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 - 나는 어떻게 원하는 내가 되는가?
조 디스펜자 지음, 추미란 옮김 / 샨티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14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

 조 디스펜자

 추미란 옮김

 샨티

 2019.12.16.



내면의 느낌이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때 바깥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자신이 한 일을 더 꼼꼼하게 돌아보고 반복하게 된다. 그때 좋은 습관이 만들어진다. (17쪽)


이제 우리는 후성유전학의 발달로, 질병을 야기하는 것이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로 하여금 질병을 일으키게 만드는 환경이란 사실을 잘 안다. (90쪽)


당신이 중독된, 그리고 당신의 모든 에너지를 과거-현재 현실 속에 묶어놓고 있는 생존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105쪽)


몸은 감정을 느끼고 싶고, 따라서 감각 기관을 통해 물리적 현실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감각을 넘어선 세상에서 현실을 창조하는 것이다. (114쪽)


하고 싶은 새로운 경험이 있다면 그 일을 상징하는 단어를 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종이에 그 단어를 적는다. 그냥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적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 (148쪽)


일어나지도 않은 두렵고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면서 그 가상의 미래를 마음속으로 거듭해서 느끼기란 얼마나 쉬운가? 그런 생각에 에너지를 대주면 대줄수록 그 상상의 결과에 대해 점점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그 생각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진짜 일어나지 않는가? (274쪽)


사람은 에너지가 변하지 않는 한 절대 변하지 않는다. (473쪽)



  어릴 적부터 어른들 말 가운데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하겠는 한 가지가 있어요. 어른들은 으레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흔하게 쓰이면서 값도 빛도 잃는다’고 말하더군요. 둘레에서 어른들이 이렇게 말할 적마다 도리질을 쳤습니다.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고, 온누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인 사랑이란, 참말로 가장 아름답기에 사람들 누구나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고, 가장 흔하게 쓰더라도 늘 새롭게 빛나니 값을 잃거나 빛을 잃을 일이 없다고 느껴요.


  사랑하는 사람한테 끝없이 “사랑해” 하고 말한들 사랑이 빛바래지 않습니다. 쓰면 쓸수록 새롭게 차오르는 사랑입니다. 아니, 쓰기에 새롭게 솟아나는 기운을 가리켜 사랑이라 하겠지요. 누구나 누리고, 누구한테서나 샘솟기에 사랑이라 할 테지요. 어디에서나 피어나고 얼마든지 자라나기에 사랑이라 하겠고요.


  마음을 스스로 깨우는 길을 다루는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조 디스펜자/추미란 옮김, 샨티, 2019)를 찬찬히 읽는데, 글쓴님은 이렇게 두툼하게 여러 과확실험을 바탕으로 책을 여미고 싶었구나 하고 느낍니다. 첫 줄을 읽고서 끝 줄을 읽기까지 글쓴님 마음이 어떠한가 하고 헤아려 봅니다. 아마 글쓴님부터 스스로 알 테지요. 굳이 이렇게 두툼하게 온갖 실험결과를 들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지요. 왜냐하면 우리가 꿈을 이루는 길은 늘 하나인걸요. 스스로 사랑이라는 마음이 되어 스스로 오늘 하루를 사랑으로 지으면 되어요. 이뿐입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사랑이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랑 = 초자연적’이고 ‘초자연적 = 사랑’입니다. 이 책은 ‘초자연적’이라는 일본 말씨로 옮겼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좋아요. “우리는 사랑이 될 수 있다”를 들려주는 셈입니다. 아니 “우리는 늘 사랑이다”를 들려주는 셈이에요.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잃거나 잊기에 바쁘게 몰아치는 쳇바퀴로 치닫습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놓치거나 버리기에 모든 일이 고단할 뿐 아니라, 뜻하는 대로 이루지 못하고 말아요.


