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32
김미조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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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4.13.

맑은책시렁 306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

 김미조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4.1.15.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김미조, 철수와영희, 2024)를 곰곰이 읽으며 돌아보자면, 우리나라는 품이 매우 좁습니다. 이웃나라 나그네를 못 받아들일 만큼 품이 좁기도 하지만, 한마을 이웃이며 동무조차 못 받아들일 만큼 품이 좁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품이 좁은 터전이지는 않았습니다. 너그럽고 넉넉하게 품는 마음이 피어나는 터전이었어요. ‘품앗이’라는 이름과 일이 그냥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품·품다’라는 오랜 낱말처럼, 서로 푸근히 안고 달래면서 북돋우는 터전이었습니다.


  품은 왜 사라질까요? 첫째, 힘꾼이 불거지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힘으로 누르고 닦달하고 때리는 짓이 퍼지면서 품이 사라져요. 힘꾼이란 우두머리요, 임금붙이입니다. 둘째, 돈꾼이 나타나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거머쥐고 움켜쥐면서 둘레를 부리거나 휘두르니 품이 사라집니다. 돌고도는 돈이 아니라, 묶는 돈으로 치우치면서 돌머리가 늘어나니 품이 사라질밖에요. 셋째, 이름꾼이 나풀거리면서 품이 사라집니다. 이름을 내세워 동무를 깎거나 얕보는 무리가 늘어나니 품이 사라집니다. 이름꾼이란 글꾼입니다. 글붓으로 가르고, 글끈(학연·학맥)으로 담벼락을 세우니, 품이 사라집니다.


  예전에 어느 힘꾼이자 우두머리가 “뭉치면 산다” 같은 말을 읊었는데, 뭉치기만 하면 뭉그러집니다. 망가지지요. 끼리끼리 뭉칠 적에는 이웃을 안 쳐다보고 동무를 내치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려면 ‘뭉침질’이 아닌 ‘어깨동무’를 할 일입니다. 어깨를 겯고서 함께 느긋이 걸어가면서 넉넉히 살림을 북돋울 적에 비로소 아름나라로 한 걸음 내딛습니다.


  나그네나 떠돌이는 왜 생길까요? 이웃하고 손을 안 잡으니까요. 동무하고 어깨를 겯지 않으니까요. 마음을 나누는 말을 펴지 않으니까요. 혼자 거머쥐면서 우쭐거리거나 자랑하니까요.


  집에서 집안일을 함께 맡고 누리며 활짝 웃는 길부터 열 적에 어깨동무와 사랑이 깨어납니다.  도란도란 즐거운 보금자리가 하나둘 늘 적에, 두런두런 넉넉한 마을이 자라나고, 이러한 마을이 모인 나라도 아름답겠지요.


  《선생님, 난민은 왜 생기나요?》는 뜻깊게 나온 책입니다만, 이 대목은 조금 덜 다룬 듯싶습니다. 나라(정부) 탓에 앞서 ‘나부터 돌아보기’를 할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어요. ‘다 다른 나’가 모여서 ‘나라’를 이룹니다. ‘다 다른 나’로서, 나랑 네가 환하게 웃는 살림길을 새로 열어 가는 아주 조그마한 밑일부터 펴는 어진 마음을 다스리기를 바라요.


ㅅㄴㄹ


약 3530만 명의 난민이 있어요. 그런데 이는 2022년 말 유엔 세계 난민 보고서가 발표한 숫자일 뿐이에요. 사람들을 난민으로 내모는 일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14쪽)


우리나라는 난민 인정률이 매우 낮아요. 1994년에서 2023년까지 평균 난민 인정률은 2.8%에 불과해요. (48쪽)


난민은 나와 다른 사람이에요. (100쪽)


우리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그만두게 할 수 없어요. 또 우리는 수많은 사람이 난민이 되는 걸 막을 수도 없어요. (108쪽)


+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천의 매력을 가진 도시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 아주 오래된 고장으로, 즈믄빛이 흐른다고도 여겨요

