일까?” … 날이 따뜻하고 또 옆에 조그만 풀밭이 있으면 거기 누워서 한 삼사 분 몸을 풀어. 이때 어떤 벌레든 몸에 기어오르면 쫓지 말고. 여러 종의 벌레들이 사람 몸의 막힌 구멍을 뚫고 청소해 주거든. 대개 구멍이 막히는 건, 그 구멍을 통해서 몸속의 모든 병을 피부 밖으로 끌고 나오는 독성물질 때문인데 그걸 씻어 버리면 돼.” ..  (38, 76, 96쪽)


 아나스타시아는 블라지미르한테 꾸준하게 이야기를 겁니다. 이야기를 ‘나눌’ 만큼 마음을 열지 못한 블라지미르이기 때문에, 블라지미르가 마음을 열 때까지 한결같이 이야기를 겁니다.

 아나스타시아는 블라지미르가 알아듣도록 가장 쉬운 낱말을 골라 가장 쉽게 이야기를 겁니다. 그렇지만 블라지미르는 블라지미르한테 가장 쉬울 만한 이야기가 들려도 좀처럼 알아듣지 못합니다. 거의 뚱딴지 같은 소리로 여길 뿐입니다. 한참 나중이 되어서야 조금씩 믿고, 뒤늦게 찬찬히 믿었으니 이렇게 책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만, 블라지미르는 노상 ‘돈-이름-힘’ 이 세 가지만 생각하고 이 세 가지에 온몸과 온마음을 맞추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며 사랑할 세 가지를 그저 ‘돈-이름-힘’으로만 여겼어요.

 《아나스타시아》를 읽으면 블라지미르가 얼마나 어리석거나 어처구니없거나 어리숙한가를 환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블라지미르는 블라지미르이기도 하고, 이름을 바꾼 이 나라 사람들 모습이기도 합니다. 도시 물질문명이 이 나라에 처음 깃들어 널리 퍼질 무렵에는 ‘이 나라 남자’ 모습이라 했을 테지만, 이제는 ‘이 나라 남자와 여자 모두’를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만합니다.

 슬프고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이제 이 나라에서는 아이를 낳아 돌보는 몫을 (남자보다) 크게 맡을 어머니조차 아이들을 보육원이나 어린이집 같은 시설에 넣고 가루젖을 먹이며 종이기저귀를 쓸 뿐입니다.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참다이 사랑하고 착하게 돌볼 줄 모릅니다. 아이하고 아름다이 일구는 삶을 느끼지 않습니다.

 더 슬프고 안타까운 노릇이라면, 이 나라 거의 모든 남자는 ‘아이낳기’를 여자 몫으로만 여기는데다가,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아이키우기’라든지 ‘아이와 함께 살기’마저 여자가 도맡을 몫으로 여깁니다. 가시버시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는 살림살이를 깨닫지 않고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집 바깥에서 돈을 버는 일은 그저 ‘돈벌이’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돈벌이는 아이사랑이 아니요, 내 아름다운 옆지기를 사랑하는 일 또한 되지 않아요. 돈벌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예 돈벌이예요.

 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아이하고 눈을 맞추며 아이 손을 맞잡는 일입니다. 하루에 수십 차례 기저귀에 쉬를 하고 똥을 누며 젖을 먹는 갓난쟁이를 하루 내내 곁에서 돌보며 사랑하고 아끼는 일이 아이키우기이자 아이사랑입니다. ‘프리미엄 가루젖’을 먹여야 아이사랑이 아닙니다. 어머니젖을 먹이거나 동냥젖을 먹이거나 쌀을 입으로 개어 먹여야 비로소 아이사랑입니다.


.. “자기의 색욕만을 위해 남자에게 스스로 몸을 바치는 여자는 남자의 방탕을 절대 막을 수 없어.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 둘의 삶은 행복할 수 없어. 그 둘의 공동 인생은, 공동이란 환상이며 거짓이며 여러 조건이 딸린 사기일 뿐이야 … 거짓된 결합은 무서워. 블라지미르, 아이들은 그 결합의 허구성과 부자연스러움을 몸으로 느껴. 그래서 부모가 하는 모든 말을 의심하게 돼. 아이는 잉태되는 순간부터 벌써 거짓을 무의식적으로 느껴. 또 그 때문에 안 좋아져. 세상에 그 누가 육욕만의 결과로서 이 세상에 나오고 싶을까? 누구든 위대한 사랑의 절정에 창조의 열의로 지음을 받고 싶지.” … “(부모들이 바보처럼) 계속해서 아이한테 세상의 물건을 갖다 줘. 새 장난감이며 새 옷을 최고의 것인 양. 그가 태어나 나온 이 세상의 물건들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아이한테 주입하는 거야. 아이가 아직 작기는 하지만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존재인데 어른은 아이를 덜 된 존재로 취급하는 거야 … 무엇이든 풀을 보여주면 돼. 씨앗은 기분이 좋으면 점점 더 자라서 나무가 될 수도, 아니면 좀 작은 꽃이 될 수도 있어.” ..  (71, 72, 104, 106쪽)


 아나스타시아는 잣나무 우거진 깊은 숲속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추울 때에는 추위가 무엇인가를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더울 때에는 더위가 어떠한가를 마음으로 맞아들입니다. 자연을 너른 품으로 껴안으면서 스스로 자연이 되는 사람입니다. 사람 몸과 마음이 이루어지는 자연이라는 얼거리를 똑똑히 알고 낱낱이 고맙게 여깁니다.

 성적표가 대수로운지 풀잎 하나가 대수로운지를 이야기하는 아나스타시아입니다. 자격증이 대단한지 흰구름 하나가 대단한지를 이야기하는 아나스타시아입니다.

 나무이름이나 풀이름이나 꽃이름을 꼭 알아야 하지 않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요 풀이요 꽃이라면,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이름을 붙여서 부르면 됩니다.

 잘 돌이킬 수 있다면, 이 자그마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조차 마을마다 나무이름 풀이름 꽃이름이 모두 다른 줄 알아차리겠지요. 물고기한테 붙이는 이름 또한 마을마다 다릅니다. 이제는 표준말 하나로 뭉뚱그리지만, 지난날에는 자그맣게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당신 삶터와 삶과 사랑이 가장 아름다이 드러나는 이름을 붙여서 품에 안았어요. ‘어느 학자 한 사람이 붙인 표준 이름’으로 잠자리를 바라보거나 나비를 바라볼 까닭이 없어요. 내가 느끼는 그대로 풀이름 하나를 빚으면 돼요. 부추가 부추여야 할 까닭이 없고, 정구지가 정구지여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내 온 사랑을 따사로이 담은 이름을 내 고운 마음을 열어 불러야 합니다. 풀포기 하나한테도, 이웃사람한테도, 살붙이한테도, 동무한테도, 내 보금자리한테도, 내 삶터가 깃든 마을한테도, 오직 온 사랑을 따사로이 담은 이름을 내 고운 마음을 열어 불러야 합니다.

 마음을 기울여서 하는 일입니다. 사랑을 쏟으면서 하는 놀이입니다. 마음을 바쳐서 보살피는 내 아이입니다. 사랑을 담뿍 나누는 내 벗님입니다.


.. “블라지미르, 사람한테 일어나는 나쁜 일은 모두 사람이 스스로 초래하는 거야. 영혼 차원의 질서를 어기고 자연과 관계를 끊으면 그렇게 돼 … 사람한테 있는 가장 죽을죄 중 하나가 교만이야.” … “헛거야. 그런 거 하나도 없어. 멋진 자동차의 주인이나 최고급 저택의 소유자를 쳐다보는 사람의 시선 어디에서 존경, 동경심을 볼 수 있다고? 당신이 말한 걸 그렇다고 긍정할 사람은 세상에 없어. 그건 시기와 무관심과 증오의 시선일 뿐이야. 여자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을 사랑할 수도 없어. 여자의 감정에선 남자를 갖고자 하는 욕구와 그가 가진 것을 함께 가지려는 욕구가 함께하기 때문이야. 이 남자도 여자를 진실로 사랑하지 못해. 그처럼 커다란 감정이 들기에 충분한 공간을 비울 수 없기 때문이지.” ..  (147, 202쪽)


 이야기책 《아나스타시아》는 오로지 하나를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 마음속에 착하고 맑으며 싱그러운 빛줄기 하나 스스로 길어올리기를 바랍니다. 사람들 누구나 마음속에서 잠자는 착하고 맑으며 싱그러운 빛줄기가 이제 잠을 깨고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부질없는 돈벌이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덧없는 졸업장과 자격증에 내 고운 목숨을 붙들어매지 않기를 바랍니다.