  스스로 사랑이라는 빛으로 몸을 감싸기에 모든 꿈을 이윽고 이룹니다. 스스로 사랑이라는 하루로 마음을 다독이기에 모든 말이 아름답고 모든 글이 알뜰하며 모든 살림이 푸집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 일을 사랑하면 됩니다.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그 노래를 사랑하면 되어요.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그 글을 사랑하면 되지요. 낳아서 돌보고 싶은 아이가 있으면 바로 그 아이를 사랑하면 돼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나처럼 그 책을 사랑하면 될 뿐입니다.


  사랑이기에 흔들리지 않아요. 사랑이기에 모자라지 않고 안 넘쳐요. 사랑이기에 즐겁고, 사랑이기에 고우며, 사랑이기에 새롭습니다. 우리가 숲님이 되는 길은 노상 하나예요.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사랑이라면 우리가 걷는 길은 하나같이 숲으로 뻗어요.


  가만히 보면 사람을 살찌우는 이 별에 있는 숲은 밑바탕이 사랑입니다. 사람으로서 참사랑으로 빛날 적에는 참으로 숲처럼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이야기하는 오늘을 넉넉히 나누는 몸짓이 되어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그러운 허브 안내서 핫토리 아사미 안내서 시리즈
핫토리 아사미 지음, 류순미 옮김 / 열매하나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숲책

숲책 읽기 158 : 아름풀, 숨풀, 살림풀, 향긋풀, 이바지풀


《싱그러운 허브 안내서》

 핫토리 아사미

 류순미 옮김

 열매하나

 2020.1.20.



허브라는 말을 자주 듣긴 하지만 막상 찾아보면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많다. 라틴어로 약초를 의미하는 에르바Herba가 어원이라고 하니 한마디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뜻하나 보다. (64쪽)



  요즈음은 영어로 ‘허브’를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예전에는 한자말로 ‘약초’나 ‘방초’나 ‘약용식물’에다가 ‘구황식물’이란 이름을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름은 의사나 지식인이 쓰던 말이에요. 여느 자리에서 이러한 풀을 돌보거나 캐거나 얻는 시골지기는, 또 멧골이며 들이며 숲에서 이러한 풀을 찾는 숲지기는 단출히 ‘풀’이라 했습니다.


  숲책 《싱그러운 허브 안내서》(핫토리 아사미/류순미 옮김, 열매하나, 2020)를 읽으면서 싱그러운 여러 가지 허브를 헤아립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온갖 허브는 참말로 ‘풀’입니다.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매한가지인데요, 들을 일구거나 밭을 가꾸는 분이라면 곧잘 식물도감이나 약초도감을 곁에 두면서 살필 텐데, 식물도감이나 약초도감이나 다루는 풀은 매한가지입니다. 약으로 삼지 않는 풀이 없습니다. 약이 안 되는 풀이 없지요.



보리밭에 많이 자생하는 뛰어난 번식력 때문인지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잡초 취급을 받았다. (수레국화/17쪽)



  몸을 살리는 풀로 삼을 적에는 약초라 했다면, 굳이 이 풀을 안 쓸 적에는 잡초라 해요. 어느 때에는 약초이지만 어느 때에는 잡초가 되는 셈이지요. 우리가 차로 즐길 적에는 반가운 차나무일 테지만, 차를 덖지 않는다면 자잘한 나무가 되지 않을까요? 쑥뜸을 하고 쑥떡을 찌며 쑥차를 마시지만, 쑥대가 올라 밭을 덮으면 ‘쑥대밭’이라 하면서 성가시거나 나쁘게 바라보곤 합니다.


  유럽에서 수레국화가 겪은 일을 이 땅에서 쑥이며 고들빼기이며 소리쟁이가 겪어요. 겨울을 앞두고 냉이랑 달래를 그렇게들 찾고 즐기지만, 막상 냉이꽃 달래꽃이 피면 귀찮다며 뽑아내기 일쑤이지요.