→ 아주 오래된 고을로, 즈믄 가지로 아름답다고 여겨요

7쪽


하지만 내전은 길어졌어요

→ 그러나 안다툼이 길어요

→ 그렇지만 오래 엇갈려요

→ 그런데 오래 치고받아요

→ 그러나 오래 어지러워요

→ 그렇지만 오래 싸워요

7쪽


실향민 중엔 자기 나라의 다른 지역으로 피난 간 사람도 있고

→ 제 나라 다른 고장을 떠도는 사람도 있고

→ 제 나라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사람도 있고

14쪽


가난한 데다 사회가 혼란한 이런 나라들을 최빈국이라고 해요

→ 가난한 데다 삶터가 어지러운 이런 나라를 바닥나라라고 해요

16쪽


위에서 사람들이 난민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았어요

→ 앞서 사람들이 떠도는 까닭을 살펴보았어요

→ 사람들이 나라를 잃는 까닭을 살펴보았어요

19쪽


투발루는 아홉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는데

→ 투발루는 아홉 섬 나라인데

→ 투발루는 섬이 아홉인데

→ 투발루에는 아홉 섬이 있는데

20쪽


고국으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원인이 해결되어야 해요

→ 집으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까닭이 풀려야 해요

→ 둥지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불씨가 사라져야 해요

→ 보금터로 돌아가려면 떠나온 탓을 걷어야 해요

27쪽


비호국이 더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 돌봄나라가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 돌봄터가 더 익숙한 사람도 있어요

27쪽


모든 사람이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사는 건 아니에요

→ 모든 사람이 태어난 나라에서 살지는 않아요

→ 모두가 처음 태어난 나라에서 살지는 않아요

32쪽


강제적 이주민이든 자발적 이주민이든

→ 억지로 옮기든 스스로 옮기든

→ 밀어서 옮기든 제발로 옮기든

→ 떠밀려 옮기든 곱게 옮기든

32쪽


국경선은 나라와 나라의 경계선이에요

→ 나랏금은 나라와 나라를 갈라요

→ 나라울은 나라 사이를 그어요

→ 나라담은 나라 사이를 막아요

35쪽


난민이 아니어도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어요

→ 떠돌지 않아도 그냥 머물 수 있어요

→ 나라를 안 잃었더도 그냥 살 수 있어요

6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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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3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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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4.13.

맑은책시렁 310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가람어린이

 2019.11.25.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다이애나 윈 존스/윤영 옮김, 가람어린이, 2019)는 “Chair Person”을 옮겼습니다. “걸상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오래도록 사랑받은 걸상이 어느 날 사람으로 거듭난 하루를 들려줍니다.


  얼핏 꿈같은 소리일 수 있지만, 걸상도 붓도 도마도 다 다르게 숨결이 흐릅니다. 모두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며 하루를 누리고, 이야기를 담고, 즐겁게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기쁘게 쓰고서 내놓을 적에는, 고맙다는 뜻을 포근히 밝히면서 고이 쉬라는 마음을 남길 노릇입니다. 이제 더는 쓰임새가 없다고 여겨서 내놓으니, 헌몸을 내려놓고서 오롯이 넋으로 피어나라고 속삭일 노릇이에요.


  마음이 없는 풀꽃나무가 없고, 마음이 없는 살림이나 연장이 없습니다. 함부로 다루거나 마구 부리면, 지우개도 종이도 책도 고단합니다. 알뜰히 살피고 살뜰히 건사하며 알뜰살뜰 품는 손길을 받으면서 함께 기뻐하는 지우개요 종이요 책입니다.


  《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는 ‘마음’이라는 대목을 눈여겨보자는 줄거리를 차분히 엮어서 들려줍니다. 이 대목은 볼만합니다. 다만, ‘마음’ 이야기로 깊이 들어서기보다는 자꾸 ‘장난’과 ‘틀’에 맞추려고 하는 대목은 아쉽습니다. “걸상 사람” 여기저기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같다는 쪽으로 기우느라, 정작 “걸상이 어떻게 사람이 되었을까?”라는 대목은 조금 짚다가 끝났습니다.


ㅅㄴㄹ


의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르시아는 죄책감이 좀 들기도 했는데, 엄마의 말대로 숨결이 깃든 오래된 의자를 불태울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13쪽)


“갑자기 사람이 되다니 얼마나 힘들겠어. 말하는 법, 숨 쉬는 법,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는 법도 곧 배우게 되겠지?” (52쪽)


사이먼과 마르시아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의자 사람이 둘 옆을 쿵쿵거리며 쫓아오도록 내버려 두는 것뿐이었다. 또한 그를 다시 의자 상태로 돌려놓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뿐이었다. (94쪽)


“아니야. 그 사람은 별 이유도 없이 우리 집에 불을 질렀어. 그것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해.” (129쪽)