 풀밭에 드러누워 하늘을 느끼면 됩니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땅을 느끼면 됩니다. 나는 하늘이랑 함께 살아가는 목숨입니다. 나는 흙하고 함께 살아숨쉬는 목숨입니다.


 (3) 마음으로 느끼는 삶


 《아나스타시아》를 읽은 사람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아나스타시아가 들려주는 맑은 목소리에 마음이 쩌렁 울리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납니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서까지 맑은 목소리를 내 목소리로 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르겠습니다. 《아나스타시아》뿐 아니라 어느 책을 읽더라도 맑은 눈길로 읽어 맑은 사랑을 꽃피우는 맑은 사람으로 살아내는 이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 왜, 예외 없이, 종교나 위대한 가르침을 전한 사람들은 홀로 떨어져 은자가 됐을까? 왜 주로 숲으로 들어갔을까? 고등교육기관이 아닌 숲으로 갔을까? …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일상을 보는 시각과는 달리 아나스타시아를 포함하여 숲속에서 외톨이로 사는 사람들은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본다는 것이다 ..  (40, 41쪽)


 사랑을 할 때에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책을 읽을 때에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흙을 밟으며 일할 때에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쌀을 씻어 밥을 차릴 때에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아기 기저귀를 빨면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걸레를 빨아 방바닥을 훔칠 때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마음을 열지 않고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없이 어떤 돈을 벌어 어떤 살림을 꾸릴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마음을 들이지 않았으면서 꿈이 이루어지기를 빌 수 있는지 알쏭달쏭합니다. 마음을 기울여 쓰는 글이나 마음을 바쳐 나누는 말이 아닐 바에는 무슨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 문명사회와 동떨어져 사는 거의 모든 족속들은 아나스타시아같이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아나스타시아는 이들의 생각이 완전히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49쪽)


 마음을 예쁘게 쏟으면, ‘돈을 더 많이 벌도록’ 이끈다는 자기계발책이나 처세책을 읽으면서도 착하거나 참다운 길을 걸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예쁘게 쏟을 때에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은 꿈이 피어나지는 않겠지요. 마음을 예쁘게 쏟는 사람이 애써 책 하나를 손에 쥐려 할 때에 자기계발책이나 처세책을 건드리려 할까요.

 마음을 예쁘게 쏟으면, 내 아이들과 옆지기가 먹을 밥을 차리면서, 어떻게 얻어 어떻게 손질하고 어떻게 차리는 아침밥이나 낮밥이나 저녁밥이 되어야 하는가를 시나브로 깨닫습니다.

 마음을 예쁘게 쏟으면, 자가용을 몰더라도 언제 어떻게 왜 몰아야 하는가를 느낄 뿐 아니라, 자가용과 내 삶과 네 삶과 우리 삶이 어떻게 맞물리는가를 옳게 느낍니다.


.. “가장 중요한 것이란 아이 키우기야.” … “중요한 것은 돈에 있지 않고, 돈으로 따뜻함이나 사람 영혼의 진솔한 동참을 결코 구할 수 없음을 당신은 알게 될 테니까.” ..  (192, 194쪽)


 마음을 열어 서로를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열어 오늘 내 하루를 참답게 누리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열어 좋은 숨결을 들이마시고 내뿜으며 내가 선 이 땅을 어루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4.8.29.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 갓골문고 4
조나단 도슨 지음, 이소영 옮김 / 그물코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답게 살아갈 길이란
 [책읽기 삶읽기 72] 조나단 도슨,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그물코,2011)



 ‘생태마을’이나 ‘자연마을’이나 ‘환경마을’ 같은 이름이 붙어야 살 만한 터전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런 이름이 붙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살 만한 터전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그린(green)’이니 ‘초록(草綠)’이니 하는 말도 곧잘 씁니다. 그러나, 이런 낱말이든 저런 낱말이든 그닥 대수롭지 않습니다. 더욱이, 어떤 낱말을 쓰든 이 낱말들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가를 옳게 깨우쳐야 합니다.

 먼저, ‘생태(生態)’란 “살아가는 모습”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자연(自然)’이란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목숨과 터전”을 일컫는 한자말입니다. ‘환경(環境)’이란 “살아가는 곳 둘레 모습”을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이러한 낱말을 쓴대서 딱히 남다르다 싶은 이야기가 샘솟지 않습니다. 아니, 이러한 낱말을 쓰면서 더 살 만하거나 더 깨끗하거나 더 아름답거나 더 슬기롭거나 더 사랑스러운 터전을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영어 ‘그린’이든 한자말 ‘초록’ 또는 ‘녹색’이든 뜻은 하나입니다. 우리 말로 이야기하자면 ‘푸름’이나 ‘풀빛’입니다.

 곰곰이 따지면, 어느 쪽이라 하든 “푸르게 살자”는 소리요, “풀과 나무를 아끼면서 살자”는 움직임입니다. 자연을 보살피든, 자연스럽게 살아가든, 삶터를 일구든, 사랑스러운 모둠마을을 돌보든, 풀과 나무를 아끼면서 살아가는 매무새가 밑바탕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살아간다 하더라도 ‘푸른마을’을 가꾸려 한달 수 있습니다.


.. 인류가 지구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좀더 깊이 있고 넓은 범위에서 생활양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  (16쪽)


 오늘날 한국땅 곳곳에 서는 아파트를 살피면, ‘푸른마을’ 같은 이름을 붙이는 데가 꽤 많습니다. 아파트를 잔뜩 세우고는 ‘무슨무슨 마을’이라 이름을 붙입니다.

 사람들이 퍽 많이 모여 살아가니 ‘마을’이라 이를 만합니다. 그러나, 참말 아파트덩어리를 놓고 ‘마을’이라 해도 좋은지 알쏭달쏭합니다. 아파트가 많이 모인 곳을 두고 ‘아파트숲’이라고도 합니다만, ‘숲’이라는 낱말하고 ‘아파트’라는 곳이 어울릴 수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잘 살아도 마을이요 못 살아도 마을이겠지요. 돈에 굶주려도 마을일 테고 사랑을 나누어도 마을일 테지요. 이웃하고 따사로이 어깨동무를 해도 마을이며 이웃하고 등지며 나 몰라라 할 때에도 마을입니다.

 그렇지만, 마을이라는 이름을, 숲이라는 이름을, 자연이라는 이름을, 푸름이라는 이름을 아무 데에나 쓰는 일이란, 내 삶과 네 삶과 우리 삶을 얼마나 보듬거나 보살피려는 몸짓이 될까요. 좋은 뜻을 드러낸다는 이름만 쓰면 되는 삶인가요. 멋있거나 훌륭하다는 이름을 붙이면 끝인 삶인지요.


.. 모든 생태마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자신들의 운명이 달린 그들의 자원을 스스로 관리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남반구의 여러 나라들은 자원 관리와 관련하여 마을공동체와 기업들 사이에 뚜렷한 선을 두고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동안에 북반구의 많은 나라에서도 똑같은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도시 바깥은 대형마트 때문에 지역경제가 무너지고, 소비자들은 노동자를 업신여기고, 생태계를 파괴시킨 생산품을 사는 일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마을공동체는 노동과 환경 관련 규제를 없애려는 원거리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일자리에 점차 기대게 된다. 문화는 점점 획일화·표준화되며 최소 공통분모의 하나로 지나치게 단순화된다 ..  (60∼61쪽)


 조나단 도슨 님이 빚은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그물코,2011)라는 환경책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지구별 곳곳에 자리한 돋보이는 생태마을을 살핀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곱씹습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구별 곳곳에서 저마다 애쓰고 힘쓰며 땀흘립니다. 나라와 겨레를 넘어 사랑과 믿음이 어우러질 좋은 삶자락을 길어올리고 싶어서 꿈꾸고 노래하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곰곰이 돌아봅니다. 생태마을이라 하는 곳은 어디에서나 시골마을입니다. 도시마을이면서 생태마을인 곳은 없습니다. 도시에서는 생태마을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생태마을이 태어날 수 없는 도시이지만, 생태마을 비슷하게 나아갈 수는 있습니다. 길을 더는 내지 않고, 집을 더는 짓지 않으면서, 텃밭을 차츰 늘릴 때에는 생태마을 비슷하게 나아갑니다. 텃밭을 차츰 늘리다가는 조그맣게라도 논을 보듬는다면, 텃밭 가장자리에 나무를 한 그루씩 심으면서 조그마한 수풀을 이룬다면, 숲까지 이르지는 못하나 우람한 나무가 줄지어 자라도록 마음을 기울이고 빈터를 돌볼 수 있다면, 이때에는 생태마을 비슷하게 나아갑니다.