  부추에 꽃이 피면 대단히 곱습니다. 부추라는 나물을 얻기보다는 고운 흰꽃을 누리려고 ‘꽃부추’를 따로 키우기도 해요. 꽃부추꽃은 흰꽃이 매우 큽니다. 부추나물에 꽃이 피면 이제 부추잎을 못 쓴다고 하지만, 부추꽃도 차로 삼을 수 있고, 부추꽃을 그냥 나물로 삼을 수 있어요. 부추잎뿐 아니라 꽃이며 꽃대를 풀물로 짜서 마셔도 되고요.



생선 비린내와 흡사한 독특한 냄새를 풍겨 영문명도 피쉬민트다. 생명력이 강해 아무리 뽑아도 다시 자라나 귀찮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쓰임새가 많다. (어성초/38쪽)


쑥은 식용 이외에도 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뜸을 뜰 때 사용하거나 덖어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쑥/49쪽)



  숲책 《싱그러운 허브 안내서》를 빚은 분은 처음에는 풀(허브)을 잘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나하나 배우면서 이 흔한 풀이 언제나 몸을 살리고 숨을 살리는구나 하고 깨달았다지요. 스스로 즐겁게 몸이며 숨이며 마음을 살리는 동안, 이 들풀을 하나하나 그림으로 옮기려 했답니다.


  예전에는 안 보이던 온갖 풀이 이제는 하나같이 아름풀로 보였다고 할까요. 옛날에는 시큰둥히 지나치던 갖은 풀이 오늘은 한결같이 향긋풀로 다가왔다고 할 테고요.



나쁜 것으로부터 사람을 지켜주는 신비스러운 힘이 있다고 전해져 오래전부터 교회 안뜰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짙은 향기를 지니고 있으며 향산화 성분이 많아 세포를 건강하게 만들고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로즈메리/56쪽)



  아이들하고 풀살림을 하면서 풀이름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모르는 척하기도 합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아이들 스스로 풀맛을 느끼고 풀내음을 맡고 풀빛을 살피면서 새롭게 이름을 그리기를 바라거든요. 먼먼 옛날에 고장마다 풀 한 포기에 다 다르게 이름을 붙였듯, 오늘 이곳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받아들인 이름을 생각해 보도록 이끕니다.


  아이들하고 수다를 합니다. 자, 이 민들레는 꽃이 눈부시니 ‘아름풀’이라 해볼까? 이 찔레는 한봄을 싱그럽게 새싹으로 베푸니 ‘숨살이풀’이라 해볼까? 이 쑥은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언제나 우리 곁에서 알뜰하니 ‘살림풀’이라 해볼까? 이 고들빼기는 나물로 맛나고 꽃빛이 해맑으니 ‘이바지풀’이라 해볼까? 쓰고 시큼하지만 우리가 뱃속이 안 좋을 때에는 더없이 고마운 괭이밥이니 ‘몸살이풀’이라 해볼까? 쓰면서 달달한 부추라면 ‘숨풀’도 어울리려나? 우리 코에 살갗에 향긋하게 스미는 갖가지 풀은 ‘향긋풀’이라 하면 어떨까?


  다 다른 풀을 다 다르게 맞아들이면서 한겨울에 봄을 그립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사사키 겐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여덟 살 눈높이’로 말하고 글쓰기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사사키 겐이치

 송태욱 옮김

 뮤진트리

 2019.4.19.



이 사전에 실린 세상의 의미는 뭔가 다르다. 우리가 알고 싶었던 의미 이상의 뭔가를 호소하고 있다. 다른 데는 없는 독특한 문장으로 말하는 이 사전은 평범한 사전이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잘 팔리는 국어사전인 《신메카이 국어사전》이다. (9쪽)



  국립국어원 사전에서 ‘생물학’이란 낱말을 찾으면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풀이합니다. 틀린 말풀이라 할 수 없습니다만, 어쩐지 허전합니다. 어린이가 읽는 사전에서 ‘생물학’을 찾으니 “생물을 연구하는 학문”(보리 국어사전)으로 풀이합니다. 영 와닿지 않습니다. 어른이나 어린이가 사전을 뒤적이면서 생물학이 무엇인가를 얼마나 헤아리도록 도울 만한 뜻풀이일까요?


