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다



  새벽바람으로 구미 삼일문고에 이야기꽃을 펴려고 가는 길에 돌아봅니다. 시골에서 산 지 여덟 해를 되짚으니, 시골살림이 늘수록 시골이웃이 나란히 늡니다. 인천이나 서울이라는 고장에서 살 적에는 인천이웃하고 서울이웃이 곁에 많았다면, 시골에서 살 적에는 우리 시골마을뿐 아니라 둘레 작은 도시나 시골에 깃든 이웃이 부쩍 늘어납니다. 시골에서는 어디를 가도 먼 터라 외려 서울길이 가장 빠르다 할 만한데,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서도 으레 여덟아홉 시간쯤 걸리는 고장에 사는 이웃을 만나요. 더 헤아리면 나 스스로 배움길을 걷는 만큼 이웃을 달리 사귑니다. 책만 짓는 살림이 아닌, 숲그림을 품는 살림으로 나아가는 동안, 누구보다 나 스스로 새로 배우고, 이 배움길에 나란히 나선 숱한 이웃을 알아봅니다. 2018.3.2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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