 환경이나 생태나 자연을 다룬 책을 읽는대서 생태마을이 되지 않습니다. 환경책 몇 권 읽는대서 환경사랑을 하지 않습니다.

 생태마을을 꿈꾸거나 환경사랑을 이루고 싶으면, 맨 먼저 자가용을 버려야지요. 조그마한 마을에서 ‘함께 쓰는 자동차’ 한 대나 두 대만 남겨야지요. 써야 할 때에만 알맞게 쓰되, 여느 때에는 쓰지 않는 자동차가 되도록 해야지요.

 사람들 맨손으로도 얼마든지 벼포기를 뜯을 수 있습니다. 다만, 품과 땀이 많이 듭니다. 낫을 쓰면 벼포기는 더 수월히 거둘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한나절 벼베기를 하는 만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살붙이들 함께 먹을 나락이 나옵니다. 벼를 베는 기계를 기름을 넣어 움직이면 한 시간 만에 열 사람이나 스무 사람이 한 해 동안 먹을 나락을 거둡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시간 만에 열 사람이나 스무 사람이 한 해 동안 먹을 나락을 거두는 만큼, 기름을 써서 공해덩이 먼지를 빚는 한편, 이렇게 커다란 기계를 만드느라 물과 바람과 흙을 더럽힙니다.


.. 생태마을이 작을수록 모든 구성원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명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러나 생태마을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의사결정은 점차 어렵게 되어 소수가 여전히 이의를 제기하는데도 결정을 내어 버리는 간접민주주의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위원회나 소규모 전문 집단이 의사결정 과정을 대신하는 추세가 점차 늘어가고 ..  (97쪽)


 자동차를 알맞게 써야 하듯, 기계를 쓸 때에도 알맞게 써야 합니다. 기계에 기대는 삶이 되어서는 내 삶도 네 삶도 우리 삶도 알뜰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맨 나중에는 아무런 기계조차 안 쓰는 내 삶과 네 삶과 우리 삶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풀과 나무를 아끼는 삶이란, 돈을 더 벌어들일 삶이 아니라, 나와 이웃과 살붙이와 동무 모두 조용하면서 조촐히 어우러질 웃음과 눈물을 아끼는 삶일 테니까요. 흙을 밟고 흙을 만지면서 내 몸이 태어나서 돌아갈 흙을 껴안는 삶일 때에 비로소 생태이니 자연이니 환경이니 하는 이름하고 걸맞을 테니까요.

 자가용을 탄 사람들은 자가용 바퀴가 사마귀를 밟아서 죽여도 느끼지 못합니다. 자전거를 타더라도 싱싱 내달리면 메뚜기를 밟아서 죽여도 깨닫지 못합니다. 너무 바삐 살아가는 사람은 구두나 운동신을 신은 발로 나비를 밟아서 죽여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생태마을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늘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찬찬히 되짚어야 합니다. (4344.8.26.쇠.ㅎㄲㅅㄱ)


―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 (조나단 도슨 글,이소영 옮김,그물코 펴냄,2011.5.30./50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텃밭 속에 숨은 약초
김형찬 지음 / 그물코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풀’ 먹기, 풀 먹고 ‘좋게 살기’
 [환경책 읽기 31] 김형찬, 《텃밭 속에 숨은 약초》



- 책이름 : 텃밭 속에 숨은 약초
- 글·사진 : 김형찬
- 펴낸곳 : 그물코 (2010.11.30.)
- 책값 : 18000원



 (1) 풀씨


 밭에서 기르는 푸성귀는 잎이 여립니다. 밭에서 거두는 푸성귀는 잎이 보드랍습니다. 사람들이 밥상에 올리는 푸성귀는 달근합니다.

 여느 들이나 벌이나 멧자락에서 사람 손을 타지 않으며 씨를 내고 뿌리를 내리며 잎을 틔우는 풀은 잎이 여리지 않습니다. 잎이 보드랍지 않고, 사람 혀에 썩 달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길러서 먹는다는 푸성귀는 사람 손길을 타며 조금씩 달라졌을 테고, 따로 씨앗을 사고팝니다. 유전자를 건드리는 씨앗이 많습니다.

 여느 들이나 벌이나 멧자락에서 사람 손을 타지 않으며 자라는 풀은 해마다 어김없이 새로운 풀씨를 내지만, 이 풀씨를 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풀을 없애려고 사람들이 숱하게 약을 치거나 낫질을 하거나 호미질을 하거나 쟁기질을 한다지만, 이 풀은 이듬해에 틀림없이 다시 납니다.

 사람들이 냉이 씨앗을 뿌릴 일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질경이 씨앗을 뿌릴 까닭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며느리밑씻개 씨앗을 뿌리지 않아요.


.. 감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열을 내려주고 갈증을 멎게 합니다. 또한 단맛으로 음식 맛을 나게 하지만, 지나치게 먹으면 탈이 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감의 차가운 성질을 다스리기 위해 불에 말리거나 볕에 말려서 쓰는데, 매실을 말려 오매나 백매로 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그 오얏나무가 자두나무라는 것을 안 것은 그 이야기를 읽고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  (25, 139쪽)


 시골 들판이나 멧자락에서 자라는 풀 가운데 이름이 붙지 않은 풀이란 거의 없습니다. 옛사람은 들판과 멧자락에서 자라는 풀을 알뜰히 알아야 살아갈 수 있었고, 흔한 풀이든 드문 풀이든 어디에 어떻게 쓰며, 맛이나 냄새를 옳게 알아야 살림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들판과 멧자락에서 자라는 풀을 거의 모릅니다.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식구가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겨서 살아간다지만, 들판을 가득 채우는 풀마다 무슨 풀인지 낱낱이 가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풀이름이 무엇인지 욀 수 있대서 풀을 아는 일이 아닙니다. 풀이름은 모르더라도 이 풀을 먹으면 맛이 어떻고 내음이 어떠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풀을 안다 할 만합니다. 풀을 즐겨 뜯고 즐겨 먹을 때라야 비로소 풀을 안다 할 만해요.

 아무개 이름이 무엇이라 욀 수 있대서 아무개를 알지 않습니다. 아무개 나이를 어림하거나 아무개가 다닌 학교를 왼대서 아무개 삶을 알지 않습니다. 아무개 얼굴이나 몸짓이나 매무새를 들여다본대서 아무개 넋이나 얼을 알지 못합니다. 겉으로 바라보거나 살피는 일이랑 속으로 사귀거나 어깨동무하는 일은 사뭇 다릅니다.


.. 밭 한구석에 무성하게 자라는 쇠무릎을 다른 작물들 못 자라게 한다고 뽑아버리곤 했는데, 어머니께 말씀드려 한쪽에 키워 무릎과 허리 아픈데 차나 약술로 쓰시도록 했습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장부의 기능이 약해지고 이에 따라 뼈와 근육도 약해집니다.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 쇠무릎 약차와 약술을 드시게 하면 좋겠습니다 … 약재로 쓰는 (개나리) 열매껍질은 옛 기록처럼 오래된 나무에서만 열리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열에 한 그루 정도가 열릴 정도로 귀하기 때문에, 지금 쓰이는 개나리 열매껍질은 거의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합니다 ..  (34, 100쪽)


 “잡초는 없다”라는 이름을 걸며 책을 내놓은 분이 있습니다. “잡초는 없다”라는 말은 어느 한편으로 보면 맞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말이라거나 옳게 읊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아무 풀(잡풀)’이든 ‘아무 사람(잡사람)’이든 따로 없습니다. 다 다른 목숨이면서 다 다른 빛깔인 풀이요 사람입니다. 온누리에 다 다른 학교는 다 다른 빛깔대로 아름답습니다. 학력평가를 해서 학교마다 등급이나 점수를 매길 수 없습니다. 사람들 돈벌이를 헤아려 누구는 1등급이고 누구는 100등급라고 나눌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잡초는 없다”가 아니라 “풀이 있다”라고 말해야 알맞습니다. “사람이 있다”라고 말해야 올바릅니다. “다 풀이야”입니다. “모두 사람이에요”입니다.