[숲노래 사전]

생물학 : 나는 누구이고 나를 둘러싼 숨결은 무엇이며, 서로 어떻게 얽히면서 이 별에서 아름답고 즐거운 길을 찾아갈 적에 사랑이 될까를 다루는 길. 나를 비롯한 모든 숨결을 깊고 넓게 헤아리면서 사랑하는 살림을 찾으려는 길.


  생물학을 다룬 책을 읽고 나서야 ‘생물학’이란 낱말을 찾아볼까 하고 생각했고, 여러 사전을 뒤적이다가 고개를 갸웃갸웃했습니다. 이런 말풀이라면 사람들이 사전을 안 뒤적이겠네 싶더군요.


  그렇다면 사전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을 생각하자면 먼저 ‘사전’이란 낱말부터 사전 뜻풀이를 봐야겠지요. 국립국어원 사전은 ‘사전’을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으로 풀이합니다. 어린이 사전은 “여러 낱말을 차례대로 늘어놓고 풀이한 책. 낱말의 뜻, 소리, 쓰임새 들을 찾아보는 데 쓴다”로 풀이해요.


  어른 사전도 어린이 사전도 뭔가 빠뜨린 듯싶습니다. 더 깊은 뜻이나 대목을 짚어야 할 텐데 슬쩍 지나가거나 놓친 듯해요.


[숲노래 사전]

사전 : 말에 담은 생각을 찾아보면서 삶·살림·사람·숲·사랑을 다시 바라보거나 깊고 넓게 헤아리면서 새롭게 알거나 받아들이도록 돕는 책. 문득 내뱉을 수 있는 어느 한 자락 삶을 오직 한 마디로 그려내어서 늘 새로울 수 있는 살림으로 지피는 이야기가 되는 바탕이 되는 말을 엮어서, 그 한 마디 말을 마음에 생각으로 심고는 ‘오늘·사랑’을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한길로 이어서 즐겁게 나누도록 이바지하는 꾸러미. 나·우리 눈으로 온누리를 보고 느끼고 생각해서 이야기를 엮은 말을 글로 담은 책. 새롭게 배우는 길에 말로 징검다리가 되는 책.


  ‘사전’이란 낱말 뜻풀이는 짧을 수 없다고 느낍니다. 사전을 쓰는 일을 하면서 돌아보는데, 가면 갈수록 제가 쓰는 사전에 담을 ‘사전’ 뜻풀이가 길어집니다. 단출히 말하자면 사전이란 “새롭게 배우는 길에 말로 징검다리가 되는 책”이 될 테지요. 풀이만 담는 책이 아니라 징검다리가 되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기에 사전이라고 여깁니다.



의외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전 편찬’이라는 분야 자체가 국어학회나 언어학회 등에서는 그다지 중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183쪽)



  일본에서 사전을 지은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사사키 겐이치/송태욱 옮김, 뮤진트리, 2019)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이기에 이런 책이 나올 만하지 싶습니다. 사전이라고 하는 책을 살뜰히 엮어 1000만이라는 사람들이 사서 읽는 일본이라고 하거든요.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아직 사전다운 사전을 엮으려는 발걸음이나 땀방울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목돈을 들여서 선보인 국립국어원 사전이 있으나 여러모로 허술하거나 엉망인 대목이 많아, 꾸준하게 손가락질을 받아요. 뜬금없는 올림말이 많고, 맞춤법이 뒤죽박죽인데다가, 겹말풀이·돌림풀이가 끊이지 않거든요.