#ChairPerson #DianaWynneJones

1989년

+


안락의자에서 수염이 자라고 있어

→ 폭신걸상에서 나룻이 자라

→ 아늑걸상에서 털이 자라

10쪽


너희를 여기까지, 음, 흠, 오게 만들었잖아

→ 너희를 여기까지, 음, 흠, 오게 했잖아

31쪽


팔은 바닷속 해초처럼 흔들거렸다

→ 팔은 미역처럼 흔들거렸다

→ 팔은 바닷풀처럼 흔들거렸다

32쪽


사과가 풀밭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 능금이 풀밭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36쪽


제가 당신의 사과에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 제가 그대 능금을 떨어뜨렸습니다

→ 제가 이녁 능금을 건드렸습니다

47쪽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는 법도 곧 배우게 되겠지

→ 사람처럼 움직이는 몸짓도 곧 배우겠지

→ 사람과 똑같이 구는 길도 곧 배우겠지

52쪽


그들 가운데 자기 자신을 불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 그들은 아무도 스스로 딱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 그 아이들은 아무도 저를 불쌍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107쪽


다시 설명을 하려고 운을 띄웠다

→ 다시 얘기하려고 말을 띄운다

→ 다시 말하려고 덧붙인다

10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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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 교육은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드는 것이다
최준우 지음 / 스토리닷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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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2.24.

푸른책시렁 169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

 최준우

 스토리닷

 2023.6.17.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최준우, 스토리닷, 2023)를 읽었습니다. 책이름 그대로 ‘가르침’이 아닌 ‘길들이기’를 하거나 ‘뒤틀기’를 하는 무리가 꽤 힘이 셉니다. ‘배움’이 아닌 ‘종살이’를 하거나 ‘허수아비’를 하는 사람도 무척 많습니다. 나라지기라는 자리에 섰다지만, 오래도록 거머쥐면서 온나라를 짓밟은데다가 마구잡이로 검은짓을 일삼았고, 일본앞잡이를 모조리 풀어놓은 허튼짓까지 한 이승만은 그저 만무방입니다. 더할 말도 뺄 말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치켜세우려는 무리가 아직 있고, 이런 만무방을 기리는 그림꽃을 찍는 허수아비조차 있고, 스스로 우리 발자취를 안 배우거나 눈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곰곰이 짚자면, 서슬퍼런 일본굴레에 허덕이던 무렵, 이 나라 젊은이를 싸움터로 내몬 숱한 글바치는 1945년 8월 뒤에도 이승만 뒷그늘에 버티고 앉아서 벼슬을 꿰찼고, 이름을 날렸고, 곳곳에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바로 이들은 만무방을 ‘아버지’로 여기면서 섬기려 했어요.


  눈을 틔우려고 하는 하루이기에 배움길입니다. 먼저 눈을 뜨는 어른으로 살아가려는 오늘이기에 가르침길입니다. 우리말 ‘스승’은 ‘스스로’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이슬받이·이슬떨이’라는 오랜 우리말이 있어요. 이슬이 내린 새벽길을 먼저 이슬을 받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엉뚱하거나 틀리거나 엇나가거나 엉성한 굴레나 틀을 함부로 들이미는 짓은 조금도 가르침·배움이 아닌 그저 굴레나 틀입니다. 틀에 박힌 눈으로는 온누리를 아름답게 일구는 길하고 멀어요. 《그것은 교육이 아니다》는 아이도 어른도 참답게 배우는 하루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하는 대목을 들려주려고 합니다.


  생각해 볼 일입니다. 서울에 있는 이름난 열린배움터를 다녔기에 똑똑하지 않습니다. 어린배움터조차 다닌 일이 없더라도 눈이 밝고 맑으면서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일 때라야 똑똑하고 어질어요.

  잘못한 사람은 그저 잘못한 사람일 뿐입니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숨을 거두었으면, 안쓰러운 민낯을 내내 짊어져야겠지요. 잘못을 씻고자 조용히 시골에 깃들어 흙을 가꾸면서 사랑을 펴려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한낱 끄나풀에 그칩니다.