 사랑 아닌 삶이란 없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삶은 사랑입니다. 모든 사람은 사랑입니다. 모든 풀은 고마운 목숨이고, 모든 풀은 고마운 밥이며, 모든 풀은 고마운 동무입니다. 사람들은 풀과 함께 살아가고, 사람들이 숨을 거두면 풀씨가 더욱 기운이 나게끔 흙으로 돌아가 거름 구실을 합니다. 대통령도 한 사람 몫 거름입니다. 임금님 또한 한 사람 몫 거름입니다. 흙일꾼이든 고기잡이이든 똑같이 한 사람 몫 거름입니다. 대통령도 밥 한 그릇으로 배가 부르고, 임금님도 밥 한 그릇으로 배가 부릅니다. 흙일꾼이든 고기잡이이든 똑같이 밥 한 그릇으로 배가 부릅니다.


.. 대부분의 가을걷이를 마친 밭의 색은 흙색입니다 ..  (433쪽)


 풀씨는 목숨씨입니다. 풀씨는 삶씨입니다. 풀씨는 흙씨이면서 사람씨가 되는 사랑씨입니다.


 (2) 사람씨


 《텃밭 속에 숨은 약초》(그물코,2010)를 읽습니다. 책이름 그대로 텃밭에 깃든 약풀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사람 몸을 살리는 풀이란 어디 멀미던 두메에 깃들지 않고, 바로 내 살림집 곁에 있는 여느 밭자락에서 자란다고 이야기합니다.

 더없이 옳습니다. 굳이 멀리까지 찾아나서야 할 약풀이 아닙니다. 풀마다 쓰임새가 어떠한가를 가만히 살피면서 하나하나 받아들이면 약풀 아닐 풀이란 한 가지조차 없습니다. 모든 풀은 저마다 달리 쓰임새가 있습니다.


.. 어린 시절을 온통 시골에서 지낸 저는 자연에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초등학교 때 실습이나 방학숙제도 늘 주위를 둘러싼 논과 밭 그리고 산에서 대부분 해결했습니다 … 지금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버스 타고 학원에 가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수업이 끝나면 집에다 책가방 벗어 놓고 나가 노는 게 일이었습니다 ..  (53, 185쪽)


 풀을 먹는 짐승은 온갖 풀을 골고루 뜯어서 먹습니다. 겨울에는 어쩔 수 없이 ‘말린 풀’이나 다른 먹이를 먹지만, 봄부터 온 들판과 멧자락을 신나게 누비며 온갖 풀을 뜯어서 먹습니다.

 풀을 먹는 짐승은 풀마다 맛과 내음과 쓰임이 어떠한가를 익히 압니다. 풀을 먹는 짐승이니까 풀을 모를 수 없고, 풀을 몰라서 안 됩니다.

 오늘날 여느 사람들은 풀마다 맛과 내음과 쓰임이 어떠한가를 아주 모릅니다. 저 또한 참말 모릅니다. 왜냐하면 어릴 적부터 풀맛과 풀내를 옳게 배운 적이 없을 뿐더러, 밥상에 올리는 여느 풀을 제대로 듣거나 보거나 살핀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풀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회사나 공공기관에서 풀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풀을 다루지 않습니다. 풀을 먹으면서도 ‘풀먹기’를 말하지 않고 온통 ‘채식(菜食)’입니다. 이제는 ‘베지테리안’이라고 읊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막상 풀을 먹어도 풀을 모릅니다. 애써 풀을 먹지만 풀을 알려 하지 않습니다. 고기에 곁들여 풀을 먹는들 풀맛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나물을 하거나 김치를 하더라도 어떠한 풀이 우리한테 고마운 목숨으로 찾아드는가를 깨닫지 않습니다.


.. 아주 가까운 곳만 돌아봐도 모르는 것이 많고, 세심히 살피면 일상은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요즘 텃밭을 나다니며 새삼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일은 지금 달래장과 돌나물, 시금치나물이 밥상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 쇠비름 사진을 찍는데, 따라나오신 어머니께서 그 옆에 있는 풀을 가리키며 참비름이라고 하십니다. 줄기는 쇠비름과 비슷한데 색이 다르고 잎 모양과 꽃도 다릅니다 ..  (215, 282쪽)


 《텃밭 속에 숨은 약초》를 곰곰이 읽습니다. 책이름처럼 텃밭에 깃든 약풀을 이야기한달 수 있는 한편, 약풀이란 텃밭이든 너른 밭이든 들판이든 멧자락이든 똑같이 골고루 마음껏 자라니까, 그냥 ‘약이 되는 풀’을 이야기한달 수 있습니다.

 개나리라든지 오얏이라든지 살구는 ‘텃밭에 깃드는 약풀’이 아닙니다. 곧, 한의학에서 약으로 삼는 풀과 나무와 열매를 골고루 이야기하는 책인 《텃밭 속에 숨은 약초》입니다. 그래서 백 가지에 이르는 ‘약이 되는 풀과 나무와 열매’가 어떻게 사람 몸에 좋거나 도움이 되는가를 다룹니다. 풀에 얽힌 옛이야기랑 풀이름에 맺힌 옛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 상업적 목적이건 언론에서 조명을 받아서건 여름날 소나기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건강식품들의 유행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그럼 30년 뒤에도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을 건강식품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  (354쪽)


 책을 덮습니다. 텃밭을 예쁘게 일구고, 텃밭에서 예쁘게 풀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책을 덮으며 생각합니다.

 이러한 책처럼 텃밭을 일구려는 사람은 무척 적습니다. 시골사람이 아니고서는 텃밭일 일구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꽃밭이나 마당을 두더라도 텃밭을 일구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도시에서는 자동차를 둘 자리를 마련해야지, 텃밭을 마련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는 드넓은 터에 자동차를 빽빽하게 세웁니다. 도시에서는 드넓은 터를 자동차가 바삐 오가는 아스팔트길로 바꿀 뿐입니다.

 도시에는 드넓은 숲공원이나 놀이공원이 있습니다. 도시에는 드넓은 논이나 밭이 없습니다. 도시에는 드넓은 쇼핑센터나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이 많습니다. 도시에는 조그마한 텃밭이든 널따란 밭자락이든 없습니다. 도시에서는 자동차로 오가야 할 뿐, 두 다리나 자전거로 오갈 만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자라는 나무는 손바닥만 한 좁은 땅뙈기에 겨우 뿌리를 내립니다. 도시에서는 흙을 밟을 일이 없고, 풀포기가 예쁘게 고개를 내밀기 벅찹니다.

 도시가 나쁘고 시골이 좋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사람들 스스로 풀을 먹으면서도 풀이 자랄 터를 곱게 마련하거나 즐거이 내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오직 돈을 벌고, 사람들은 그저 돈을 쓸 뿐입니다.

 좋은 풀을 먹는대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려 하면서 풀 한 포기 사랑하는 마음밭이 되어야 합니다. (4344.7.29.쇠.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1-07-2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가지고 있는데 참 좋더군요.
나무를 베어 만드는 게 아깝지 않은 책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얘기 같더군요.

그쵸, 같은 물을 먹어도 소는 우유를 뱀은 독을 만드니까 말이죠~^^

숲노래 2011-07-30 06:45   좋아요 0 | URL
괜찮은 책이라고는 느끼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책이라고는 느끼지 않아요.

왜냐하면, '텃밭 속에 숨은 풀'이란
텃밭에서 자라는 모든 풀을 골고루 먹으면
약이고 밥이고를 따지지 않아도
내 몸이 튼튼해진다는 뜻이고,
참말 이와 같거든요.

이래저래 따지거나 알지 않더라도
그저 풀과 열매와 꽃 모두
고스란히 받아들이면
모두 고마운 목숨이에요.