하지만 야마다가 그런 뜻풀이를 쓴 것은 다른 사전의 모방을 되풀이하는 사전계에 대한 격분과 순수하게 사전의 진보와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204쪽)



  한국은 왜 온갖 사전이 아직 허술하거나 얄궂을까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탓이지 싶습니다. 사전에서 찾아볼 낱말은 낯설거나 어려운 낱말이 아니기 마련입니다. 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우리 삶자리에서 흐르는 가장 쉬우면서 바탕이 되는 낱말을 찾아보면서 생각을 북돋아야 알맞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은 사전이 가면 갈수록 뚱뚱해지요. 뚱뚱해집니다. 이 말 저 말 자꾸 집어넣어 올림말 부피를 늘리기만 하거든요. 이와 달리 일본 사전은 뚱뚱해지지 않는다고 해요. 왜 그러한가 하면, ‘낡은 말’이나 ‘쓰임새가 다한 말’은 사전에서 빼낸다지요.


  일본이란 나라에서 사전 한 자락을 10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사서 읽는 바탕이라면, 일본은 “읽는 사전”이기 때문이에요. 한국은 “책꽂이 구석에 모셔놓고 먼지를 먹이는 사전”이지요. 일본은 사전에 담긴 낱말을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며 말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한국은 “사전이기보다는 단어장 구실”을 하느라, 말빛이나 말결을 살피는 책이 아닌, “낯설거나 어렵다 싶은 낱말을 좀 흔한 다른 말로 바꾸어 놓은 단어장”에 머뭅니다.



소리도 없이 변하는 ‘말’을 절대적으로 정해진 의미로 한정하는 것은, 국가나 권력이 사람들의 사상을 억압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많은 출판사가 각각의 해석으로 국어사전을 세상에 내보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좀더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376쪽)



  입시 얼거리인 한국에서는 예부터 ‘영어 단어장’이 나돌았습니다. 영어 단어장은 사전이 아닌 단어장입니다. 이 영어 한 마디를 저 한국말 한 마디로 1:1로 맞춘 틀이 단어장이지요. 오늘날 숱한 한국말사전은 ‘한자말 : 한국말’이나 ‘한국말 : 한자말’로 맞대어 놓은 단어장 얼거리예요.


  일본사전하고 얽힌 숨은 길을 적바림한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는 고마운 책이라고 느낍니다. 이 책을 읽는 이웃님이 한국말도 한국말사전도 새롭게 바라보면 좋겠어요.


  새로운 낱말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오늘 아침에 몇 가지 낱말을 새로 지었습니다. 새말짓기는 1984년부터 날마다 했는데요, 흔히 나도는 말이 제 마음에 안 들기도 하지만, 저는 어릴 적부터 혀짤배기에 말더듬이였던 터라, 웬만한 영어나 한자말을 소리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소리를 내기 부드럽고 쉬운 말로 바꾸는 일을 했어요.


홀어르신·홀할머니·홀할아버지 ← 독거노인

-바라기 ← 추종자, 팬(fan), 지망생

포근말·좋은말·꽃말 ← 덕담

맛길·맛내기·맛솜씨 ← 레시피, 조리법, 요리법


  사전에 ‘나몰라’는 오르지 않습니다만, ‘소극적, 방관, 방치, 외면, 도외시’ 같은 뜻을 ‘나몰라’로 즐겁게 나타낼 만하고, 이렇게 쓰는 분이 무척 많아요. 때로는 ‘나몰라라’ 꼴로도 씁니다. ‘아이돌봄’이란 말은 ‘육아, 양육, 보육’을 담아낼 수 있어요. 예전에는 ‘보모, 보육사’라 하고 요새는 ‘베이비시터’란 영어도 쓰지만 ‘아이돌봄이(아이돌보미)’란 말을 즐겁게 쓸 만하지요. 글만 쓰는 사람을 놓고 ‘전업작가’라고 하던데, ‘-잡이’란 낱말은 어느 일을 깊게 할 적에 써요. 이 틀을 헤아리면 ‘글잡이·붓잡이’란 말을 새로 쓸 수 있습니다.



