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망소녀 히나타짱 7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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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

책으로 삶읽기 883


《할망소녀 히나타짱 7》

 쿠와요시 아사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11.15.



《할망소녀 히나타짱 7》(쿠와요시 아사/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읽는다. 이 땅에서 미처 풀거나 맺지 못하여 아쉽다고 여기는 앙금을 푼 뒤에는 어떤 앞길을 열는지 궁금하거나 꿈꾸거나 걱정하는 마음을 차분히 들려준다. 아이로 다시 태어난 할머니는 “더 걱정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더 마음을 쓰고 싶다”는 꿈이라고 느낀다. 어제는 할머니였고, 오늘은 아이였고, 머잖아 아가씨일 테고, 어느 날은 아줌마일 테며, 다시 할머니에 아이에 아가씨에 아줌마라는 길을 잇는다. 겉으로 보는 몸은 늘 바뀐다. 속으로 품는 마음은 한결같다. 나이가 적건 많건 ‘나’라고 하는 넋은 매한가지로 흐른다. 때로는 꽃길을 걷고, 때로는 가싯길을 걷는다. 오늘은 비를 맞이하고, 이튿날은 볕을 맞이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고, 여름을 거쳐 가을이다. 돌고돌면서 맞이하는 다 다른 삶을 새롭게 노래할 줄 안다면, 앙금도 아쉬움도 없이 부드러이 웃고 노래할 수 있다.


ㅅㄴㄹ


‘줄곧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미련이 사라지면, 할멈의 기억이 사라진 난 전혀 다른 사람이 되겠지? 그럼 모두 어떻게 생각할지가 좀 무섭구먼.’ (93쪽)


‘나도 바란단다. 네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부디 계속 건강하고 행복하길.’ (131쪽)


“넌 이렇게 컸어도, 난 아직 네 걱정을 더 하고 싶거든.” (148쪽)


+


다 같이 밥을 해 먹으면서 공동 작업을 통해 협조성을 기르는 행사다

→ 다같이 밥을 해먹으면서 두레를 기른다

→ 다같이 밥을 해먹으면서 품앗이를 기른다

24


비법이란 건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 맛꽃은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 맛내기는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해

33


빨리 제출해

→ 빨리 내

→ 빨리 써

68


호의에 너무 기대지 마요

→ 단비에 너무 기대지 마요

→ 꽃비에 너무 기대지 마요

114


수선 중이군요

→ 손보는군요

→ 고치는군요

124


수수께끼의 여자가 난입했다

→ 수수께끼 순이가 들이닥쳤다

142


우리 미행당하고 있었어요?

→ 우리 뒤를 밟혔어요?

→ 누가 우리를 몰래쫓아요?

14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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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2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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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2.

책으로 삶읽기 895


《이누야샤 23》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8.25.



《이누야샤 23》(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은 한 뼘 더 마음과 생각이 자란 아이들을 보여준다. 이누야샤도 카고메도 어리다. 셋쇼마루도 나라쿠도 어리다. 얼핏 나이가 많거나 적어 보일 만하지만, 깊거나 넓게 바라볼 줄 모른다면, 모두 어리다고 여길 만하다. 어리기에 나쁘지 않다. 그저 아직 어릴 뿐이다. 어리기에 나대거나 철없는 짓을 할 때가 있고, 어리기에 차근차근 익히면서 철이 들 때가 있다. 착한 아이하고 나쁜 아이가 맞붙는 얼거리가 아닌, 철드는 아이하고 철없는 아이가 마주하는 얼거리라고 할 만하다.


ㅅㄴㄹ


“못 비키겠군. 나도 감시당하고 있어서.” (49쪽)


‘고통도, 두려움도 없다. 마음에 안 드는군. 이 눈이.’ (85쪽)


‘어쩐지, 이렇게 안전한 세계에서 느긋하게 공부나 하고 있다니, 이누야샤에게 미안해서.’ (98쪽)


‘그래, 가장 지치고 피곤한 것은, 이누야샤였어. 안심하고 자. 오늘 하루쯤은.’ (112쪽)


#犬夜叉 #高橋留美子

+


너 혹시 인질이라도 잡혔어?

→ 너 누구라도 잡혔어?

→ 너희 쪽에 누가 잡혔어?

→ 너희 사람이라도 잡혔어?

65쪽


이렇게 곤히 자는 모습은 처음 봐

→ 이렇게 잘 자는 모습은 처음 봐

→ 이렇게 깊이 자는 모습은 처음 봐

111쪽


가장 지치고 피곤한 것은, 이누야샤였어

→ 가장 지친 쪽은 이누야샤였어

→ 이누야샤가 가장 지쳤어

1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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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남매 3
츠부미 모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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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1.