이 책에서는 이 대목을 살짝 건드릴 듯하다가
그예 다루지 못하고 말아서,
아쉽지만 별을 셋만 붙였답니다...

뱀을 나쁘게 보시면 안 돼요.
뱀을 나쁘게 보는 사람이 나쁩니다......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증보개정판
스테파니 케이브 지음, 차혜경 엮어 옮김 / 바람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방접종은 우리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나
 [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40] 스테파니 케이브,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책이름 :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글쓴이 : 스테파니 케이브
- 옮긴이 : 차혜경, 유정미
- 펴낸곳 : 바람 (2005.12.10.)
- 책값 : 12000원



 (1)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까


 예방접종이 무엇인 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예방접종이 무엇인 줄 알면서 예방접종을 어떻게 마주해야 좋을는지를 생각하는 사람 또한 그다지 많지 않아요.

 예방접종이란, 이름 그대로 “예방하는 접종”이요, 병이 걸리지 않으려고 병원균을 따로 만들어 사람 몸속으로 집어넣는 일입니다.

 예방접종이 생겼기 때문에 병에 걸리는 사람이 줄어들었는지, 아니면 예방접종이 없었어도 병에 걸리는 사람이 줄어들었는지는 똑똑히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온누리 숱한 나라가 마련한 통계를 살피면, 예방접종을 놓았거나 안 놓았거나 ‘근대에서 현대로 접어들던’ 무렵에 돌림병에 걸리는 사람 숫자가 눈에 뜨이도록 줄었습니다. 예방접종을 널리 맞히는 오늘날에는 ‘병에 걸리는 사람이 줄거나 거의 사라졌던’ 흐름이 ‘병에 걸리는 사람이 다시금 느는’ 흐름으로 차츰 달라집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 가운데 ‘예방접종을 맞혀서 병에 안 걸리는 확률’하고 ‘예방접종을 안 맞혀서 병에 안 걸리는 확률’하고 ‘예방접종을 맞혀도 병에 걸리는 확률’하고 ‘예방접종을 안 맞혀서 병에 걸리는 확률’이 어떠한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통계는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기까지 합니다. 예방접종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 길이란 없고, 예방접종 부작용이 어떠한가조차 알 노릇이 없습니다.


.. 우리 아이가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예방접종 부작용을 부작용으로 알아차리기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우리 솔희는 첫 번째 DTaP 주사를 맞고 아토피가 생겼고, 두 번째 DTaP 예방접종 후에 경련을 시작했습니다 … 저는 한 번도 예방접종을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 넘어진 줄에 계속해서 걸려 넘어지면서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 이제 우리가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제약회사가 수은·포르말린·페놀을 백신 속에 집어넣게 해서는 안 됩니다. 치메로살(수은)이 아무 문제없다고 외치던 제약회사가 엄마들이 수은 없는 백신을 찾자, 수은 없는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포르말린 없는 백신을 찾으면 그들이 포르말린 없는 백신을 만들 겁니다 ..  (7∼9쪽/옮긴이 말)


 한국땅에서는 ‘농약을 친 먹을거리’가 사람 몸속에 쌓일 때에 어떻게 되는가를 알 길이 없습니다. 정부에서 ‘새마을 운동’이니 ‘근대화’이니 ‘세계화’이니 내걸면서 온갖 화학첨가물 깃든 가공식품을 사람들한테 먹이고 나서부터 숱하게 생기는 갖가지 현대병이 앞으로 이 나라 아이들한테 어떻게 퍼질는지를 알 길조차 없습니다.

 ㅊ파이가 잘 팔리고 ㅅ라면이 잘 팔린다지만, ㅊ파이나 ㅅ라면은 ‘날 먹을거리’가 아닙니다. ‘살아숨쉬는 먹을거리’가 아니에요. 첨가물과 조미료와 화학약품을 버무려서 혀끝에 감도는 맛이 좋도록 만든 먹을거리, 곧 ‘공장 가공식품’입니다.

 딸기이든 포도이든 능금이든 오얏이든 수박이든 참외이든 오이이든 버섯이든 …… 농약과 항생제와 방부제를 뒤집어쓰지 않은 열매란 한 가지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농약과 항생제와 방부제를 먹습니다.

 옛날 사람은 안 걸리던 아토피가 요즈음 아이나 어른 모두한테서 나타납니다. 아토피뿐 아니라 주의력결핍장애라든지 갖가지 현대병이 새로 나타납니다. 조류독감이라 하든 무어라 하든, 수많은 새 병이 끝없이 나타납니다. 수두나 풍진은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아토피나 주의력결핍장애가 무섭습니다. 에이즈라고 하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이 무섭지, 비형간염이 무섭지 않아요.


.. 부작용이 아주 적더라도 부모는 당연히 그것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의사와의 면담 시간이 1∼2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우리 나라의 의료 현실에서는 그 권리마저도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 우리 나라는 백신정보설명서도 배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의사에게 백신 제품설명서를 보자고 요구하기에는 너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식약청 홈페이지를 뒤져 봐도 치메로살의 함유량이나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 의식 있는 의사들은 절대 치메로살이 함유된 백신을 권하지 않는다. 치메로살이 없는 백신이 있는데, 비용이 싸거나 무료라고 해서 아이에게 수은이 들어간 주사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소에서는 여전이 치메로살이 함유된 독감백신을 사용한다 ..  (268, 269, 271쪽/옮긴이 말)


 아이들한테 아무 과자나 먹이면 안 되는 줄을 요즈음 어버이 가운데 적잖은 이들이 제법 압니다. 아이들한테 아무 과자나 먹일 때에 수많은 아이들이 두드러기가 나거나 열이 나거나 앓거나 게우거나 하니까요. 왜냐하면 ‘아무 과자’이든 ‘이름난 회사에서 만든 광고 많이 나오는 과자’이든 공장에서 만든 먹을거리이거든요. 갖가지 첨가물과 화학약품과 화학조미료와 화학색소가 깃든 먹을거리이니까요.

 그런데, 아이들한테 아무 과자나 함부로 먹일 수 없는 줄 알면서, 막상 아이들한테 아무 예방접종이나 함부로 놓고 맙니다. 나라에서는 ‘예방접종 비용 국가 지원’이라는 이름을 내걸기까지 하는데, 예방접종을 거저로 놓는다 해서 아이들한테 도움될 일이란 없습니다. 예방접종이라는 이름으로 맞히는 주사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지 않고서 이 주사를 놓을 수 없어요.

 조그마한 과자이든 라면이든 겉에 ‘무엇을 넣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를 밝히도록 합니다. 물고기이든 콩나물이든 ‘원산지 밝히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예방접종 주사는 ‘어떤 성분’인지를 꽁꽁 숨길 뿐 아니라 ‘원산지 밝히기’를 하지 않아요. 게다가 의사나 간호사조차 예방주사 성분을 모르고, 이 성분이 일으킬 부작용은 거의 모릅니다.


.. 미국과 단순비교 하더라도 1년에 약 1900만 건 이상의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우리 나라에서 최소 1900건의 부작용이 신고되어야 한다 … 신고율이 0%에 가까운 이유는 부작용에 대해 부모들이 자세히 알면 백신접종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부작용에 대해 홍보하지 않는 백신 정책 때문이다 … 예방접종 때문에 피해를 봤어도 백신이 정상적으로 승인되고 유통됐다면 ‘피해 입은 사람이 재수 없었던 것’이라는 판결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도 제약회사나 의사·국가는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 돌아온다 ..  (272∼273, 274쪽/옮긴이 말)


 가만히 따지면, 의사나 간호사조차 예방주사 성분을 모른다 할 수 없습니다. 아예 눈길을 두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알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를 둔 어버이 또한 매한가지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알려고 애쓰면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저, 알아내려 하지 않을 뿐이며, 알아내고 나서도 ‘예방주사 안 놓다가 아이가 병에 걸리면 어쩌지?’ 할 뿐입니다.