《산세이도 국어사전》의 편자인 이마 씨는 좀처럼 세상에 전해지지 않은 이 점을 강하게 호소했다. “초등학생들도 알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알 수 있고 또 어른들에게도 부족함이 없도록 설명한다는 이 방침은 현재도 준수하고 있습니다.” (146쪽)



  사전 뜻풀이뿐 아니라 여느 자리에서 쓰는 말글이라면 으레 ‘여덟 살 눈높이’가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열 살 눈높이’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다섯 살 눈높이’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훨씬 좋다고 느낍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눈높이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함께하거나 나누거나 어깨동무하는 품이나 틈은 더욱 넓거든요. 다섯 살 눈높이로 알아들을 사전풀이라면 다섯 살부터 누구나 알아듣습니다. 전문가 눈높이로 쓴 사전풀이라면 전문가 말고는 모르겠지요.


  사전을 비롯한 모든 인문책이, 또 신문·방송이 부디 적어도 여덟 살이나 열 살 눈높이로 맞추면 좋겠습니다. 여덟 살이나 열 살 눈높이인 사람부터 누구나 쉽고 즐거우면서 넓게 온누리를 품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길을 밝히면 좋겠어요. 그때에는 사전뿐 아니라 이 별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넘실거리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한국말사전을 쓰고 “사전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숲노래(최종규).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2019년까지 쓴 책으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 - 고대부터 현대 최첨단 무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동물 착취의 역사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8
앤서니 J. 노첼라 2세 외 지음, 곽성혜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인문책시렁 104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

 앤서니 J 노첼라 2세와 세 사람 엮음

 곽성혜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7.11.30.



인간은 무기를 시험하고 스스로 살상에 둔감해지는 데도 동물을 이용한다. 미군은 의료 훈련 사업에 매년 수십만 마리의 동물에게 총상을 입히고, 칼로 찌르고, 태우고, 방사선과 독성 물질에 노출시킨다 … 군대는 수면 부족, 과도한 소음 노출, 저체온증과 같이 다른 형태의 연구도 동물에게 실행한다. 이런 모든 실험에서 다른 인간을 죽이는 효과적인 방법을 완성하기 위한 도구로 희생된다. (78쪽)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고양이는 반드시 네 발로 착지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물을 밟지 않을 거라는 ‘추정’ 아래, 고양이 몸에 폭탄을 묶어서 군함 위에 떨어뜨리면 거의 오차 없이 표적물을 맞힐 수 있으리라는 계획이 세워졌다. (37쪽)


석유는 고의로 ‘유출’하는 방식으로 무기로 이용해 왔다. 석유를 유출한 다음 불을 질러 물이나 지표면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그밖의 환경적인 전쟁 수단으로는 늪지를 말리거나 삼림을 고사시키기, 물에 독 타기, 농경지나 자연 지역에 지뢰 매설하기 등이 쓰인다. (160쪽)


일반 대중에게 배포되는 자료에는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이 ‘손실’이라는 완곡어법을 통해 최소화되어 설명된다. ‘해군은 매년 동물 230만 마리가 손실되며, 허가받은 총 5년의 기한 동안 1170만 마리가 손실된다고 예상한다’ (171∼172쪽)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길을 찾는다고 느낍니다. 평화로운 길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평화롭게 어깨동무하는 길을 찾을 테고, 전쟁무기를 더 갖추려는 길을 생각한다면 참말로 더 좋다 싶은 전쟁무기를 스스로 만들거나 목돈으로 사들이는 길을 찾겠지요.


