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에레키테 섬 2 세미콜론 코믹스
츠루타 겐지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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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9.

만화책시렁 630


《모험 에레키테 섬 2》

 츠루타 겐지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8.7.15.



  쑥쑥 올라온다고 해서 ‘쑥’이고, 솔솔 오른다고 해서 ‘솔’입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껑충 오르지는 않아요. 쑥도 솔도 모든 풀꽃나무도 해바람비를 머금은 만큼 느긋이 오릅니다. 하루가 다르게 푸릇푸릇 오른다면, 그만큼 햇볕도 바람도 넉넉하고, 비가 드물어도 이슬이 싱그럽다는 뜻입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날마다 새바람을 맞이하면서 무럭무럭 큽니다. 어른은 어른대로 하루하루 새노래를 부르면서 부쩍부쩍 자랍니다. 마음이 크는 대로 몸이 크고, 마음이 자라는 대로 몸이 넉넉합니다. 《모험 에레키테 섬 2》은 앞선 첫걸음 못지않게 줄거리가 딱히 없습니다. 미끈한 몸매인 아가씨가 날개를 타고 숨은섬에 찾아들고서 골목길을 누비는 그림을 빼곡하게 보여줍니다. 참 허전합니다. 붓솜씨만 보입니다. 옆나라에서 흔히 쓰는 한자말 ‘모험’인데, 우리로 치면 ‘놀이’나 ‘마실’입니다. 그저 놀러다닙니다. 가벼이 드나듭니다. 슬쩍 고갯마루를 넘을 때가 있고, 살며시 뛰어들어 들랑거리기도 합니다. 허허바다 한켠에도 숨은섬이 있을 테고, 너른숲 복판에도 숨은굴이 있어요. 구름도 푸나무도 기나긴 해를 살며 똑같이 돋거나 자란 적이 없습니다. 늘 새로운 들숲바다인데, 어떤 새나 풀벌레도 길그림 하나 없이 호젓이 누빕니다. 틀에 매이니 못 놀고 못 봅니다.


ㅅㄴㄹ


“도착하는 데 3년 걸렸는데 용무는 3시간 만에 끝났네.” (125쪽)


“일은 끝났고, 이제부터는 모험이야. 모험에 필요한 것은 캠프와 식량!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139쪽)


#つるたけんじ #鶴田謙二 #冒?エレキテ島


+


《모험 에레키테 섬 2》(츠루타 겐지/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8)


오늘은 여기에서 비바크해야지

→ 오늘은 여기에서 들밤 해야지

→ 오늘은 여기에서 길잠 해야지

→ 오늘은 여기에서 바람살이

16쪽


꽤나 빠른 속도로 흘러간단 말이지, 해류란 참 재미있어

→ 꽤나 빠르게 흘러간단 말이지, 바닷결은 참 재미있어

→ 꽤나 빠르게 흘러간단 말이지, 바다란 참 재미있어

25쪽


이런 데서 전파를 잃어버리면 큰일인데

→ 이런 데서 빛결을 잃어버리면 큰일인데

→ 이런 데서 빛물결 잃어버리면 큰일인데

28쪽


고도를 높이지 말고 그대로 접근했으면 좋았을걸

→ 높이지 말고 그대로 다가갈걸

→ 높이 솟지 말고 그대로 들어설걸

45쪽


소포를 배달하고 싶을 뿐이라고요

→ 꾸러미를 나르고 싶을 뿐이라고요

→ 보따리를 돌리고 싶을 뿐이라고요

46쪽


도착하는 데 3년 걸렸는데 용무는

→ 오는 데 세 해 걸렸는데 볼일은

→ 닿는 데 세 해 걸렸는데 일감은

125쪽


뭐니 뭐니 해도 지도

→ 뭐니 뭐니 해도 길그림

→ 뭐니 뭐니 해도 길짜임

140쪽


이제 비상식량도 바닥났고

→ 이제 곁거리도 바닥났고

→ 이제 밑거리도 바닥났고

17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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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휴일 6
신조 케이고 지음, 장혜영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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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8.

책으로 삶읽기 914


《매일 휴일 6》

 신조 케이고

 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12.30.



《매일 휴일 6》(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에서는 한풀 꺾이면서 쉬어가는 하루를 들려준다. 남이 보기에 잘할는지 모르고, 못하네 싶을 수 있다. 어떤 눈으로 누가 우리를 보든 대수롭지 않다. 남이 잘한다고 여기더라도 스스로 아쉬워하면서 갈고닦을 수 있다. 남이 못한다고 핀잔하더라도 스스로 달래면서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다. 보아주는 눈은 나쁘지 않되, 돌아보는 눈이 있어야 비로소 일어선다. 보아주기를 바라다가는 늘어진다. 돌아보면서 토닥일 줄 안다면, 한동안 느긋이 쉬고서 새로 기운을 차린다. 모든 하루는 새로 태어난 날이요, 언제나 새록새록 기쁘게 마련이다.