 마땅한 노릇인데, 예방접종을 한대서 병에 안 걸리지 않습니다. 예방접종을 안 한대서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병에 걸릴 아이는 병에 걸립니다. 예방접종 때문이 아니라, 여느 날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먹으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아이가 병에 걸리느냐 안 걸리느냐가 갈립니다. 아이가 여느 때에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이가 여느 때에 어떠한 곳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예부터 몸이 아픈 사람한테는 꼭 한 가지를 시켰습니다. 몸이 튼튼한 사람은 약을 써서 나을 수 있을 테지만, 몸이 여려 늘 앓는 사람한테는 꼭 한 가지를 시켰어요. 바로, ‘시골로 보내기’를 시켰어요. 맑은 바람과 따순 햇살을 먹으면서 싱그러운 흙을 밟을 수 있는 터전에서 알맞게 땀을 흘려 일하면서 느긋하게 쉬며 걱정근심 없도록 하는 삶이 되어야, 비로소 몸이 여린 사람한테 깃드는 병이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 BCG는 살아 있는 결핵균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생백신과 마찬가지로 예방하려는 병, 즉 결핵에 걸릴 수 있다 ..  (279쪽/옮긴이 말)


 몸이 아픈 사람은 물과 바람과 햇살과 흙이 깨끗한 시골에서 자연을 품에 안아야 합니다. 몸이 안 아픈 사람 또한 물과 바람과 햇살과 흙이 깨끗한 시골에서 자연을 품에 안을 때에 언제나 튼튼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돈을 번대서 튼튼하거나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름이 높아야 튼튼하거나 즐겁게 살아갈 사람이 아니에요.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거나, 극장을 가까이에서 찾아갈 수 있거나, 큰회사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 삶이 아름다워지거나 좋아지지 않습니다. 누구한테나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과 따순 햇살과 고운 흙과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터전이 가장 좋은 보금자리요 가장 사랑스러운 삶터입니다. 《하이디(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오는 하이디가 괜히 스위스 알름산에서 살아갈 때에 어여쁘면서 씩씩하지 않습니다. 프랑크프루트에서 지내던 클라라가 괜히 끙끙 앓다가 스위스 알름산에서 몸이 나아지지 않아요.


 (2)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읽기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바람,2005)를 읽습니다. 첫째를 낳던 2008년에 한 번 읽고, 둘째를 낳은 2011년에 새롭게 읽습니다. 어쩌면, 우리 집에 두 아이가 찾아들지 않았으면 아버지로서 이 책을 두 차례 읽을 까닭이 없었을 테며, 이러한 책이 있는지 언제까지나 모르는 채 살았으리라 봅니다.

 책을 읽고 아이를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예방접종 성분을 꼼꼼히 밝힐 뿐 아니라, 예방접종에 깃든 성분 때문에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가를 낱낱이 밝히는 책이 나오는데에도, 이러한 책을 읽으면서 달라지지 않는 어버이라면 아이 앞에서 어떤 어버이라 할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책을 아예 손사래치거나 안 읽거나 눈을 감는다면, 이러한 어버이는 아이한테 어떻게 다가서려는 마음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 부모들이 의사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말은 “예방접종은 꼭 해야 합니다.”라는 말뿐이다. 자폐증·경련·근육질환·뇌염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질문하면 이런 대답을 들어야 한다. “예방접종이 있는 시대에 태어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하세요.” … 예방접종 유무를 부모들이 결정하면 안 될까? 예방접종에 대한 장점과 위험성을 알려주면, 부모들이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아이들 건강을 책임지는 주체가 정부일까, 제약회사일까, 의사일까, 부모일까? 정부와 의사들은 예방접종이 부작용과 사망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왜 부모가 예방접종을 결정하도록 하지 않을까? … 나는 제약회사들도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백신은 아주 큰 사업니다 …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 내성을 가진 세균들이 더 늘어나거나,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질병도 늘어나고 있다 … 예방접종으로 생긴 면역은 대개 일시적이며, 자연스럽지 못하다. 주사를 통해 병원체가 몸에 들어오는 방식은 면역계의 방어체계를 혼란시킨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독석첨가물을 포함한 백신이 예고 없이 갑자기 우리 몸을 습격한 것이 된다 … 우리 몸은 백신에 포함된 화학첨가물과 갑자기 쳐들어오는 병원체를 이겨내야 하고, 면역계 세포가 과잉생산되는 스트레스도 겪어야 한다 ..  (22∼23, 25, 93, 113쪽)


 먼 옛날, 맹자 어머니는 당신 아이를 옳게 가르치려고 집을 세 차례 옮겼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옳게 가르치려고 어버이 되는 사람은 집을 옮길밖에 없습니다. 아이한테 옳은 밥을 먹이려고 어버이 되는 사람은 먹을거리 하나하나를 제대로 따지고 돌아볼밖에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인대서 아무것이나 먹일 수 없거든요. 형광물질 가득한 옷을 예쁘장해 보인대서 아이한테 함부로 입힐 수 없어요. 아이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여긴다면, 아이한테 무슨 밥을 먹이고 무슨 약을 먹이며 무슨 주사를 맞히려 하는가를 올바로 되새겨야 합니다. 아이한테 담배 내음이 나쁜 줄 안다면, 아이를 자가용에 태우고 돌아다닐 때에, 내 자가용이나 이웃 자가용에서 내뿜는 배기가스가 내 자가용에 천천히 스며들어 아이 허파에 천천히 파고드는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동차(자가용이든 택시이든 버스이든)를 탈 때에 어른보다 쉬 멀미를 하는 까닭은 배기가스를 마시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오래도록 길들여졌기에 덜 멀미를 할 뿐인데, 자동차를 오래 탔다가 내리면 어느 어른이든 머리가 맑아지거나 개운해지는 까닭이란, 이제 더 배기가스를 마시지 않으면서 ‘자동차에 탔을 때보다’ 맑은 바람을 쐬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 예방주사 한 가지를 안 맞힌대서 아이 몸이 튼튼해지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버이로서, 아이한테 가공식품이나 햄버거나 피자만 안 먹인대서 아이 몸이 튼튼해지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어버이라면 더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가 퍽 어릴 때부터 아이한테 이모저모 가르쳐서 머리에 집어넣는 수많은 지식들, 이를테면 영어나 한자나 시사상식이나 수학이 아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두 살 아이가 한글을 떼거나, 네 살 아이가 영어를 하거나, 여섯 살 아이가 한자를 외거나, 여덟 살 아이가 컴퓨터에 익숙하다면, 이러한 아이 삶이 얼마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울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 알루미늄은 DTP, DTaP, B형간염 예방 백신에 주로 사용된다 … 백신에 들어 있는 액체 포름알데히드는 ‘포르말린’으로 불리며, 병원균을 불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 페놀은 장티푸스 등의 백신을 제조하는데 사용한다 … 치메로살은 수은이 갖는 맹독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치메로살은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백신에 사용되고 있다 … (에틸렌글리콜은) 부동액의 주요 성분으로 DTaP, 소아마비, Hib, B형간염 백신 등에 방부제로 사용된다 … 수은 없는 백신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많은 의사들은 수은이 들어 있는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 참치 통조림 하나에는 평균 17mcg의 수은이 들어 있고 소아용 B형간염 백신에는 12.5mcg이 들어 있다. “참치 통조림보다 적게 들어 있는데, 무슨 문제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  (38∼40, 52∼53쪽)


 참치 통조림보다 수은이 적게 든 백신이기에 더 걱정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참치 통조림에도 수은이 들었구나 생각하면서 아이한테 참치를 먹이고 싶다 할 때에 걱정해야 올바릅니다. 참치 통조림에도 수은이 들었다면 다른 통조림은 어떠한가를 걱정해야 올바릅니다. 아이들한테 무언가를 먹일 통조림을 어떻게 만들고, 이 통조림에는 수은을 비롯해 몸에 나쁠 무엇이 얼마나 깃드는가를 걱정해야 올발라요.

 아이를 태울 더 좋은 자가용을 장만하는 일을 생각하기 앞서,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가 아이한테 얼마나 나쁠는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한테 아무 옷이나 입히지 않고, 아무 밥이나 먹이지 않듯, 아이한테 아무 약이나 주사를 주지 않아야 할 뿐더러, 아이한테 아무 지식이나 주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아이에 앞서 어른부터 좋은 밥과 좋은 옷과 좋은 집과 좋은 앎과 좋은 넋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어른 스스로 좋은 터전에서 좋은 이웃을 사귀며 좋은 땀을 흘리며 좋은 삶을 일굴 때에, 아이도 좋은 어버이를 만나는구나 생각하면서 태어납니다. 어버이가 될 어른 스스로 착하고 참다우며 곱게 살아가려 할 때에, 아이들은 바야흐로 좋은 꿈과 좋은 이야기와 좋은 생각을 키웁니다.