ㅅㄴㄹ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지식 과정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감정에 관한 공부이다. (59쪽)


교육의 시작은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76쪽)


이렇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정하면 동시에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정해진다. (98쪽)


수학을 잘하려면 국어를 잘해야 하며 반대로 국어를 잘하기 위해 수학을 잘해야 한다. (119쪽)


종일 주변의 자극에 반응만을 하고 사는 사람을 구르지예프는 기계라고 불렀다. (163쪽)


난 나의 성장이 내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안다. (297쪽)


+


교육의 시작은 자신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 나를 알아보는 길부터 가르친다

76


이렇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정하면 동시에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정해진다

→ 이렇게 스스로 누구인지 잡으면 이 땅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잡는다

→ 이렇게 스스로 누구인지 세우면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도 세운다

98


난 나의 성장이 내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안다

→ 난 내가 자라야 둘레 모두도 자라는 줄 안다

29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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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화학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6
현선호 지음, 원정민 그림 / 분홍고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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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2.14.

맑은책시렁 320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화학》

 현선호 글

 원정민 그림

 분홍고래

 2022.9.14.



  《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 행복한 화학》(현선호, 분홍고래, 2022)은 어린이도 어른도 읽기에는 쉽잖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삶터가 온통 ‘죽음물(화학물질)’투성이인 만큼, 모르쇠로 넘길 수 없습니다.


  일본사람이 붙인 한자말로는 ‘화학’일 테지만, 결이나 쓰임새를 보면 ‘죽음물’이라 할 만합니다. 짜맞추어 내다파는 모든 얼거리는 살림길이기보다는 죽음길이거든요. 길바닥으로 까는 ‘아스팔트’가 ‘석유 찌꺼기’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을는지 모르고, 이제 웬만큼 알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기름을 쓰는 동안에는 기름 찌꺼기가 쏟아질 테니, 이 찌꺼기로 자꾸 길바닥을 늘려야 할 수 있어요.


  플라스틱더미라든지 기름 찌꺼기로 닦은 길바닥에는 씨앗을 못 심습니다. 아니, 안 심을 테지요. 겨울이 저물어 봄이 올 텐데, 비닐집 아닌 맨땅에서 밭딸기를 거두는 시골집은 몇이나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여러모로 쓰는 데가 많은 ‘죽음길’일는지 모르나, 쓰면 쓸수록 삶하고는 등진다고 할 만합니다.


  《행복한 화학》은 ‘가습기’하고 ‘디디티’를 살짝 다루기는 하지만, 옳은가 그른가 둘로 갈라서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라고 덥석 내려놓다가 끝납니다. 이러면 좀 아닐 텐데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곤충(74쪽)”은 풀벌레가 맡은 일을 모르기에 함부로 쓰는 말입니다. ‘어떤 농작물’이 ‘벌레앓이’를 할는지 따질 일입니다. 한 가지만 잔뜩 심은 데에는 ‘어울림(종 다양성)’이 사라집니다. 어울림을 사람이 깨 놓고서 벌레 탓을 한다면, 사람으로서 좀 아닙니다.


  아직도 아이어른한테 함부로 맞히려는 미리맞기도 죽음물입니다. 《행복한 화학》은 미리맞기는 아예 다루지도 않습니다. 미리맞기 탓에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이 몸앓이를 하는지, 민낯을 제대로 밝히는 길잡이가 얼마나 있는지도 아리송한 노릇입니다. 지난 여러 해 사이에 ‘코로나 예방주사 부작용 사망자’가 잔뜩 불거졌는데, 이런 이야기조차 ‘화학’에서 등돌린다면 안 될 일이라고 느껴요.


  우리가 읽는 책도 거의 ‘화학처리’를 합니다. 그런데 화학처리를 한 책은 불에도 잘 안 타고, 불이 붙어도 냄새가 고약하고, 좀처럼 썩지 않아서 흙으로 돌아가기도 어렵습니다. 화학처리를 안 한 책은 불쏘시개로 쓰기에 좋고, 불이 붙으면 장작하고 비슷한 냄새이고, 잘 썩어서 곧 흙으로 돌아갑니다.