ㅅㄴㄹ


‘그래. 난 소설 외에는 결단력이 전혀 없는 인간이었지.’ (52쪽)


나츠미는 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태하게 그린 만화는 조언을 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것을. (101쪽)


“그런데 넌 매년 돕고 있나? 어지간히 한가한 모양이구나.” “네, 한가해요―.” “그렇게 한가하면 밥 먹고 갈래?” “그래도 되요? 신난다!” (140쪽)


빛방울만이 반짝이고, 그게 저 멀리까지 보여서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154쪽)


이때 나츠미는 생각했습니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오히려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155쪽)


#ひらやすみ #?造圭伍


+


일의 전말은

→ 일흐름은

→ 앞뒷일은

32쪽


그런 일이 있어 가지고

→ 그런 일이 있어서

37쪽


난 소설 외에는 결단력이 전혀 없는 인간이었지

→ 난 글쓰기 말고는 물렁한 놈이었지

→ 난 글 빼고는 단단하지 못 했지

52쪽


늦잠 자는 중이에요

→ 늦잠 자요

83쪽


그냥 육수만 내서 한 건데

→ 그냥 고깃물만 냈는데

86쪽


의욕도 저하 중입니다

→ 한창 무너집니다

→ 기운이 꺾입니다

→ 힘이 없습니다

87쪽


내 생각에 그건 사족이야

→ 내 생각에 군더더기야

→ 내 생각에 긴소리야

→ 내 생각에 부질없어

95쪽


이렇게 나태하게 그린 만화는 조언을 들을 가치조차 없다는 것을

→ 이렇게 게으르게 낸 그림꽃은 도움말을 들을 값조차 없는 줄을

→ 이런 게으른 그림꽃은 도와줄 말을 들을 만하지도 않는 줄을

10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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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남매 1
츠부미 모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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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6.

만화책시렁 612


《구르는 남매 1》

 츠부미 모리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5.25.



  열네 살로 접어들어 영어를 처음 배웠습니다. 그무렵 푸른배움터에서는 ‘영어 쓰는 나라 옛말’이라는 “새 술은 새 부대에”를 가르쳤어요. 일본 한자말 ‘부대(負袋)’이지만, 어릴 적에는 잘 몰랐습니다. 요새도 예전도 둘레 어른들은 일본말이건 아니건 아랑곳 안 했어요. 이제는 우리말을 익혔기에 ‘부대·마대·포대’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이 아닌 ‘자루’라는 우리말을 씁니다. 그러니까 “새 술은 새 자루에”라 해야 알맞아요. 《구르는 남매 1》는 어버이가 새길을 찾으면서 동생하고 누나를 새롭게 만나는 두 아이가 얼기설기 일구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두 아이는 저마다 “새엄마 아이는 어떤 동생일까?”랑 “새아빠 아이는 어떤 누나일까?” 하고 설렙니다. 둘이서 보내던 나날을 넷이서 지내는 살림으로 바꾸면서, 두 아이는 서로 “먼저 하늘로 떠난 어버이”를 헤아리고, 오늘 이곳에서 함께 마주하는 새길을 즐겁게 웃음꽃으로 피우려는 마음을 북돋아요. 다만, 모든 곳에서 부딪혀야지요. 익숙하던 길을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참말로 새하루는 새마음으로 짓는 셈입니다. 저쪽에서 나한테 맞춰 주기를 바랄 노릇이 아닌, 나부터 스스로 거듭나자는 마음일 적에라야 비로소 한집안인 줄 천천히 깨달아 갑니다.


ㅅㄴㄹ


‘그 게임기, 내 건데! 내가 세뱃돈이랑 용돈 모아 산 거! 끄으응, 모든 게 동생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매일 이러는 거야? 크으윽, 못 참아!’ (39쪽)


“고, 고, 고마워.” “너, 말할 줄 아는구나?!” “으, 으응. 그, 그런데, 마, 말은 잘, 모, 못해.” (102쪽)


“무덤 아줌마는 우리 엄마이기도 해?” “어? 으, 음. 그건 좀 아닐, 걸?” “하지만, 우리 가족이지? 같이 살고 있으니까.” “응.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지.” (155쪽)