.. 혼합접종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예고 없이 화학첨가물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과 함께, 여러 종류의 병원체들이 아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혼합접종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질병관리본부는 혼합접종이 부모들의 돈과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아이들의 고통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가 돈과 시간을 조금 아끼기 위해서 아이들을 위험에 몰아넣길 바랄까? … 1965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부모들은 돌 이전이나, 태어나자마자 바로 자폐증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생후 6개월이나 1년 동안에는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갑자기 자폐증이 생겼다고 보고하는 부모 숫자가 갑자기 두 배가 됐다 … 소아 기본예방접종의 시행이 철저히 시행된 몇 년 사이에 자폐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  (42, 70∼71쪽)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라는 책을 한글로 옮긴 두 사람 가운데 하나인 차혜경 님은 간호사이고, 아이를 둘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입니다. 당신 스스로 간호사와 어머니 삶을 보내면서 예방접종이 어떠한가를 몸소 느꼈기에 이 책을 한글로 옮길 마음을 품었다고 합니다. 한국말로 된 마땅한 자료란 거의 없거든요. 차혜경 님은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안예모 www.selfcare.or.kr)’을 열어,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가 아이를 걱정없이 어여삐 돌보는 길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책도 책이지만, 이런 누리집을 마련해서 여러 이야기를 손쉽게 찾아보도록 마음을 써 주어 참으로 고맙다고 느낍니다.


.. 나는 백신이 없었던 때로 돌아가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무적인 예방접종이 증가하면서 자폐나 발달장애, 면역질환이 유행처럼 증가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건강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독감이 자연적으로 회복됐을 때 얻어진 독감항체를 얻을 수 없다. 의학자들은 독감합병증이 거의 없는 건강한 아이들은 독감에 걸려 자연적이고 영구적인 면역성을 갖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해 독감을 막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 (마국)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암 등의 질병뿐만 아니라, 클리미디어·음부포진·임질·유두종바이러스와 같은 성 전염성 질환에 대해 예방접종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시험 단계의 많은 백신들을 11∼12세의 아이들에게 접종하고 있다 ..  (123, 207, 223쪽)


 이제 책을 덮습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로서 잘 새기자고 다짐하면서, 나중에 아이가 커서 좋은 짝꿍을 사귀어 함께 살아갈 날에 물려주도록 알뜰히 간수하자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혼자 살아갔으면 찾아보거나 알아보지 않았겠다고 느낀 이 책을 일깨운 옆지기가 고맙습니다. 언제나 몸이 아파 집일을 하나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아이하고도 제대로 놀지 못하는 옆지기이지만, 몸이 아픈 나머지 여러모로 깊이 헤아리고 살피며 살아왔기에 이 책을 일찍부터 알아보면서 제 짝꿍한테 읽힐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은 아프기에 더 몸을 생각하고 더 마음을 씁니다. 아픈 사람은 아픈 나머지 약이든 주사이든 더 돌아보면서 알아볼밖에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안 아프거나 ‘아프더라도 하루하루 벌이에 바쁘고 힘에 겨운 탓’에 예방접종이든 먹을거리이든 보금자리이든 자가용이든 아이키우기이든 제대로 못 돌아보는지 모릅니다.

 어쩔 수 없어요. 몸이 아프지 않고서야 느낄 수 없는 일입니다. 몸이 안 아플 때부터 내 삶을 바꾸어야 하는 일입니다. 옳은 삶을 생각하고, 옳은 일을 찾으며, 옳은 넋으로 옳은 사랑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옳은 길을 걷는 옳은 사람으로서 옳은 꿈을 옳은 터전에서 옳은 몸가짐으로 옳게 나눌 노릇입니다.

 예방접종은 믿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도 믿을 수 없습니다. 군대도 믿을 수 없고, 숱한 막개발도 믿을 수 없습니다. 더 많은 돈벌이와 물질문명도 믿을 수 없습니다. 오직 내 삶과 내 옆지기 삶과 내 아이 삶을 믿을 뿐입니다. 멧자락을 울리는 새 울음소리와 개구리 노랫소리를 믿을 뿐입니다. 햇살을 머금는 벼포기를 믿고, 사람 손을 타지 않아도 씩씩하게 자라는 푸나무를 믿을 뿐입니다. (4344.7.6.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강우근 글.그림 / 메이데이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풀이 착하고 예쁘다
 [책읽기 삶읽기 63] 강우근,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메이데이,2010)



 이야기책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메이데이,2010) 뒷겉장에는 “보잘것없는 것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는 글월이 적힙니다. 잘난 사람과 이름난 사람과 힘센 사람과 가멸찬 사람들이 온누리를 바꾸거나 뜯어고치거나 파헤치더라도, 정작 온누리 삶과 사랑은 보잘것없는 사람들 슬기와 땀과 눈물과 웃음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이겠지요.

 곰곰이 따지면, 보잘것없는 사람이든 풀이든 나무이든 멧새이든 들쥐이든, 온누리를 딱히 바꾸거나 고치지 않습니다. 저마다 보잘것없는 그대로 조용히 살림을 꾸립니다. 비둘기는 닭둘기 소리를 들으면서 도시에서 잘 살아남고, 까치는 시골에서 총에 맞아 죽으면서 새끼를 깝니다. 밭뙈기 씨앗을 쪼아먹는다면 까치와 멧비둘기만 쪼아먹겠습니까. 참새도 박새도 직박구리도 쪼아먹지요. 뻐꾸기나 꾀꼬리나 종달새는 어떠할까요. 고 작은 몸뚱이에 따스한 기운이 감돌 만큼 먹이를 찾아 이리 날고 저리 납니다.

 아직 풀약을 치지 않은 무논마다 숱한 새들이 내려앉아 개구리를 찾습니다. 개구리는 새밥이 되자며 태어나지 않겠지만, 배고픈 새들 흔한 먹이가 됩니다. 알에서 깬 도룡뇽은 논에 남지 않고 골짜기나 도랑으로 몸을 내뺀다지만, 나날이 골짜기나 도랑이 사라지니 도룡뇽이 살아숨쉴 곳이란 없습니다. 결대로 흐르던 물길이 끊기고 시멘트로 착착 바른 곳에는 물풀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며, 물풀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물고기가 알을 낳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씽하니 시원스레 내달리며 ‘물 좋다!’ 하고 노래할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좋아 보인다는 물에는 무엇이 살아갈 수 있으려나요. 즈믄 해 만 해 십만 해 백만 해에 걸쳐 차근차근 쌓이거나 쓸리거나 무너지거나 깎이거나 덮이며 천천히 이루어진 물구비와 모래밭을 하루아침에 온갖 기계를 들여 싹 바꿀 때에, 이곳은 뭇목숨이 얼마나 살아숨쉴 만한 터가 되고, 사람 또한 얼마나 깃들 만한 보금자리가 될까요.

 이제 도시에서는 돈을 더 뽑아낼 만한 개발을 하기 어렵습니다. 작은도시는 돈이 안 되어 큰도시에서 개발을 해야겠는데, 큰도시는 땅값이 비싸니까 어찌 되든 더 돈을 뽑아낼 만한 개발이 아니고는 안 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서로 툭탁툭탁 다투어야 합니다. 이와 달리 시골에서는 개발을 하더라도 돈을 뽑기가 마뜩찮지만, 큰도시처럼 머리띠를 두르며 으싸으싸 가로막으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가리가 집회를 하겠습니까, 개구리가 서명운동을 하겠습니까, 씀바귀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가겠습니까.

 힘있는 사람이든 힘없는 사람이든 하나같이 도시로, 더 커다란 도시로 몰려들기만 합니다. 요즈음 시골자락이 얼마나 어떻게 흔들리거나 무너지는가를 깨닫는 사람은 얼마 안 됩니다. 산을 자르거나 깎거나 뚫어도 무어라 탓하지 않습니다. 지율 스님 한 사람이 있어 천성산을 어찌저찌 했다지만, 천성산을 뺀 이 나라 모든 산은 깎이고 잘리고 뚫립니다. 새로운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놓이면서 논밭과 산과 냇물이 짓밟힙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 모든 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손사래를 치지 못합니다. 시골에 사람이 없으니까요. 도시에만 사람이 있고,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에만 ‘그런 나쁜 짓은 안 돼!’ 하고 외칠 뿐이니까요.