  죽음물을 살림물로 바꾸어 내는 길을 찾을 수 있으면 훌륭하겠지요. 그런데 이 길을 찾기 앞서, 민낯부터 하나하나 짚을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연류된 업체들은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제조업체인 옥시는 과학자를 매수해 유해성 실험 보고서를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28쪽)


“석유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의 가까이에 있던 물질이었지만, 긴 세월 동안 사용법을 몰라 불순물로 취급받았다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지. 그런데 화학이 발전하고 정제 기술을 발달하면서 석유의 쓰임새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55쪽)


이온이는 DDT가 말라리아를 퇴치한 것뿐만 아니라 농약 개발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말했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곤충들을 막는 농약들이 생겨나면서 식량 생산량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이다. (74쪽)


더 큰 문제는 DDT는 오래 두어도 잘 분해가 되지 않는 특징 때문에 먹이사슬을 통해 계속 상위 포식자에게 축적됐다는 거예요. (86쪽)


+


아침에 아빠가 만들어 놓은 김치볶음밥

→ 아침에 아빠가 해놓은 김치볶음밥

→ 아침에 아빠가 차린 김치볶음밥

→ 아침에 아빠가 선보인 김치볶음밥

19쪽


가족은 그렇게 노케미족(no chemistry族)이 되었다

→ 우리는 그렇게 푸른살림을 걸었다

→ 우리 집은 그렇게 숲빛을 품었다

→ 우리 집안은 그렇게 풀빛길을 걸었다

22쪽


국민들의 알 권리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고

→ 사람들은 낱낱이 알아야 하고

→ 사람들은 모두 알아야 하고

→ 누구나 알몫을 누려야 하고

→ 누구나 앎빛을 누릴 일이고

15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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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비밀 여행 소년한길 동화 30
미하엘 엔데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길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2.2.

맑은책시렁 304


《헤르만의 비밀 여행》

 미하엘 엔데 글

 레기나 켄 그림

 이지연 옮김

 소년한길

 2002.8.10.



  《헤르만의 비밀 여행》(미하엘 엔데·레기나 켄/이지연 옮김, 소년한길, 2002)은 “Der Lange Weg Nach SantaCruz”를 옮겼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산타크루즈로 가는 기나긴 길”입니다. 책이름을 왜 뜬금없이 바꾸었는지 알쏭합니다. “비밀 여행”이 아닌 “기나긴 길”인데 말이지요.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면 자칫 줄거리를 잘못 읽을 수 있고, 글쓴이가 들려주려는 이야기하고 어긋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아이가 엄마아빠하고 벌이는 실랑이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얼핏 엄마아빠가 제 마음을 못 읽거나 안 읽는구나 하고 여겼지만, 거꾸로 저부터 엄마아빠 마음을 못 읽거나 안 읽었을 수 있다고 깨닫는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러면서 헤매는 길인데, “헤매는 길”을 “비밀 여행”이라는 한자말로 빗댈 수 있으나, 그저 수수하게 “기나긴 길”로 적어야 알맞다고 느껴요.


  좀 멀구나 싶도록 돌아갔지만, 기나긴 길을 헤매었지만, 이동안 아이는 차분히 스스로 돌아볼 겨를을 누렸고, 곰곰이 마음빛을 살피는 동안 앞으로 어떻게 꿈을 그리고 하루를 지어야겠는지 알아차리거든요.


  아이도 어버이도 헤매면서 길을 찾습니다. 처음부터 빈틈없는 어버이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버이라는 이름은, 아이를 낳은 뒤부터 하나씩 새롭게 배우는 길을 나타냅니다. 처음부터 빈틈없는 아이로 태어나는 사람도 없습니다. 두 어버이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온갖 길을 헤매고 누비고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철이 들어요.


ㅅㄴㄹ


헤르만은 사람들이 “배고픈 예술”이라고 하는 것을 다 할 줄 알았습니다. 두 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끼고 고막이 짖어지도록 크게 휘파람을 불 수 있습니다. 재주넘ㅁ기를 할 수 있고, 또 믿을 수 없으리만치 심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릴 수도 있습니다. (17쪽)


모두 다 떠나고 나서야, 헤르만은 킁킁거리고 재채기를 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헤르만은 몹시 화가 났습니다. 착해지려는 결심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86쪽)


헤르만은 고마운 눈길로 아빠를 쳐다보았습니다. 헤르만은 정말로 대단히 멋진 아빠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물론 대단한 엄마도 가졌고요. (93쪽)


#DerLangeWegNachSantaCruz 

#MichaelEnde #ReginaKehn


+


오로지 염력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것들을

→ 오로지 마음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을

→ 오로지 빛만으로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을

33쪽


착해지려는 결심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 착하게 살려는 뜻은 누구 눈길도 끌지 못했습니다

→ 착한길은 누구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86쪽


헤르만은 정말로 대단히 멋진 아빠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헤르만은 아빠가 대단히 멋진 줄 깨달았어요

→ 헤르만은 아빠가 참말로 멋진 줄 알아보았어요

9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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