#森つぶみ #?がる姉弟


+


《구르는 남매 1》(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


아빠의 재혼 상대인 미츠코 씨는 전에 여러 번 만났는데

→ 아빠 새짝인 미츠코 씨는 예전에 여러 자리서 만났는데

4쪽


뭔가 다른 호칭을 생각 중이야

→ 뭔가 다른 이름을 생각해

→ 뭔가 다르게 부르려고 해

4쪽


양치하는 게 좋을걸

→ 이닦아야 할걸

→ 닦아야 할 텐데

55쪽


오랜만에 봤는데 멋있어서 랭크인

→ 오랜만에 봤는데 멋있어서 올린다

→ 오랜만에 봤는데 멋있어서 올려

72쪽


한부모가정이거든. 우리 집

→ 한어버이거든. 우리 집

→ 외어버이거든. 우리 집

→ 혼어버이거든. 우리 집

108쪽


그게 그냥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없어?

→ 그냥 남일 수는 없어?

→ 그냥 모를 수는 없어?

1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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とりぱん 31 (ワイドKC) (コミック)
とりの なん子 / 講談社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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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5.

만화책시렁 625


《とりぱん 31》

 とりの なん子

 講談社

 2023.4.21.



  작은아이가 태어나고서 만난 《토리빵》은 아이들이 마르고 닳도록 되읽는 아름책입니다. 한글판은 2011∼2012년 사이에 일곱걸음이 나오고서 끝입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일본판을 장만하는데, 진작 장만하지 않은 탓에 사이가 비고 맙니다. 《とりぱん 31》는 일본판이지만 아이들은 용케 그림으로 이야기를 헤아립니다. 언제나 새바라기로 하루를 누리는 터라, 그림만 보아도 알아차리고, 일본글이 어느 새를 가리키는가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더군요. 《とりぱん》을 여덟걸음부터 일본판으로 읽는데, 우리나라가 아직 한참 뒤떨어진 탓에 이 아름책을 한글로 못 옮긴다고 느꼈습니다. 멧기슭하고 파란바다에 때려박은 햇볕판·바람개비에다가, 전남 시골부터 서울까지 바다밑으로 빛줄을 잇는 삽질은 오히려 이 나라를 망가뜨립니다. 꼭두펑(핵)으로 빛을 얻는 삽질도 이 나라를 살리지 않아요. 불빛을 어떻게 밝힐 적에 들숲바다를 품으면서 새노래를 누리는 아름살림을 이룰 만할까요? 생각하고 자꾸 생각하면서, 사람과 새가 얽힌 길을 읽고서 익힐 노릇이라고 느껴요. 새는 오로지 ‘새’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새)에 있고, 숲과 마을 사이에 있으면서, 늘 새롭게 노래를 베푸는 이웃입니다. 새를 바라보는 눈에 사랑이 피어날 수 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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機械仕掛けの愛 7 (ビッグコミックス) (コミック)
業田 良家 / 小學館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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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5.

만화책시렁 628


《機械仕掛けの愛 7》

 業田良家

 小學館

 2021.6.2.



  지난 2014년에 한글판 《기계 장치의 사랑》이 두 자락 나왔으나, 벌써 열 해가 넘도록 뒷걸음은 안 나옵니다. 일본에서 2013년에 처음 나온 《機械仕掛けの愛》는 2021년에 일곱걸음을 선보이고서, 일곱째에 나오는 어느 ‘사람꽃’ 하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여미는 《機械仕掛けの愛 ママジン》을 두걸음 내놓았어요. 아무래도 한글판을 더 기다릴 수 없고, 자칫 일본판이 끊길 수 있기에, 일본판 셋∼일곱을 장만해서 천천히 읽습니다. 첫∼둘에서도 곧잘 나오는데, 사람들은 눈부신 솜씨로 애써 사람꽃을 빚지만, 살림살이보다는 싸움질에 더 부립니다. 사이좋게 어우러지면서 사랑을 지피는 징검꽃으로 여기는 사람꽃이 아닌, 그저 돈으로 부리다가 내팽개치는 부스러기로 여기곤 해요. 온누리가 흐르는 결을 보노라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맨 먼저 사라질 ‘돈벌이’는 돌봄이(의사)라고 느낍니다. 겉멋과 허울에 사로잡힌 담벼락을 둘러친 무리인 그들인 만큼, 어디에도 안 휘둘리면서 돈에 따라 휩쓸리지 않는 사람꽃이 돌봄지기 노릇을 하겠지요. 다만, 사람꽃이 사람 곁에 있을 적에, 총칼은 하루빨리 버려야 합니다. 바보스레 총칼을 더 많드는 수렁에 갇힌다면, 머잖아 사람꽃이 사람을 다 쓸어내어 이 별을 지킬 테니까요.


#고다요시이에 #기계장치의사랑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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