.. 겨울 나는 봄맞이를 보려고 아파트 샛길 옆 해마다 봄맞이가 무리지어 자라던 곳을 에돌아가는데, 이미 거기는 콘크리트로 깔끔하게 새 단장이 되어서 시멘트 먼지만 폴폴 날리고 있다 … 텃밭에서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도 도시사람들은 그런 텃밭을 없애고, 그 자리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 텃밭을 주차장으로 바꾼 도시사람들은 운동을 하러 갈 때도 차를 타고 간다 … 잡초마저 자라지 않는 땅은 죽은 땅이다. 그곳은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사막이다. 망가진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는데,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처음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잡초들이다 ..  (18, 37, 293쪽)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이라는 토목개발을 할 만합니다. 4대강 사업이란 도시에서 하는 토목개발이 아닙니다. 도시에서처럼 보상 대책이라든지 이주 대책이라든지 민원에 시달릴 턱이 없습니다. 냇물을 도려내고 산을 깎는데 어느 누가 보상 대책을 내놓으라니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느니 하겠습니까. 환경영향평가를 하라느니 삽차와 기계 때문에 시끄럽다느니 말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모든 개발은 처음부터 자연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을 생각하는 아파트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아파트라는 터전부터 자연을 거스릅니다. 아파트는 똥오줌이 쓰레기이고, 물을 함부로 펑펑 쓰며, 갖은 쓰레기를 ‘분리수거’라는 이름으로 어마어마하게 쏟아냅니다.

 모든 개발은 자연을 무너뜨려야 돈을 얻습니다. 도시에서는 무너뜨릴 자연이 없습니다. 지난날은 철모르고 멋몰랐으니 도시 외딴 곳 가난한 살림집을 파헤치면서 개발을 했다면, 이제는 철들고(?) 멋을 아니(?)까 도시 바깥에서 토목개발을 합니다. 중장비를 마음껏 다룹니다. 길을 4차선 8차선 마음껏 뚫습니다. 냇물을 이리 틀었다가 저리 틀었다가 신나게 바꿉니다. 이렇게 토목개발을 해서 실패하면 달리 토목개발을 하면 되고, 달리 토목개발을 해서 또 실패하면, 또 다르게 토목개발을 하면 된다고 여깁니다. 어마어마하게 거두어들이는 세금을 군사비와 경제개발비에만 쓸 뿐, 막상 교육과 문화와 복지에는 안 쓰니까, 대한민국은 도시와 시골 모두 막개발 수렁입니다.


.. 정치몰이배들은 하루아침에 새 옷을 갈아입히듯 도시 미관을 바꿀 수 있는 이런 이벤트 사업을 좋아한다. 효과도 크고 바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실패해도 정치적 손실이 없기 때문이다 … 한쪽에선 멀쩡한 숲을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싹 파헤쳐 버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숲을 만든다고 난리다. 숲을 만드는 것도 꼭 숲을 파헤치는 것마냥 개발하듯이 한다. 저들은 정말 저렇게밖에 할 줄 모르나 보다 ..  (26, 259쪽)


 이야기책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를 펼칩니다. ‘도시 밑바닥 일꾼’한테 푸른 기운을 북돋우려는 목소리가 곳곳에 알뜰살뜰 스밉니다. 눌리고 밟히며 찟기더라도 다시금 일어서며 씩씩하게 살아가자는 다짐이 구석구석 예쁘게 깃듭니다.

 정치평론이나 사회평론은 덧없습니다. 진보 목소리나 보수 목소리는 부질없습니다. 사상이나 철학이나 논리는 하릴없습니다. 사람들한테는 밥과 옷과 집이 쓸모있을 뿐 아니라 값있고 뜻있습니다. 모든 일은 밥과 옷과 집을 얻으려고 하지, 진보나 정치나 철학을 얻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밥과 옷과 집을 얻으려고 일해야 합니다. 밥과 옷과 집을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다이’ 얻도록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다운’ 일을 해야 합니다. 내 밥을 얻으면서 이웃 밥그릇을 엎는다든지, 내 옷을 마련하면서 동무 옷은 찢는다든지, 내 집을 장만하면서 둘레 사람들 집을 밀어낸다면, 내 손에 쥔 밥과 옷과 집이란 무슨 보람이 있을까요.


.. 점나도나물 역시 아주 오래 전 이곳으로 냉이와 질경이, 별꽃이나 광대나물 따위와 함께 들어와 자리잡고 사는 풀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제 와서 자리잡고 사는 것은 ‘토종’이 되고 오늘 막 도착한 것은 ‘귀화식물’이 된 것이다 … 수수꽃다리가 이 땅에서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라는 것을 굳이 알지 않아도 수수꽃다리는 우리한테 너무나 친근한 나무이다 … 돼지풀은 토양을 해치는 약탈자가 아니라 오히려 죽어 가는 땅을 살리고 퇴비가 되어 땅을 기름지게 하는 좋은 사료가 되어 가축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풀이다. ‘쓸모없는 식물’이 어디 있겠는가. 그 쓰임을 모를 따름이지 ..  (88∼89, 278, 325쪽)


 노동자라서 아름답지 않습니다. 할 만한 일을 하는 사람일 때에 아름답습니다.

 노동자이기에 거룩하지 않습니다.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를 깔보는 노동자는 정치몰이꾼이나 정치모리배하고 한통속일 뿐입니다.

 노동자일 때에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내 식구를 사랑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할 만한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다운 일을 하면서 내 식구들이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다이 살아가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사랑스럽습니다.


.. 풀은 좋은 음식도 되고 약도 되지만 좋은 상품이 되지는 않는다. 풀이 품질 좋은 채소를 생산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제초제를 뿌려서 없애 버린다. 하지만 풀은 다시 자라난다 ..  (336쪽)


 이야기책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는 낮은 사람들을 어루만지면서 낮은 풀과 꽃을 어루만집니다. 낮은 사람들을 아끼는 낮은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낮은 사람들을 아끼는 낮은 책이 너무 없을 뿐 아니라, 아예 없다 해도 틀리지 않는 요즈음 책마을을 헤아린다면,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는 아주 뜻있으며 값있습니다.

 다만, 풀은 서로 싸우지 않는데, 이야기를 자꾸 싸움이라는 테두리에서 바라보니 아쉽습니다. 풀을 풀 눈높이에서 바라본다면 이야기 흐름이나 결이나 맛이 사뭇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풀 이야기는 이러한 이야기대로 알차며 재미있고 값지겠지요.

 착한 사람은 다투지 않습니다. 착하게 살아가는 풀은 서로 싸우지 않습니다. 철에 맞추어 저마다 다 다른 한삶에 걸맞게 피고 집니다. 일찍 피고 일찍 지는 풀이 있고, 늦게 피어 늦게 지는 풀이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조그마한 흙땅에서 숱한 풀이 모둠살이를 합니다. 뿌리내릴 터를 서로서로 조금씩 나누면서 함께 살아갑니다.

 착하게 살아가고 싶다면 굳이 커다란 도시로 몰려들 까닭이 없습니다. 참다이 살아가고 싶을 때에는 애써 도시에 깃을 틀어야 하지 않습니다. 예쁘게 살아가려는 꿈이라면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되고, 자가용을 몰지 않아도 좋아요.

 낮은 목소리로 낮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반가운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입니다만, 착하거나 참답거나 어여쁜 삶자락 이야기는 살짝 빠졌습니다. (4344.6.16.나무.ㅎㄲㅅㄱ)


―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 (강우근 글·그림,메이데이 펴냄,2010.12.13./15000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1-06-16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참 좋았어요.
전 '참되다'라고만 썼었는데...'참다이''참답다'...오늘도 이쁜 말 하나 배워가네요.

숲노래 2011-06-16 07:29   좋아요 0 | URL
이만큼이라도 생각하며 쓰는 책이 몹시 적어요.
다만, 시골 여느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이 책을 읽히기에는 '껄끄럽'거나 '좀 아쉬운' 대목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이 책은 처음부터 '일반 노동자' 눈높이에 맞추어 쓴 글이기 때문에, 시골사람은 읽을 수 없는 글이기도 했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