  크게 뒤지기에 꼭 지지는 않고, 크게 앞서기에 꼭 이기지는 않아요. 크게 뒤지더라도 이 틈을 조금씩 좁히다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길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뒤집기 한판으로 갈 수 있습니다. 크게 앞서더라도 생각을 잊거나 느슨한 마음이 되면 어느새 따라잡히더니 이내 뒤집혀서 지곤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놀랍다고 느껴요. 그런데 이 생각힘을 어디에 쓰느냐는 참 다르겠지요. 이를테면 전쟁무기를 키우거나, 온갖 짐승을 전쟁무기로 다루는 길을 찾으려 한다면?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앤서니 J 노첼라 2세와 세 사람 엮음/곽성혜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7)는 사람 스스로 생각힘을 모질거나 끔찍한 쪽에 기울인 발자취를 다룹니다. 지구라는 별에서 이제껏 일어난 숱한 싸움터에서 어떤 짐승이 어떻게 쓰였고 어떻게 죽어야 했는가를 차근차근 짚습니다.


  코끼리를 앞세운 싸움터, 총알이나 칼이 얼마나 잘 드는가를 알아보려고 일부러 짐승을 쏘아맞추거나 베어서 죽이던 일, 저쪽 군대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려고 숲을 몽땅 태워서 숲짐승까지 죽이던 일, 실험실에서 몰래 하는 갖은 동물실험, 또 군사훈련을 하는 동안 들이며 숲이며 바다에서 죽어 나가는 어마어마한 목숨 …….


  사랑으로 이루는 평화가 아닌, 전쟁무기로 맞붙는 ‘쉬는싸움(휴전)’일 적에는 이쪽도 저쪽도 사람이며 짐승이며 숲이며 모두 시달립니다. 그래요, 평화가 아닌 ‘쉬는싸움’이니 모두 고단합니다. 더구나 돈을 어마어마하게 쏟아붓습니다. 무시무시한 전쟁 헬리콥터를 새로 장만하려고 4조 원에 이르는 돈을 더 써야 한다면, 우리 삶자리를 가꾸는 길에 그만큼 허술해야겠지요.


  미사일 하나를 더 만든다면서, 탱크나 잠수함을 더 마련한다면서, 군부대를 더 늘린다면서, 사람은 사람답게 살 터전을 잃을 뿐 아니라, 튼튼하고 맑은 몸이 되도록 북돋우는 숲을 나란히 잃습니다. 이는 남·북녘 두 나라 모두 잘 보여줍니다. 도시를 넓히거나 찻길을 늘린다면서 숲을 밀어없앨 적에도 바람이 매캐하고 물이 망가지지만, 전쟁무기를 더 늘리거나 새로 갖추려 할 적에도 바람이며 물이며 숲이며 모두 망가집니다. 그리고 전쟁무기하고 군대에 온힘을 쏟느라 사람들 살림살이가 메마릅니다.


  이제는 전쟁길을 멈추고 평화길을 갈 때라고 느낍니다.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는 전쟁판에서 숨을 거둔 끝없는 목숨을 빗대어 외칩니다. 나무 한 그루 없이 헬리콥터가 있으니 즐겁냐고. 맑은 냇물을 마실 수 없는 곳에서 전투기가 하늘을 찢으니 즐겁냐고. 죽이고 또 죽이고 더 죽이고 잔뜩 죽이는 솜씨를 키우는 길이 즐겁냐고.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지음 / 자연과생태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숲책 읽기 156


《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7.5.



우리 신혼집에는 또 다른 손님이 있었다. 남편이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에서 다치거나 아픈 새를 구조하는 일을 하면서 방 하나는 새들이 차지했다. (22쪽)


2008년 3월 21일부터 22일 사이 대규모로 제주도에 나타난 흑두루미들. 이틀 동안 총 3천 330마리가 제주도를 지나갔다. (81쪽)


이미 제주도의 팔색조 서식지가 농경지 개간이나 골프장 개발 등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142쪽)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두리번거리니 흑고니를 찍고 있던 그 기자가 흑고니를 날아오르게 하려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헤엄치는 모습만 카메라에 담았던 터라 비행하는 모습까지 찍고 싶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 따끔하게 충고하려고 그 기자 쪽으로 걸어가는데, 고함을 쳐도 날지 않자 이제는 돌멩이를 던졌다. (155쪽)