책으로 삶읽기 898


《구르는 남매 3》

 츠부미 모리

 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9.25.



《구르는 남매 3》(츠부미 모리/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을 읽고서 넉걸음을 기다린다. 엄마가 일찍 떠난 아이하고, 아빠가 일찍 떠난 아이가 있으니, 둘은 여태 서로 모르고 살다가, 새로 엄마아빠가 짝을 맺으면서 새엄마에 새아빠가 생기고, 동생에 누나가 생긴다. 네 사람은 이제껏 아주 다르게 살았지만, 어는 날부터 이 다른 결을 맞추고 가다듬으면서 돌돌돌 굴러간다. 모난 곳을 다독이고, 둥근 곳을 쓰다듬는다. 생각조차 안 하던 곳을 바라보고, 으레 그러려니 여기던 곳을 새롭게 마주한다. 아이도 어른도 날마다 자란다. 어른도 아이도 언제나 한 뼘씩 큰다. 마음을 살찌우고 이야기가 늘어난다. 어제까지 누린 하루는 즐거운 밑삶이요, 오늘부터 누릴 나날은 빛나는 사랑으로 부드러이 편다.


ㅅㄴㄹ


“너, 폭력까지 휘두르고, 완전 최악이네.” (10쪽)


“너 같은 녀석은 이제 친구도 아니야!” “내가 할 소리거든? 모르는 사람은 꺼져버려! 이제 다시는 오지 마! 모르는 사람!” (108쪽)


“무슨 소리야. 싸움 정도는 할 수도 있지.” “이렇게 심하게 싸운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을 거야.” “있을걸? 다들 싸우니까. 싸움도 하고, 화해도 하는 거야. 그러다 또 싸울 수도 있지만.” (151쪽)


#森つぶみ #転がる姉弟


+


이미 아웃인데

→ 이미 넘었는데

→ 이미 끝인데

→ 이미 지났는데

14쪽


나만은 이 신호등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 나만은 이 길불을 못 본 척 않겠다고

→ 나만은 이 불빛을 지나치지 않겠다고

20쪽


지금부터 플라네타륨 상영을 시작하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바라기를 열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하늘을 펴겠습니다

→ 이제부터 별판을 띄우겠습니다

43쪽


아까 웃은 거, 나빴던 것 같아

→ 아까 웃었는데, 나빴어

44쪽


그 녀석, 피지컬 빼고는 완전 별로던데

→ 그 녀석 몸뚱이 빼고는 아주 꽝이던데

→ 그 녀석 힘 빼고는 그냥 꽝이던데

61쪽


만약 부러지면 변상해야 해

→ 부러지면 갚아야 해

→ 부러지면 돌려줘야 해

93쪽


역시 너랑 있으면 너∼∼무 재미있어

→ 참말 너랑 있으면 아주아주 재미있어

→ 아, 너랑 있으면 무척무척 재미있어

1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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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액추얼리
코다마 유키 지음, 천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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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0.

만화책시렁 617


《백조 액추얼리》

 코다마 유키

 천강원 옮김

 애니북스

 2008.12.20.



  눈부시도록 하얀 깃털로 감싼 몸으로 가볍게 날아올라 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새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swan’이고, 일본에서는 ‘白鳥’이고, 우리나라는 ‘고니’라고 합니다. 우리말 ‘고니’는 밑동이 ‘곱다’입니다. “고운 님(임) 같은 새”라는 뜻입니다. 《백조 액추얼리》는 《羽衣ミシン》을 옮긴 한글판입니다. “깃옷 바느질”을 뜬금없이 바꿨어요. 사람으로 겉모습을 바꾼 고니가 마음 착한 사람 곁에서 눈부신 깃옷(깃털옷)을 지어서 베푸는 나날을 문득 꿈처럼 베풀고서 고니나라로 돌아가는데, 고니나라로 돌아갔어도 언제까지나 ‘첫사랑’인 사람을 그리는 이야기를 따사로이 담아내었습니다. 살며시 찾아왔다가 날아가는 새가 어떤 눈빛이자 숨빛인가를 고즈넉이 풀어낸 터라, 문득 되읽을 적마다 뭉클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일본도 새를 잘 안 쳐다봅니다. 새바라기를 하는 분이 좀 늘기는 했어도, 집이나 마을에서 멀리 나가서야 구경합니다. 새랑 함께 살아갈 풀꽃나무를 마당에서 누리는 길로는 좀처럼 들어서지 않습니다. 걸어야 새를 만나고, 겨울에 고니를 사귑니다. 걸어야 바람노래에 풀벌레노래를 듣고, 여름에 제비춤을 누립니다. 손으로 짓고 발로 걸어야 사람입니다. 손빛과 다리품을 잊으면 넋이 바래요.


ㅅㄴㄹ


북녘 땅에서 백조들이 겨울과 함께 날아와서는 잠시 쉬었다가 이내 남쪽을 향해 날아간다. (8쪽)


“저는, 오늘 아침 요이치 씨가 목숨을 구해준 백조랍니다.” (34쪽)


“이건 산 게 아니라, 물려받은 거예요. 몸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에요.” (133쪽)


‘왠지 손바닥 안에 떨어진 한 떨기 첫눈이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186쪽)


#羽衣ミシン #小玉ユキ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https://www.amazon.co.jp/%E5%B0%8F%E7%8E%89%E3%83%A6%E3%82%AD-ebook/dp/B009JZIA22?ref_=ast_author_dp&dib=eyJ2IjoiMSJ9.Cv3pwk1XLNukusm9e5ovJ01TKsSk3L2SEoAwAEwnmeGKZmPi54vRzTFX2KR4MH1jeqUKYZh0Y7W441ediv8h8OvDw9b3Llb2mDJnCGaL5qHZnyFKJYLLs19UaL968ElQXFWBwoL0lvvUTT6nirSxYBp3atAbvtHTbEFcpvOQQtwwuwWNOlv8SbYdh783mGqQdcTVZegLWKsQeOHoEA8NqUhv0cbKZUdZvc89JydcoIg.6KY5-QIx5Xb9tRUzeGPVeZPUOJRVyABKEn-6BL6HBlc&dib_tag=AUTHOR


설마 싶어

일본판 겉그림을 찾아보았더니

"스완 액추얼리' 같은 영어는

아예 있지도 않다.


책이름을 함부로 바꾸는 짓은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코다마 유키 만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짓을 일삼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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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쇄를 찍자 8
마츠다 나오코 지음, 주원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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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30.

만화책시렁 615


《중쇄를 찍자! 8》

 마츠다 나오코

 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8.2.14. 



  이야기를 묶은 꾸러미를 가볍게 손에 쥘 뿐 아니라 두고두고 물려줄 수 있습니다. 이야기꾸러미는 따로 ‘책’이라 하는데, 책을 다루는 책이 요즈막에 제법 나오는 듯싶어도 막상 책을 책으로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짚는 책은 뜻밖에 몇 안 됩니다. 《중쇄를 찍자!》는 책과 만화책을 다루는구나 싶어 처음에 눈여겨보려 했으나, 어쩐지 그림결이 엉망진창인데다가, 일본에서 몇 손가락으로 꼽히는 큰 펴냄터 울타리에 갇히고, 자잘한 샛길로 자주 빠지다 보니, 여러모로 뜬구름을 잡다가 이따금 ‘멋부리는 말’을 슬쩍 끼워넣으려 하더군요. 붓끝이 엉성하더라도 이야기를 야물게 짜면 봐줄 만하지만, 《중쇄를 찍자!》는 뒷걸음을 그리는 동안 오히려 더 날림그림이에요. 무엇보다도 ‘책’이 아니라 ‘많이 팔기’에 치우치는데, 어떤 이야기를 둘레에 널리 펴느냐 하는 생각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냥그냥 몇몇 그림쟁이를 믿고 밀어서 잔뜩 찍자는 얼거리입니다. 《먹고 자는 마르타》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곧잘 붓끝이 춤추었고 줄거리가 뜬금없이 새긴 했어도, 《중쇄를 찍자!》에 대면 훨씬 잘 그렸습니다. 《서점 숲의 아카리》 발끝에 미쳐야 하지는 않지만, 앞서 나온 여러 그림꽃을 좀 배우고서 그려야 할 텐데요.


ㅅㄴㄹ


“하지만 그런 각오 없이는 자신의 작품을 그릴 수 없어요. 평생 다른 작가의 흉내나 내다 끝나겠죠. 인간의 업보나 욕망을 긍정하는 게 일본의 만화니까, 일단 자기 자신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팬티를 벗어 달라는 건 그런 뜻이에요. 마키타 씨가 자신의 작품을 그리는 데에 필요하니까.” (74쪽)


+


《중쇄를 찍자! 8》(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8)


아침에만 신문 배달을 하고 있어

→ 아침에만 새뜸돌리기를 해

→ 아침에만 새뜸을 날라

15쪽


일단 자기 자신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먼저 스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아무튼 즐겁게 바라봐야 합니다

→ 나부터 헤아려야 합니다

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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