나와 남편은 (백록담에서) 딱새를 보자마자 놀란 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육지에서는 여름에 흔하게 번식하지만 제주도에서는 겨울에나 보이는 새인데 여름에 여기서 뭐하나 싶어서였다. (225쪽)



  우리 집 아이들은 이제 아버지한테 굳이 저 새가 어떤 이름이냐 하고 안 묻습니다. 새마다 어떤 이름인지 알기에 안 묻는다 할 수도 있고, 아이들 스스로 이름을 알아내는 길을 익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새를 알려주는 도감은 많지 않지만 드문드문 나왔습니다. 저 스스로 새를 반기기도 하고, 이웃은 새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궁금해서 새 도감을 하나하나 장만했고, 이제 아이들은 새 도감을 늘 끼고 살면서 그림이나 사진하고 눈앞에서 마주하는 새하고 맞대곤 해요.


  큰아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두 눈으로 보는 새를 스스로 공책에 그리고, 도감에 나온 모습도 공책에 옮깁니다. 스스로 볼 적하고 ‘다른 사람이 그린 모습이나 찍은 모습’을 낱낱이 살필 적에는 다르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대목이 있어요. 스스로 더 알아보는 대목을 느끼고, 스스로 미처 못 본 대목을 느낍니다.


  숲책 《제주 탐조일기》(김은미·강창완, 자연과생태, 2012)는 어린이한테는 만만하지 않다고 할 테지만, 아이들은 이 책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저 어른들은 새를 어떻게 어디에서 만나려고 했을까?’ 하는 실마리를 들여다본다고 할 만합니다. 어른으로서는 새 한 마리가 마을이며 나라에 얼마나 살뜰한 동무요 이웃인가를 새삼스레 헤아리는 길잡이책이 될 만합니다.


  새를 지켜본 이야기 가운데 제주로 좁힌 《제주 탐조일기》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이니, 꽤 묵은 셈이지만, 2012년에 벌써 이만 한 삶길을 걸은 분이 있다는 뜻이요, 그때에 진작 이만 한 책을 여민 일꾼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남 순천 갈대밭이나 늪에 ‘새를 보려는 마음’으로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는 여러 나라 이웃이 꽤 많습니다. 제주에도 오직 새를 보려고 찾아오는 여러 나라 이웃이 퍽 많다지요.


  나라나 지자체에서 곰곰이 생각할 노릇입니다. 관광시설이나 놀이시설이나 골프장을 엄청난 돈을 들여서 때려짓기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찾아가지는 않습니다. 그저 숲을 숲대로 건사하고 늪을 늪대로 돌보며 골짜기랑 냇물을 골짜기랑 냇물대로 아낄 수 있다면, 이곳은 새한테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되어요. 새한테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되면 숲결(생태계)이 살아나고, 숲결이 살아난 터에는 갖가지 새를 비롯해 우리 마음을 틔우고 열어 주는 뭇숨결을 만나기에 좋습니다.


  다만 시끄럽게 찾아가면 안 되겠지요. 사진기를 너무 들이대어도 안 되겠지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든지, 자동차로 함부로 밀고 들어가도 안 될 테고요.


  새를 만나려면 맨몸으로 조용조용 거닐 줄 알아야 합니다. 새하고 속삭이려면 입을 다물고 마음으로 눈빛을 밝혀서 속삭일 줄 알아야 합니다. 새하고 사귀면서 노래를 누리려면 스스로 푸른 넋이나 몸짓이 되어 이 땅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새가 있기에 하루가 새롭습니다. 왜 새를 ‘새’라고 했을는지 새삼스레 생각해 본다면 좋겠어요. 오래도록 사람 곁에서 숲결을 지켜 온 상냥하면서 고운 이웃인 새를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하면서 느긋한 마음을 그립니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